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8·15 통일 독트린’ 발표
입력 2024.08.16 (16:06)
수정 2024.08.1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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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시간 : 8월 16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송영석 기자
■ 출연 :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https://youtube.com/live/Qzr9A99fDq4
◎송영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부가 광복절을 맞아 이른바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했는데요. 새로운 통상 구상이 나온 배경과 그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있는 것인지 그 내용까지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조한범: 안녕하세요?
◎송영석: 반갑습니다, 박사님.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서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내용이거든요. 대통령 발언을 좀 듣고 시작해도 될까요? 들어보죠.
<녹취> (어제)
한반도 전체에 국민이 주인인 자유 민주 통일 국가가 만들어지는 그 날 비로소 완전한 광복이 실현되는 것입니다. 남북대화는 보여주기식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 국민과 북한 주민이 평화 보장과 생활 개선 등을 논의하는 실질적인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송영석: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의 통일, 이 한마디에 기본적인 틀이 다 녹아져 있는 겁니까?
▼조한범: 일단 자유 민주 통일이라는 하는 건 헌법에 들어 있습니다. 헌법 4조에 자유 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 통일을 추진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 민주 통일이라고 하는 건 사실은 모든 역대 정부가 계승한 가치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그러나 이제 과거의 경우에는 일종의 보수, 진보 정부를 떠나서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태도를 취했다고 볼 수 있어요. 왜냐하면, 북한이라는 대상이 있고 북한은 UN에 가입한 국제법적으로는 별개 국가거든요. 그런데 국내법적인 헌법으로는 우리가 적통이고 정통인 거고, 사실 우리 주도의 통일을 해야 된다는 그런 관점을 2개가 충돌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자유 민주 통일, 이거는 우리 질서 기반이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걸 부정하지 않되 남북 관계에서는 그걸 내세우지 않는 그런 전략적 모호성의 전략을 취했다 그러면 윤 정부는 이제 전략적 명확성의 입장에서 자유 민주 통일을 강조하고 있고 그다음에 통일 엔딩 포인트도 자유 민주라고 하는 보편적 가치, 헌법 가치, 그다음에 우리 체제에 기반을 둔 통일 지향점이라는 부분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전략적 모호성에서 전략적 명확성으로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이렇게 볼 수 있죠.
◎송영석: 헌법에 써 있는 그 내용을 얘기하는데 이제 전략적 모호성에서 명확성으로 기존 정부들이 유지해온 거하고 이제 확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조한범: 그렇죠. 그런데 이번에 이제 8.15 경축사가 왜 주목이 됐냐면 지금 우리 정부가 가지고 있는 공식 통일 방안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입니다. 이건 94년 8월 15일 날, 30년 전이죠? 김영삼 정부가 그 이전에 전두환, 노태우 정부에 만들어진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부분적으로 수정을 해서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 3단계 통일 방안입니다. 첫 번째, 화해와 협력. 2단계, 남북 연합. 세 번째, 통일 국가. 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만들어왔고 모든 정부가 이걸 계승해왔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30년이나 지났고 많은 변화된 상황이 있고. 그러니까 이게 수정될 필요성이 있지 않느냐는 논의가 지금 이 정부 출범할 때부터 계속 있어왔어요. 그러니까 과연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수정하느냐, 한쪽에서는 너무 오래됐고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야 된다. 그런데 또 하나 문제는 뭐냐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은 여야가 합의했고 진보, 보수가 합의했고 모든 정권이 이어왔거든요?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새로운 통일 방안을 만들어내면 과연 이런 한국 정치 구조에서 여야가 합의할 거냐, 진보, 보수가 합의할 거냐, 이게 이제 논쟁이 돼왔거든요. 그래서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공동체 통일 방안은 그대로 두고 독트린은 정책이기 때문에 모든 정권이 정권의 성향을 반영해서 구상을 발표할 수 있는 거예요.
◎송영석: 그렇죠.
▼조한범: 따라서 통일 방안은 유지하되 윤 정부가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서 전략적 명확성에 입각한 여러 가지 요소들을 집어넣은 새로운 통일 구상을 발표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송영석: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 오랫동안 유지돼온 것인데, 야권에서는 어제 발표에 대해서 탈주한 선언이라고까지 비판을 하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모호성에서 명확성이라고 아까 말씀을 해 주셨는데, 사실 그동안 유지돼왔던 통일 방안이 통일 국가의 어떤 체제로 어떤 모습으로 갈지, 정말 어떻게 보면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 이 부분이 포함되지 않았었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불편한 진실을 이 정권에서 꺼낸 것이 아닌가, 이런 시각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조한범: 그렇게 봐야죠 . 왜냐하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에 각 단계의 목표가 불분명합니다. 화해 협력의 목표가 과연 뭐냐, 2단계, 남북 연합이 그럼 어떤 체제냐. 그다음에 통일 국가의 미래상이 어떤 정체성이냐, 이 부분은 블랭크, 그냥 괄호로 남겨놨어요.
◎송영석: 어떻게 보면 그게 제일 중요한 건데요.
