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안 보여” 초급 경찰 간부의 마지막 메시지

입력 2024.07.24 (21:44) 수정 2024.07.24 (21:5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던 30대 경찰 간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는 생전에 남긴 메시지에서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는데, 경찰 동료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일선 경찰의 업무가 폭증한 현실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예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5년 전 쓰러진 노인의 생명을 구했던 송 모 경위.

[KBS 뉴스7/2019년 7월 : "경찰관들이 자동 심장충격기를 사용해 환자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2016년 순경으로 입직한 뒤 3번이나 계급 승진을 할 만큼 촉망받았습니다.

그런 그가 지난 18일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관할 경찰서장은 "유서에 업무 과중 이야기는 없었고 우울증으로 힘들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송 경위가 동료들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KBS가 입수해 봤더니 다른 정황이 발견됐습니다.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말하면서 "죽을 것 같아. 인계서조차 쓸 수 없어"라고 보냈고 "길이 안 보인다"는 말까지 동료들에게 토로했습니다.

[송○○ 경위 아버지 : "성품이 워낙 밝고 순진하고. 표창도 많이 받고. 너무나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송 경위는 지난 2월, 수사 부서에 처음 배치됐는데 곧바로 40건의 사건을 넘겨받았습니다.

[민관기/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 : "저도 수사를 15년 정도 했는데. 수사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50건. 이거 길이 없어. 길이."]

송 경위가 근무했던 경찰서 앞에는 동료들이 보낸 조화가 늘어섰습니다.

또 인터넷 경찰 커뮤니티에서도 검경 수사권 조정 등으로 늘어난 과도한 업무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윤희근 경찰청장은 사건 경위를 알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이정태 조창훈/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김지훈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길이 안 보여” 초급 경찰 간부의 마지막 메시지
    • 입력 2024-07-24 21:44:28
    • 수정2024-07-24 21:50:52
    뉴스 9
[앵커]

최근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던 30대 경찰 간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는 생전에 남긴 메시지에서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는데, 경찰 동료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일선 경찰의 업무가 폭증한 현실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예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5년 전 쓰러진 노인의 생명을 구했던 송 모 경위.

[KBS 뉴스7/2019년 7월 : "경찰관들이 자동 심장충격기를 사용해 환자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2016년 순경으로 입직한 뒤 3번이나 계급 승진을 할 만큼 촉망받았습니다.

그런 그가 지난 18일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관할 경찰서장은 "유서에 업무 과중 이야기는 없었고 우울증으로 힘들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송 경위가 동료들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KBS가 입수해 봤더니 다른 정황이 발견됐습니다.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말하면서 "죽을 것 같아. 인계서조차 쓸 수 없어"라고 보냈고 "길이 안 보인다"는 말까지 동료들에게 토로했습니다.

[송○○ 경위 아버지 : "성품이 워낙 밝고 순진하고. 표창도 많이 받고. 너무나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송 경위는 지난 2월, 수사 부서에 처음 배치됐는데 곧바로 40건의 사건을 넘겨받았습니다.

[민관기/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 : "저도 수사를 15년 정도 했는데. 수사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50건. 이거 길이 없어. 길이."]

송 경위가 근무했던 경찰서 앞에는 동료들이 보낸 조화가 늘어섰습니다.

또 인터넷 경찰 커뮤니티에서도 검경 수사권 조정 등으로 늘어난 과도한 업무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윤희근 경찰청장은 사건 경위를 알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이정태 조창훈/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김지훈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