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제 2의 박주영을 꿈꾼다

입력 2005.11.25 (11:29) 수정 2005.11.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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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삼바 축구의 나라, 브라질. 펠레와 호나우도 같은 축구의 전설들의 나라입니다만 축구 신동 박주영 선수도 이 나라에서 기량을 갈고 닦았던 사실 기억하실 줄로 압니다. 지금 이 브라질에는 2백여 명의 한국 학생들이 제 2의 박주영을 꿈꾸며 그라운드를 내달리고 있습니다.

21세기 한국 축구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꿈나무들의 24시를 상파울루 권순범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전 6시 30분. 어젯 밤 늦게 훈련을 한 탓인지 제 때 일어나기에는 몸이 무거워보입니다. 결국 맏형격인 한 학생이 나서야 하나 둘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간단한 체조로 몸을 풀어줍니다. 오늘 아침은 아호스라하는 밥에 훼이정이라는 콩죽을 비벼 먹는 브라질 전통음식이 나왔습니다. 훼이정은 브라질 축구선수들의 강인한 체력이 여기서 나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건강식입니다.

<인터뷰>이재필 (15살/축구유학 7개월): "이제는 먹을 만 하다"

이 축구학교에는 한국 학생이 26명, 다른 나라 학생들도 40여명이나 됩니다. 학생들이 식사하는 시각, 코치들은 하루 훈련 계획을 점검합니다.

<녹취>"1번 훈련과 2번 훈련을 오늘 주로 시키고 한국학생들에게는 3번 훈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축구훈련은 오전 9시에 시작됩니다. 학생들의 눈빛이 빛나기 시작합니다. 조금 전 잠을 깰 때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15살 이상 학생들은 주로 전술훈련에 치중합니다.

<녹취>"좋아 머리를 써야지, 빠르게 빠르게"

전술훈련은 개개인의 포지션을 찾아주는 역할도 한다고 합니다.

<인터뷰>끌라우지우 (오스카축구학교 코치/ 선수경력 4년 코치 경력 3년): "한국 학생들은 골 결정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시켜 브라질 선수수준으로 끌어올리려합니다. 브라질을 떠난 뒤 어떤 경기에 나가도 필요할 때 골을 넣을 수 있도록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15살 이하 학생들은 형들과 다른 훈련을 받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스피드를 높이는 훈련입니다.

<녹취>"너무 느리잖아, 둘이서 돌아야지, 공을 콘트롤해서말이야"

이 훈련은 공과 친밀해지도록 하는 훈련으로 어린 학생들에게 특히 강조됩니다.

<인터뷰>주알레스 (오스카 축구학교 코치/ 코치 경력 18년): "개인기량을 높히기위해 개인기훈련에 중점을 두고 공과 친해질 수 있도록 공 연습을 한국학생들에게 많이 시킵니다"

체력훈련도 1주일에 4시간씩 있습니다. 다만 어린 학생들에게는 무리가 간다고 빼놓습니다. 보기에는 더위를 식히기위해 물 속으로 뛰어드는 것 같으나 실제로는 유연성을 기르는 훈련입니다.

이 축구 학교는 브라질 프로팀 선수 19명을 배출한 명문 축구 학교로 월드컵에 브라질 대표로 3번이나 출전한 축구선수가 8년전에 세웠습니다. 한국학생들이 이곳에 오기 시작한 것은 5년쯤됩니다.

<인터뷰>오스카 베르나르디 (오스카 축구학교교장): "한국학생들은 열심히 뛰는데 한골만 먹으면 마치 전염병에 걸리듯이 전 선수가 맥이 풀려 계속해서 골을 빼앗긴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입니다"

브라질 학교는 대부분 3부제로 운영되고 한국 학생들은 저녁반에서 공부를 합니다. 현지어가 약한 학생들이 따로 수업받는 교실, 오늘 과목은 스페인어입니다. 이제 스페인어도 서툴지만 제법 읽기는 합니다. 현지어에 어느 정도 익숙한 학생들은 일반 브라질 학생들과 학년에 맞춰 공부합니다.

<인터뷰>황석민 (18살/축구유학 3년) "엄마,아빠 안녕하세요.저는 잘있습니다. 여기에 온 지 3년이 되었네요. 저는 정말 잘있습니다"

한때 축구유학생들의 이곳 학력이 인정되지 않아 사회문제가 된 적이 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다시 기숙사로 돌아온 시각은 밤 9시를 넘어섰습니다. 하루 일과는 일지를 써야 마칩니다. 그날 받은 훈련도 정리하고 일기처럼 본인의 심경도 담아냅니다.