▼조한범: 그런데 그게 왜 그러냐면 그 전략적 모호성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30년 동안 지속시켜왔고 진보, 보수가 모두 받아들였고 심지어 6.15 남북 공동 선언에서 북한도, 북한은 고려연방제 통일 방안이거든요? 지금은 포기했지만. 낮은 단계 연방제와 우리 연합제 통일 방안에 유사점이 있다고 당시 김정일 위원장도 합의했던 거거든요? 그러니까 지난 시기에는 이 전략적 모호성이 오히려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 이렇게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두 가지죠. 하나는 뭐냐면 이제 체제 경쟁이 끝났고 북한은 불량 국가로 전락했고, 우리는 글로벌 국가로서 보편 가치와 헌법 가치를 구현하는 글로벌 국가의 위상을 정립했거든요, 첫 번째? 두 번째는 올 1월을 정점으로 북한이 민족과 통일 개념을 폐기했거든요.
◎송영석: 그렇죠.
▼조한범: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이 한반도 통일의 유일한 적통, 평화 통일의 적통 정부고 또 한민족을 계승하는 정통 정부라는 위상이 자연적으로 생겨난 거거든요. 그럼 그런 상황에서는 결국 우리가 주도하는 통일, 북한이 통일을 거부하니까요. 또 민족 5,000년 한민족 역사성을 부정하니까. 그러니까 한민족의 정통 또 평화 통일의 적통으로서 우리 정부의 위상이 발생을 한 거죠, 자연스럽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주도하는 평화 통일 이니셔티브를 지금 제안하면서 각 단계에 불분명했던 것들을 헌법 가치와 보편 가치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정리를 해서 이제 제시를 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고. 그러나 이제 결과적으로 이게 과연 북한이 어떤 수용 태도를 보일 거냐. 그리고 결과적으로 통일에 어떤 순기능을 할 거냐, 그건 시간이 지나가야 되는 거고, 이 선언에 대한, 독트린에 대한 판단은 이제 결과와 국민들이 판단하게 되는 거죠.
◎송영석: 그래서 이제 말씀하신 대로 김정은이 최근에 통일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에 정부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대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렇게 설명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자유라는 가치가 북한 정권하고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잖아요, 그 가치부터. 그래서 이제 언론들의 대체적인 평가는 물론 정부는 아니라고 합니다만 북한 정권의 붕괴를 염두에 두고 지금 나온 발표 아니냐, 이런 얘기인데 동의하십니까?
▼조한범: 그 부분은 좀 복잡하죠. 왜냐하면, 이제 아까 불편한 진실을 말씀하셨잖아요?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그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놓은 건 뭐냐면 암묵적으로 이겁니다. 화해 협력을 하면 북한이 변할 거다. 그러니까 진보등을 보수 정권이든 북한 변화의 견인이라는 내용들이 숨어 있었어요. 그러면 북한이 변화되면 통일 지향적으로 보편 가치를 구현한 지도자 전환이 되면, 그럼 남북 연합으로 간다. 이런 전제가 숨어 있었던 거거든요? 그러면 역설적인 질문이 발생을 하죠. 과연 독재와 민주주의 체제 간의 병존은 가능하냐. 또 독재와 민주주의 체제 간의 남북 연합은 가능하냐. 그다음에 독재와 민주주의 체제가 병존하는 통일 국가가 가능하냐, 이 과제가 남거든요? 그러니까 과거의 역대 정부들도 사실은 북한 체제의 변화를 염두에 둔 거예요. 그걸 이제 전면화시키지 않았다는 거죠.
◎송영석: 말로 꺼내지 않았다.
▼조한범: 그렇죠. 그러니까 북한 정권의 붕괴 여부를 떠나서 북한의 3대 세습 독재 체제, 세계 최악의 불량 국가로서의 저 체제를 존속하는 상황에서 남북이 화해 협력을 하고 변하지 않는다면 남북 연합을 하고 그다음에 통일 국가로 갈 수 없는 거죠. 그러니까 북한 붕괴 여부를 떠나서 북한의 변화는 우리가 지향하는 보편 가치 그다음에 헌법 가치가 구현되는 통일에 있어서 북한의 변화는 전제돼야 되는 거죠. 그런데 이제 북한 당국은 지금 변화를 거부하거든요?
◎송영석: 그러니까 정권 차원의 자발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우니까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얘기가?
▼조한범: 어려우니까, 그러니까 이번에 남북 대화 협의체도 얘기했지만, 그것보다는 방점이 사실은 엄밀히 보면 북한 주민과 당국을 분리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니까 북한 당국은 통일을 포기했지만 그러나 북한 주민이 동의한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에게 메시지를 발산하는 거죠. 그러면 북한 주민들이 통일을 지향할 수 있도록 변화를 견인하고, 물론 통일 여부는 북한 주민들이 결정하는 거죠. 우리가 제시한다고 북한 주민들이 그냥 받아들일 건 아니니까. 그런 점에서 북한 주민에 대한 통일에 대한 메시지를 발산했다는 점도 이번 독트린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어요.
