“예측 실패”…에코델타시티 홍수 대비 ‘비상’

입력 2024.07.15 (19:26) 수정 2024.07.1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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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낙동강 일대 하천 정비 사업이 늦어지면서 극한 호우에 에코델타시티의 홍수 위험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천 준설 공사 기간을 잘못 예측한 탓인데 예산 확보마저 어려워 홍수 대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김아르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네, 지금 보시는 이곳은 부산 서낙동강 유역, 그러니까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와 김해국제공항을 아우르는 지역입니다.

낙동강을 낀 이곳은 폭우가 내리면 하천 수위가 높아져 늘 침수 위험이 발생합니다.

실제 인근 생태공원은 불어난 강물에 쉽게 잠기는데요.

부산시 도시침수 통합정보시스템입니다.

에코델타시티 전 구역이 하천 범람 우려 지역으로 표시됩니다.

최근 중부지방에서도 쏟아졌었죠.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강한 비가 올 경우를 가정해 봤습니다.

강이 넘치고 제방이 붕괴돼 최대 5m 높이, 그러니까 아파트 지하 주차장은 물론, 1~2층까지 침수될 수 있습니다.

올해부터 입주가 시작된 이곳, 2028년까지 7만 6천여 명이 살게 됩니다.

하지만 하천 범람 예방을 위한 정비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현장을 찾아봤습니다.

부산 강서구 평강천 일대.

강 바닥에 있는 모래를 걷어 내 육지로 옮기는 준설 작업이 한창입니다.

모래를 걷어내면 물을 담을 수 있는 용량이 커지고 유속도 빨라져 최대 200년 빈도의 강우를 버티게 해줍니다.

그런데 사업 3년이 지나도록 이 일대 4km 구역을 정비하는데 공정률이 30%에 그치고 있습니다.

평강천 준설 공사는 원래 올해까지 끝낼 예정이었지만, 결국 해를 넘겨 일러야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당장 올해 장마와 태풍에 대비가 어려운 상황인데, 공사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뭘까?

낙동강유역환경청이 해당 사업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철새 도래 기간을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철새 도래 기간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로 5개월 동안 공사를 하지 못합니다.

또 5월부터 10월까지는 장마와 태풍이 잦아 공사가 자주 중단됩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뒤늦게 국가유산청에 철새 도래 기간 공사 허가를 요청했습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음성변조 : "사업 중지 기간을 그렇게 길게 잡을지는 저희들도 몰랐었던 거죠. (공사)기간을 한두 달이라도 조금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협의하려고 지금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다 홍수 대비용 제방 등을 설치하는 서낙동강 가락지구 정비 사업도 제동이 걸렸습니다.

기존 2천억 원의 예산에다 천억 원가량이 더 필요한 것으로 뒤늦게 산정돼 사업 타당성 조사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당초 계획한 올해 착공은 불가능합니다.

[박창근/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대한하천학회 회장 : "연간 유의미한 태풍이 한 3개 정도가 한반도에 올라오는데 그것이 남해안으로 상륙하게 될 경우에는 평강천이나 맥도강은 당장 홍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사 기간 예측 실패에다 예산 확보마저 어려워 에코델타시티 홍수 대비는 또 늦어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영상편집: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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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측 실패”…에코델타시티 홍수 대비 ‘비상’
    • 입력 2024-07-15 19:25:59
    • 수정2024-07-15 20:30:33
    뉴스7(창원)
[앵커]

서낙동강 일대 하천 정비 사업이 늦어지면서 극한 호우에 에코델타시티의 홍수 위험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천 준설 공사 기간을 잘못 예측한 탓인데 예산 확보마저 어려워 홍수 대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김아르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네, 지금 보시는 이곳은 부산 서낙동강 유역, 그러니까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와 김해국제공항을 아우르는 지역입니다.

낙동강을 낀 이곳은 폭우가 내리면 하천 수위가 높아져 늘 침수 위험이 발생합니다.

실제 인근 생태공원은 불어난 강물에 쉽게 잠기는데요.

부산시 도시침수 통합정보시스템입니다.

에코델타시티 전 구역이 하천 범람 우려 지역으로 표시됩니다.

최근 중부지방에서도 쏟아졌었죠.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강한 비가 올 경우를 가정해 봤습니다.

강이 넘치고 제방이 붕괴돼 최대 5m 높이, 그러니까 아파트 지하 주차장은 물론, 1~2층까지 침수될 수 있습니다.

올해부터 입주가 시작된 이곳, 2028년까지 7만 6천여 명이 살게 됩니다.

하지만 하천 범람 예방을 위한 정비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현장을 찾아봤습니다.

부산 강서구 평강천 일대.

강 바닥에 있는 모래를 걷어 내 육지로 옮기는 준설 작업이 한창입니다.

모래를 걷어내면 물을 담을 수 있는 용량이 커지고 유속도 빨라져 최대 200년 빈도의 강우를 버티게 해줍니다.

그런데 사업 3년이 지나도록 이 일대 4km 구역을 정비하는데 공정률이 30%에 그치고 있습니다.

평강천 준설 공사는 원래 올해까지 끝낼 예정이었지만, 결국 해를 넘겨 일러야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당장 올해 장마와 태풍에 대비가 어려운 상황인데, 공사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뭘까?

낙동강유역환경청이 해당 사업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철새 도래 기간을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철새 도래 기간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로 5개월 동안 공사를 하지 못합니다.

또 5월부터 10월까지는 장마와 태풍이 잦아 공사가 자주 중단됩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뒤늦게 국가유산청에 철새 도래 기간 공사 허가를 요청했습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음성변조 : "사업 중지 기간을 그렇게 길게 잡을지는 저희들도 몰랐었던 거죠. (공사)기간을 한두 달이라도 조금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협의하려고 지금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다 홍수 대비용 제방 등을 설치하는 서낙동강 가락지구 정비 사업도 제동이 걸렸습니다.

기존 2천억 원의 예산에다 천억 원가량이 더 필요한 것으로 뒤늦게 산정돼 사업 타당성 조사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당초 계획한 올해 착공은 불가능합니다.

[박창근/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대한하천학회 회장 : "연간 유의미한 태풍이 한 3개 정도가 한반도에 올라오는데 그것이 남해안으로 상륙하게 될 경우에는 평강천이나 맥도강은 당장 홍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사 기간 예측 실패에다 예산 확보마저 어려워 에코델타시티 홍수 대비는 또 늦어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영상편집: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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