<녹취>최원석 (17살/ 축구유학 2년8개월): "꿈,내 꿈을 이루기위해 이 먼곳에 왔다. 축구에 전념해야하는데 자꾸 한국생각이 난다. 그런 것은 나약한 자만이 하는 것이다. 지금은 날 우습게 보겠지만 나중에 보자. 왜냐,나는 최원석이잖아. 나는 나중에 웃을 것이다"

다음날은 브라질 공휴일, 모처럼 학생들이 도심지로 나들이나갔습니다. 첫번째 들린 곳은 PC방. 어린 학생들은 게임을 즐기고 좀 나이 먹은 학생들은 이 메일을 보내거나 채팅,또는 개인 홈페이지를 관리합니다. 아싸이란 브라질 전통빙수도 나들이나와 맛 볼 수 있는 즐거움입니다.

브라질 축구유학이 시작된 것이 지난 90년대초이니 15년이 됐습니다. 지금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 땀을 흘리는 한국 학생은 2백명정도입니다. 많을 때는 3백명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일단 유학에 대해 만족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박정훈 (17살/축구유학 2년): "브라질 사람이 유연하니까 자연스럽게 드리볼 하는 것들을 보게되고 연습하면서 따라하니까 스스로 배워지는 것 같아요"

<인터뷰>이용렬 (18살/축구유학 2년 3개월): "드리볼,슈팅 그리고 마무리등 많이 실력이 늘어서 이제는 축구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의 소망처럼 태극마크를 달고 2010년,2014년 월드컵 출전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건너야 할 강과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입니다.