◎송영석: 이제 이 독트린이, 이번 독트린이 실현 가능한지 오늘 좀 따져보려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제 북한 내부 상황이 지금 어떤지 우리가 살펴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1990년대부터 북한 정권 붕괴론은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이제 북한 정권은 저렇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인데. 최근 상황은 좀 어떻게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까?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조한범: 그러니까 북한 붕괴론을 얘기할 때 항상 그러거든요? 북한 붕괴론을 계속 얘기했는데 왜 붕괴하지 않느냐, 이런 말을 하거든요? 첫 번째, 북한 붕괴라는 개념과 정권 붕괴라는 개념을 구별해야 됩니다. 시리아, 이라크 그다음에 아프가니스탄, 이런 체제들, 특히 이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같은 경우 정권이 붕괴했거든요? 그런데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이 존재하거든요.
◎송영석: 그렇죠.
▼조한범: 그러니까 정권이 붕괴한다고 국가가 사라지진 않는다, 일단. 그러니까 북한 붕괴와 김정은 정권의 몰락과는 구별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김정은...
◎송영석: 그래서 김정은 정권에 초점을 맞춰서 질문을 드렸던 건데.
▼조한범: 그렇죠. 그러니까 김정은 정권의 차원에서 본다고 그러면 사실은 버티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취약합니다. 왜냐하면, 일단 정권의, 독재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이데올로기거든요. 그런데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게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민족주의적 공산주의거든요. 그 안에 주체 사상이 있고 주체 사상의 핵심은 항일 빨치산, 일본하고 싸웠다는 거고, 그다음에 6.25 때 미국하고 싸웠다는 거고, 이게 핵심이 민족이고 통일이거든요? 북한이 6.25도 조국해방전쟁이라고 그러거든요. 그럼 이 민족과 통일 가치가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시멘트였는데 이걸 김정은 위원장이 올 1월 달에 통일 포기, 폐기, 민족 개념을 폐기했거든요? 그럼 이데올로기의 정통성이 흔들리죠, 첫 번째. 두 번째는 경제입니다. 경제는 지금 김정은 정권에 최악이라고 볼 수 있고 북한 체제 전반을 통 틀어서도 최악이라고 볼 수가 있어요. 김 위원장 본인이 북한 정권 최대 위기는 사실 우리가 94년부터 시작된, 98년까지 고난의 행군으로 보거든요, 수십만 명 이상 굶어 죽은. 그런데 본인 입으로 2020년 4차 세포 비서대회에서 더욱 강고한 고난의 행군을 결정, 더욱 강고한이니까 고난의 행군은 더 어렵거든요. 수치가 말을 해줘요. 지금 쌀값, 옥수숫값, 이게 주식이거든요? 이게 가장 높은 수준이고, 환율도 달러, 위안화가 거의 50~70% 지금 뛴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모든 물가가 올라 있고 지금 모든 문제에서, 그다음에 또 하나는 북러, 러북 관계가 좋다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반대로 지난해 2023년 북중 교역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93.8%예요. 그러니까 모든 면에서 북한 경제는 최악이다. 여기다가 이제 수해는 그냥 매년 연례 행사고, 이번에 이제 역대급 수해가 터진 거거든요. 그러면 여러 가지 면에서 선대에 비해서 정치적 조건이 취약하고 이데올로기적인 혼돈도 있고 경제적인 문제도 있고,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 그러면 사실상 북한 정권 최악의 위기다. 그다음에 내구력면에서는 최저다.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중요한 건 그런데 왜 안 망하느냐? 왜 붕괴하지 않느냐? 우리 조선 말기를 보면 압니다. 조선 말기에 거의 100여 년간 취약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존속하다가 일제에 의해서 패망을 했거든요, 조선이. 그러니까 취약하다고 해서 여러 가지 요인이 있어야 되죠.
◎송영석: 외부의 힘도 작용할 수 있고요.
▼조한범: 외부의 힘도 있을 수 있고 내부의 저항도 있을 수 있고 체계화된 조직 세력들일 수도 있고. 그러니까 취약하다고 해서 이게 바로 붕괴로 이어지진 않는다. 여러 가지 자원들이 결합이 돼야 된다, 이렇게 보면. 그러나 어느 경우든 지금 김정은 정권은 내구력은 상당히 취약하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송영석: 내부적으로 상당히 취약하다 말씀해 주셨는데, 이 정부의 통일 구상 자체가 이제 북한 정권과 주민들을 분리해서 접근한다고 아까 말씀을 해 주셨어요. 그런데 민심 이반은 어느 정도입니까, 지금?
▼조한범: 지금 이제 최근에, 아까 말씀드렸던 민족 통일 지우기, 그다음에 태양절 지우기, 선대 지우기죠. 김일성을 신격화시켰으니까. 그거는 이제 그 이전부터 얘기고. 이번 수해가 상당히 대미지가 커요. 왜 그러냐면 지금 김 위원장이 본인이 직접 7월 28일 날 신의주 의주에 가서 용납 못 할 인명 피해, 그랬거든요? 그런데 지금 노동신문이나 북한 언론에서 단 1명도 실종자, 사망자 얘기, 통계가 안 나와요.
