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어 전문의까지 병원 떠난다…응급실 운영 ‘빨간불’
입력 2024.08.15 (09:00)
수정 2024.08.1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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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후 의료 공백 사태는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까지 하며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독려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원자는 소수에 그칩니다.
권병기 중앙사고수습본부 비상대응반장(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어제(14일) 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전공의 모집 기간을 연장했지만, 현재까지 지원자가 많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 전문의도 병원 떠난다…사직률 1년 새 3배↑
전공의 집단 사직 후 병원에 남아있는 의료진들의 피로도는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되면 전문의 사직도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는데요.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습니다.
KBS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된 전문의 사직률 자료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실제 전국 88개 수련병원의 전문의 사직률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취합한 자료를 보니, 전문의 사직률은 전공의가 떠난 뒤부터 늘기 시작해, 지난달에는 1년 전과 비교해 3배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응급의학과 전문의 사직률이 눈에 띕니다. 전체 사직 전문의 중 응급의학과 비율은 지난 4월부터 지난해보다 늘더니 지난달에는 1년 전과 비교해 6배 가까운 수준으로 급증했습니다.
24시간 돌아가는 응급실 특성상 가중된 업무 부담이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전공의 사직 이후에 다른 과 같은 경우 외래나 수술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지만, 응급실은 항상 응급 환자들이 오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업무를 줄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며 "전공의들의 이탈은 응급의학과 입장에서 굉장히 치명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수련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던 응급의학 전문의가 약 8백명 정도고,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은 약 5백 명 정도였다"며 "천3백 명 중 5백 명이 빠져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 충북대병원 등 응급실 일시 중단…환자 진료 '빨간불'
곳곳에서 응급실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충북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은 어제(14일) 오후 2시부터 오늘(15일) 아침 8시 반까지 응급실 진료를 일시 중단했습니다. 의료 인력에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입니다.
이곳 응급실엔 응급의학과 전문의 6명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4명 등 10명이 번갈아 가며 당직을 섰습니다. 하지만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 2명이 각각 휴직과 병가를 내며 기존 당직 체계를 더 유지할 수 없게 됐습니다.
세종충남대병원도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이달부터 응급실 진료를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충청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강원 속초의료원도 응급실 전담의 5명 중 2명이 퇴사해 지난달 일주일 동안 응급실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정부는 아직 응급실 진료에 큰 부담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라면서, 앞으로 진료 공백이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어제(14일) 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응급환자는 지난달에 증가하다가 이달 들어서면서 약간 감소세로 전환된 것으로 파악했다"며 "현재 응급 상황 등을 고려해 추석 연휴 비상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지자체·관계기관과 협력해 전국 응급실 운영 상황을 적극적으로 모니터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 있는 전문가들은 코로나19까지 재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응급 환자가 몰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명절 때는 평소보다 환자들이 많이 증가한다"며 "특히 경증 환자가 느는데, 경증 환자가 늘면 중증 환자에 대한 적절한 처치가 어려워지고 급한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들은 상당히 위험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래픽 : 이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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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공의 이어 전문의까지 병원 떠난다…응급실 운영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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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8-15 09:00:33
- 수정2024-08-15 14:09:30
지난 2월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후 의료 공백 사태는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까지 하며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독려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원자는 소수에 그칩니다.
권병기 중앙사고수습본부 비상대응반장(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어제(14일) 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전공의 모집 기간을 연장했지만, 현재까지 지원자가 많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 전문의도 병원 떠난다…사직률 1년 새 3배↑
전공의 집단 사직 후 병원에 남아있는 의료진들의 피로도는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되면 전문의 사직도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는데요.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습니다.
KBS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된 전문의 사직률 자료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실제 전국 88개 수련병원의 전문의 사직률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취합한 자료를 보니, 전문의 사직률은 전공의가 떠난 뒤부터 늘기 시작해, 지난달에는 1년 전과 비교해 3배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응급의학과 전문의 사직률이 눈에 띕니다. 전체 사직 전문의 중 응급의학과 비율은 지난 4월부터 지난해보다 늘더니 지난달에는 1년 전과 비교해 6배 가까운 수준으로 급증했습니다.
24시간 돌아가는 응급실 특성상 가중된 업무 부담이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전공의 사직 이후에 다른 과 같은 경우 외래나 수술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지만, 응급실은 항상 응급 환자들이 오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업무를 줄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며 "전공의들의 이탈은 응급의학과 입장에서 굉장히 치명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수련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던 응급의학 전문의가 약 8백명 정도고,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은 약 5백 명 정도였다"며 "천3백 명 중 5백 명이 빠져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 충북대병원 등 응급실 일시 중단…환자 진료 '빨간불'
곳곳에서 응급실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충북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은 어제(14일) 오후 2시부터 오늘(15일) 아침 8시 반까지 응급실 진료를 일시 중단했습니다. 의료 인력에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입니다.
이곳 응급실엔 응급의학과 전문의 6명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4명 등 10명이 번갈아 가며 당직을 섰습니다. 하지만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 2명이 각각 휴직과 병가를 내며 기존 당직 체계를 더 유지할 수 없게 됐습니다.
세종충남대병원도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이달부터 응급실 진료를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충청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강원 속초의료원도 응급실 전담의 5명 중 2명이 퇴사해 지난달 일주일 동안 응급실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정부는 아직 응급실 진료에 큰 부담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라면서, 앞으로 진료 공백이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어제(14일) 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응급환자는 지난달에 증가하다가 이달 들어서면서 약간 감소세로 전환된 것으로 파악했다"며 "현재 응급 상황 등을 고려해 추석 연휴 비상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지자체·관계기관과 협력해 전국 응급실 운영 상황을 적극적으로 모니터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 있는 전문가들은 코로나19까지 재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응급 환자가 몰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명절 때는 평소보다 환자들이 많이 증가한다"며 "특히 경증 환자가 느는데, 경증 환자가 늘면 중증 환자에 대한 적절한 처치가 어려워지고 급한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들은 상당히 위험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래픽 : 이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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