<인터뷰>김형태 (아따피 프로축구팀 마케팅이사): "학생들은 축구 아니면 죽는다는 목표의식이 있어야하고 학교는 잠재능력을 키워내는 능력이 있어야하며 부모들은 학생과 학교를 믿고 따라야 축구 유학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늦은 밤. 한국 학생들은 희미한 조명속에서 오늘도 어제처럼 공을 차고 달리고 또 찹니다. 제2의 박주영을 이들에게서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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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에서 제 2의 박주영을 꿈꾼다
    • 입력 2005-11-25 10:50:25
    • 수정2005-11-25 11:31:46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삼바 축구의 나라, 브라질. 펠레와 호나우도 같은 축구의 전설들의 나라입니다만 축구 신동 박주영 선수도 이 나라에서 기량을 갈고 닦았던 사실 기억하실 줄로 압니다. 지금 이 브라질에는 2백여 명의 한국 학생들이 제 2의 박주영을 꿈꾸며 그라운드를 내달리고 있습니다. 21세기 한국 축구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꿈나무들의 24시를 상파울루 권순범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전 6시 30분. 어젯 밤 늦게 훈련을 한 탓인지 제 때 일어나기에는 몸이 무거워보입니다. 결국 맏형격인 한 학생이 나서야 하나 둘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간단한 체조로 몸을 풀어줍니다. 오늘 아침은 아호스라하는 밥에 훼이정이라는 콩죽을 비벼 먹는 브라질 전통음식이 나왔습니다. 훼이정은 브라질 축구선수들의 강인한 체력이 여기서 나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건강식입니다. <인터뷰>이재필 (15살/축구유학 7개월): "이제는 먹을 만 하다" 이 축구학교에는 한국 학생이 26명, 다른 나라 학생들도 40여명이나 됩니다. 학생들이 식사하는 시각, 코치들은 하루 훈련 계획을 점검합니다. <녹취>"1번 훈련과 2번 훈련을 오늘 주로 시키고 한국학생들에게는 3번 훈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축구훈련은 오전 9시에 시작됩니다. 학생들의 눈빛이 빛나기 시작합니다. 조금 전 잠을 깰 때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15살 이상 학생들은 주로 전술훈련에 치중합니다. <녹취>"좋아 머리를 써야지, 빠르게 빠르게" 전술훈련은 개개인의 포지션을 찾아주는 역할도 한다고 합니다. <인터뷰>끌라우지우 (오스카축구학교 코치/ 선수경력 4년 코치 경력 3년): "한국 학생들은 골 결정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시켜 브라질 선수수준으로 끌어올리려합니다. 브라질을 떠난 뒤 어떤 경기에 나가도 필요할 때 골을 넣을 수 있도록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15살 이하 학생들은 형들과 다른 훈련을 받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스피드를 높이는 훈련입니다. <녹취>"너무 느리잖아, 둘이서 돌아야지, 공을 콘트롤해서말이야" 이 훈련은 공과 친밀해지도록 하는 훈련으로 어린 학생들에게 특히 강조됩니다. <인터뷰>주알레스 (오스카 축구학교 코치/ 코치 경력 18년): "개인기량을 높히기위해 개인기훈련에 중점을 두고 공과 친해질 수 있도록 공 연습을 한국학생들에게 많이 시킵니다" 체력훈련도 1주일에 4시간씩 있습니다. 다만 어린 학생들에게는 무리가 간다고 빼놓습니다. 보기에는 더위를 식히기위해 물 속으로 뛰어드는 것 같으나 실제로는 유연성을 기르는 훈련입니다. 이 축구 학교는 브라질 프로팀 선수 19명을 배출한 명문 축구 학교로 월드컵에 브라질 대표로 3번이나 출전한 축구선수가 8년전에 세웠습니다. 한국학생들이 이곳에 오기 시작한 것은 5년쯤됩니다. <인터뷰>오스카 베르나르디 (오스카 축구학교교장): "한국학생들은 열심히 뛰는데 한골만 먹으면 마치 전염병에 걸리듯이 전 선수가 맥이 풀려 계속해서 골을 빼앗긴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입니다" 브라질 학교는 대부분 3부제로 운영되고 한국 학생들은 저녁반에서 공부를 합니다. 현지어가 약한 학생들이 따로 수업받는 교실, 오늘 과목은 스페인어입니다. 이제 스페인어도 서툴지만 제법 읽기는 합니다. 현지어에 어느 정도 익숙한 학생들은 일반 브라질 학생들과 학년에 맞춰 공부합니다. <인터뷰>황석민 (18살/축구유학 3년) "엄마,아빠 안녕하세요.저는 잘있습니다. 여기에 온 지 3년이 되었네요. 저는 정말 잘있습니다" 한때 축구유학생들의 이곳 학력이 인정되지 않아 사회문제가 된 적이 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다시 기숙사로 돌아온 시각은 밤 9시를 넘어섰습니다. 하루 일과는 일지를 써야 마칩니다. 그날 받은 훈련도 정리하고 일기처럼 본인의 심경도 담아냅니다. <녹취>최원석 (17살/ 축구유학 2년8개월): "꿈,내 꿈을 이루기위해 이 먼곳에 왔다. 축구에 전념해야하는데 자꾸 한국생각이 난다. 그런 것은 나약한 자만이 하는 것이다. 지금은 날 우습게 보겠지만 나중에 보자. 왜냐,나는 최원석이잖아. 나는 나중에 웃을 것이다" 다음날은 브라질 공휴일, 모처럼 학생들이 도심지로 나들이나갔습니다. 첫번째 들린 곳은 PC방. 어린 학생들은 게임을 즐기고 좀 나이 먹은 학생들은 이 메일을 보내거나 채팅,또는 개인 홈페이지를 관리합니다. 아싸이란 브라질 전통빙수도 나들이나와 맛 볼 수 있는 즐거움입니다. 브라질 축구유학이 시작된 것이 지난 90년대초이니 15년이 됐습니다. 지금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 땀을 흘리는 한국 학생은 2백명정도입니다. 많을 때는 3백명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일단 유학에 대해 만족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박정훈 (17살/축구유학 2년): "브라질 사람이 유연하니까 자연스럽게 드리볼 하는 것들을 보게되고 연습하면서 따라하니까 스스로 배워지는 것 같아요" <인터뷰>이용렬 (18살/축구유학 2년 3개월): "드리볼,슈팅 그리고 마무리등 많이 실력이 늘어서 이제는 축구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의 소망처럼 태극마크를 달고 2010년,2014년 월드컵 출전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건너야 할 강과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입니다. <인터뷰>김형태 (아따피 프로축구팀 마케팅이사): "학생들은 축구 아니면 죽는다는 목표의식이 있어야하고 학교는 잠재능력을 키워내는 능력이 있어야하며 부모들은 학생과 학교를 믿고 따라야 축구 유학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늦은 밤. 한국 학생들은 희미한 조명속에서 오늘도 어제처럼 공을 차고 달리고 또 찹니다. 제2의 박주영을 이들에게서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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