◎송영석: 본인이 직접 용납 못 할... 밝혔는데.
▼조한범: 용납 못 할 인명 피해라고 말했어요.
◎송영석: 규모는 또 공개하지 않고 있죠.
▼조한범: 안 하고요. 그다음에 푸틴 대통령이 8월 3일 날 위로 전문을 보냈는데 거기에 비극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그랬거든요? 그럼 지금 피해 규모가 나와야 되거든요. 그런데 안 나와요. 왜 그러느냐? 지금 신의주에는 25일부터 비가 왔고, 7월. 이제 비극이 발생한 건 27일이에요. 왜냐하면, 압록강 바로 위에 태평만댐, 수풍댐이 방류를 했고, 급격하게. 이게 압록강 하류에서 밀물 시기와 겹치면서 수위가 갑자기 올라갔거든요. 그런데 단둥은 더 높아요, 신의주는 저지대고. 그러니까 갑자기 수몰된 거죠. 그러니까 27일 날 상당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는데, 27일 날 김정은 위원장이 뭘 했느냐? 평양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웃고 떠들고, 6.25, 본인들은 전승절이라고 하는 경축 행사를 했어요. 아침에 노병과의 상봉 모임을 했죠? 6.25 참전용사들. 그다음에 노병을 재현한 부대의 행진 의식을 거행을 했고요. 저녁에 불꽃놀이까지 했어요, 공연. 그런데 모든 장면에서 웃고 떠들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다 기록영화로 나왔어요, 바로. 그런데 그 시기에 신의주, 의주, 양강도, 자강도에서는 역대급 피해가 발생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민심이 이걸 봤을 때 이게 이제 대비가 되는 거잖아요. 한쪽은 웃고 떠드는 행사하고 한쪽은 비극이 발생하고. 그러니까 이게 상당한 타격을 줬고. 또 하나는 본인이 그러니까 민심을 진화하려고 28일 날 현장에 가서 헬기를 동원해서 이제 4,200명을 구조했다, 함정까지 5,000명이다. 그러니까 자기가 이 민심을 다독이려는 행사를 하다 보니까 더 너무 나간 게, 8월 2일 날 그 헬기 부대가 가가지고 거기에서 뭐가 급하다고 훈장을 수여합니다. 긴 연설을 합니다. 사진을 찍어요. 여기까지도 그런데, 저녁에 파티를 해요.
◎송영석: 그 날도 파티를 했습니까?
▼조한범: 예, 파티했습니다. 여기 노동신문에 나온 겁니다. 저녁에 시작해서 밤늦게까지. 그리고 노동신문에 정확히 나오는 게,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런 얘기가 나오거든요. 이게 자꾸 불을 붙이는 거죠.
◎송영석: 그런데 노동신문에 나왔다면 북한 주민들 다 볼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조한범: 다 봤죠. 다 봤죠. 그러니까 지금 오버를 하는 거죠. 의주에 가고 그다음에 오늘도 노동신문이나, 지금 아마 5시가 되면 또 조선중앙텔레비전에서 아침 9시, 그다음에 12시, 3시, 5시, 8시, 10시께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보이거든요? 지금도 이제 수재민들 평양으로 불러 모아서, 그 사람들 모아놓고 연설을 또 해요. 그다음에 아이들 밥 먹는 거. 이게 왜 그러냐, 지금 민심이 상당히 이반이 되니까 오히려 김 위원장이 자꾸 이제 친인민, 애민주의를 보이는데, 이게 역효과죠. 안 그래도 피곤한 사람들일 거 아니에요?
◎송영석: 그 수재민들을 평양으로 또 데려다가 또...
▼조한범: 1만 5,000명 규모를.
◎송영석: 그런 영상도 많이 나오던데요.
▼조한범: 없었죠, 그런 일이. 그런 일이 처음이고요. 또 하나는 이게 난센스인 게, 지금 취약 전 아동 그다음에 학생들 그다음에 이제 상이군인 그다음에 노약자, 노인들을 보냈는데, 그런데 어머니도 일부 왔지만 김 위원장이 그렇게 말하거든요? 어린아이들을 평양에 보내는 게 좀 걱정되겠지만 믿고 맡겨달라 그러거든요? 그런데 세상에 누가 이 수재를 당한 상황에서 어린아이들을 평양에 보내고 이산가족을 만듭니까? 그러니까 이것도 사실은 또 난센스인 거죠.
◎송영석: 또 남한 언론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어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지금 민심 이반이 심각하니까 책임 돌리기기 위한 그런 전략이라고 봐야 될까요?
▼조한범: 왜냐하면, 지금 본인이 평양에서 27일 날 그 대형 사고를 쳤는데, 만일에 우리가 지금 그런 수백 명, 지금 2012년, 2016년 수해 때 대략 500명 이상의 사망 실종을 북한이 공개했거든요? 그런데 그때보다 규모가 더 커요. 그러니까 2016년에 북한 내부에서 들려온 얘기가, 그때 500명대 사망 실종이었는데 내부에서는 1만 명 이상이라는 얘기도 나왔거든요. 그럼 지금 최대, 지금도 나오는 얘기가, 지금 1만 명 단위의 사망 실종설이 퍼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걸 지금 덮으려고 그러는데, 지금 우리 대한민국 언론이나 당국 이런 발로 계속 피해 규모를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 대해서 이제 정면으로 반박을 하는데, 그런데 오히려 그러다 보니까 북한 주민 몰랐다는 얘기를 김정은 위원장이 하는 거죠, 지금 역설적으로.
◎송영석: 한국의 언론들이 어떤 보도를 하고 있는지를...
▼조한범: 본인이 얘기하는 거죠.
◎송영석: 의도치 않게 얘기하는 게 돼버렸군요.
▼조한범: 1,000명이다, 1,500명이다.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은 알죠, 희생이 상당히 컸다는 걸. 왜냐하면, 신의주, 의주만 보더라도 이게 물이 갑자기 차올랐고, 그냥 침수가 아니고 대부분 다 지붕까지 찼어요, 저지대고. 또 신의주 맨 밑에 있는 비단섬이, 거기는 그냥 섬 5개를 둑으로 연결한 일종의 간척지거든요. 그 둑이 무너지면 다 잠겨요. 그런데 이게 8월 1일 날까지도 제가 단둥 쪽에서 영상을 받았는데, 8월 1일까지도 비단섬은 완전히 잠겨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피해 규모는 상당히 역대급일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아까 말씀드렸지만, 평양이라는 특별 도시, 허가증이 있어야 되는 이곳에 1만 5,000명 이상을, 그것도 아이들만, 부모하고 떨어져서, 일부 부모는 왔지만. 이런 극단 조치를 취했다는 얘기는 그만큼 민심을 무마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어요.
◎송영석: 그리고 지금 북한에 있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 중에 또 눈에 띄는 것이, 김정은이 한국식, 그러니까 남한의 언어를 많이 써서 또 주민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는 보도도 있던데, 또 확인되는 내용이 있습니까?
▼조한범: 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을 할 때, 저도 직업상 조선중앙텔레... 조선중앙텔레비죤입니다.
◎송영석: 화면에 나오고 있죠.
▼조한범: 네, 지금 텔레비죤이라고 쓰거든요? 주민, 어르신, TV, 이렇게 말 안 해요. 물론 영어로는 그렇게 TV를 쓰는데 텔레비죤, 그러거든요. 지금 저게 다 북한에서 안 쓰는 말입니다. 저 얘기는 뭐냐 하면 본인은 우리 쪽을 다 모니터링한다는 얘기죠. 그럼 어떻게 할 수 있냐. 김여정만 보더라도 남쪽 언론이 뭐라 그러면 바로바로 대응을 하거든요.
◎송영석: 그렇죠.
▼조한범: 그런데 김 위원장도 이번에 사실은 1,000명, 1,500명, 이 보도는 그 해당 당일날 언론 매체 중의 한두 군데밖에 보도 안 했거든요?
◎송영석: 물론 화면에 나오는 저런 표현들 말고 다른 표현들도 있습니다만, 지금 김정은이 썼다고 나오는 그 표현들은 우리 뉴스에도 많이 나오는 표현들이긴 해요. 드라마도 보고 영화도 본다는 얘기도 있는데, 본인이 또 은연 중에 남한 문물을 많이 좀 보고 있다.
▼조한범: 우리 쪽하고 용어가 많이 다릅니다. 그러니까 저렇게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저런 얘기를 쓰면 이상하다고 바로 알아요.
◎송영석: 그럼 저 정도로 한국식 표현을 쓸 정도면 그만큼 많이 본다는 얘기 아니에요?
▼조한범: 많이 본다는 얘기죠. 어떻게 알 수 있냐면, 아까 말씀드렸지만 한두 군데에서 보도했거든요, 그때? 27일, 그러니까 27일 날 그 사망자가 1,000, 1,500일 때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에서 행사했다고 하는 보도는 그때 한두 군데밖에 보도를 안 했어요. 그런데 그걸 바로 집어서 얘기했거든요. 그러니까 모두가 보도하는 게 아니고 한두 군데 숨어 있는 것까지 본인이 봤다는 얘기죠. 그렇게 보면 생각보다 본인이 모니터링을 하든지 아니면 모니터링하는 보고가 있다는 얘기인데, 그런데 저 정도로 자연스럽게 말한다는 얘기는 본인이 봤을 개연성이 매우 높죠.
◎송영석: 그런데 주민들을 대상으로는 남한말 쓰지 말라, 남한말 쓰면 처벌하겠다고 해서 내부 통제는 강화하고 있는데, 왜 지도자는 이런 말을 쓰느냐, 이렇게 불만을 가질 수 있잖아요. 그 불만을 넘어서서 이때 지도자가 이렇게 나와서 쓴다면, 김정은까지 나와서 이런 한국식 표현을 쓴다면 그 통제가 좀 흐트러질 수 있지 않을까요?
▼조한범: 이미 남북 관계가 좋았을 때요. 김정일 시기죠. 6.15 남북 정상회담, 해빙기 때 남쪽 노래, 대한민국 노래가 일부 해금이 된 적이 있고요, 공식적으로. 그다음에 그때 이제 탈북하신 분들 얘기 들어보면 북한에서는 조금 모자라는 사람을 한 세대 뒤떨어졌다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남한 노래 한두 곡 못 부르면 한 세대 뒤떨어지네, 이 정도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로 SNS라든지 전자기기, 인터넷이 많이 발달했죠. 외부와는 안 되지만. 그러니까 연변가요 형식이라든지 많은 문물들이 들어가거든요. 그렇게 보면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저렇게 쓰면 사실은 북한 주민들 상당수, 여기 탈북하신 분들이 봤던 얘기 거의 대부분 하거든요? 그럼 바로 알죠. 김정은도, 김 위원장도 보는구나라는 걸.
◎송영석: 북한 정권이 얼마나 더 유지될 것인가, 이 부분은 결국 4대 세습까지 이어지느냐가 관건 아니겠습니까?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조한범: 3대도 제가 보기에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선대에 비해서 너무 취약해요.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 김일성을 100으로 잡으면 김정일은 한 80, 그다음에 김정은은 한 50 이하라고 볼 수 있어요. 왜냐하면, 김일성은 항일 빨치산이라는 정치적 자산이 있었고 그다음에 70년대까지만 해도 종합 국력이 우리보다 앞섰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충성을 유도할 수 있는 근거가 좀 있었어요. 그다음에 항일 빨치산 신화도 조작을 많이 했고. 김정일은는 74년부터 아버지 죽을 때 94년까지 20년을 준비했거든요. 둘 다 자연사했죠. 그런데 김정은은 20대 중반에 집권을 해서 경제는 최악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위기가 있고 그다음에 민심 이반이 심하고 그러기 때문에 지금 자체가 상당히 취약하다. 그런 상황에서 지금 4대까지 간다 그러면, 4대까지 가기도 제가 보기에 쉽지 않을뿐더러 4대로 가는 그 과정이 아마 최악의 어떤 권력 누수로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 3대, 4대는 아마 제가 보기에는 김정은 시기 그다음에 4대로 간다면, 특히 김주애도 나오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북한 내구력은 취약해지는 시기로 봐야 돼요.
◎송영석: 그러면 일단 김주애를 후계자로 볼 수 있는지 없는지도 이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 않습니까? 그 논란 자체가 좀 불필요할까요? 필요한 논란이 아닙니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한범: 지금 확실한 건요, 김주애 위에 오빠, 김주애 2013년생, 그다음에 밑에 성별 미상의 아이, 이렇게 얘기가 돼 있는데, 확인된 건 김주애 하나죠. 나머지 둘은 태어났는지, 태어나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건강이 정상인지 아닌지 아무도 모르는 거죠.
◎송영석: 알려진 게 하나도 없죠.
▼조한범: 아무것도 없죠.
◎송영석: 최근에는 김여정이 또 깍듯이 대하는 영상이 또 공개되면서 말이 많았는데.
▼조한범: 그런데 확실한 건 지금 김주애, 북한의 후계 수속이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김주애가 하는 게 후계 수속입니다. 그리고 이 후계 수속은 김정일도 김정은도 저렇게 집중적이고 포괄적인 그다음에 아주 강력한 후계사 수업, 현지 지도를,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후계자 구도는 모르죠. 그러나 확실한 건 김주애는 아주 집중적이고 강도 높은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 이거는 이제 확실하죠.
◎송영석: 일단 북한 정권보다는 주민들을 향해서 던진 메시지가 일단 핵심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제 주민들의 자유 열망을 자극해서 어떤 변화를,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구상도 이제 나온 지 좀 됐잖아요. 과연 가능할 것인가, 이 부분을 따져봐야 될 것 같은데, 과거와 좀 달라졌다고 보십니까?
▼조한범: 우리 역사를 보더라도 유감스럽지만, 민주주의는 피와 땀을 먹고 자랍니다. 어느 날 기적처럼 오질 않거든요? 우리도 4.19 때부터 수십 년간 시민 운동과 우리의 위대한 노력으로 여기까지 온 거거든요, 세계사에. 그럼 북한도 사실은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변화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지금 저 상태로라면 김정은 정권이 무너져도 또 다른 독재 체제가 오거든요. 그 가능성이 매우 높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이 북한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고 우리처럼 북한의 민주화를 견인하는 게 가장 좋은 거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한 거고, 그럴 때 이제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거고, 우리가 용기를 북돋아줄 수 있는 거고 또 같은 민족으로서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거다, 이렇게 보면 결과적으로는 독재 체제를 용납할 수는 없는 거거든요? 가장 좋은 건 북한 주민들이 북한의 미래를 변화시켜나가는 거고, 거기에 대해서 우리도 통일의 대상으로 일정한 역할을 해야 되고 할 수 있는 건 진보든 보수든 우리 정권의 의무라고 볼 수 있죠. 우리 의무라고 볼 수 있죠.
◎송영석: 일단 북한 주민들을 통일의 주체로 삼아서 국제사회와 함께 추진해나가야 된다고 해서 정부의 구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래도 가장 중요한 국가가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 아니겠어요? 그런데 최근에 이제 이번에도 위로전문을 보냈다는 소식은 없고요. 중국과 약간 이상기류가 감지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중국과의 관계.
▼조한범: 일단 이제 중국 린젠 대변인이 8월 1일 날 인터뷰, 브리핑 중에 위로를 표한다는 얘기를 하기는 했어요. 그다음에 이제 왕야쥔 대사가 신의주, 의주의 화교 마을에 가서 지원 용의를 했지만, 옛날처럼 그렇게 끈끈하진 않습니다. 지금 북중 관계는 좋았다 나빴다. 하지만 사실상 지금 최악의 상태로 흘러가고 있고요. 특히 러시아와 협력을 하면서 러시아의 군사 개입 조항이 시진핑 주석을 상당히 자극했다는 설이에요. 사실 중국만 개입할 수 있는데 러시아가 개입해야 되니까 중국의 배타적 영향력이 현저하게 줄었거든요. 이게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판단, 시진핑 주석이 판단을 하고 있고. 이 불신이 상당히 오래 갈 거라는 게 지금 안팎에서 나오는 얘기거든요? 북중 관계는 지금 상당히 안 좋은 상황입니다.
◎송영석: 북중 관계도 좋지 않고 최근에 북한 내부, 민심 이반도 심상치 않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진행 : 송영석 기자
■ 출연 :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https://youtube.com/live/Qzr9A99fDq4
◎송영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부가 광복절을 맞아 이른바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했는데요. 새로운 통상 구상이 나온 배경과 그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있는 것인지 그 내용까지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조한범: 안녕하세요?
◎송영석: 반갑습니다, 박사님.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서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내용이거든요. 대통령 발언을 좀 듣고 시작해도 될까요? 들어보죠.
<녹취> (어제)
한반도 전체에 국민이 주인인 자유 민주 통일 국가가 만들어지는 그 날 비로소 완전한 광복이 실현되는 것입니다. 남북대화는 보여주기식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 국민과 북한 주민이 평화 보장과 생활 개선 등을 논의하는 실질적인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송영석: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의 통일, 이 한마디에 기본적인 틀이 다 녹아져 있는 겁니까?
▼조한범: 일단 자유 민주 통일이라는 하는 건 헌법에 들어 있습니다. 헌법 4조에 자유 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 통일을 추진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 민주 통일이라고 하는 건 사실은 모든 역대 정부가 계승한 가치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그러나 이제 과거의 경우에는 일종의 보수, 진보 정부를 떠나서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태도를 취했다고 볼 수 있어요. 왜냐하면, 북한이라는 대상이 있고 북한은 UN에 가입한 국제법적으로는 별개 국가거든요. 그런데 국내법적인 헌법으로는 우리가 적통이고 정통인 거고, 사실 우리 주도의 통일을 해야 된다는 그런 관점을 2개가 충돌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자유 민주 통일, 이거는 우리 질서 기반이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걸 부정하지 않되 남북 관계에서는 그걸 내세우지 않는 그런 전략적 모호성의 전략을 취했다 그러면 윤 정부는 이제 전략적 명확성의 입장에서 자유 민주 통일을 강조하고 있고 그다음에 통일 엔딩 포인트도 자유 민주라고 하는 보편적 가치, 헌법 가치, 그다음에 우리 체제에 기반을 둔 통일 지향점이라는 부분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전략적 모호성에서 전략적 명확성으로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이렇게 볼 수 있죠.
◎송영석: 헌법에 써 있는 그 내용을 얘기하는데 이제 전략적 모호성에서 명확성으로 기존 정부들이 유지해온 거하고 이제 확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조한범: 그렇죠. 그런데 이번에 이제 8.15 경축사가 왜 주목이 됐냐면 지금 우리 정부가 가지고 있는 공식 통일 방안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입니다. 이건 94년 8월 15일 날, 30년 전이죠? 김영삼 정부가 그 이전에 전두환, 노태우 정부에 만들어진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부분적으로 수정을 해서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 3단계 통일 방안입니다. 첫 번째, 화해와 협력. 2단계, 남북 연합. 세 번째, 통일 국가. 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만들어왔고 모든 정부가 이걸 계승해왔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30년이나 지났고 많은 변화된 상황이 있고. 그러니까 이게 수정될 필요성이 있지 않느냐는 논의가 지금 이 정부 출범할 때부터 계속 있어왔어요. 그러니까 과연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수정하느냐, 한쪽에서는 너무 오래됐고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야 된다. 그런데 또 하나 문제는 뭐냐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은 여야가 합의했고 진보, 보수가 합의했고 모든 정권이 이어왔거든요?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새로운 통일 방안을 만들어내면 과연 이런 한국 정치 구조에서 여야가 합의할 거냐, 진보, 보수가 합의할 거냐, 이게 이제 논쟁이 돼왔거든요. 그래서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공동체 통일 방안은 그대로 두고 독트린은 정책이기 때문에 모든 정권이 정권의 성향을 반영해서 구상을 발표할 수 있는 거예요.
◎송영석: 그렇죠.
▼조한범: 따라서 통일 방안은 유지하되 윤 정부가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서 전략적 명확성에 입각한 여러 가지 요소들을 집어넣은 새로운 통일 구상을 발표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송영석: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 오랫동안 유지돼온 것인데, 야권에서는 어제 발표에 대해서 탈주한 선언이라고까지 비판을 하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모호성에서 명확성이라고 아까 말씀을 해 주셨는데, 사실 그동안 유지돼왔던 통일 방안이 통일 국가의 어떤 체제로 어떤 모습으로 갈지, 정말 어떻게 보면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 이 부분이 포함되지 않았었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불편한 진실을 이 정권에서 꺼낸 것이 아닌가, 이런 시각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조한범: 그렇게 봐야죠 . 왜냐하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에 각 단계의 목표가 불분명합니다. 화해 협력의 목표가 과연 뭐냐, 2단계, 남북 연합이 그럼 어떤 체제냐. 그다음에 통일 국가의 미래상이 어떤 정체성이냐, 이 부분은 블랭크, 그냥 괄호로 남겨놨어요.
◎송영석: 어떻게 보면 그게 제일 중요한 건데요.
▼조한범: 그런데 그게 왜 그러냐면 그 전략적 모호성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30년 동안 지속시켜왔고 진보, 보수가 모두 받아들였고 심지어 6.15 남북 공동 선언에서 북한도, 북한은 고려연방제 통일 방안이거든요? 지금은 포기했지만. 낮은 단계 연방제와 우리 연합제 통일 방안에 유사점이 있다고 당시 김정일 위원장도 합의했던 거거든요? 그러니까 지난 시기에는 이 전략적 모호성이 오히려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 이렇게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두 가지죠. 하나는 뭐냐면 이제 체제 경쟁이 끝났고 북한은 불량 국가로 전락했고, 우리는 글로벌 국가로서 보편 가치와 헌법 가치를 구현하는 글로벌 국가의 위상을 정립했거든요, 첫 번째? 두 번째는 올 1월을 정점으로 북한이 민족과 통일 개념을 폐기했거든요.
◎송영석: 그렇죠.
▼조한범: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이 한반도 통일의 유일한 적통, 평화 통일의 적통 정부고 또 한민족을 계승하는 정통 정부라는 위상이 자연적으로 생겨난 거거든요. 그럼 그런 상황에서는 결국 우리가 주도하는 통일, 북한이 통일을 거부하니까요. 또 민족 5,000년 한민족 역사성을 부정하니까. 그러니까 한민족의 정통 또 평화 통일의 적통으로서 우리 정부의 위상이 발생을 한 거죠, 자연스럽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주도하는 평화 통일 이니셔티브를 지금 제안하면서 각 단계에 불분명했던 것들을 헌법 가치와 보편 가치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정리를 해서 이제 제시를 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고. 그러나 이제 결과적으로 이게 과연 북한이 어떤 수용 태도를 보일 거냐. 그리고 결과적으로 통일에 어떤 순기능을 할 거냐, 그건 시간이 지나가야 되는 거고, 이 선언에 대한, 독트린에 대한 판단은 이제 결과와 국민들이 판단하게 되는 거죠.
◎송영석: 그래서 이제 말씀하신 대로 김정은이 최근에 통일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에 정부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대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렇게 설명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자유라는 가치가 북한 정권하고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잖아요, 그 가치부터. 그래서 이제 언론들의 대체적인 평가는 물론 정부는 아니라고 합니다만 북한 정권의 붕괴를 염두에 두고 지금 나온 발표 아니냐, 이런 얘기인데 동의하십니까?
▼조한범: 그 부분은 좀 복잡하죠. 왜냐하면, 이제 아까 불편한 진실을 말씀하셨잖아요?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그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놓은 건 뭐냐면 암묵적으로 이겁니다. 화해 협력을 하면 북한이 변할 거다. 그러니까 진보등을 보수 정권이든 북한 변화의 견인이라는 내용들이 숨어 있었어요. 그러면 북한이 변화되면 통일 지향적으로 보편 가치를 구현한 지도자 전환이 되면, 그럼 남북 연합으로 간다. 이런 전제가 숨어 있었던 거거든요? 그러면 역설적인 질문이 발생을 하죠. 과연 독재와 민주주의 체제 간의 병존은 가능하냐. 또 독재와 민주주의 체제 간의 남북 연합은 가능하냐. 그다음에 독재와 민주주의 체제가 병존하는 통일 국가가 가능하냐, 이 과제가 남거든요? 그러니까 과거의 역대 정부들도 사실은 북한 체제의 변화를 염두에 둔 거예요. 그걸 이제 전면화시키지 않았다는 거죠.
◎송영석: 말로 꺼내지 않았다.
▼조한범: 그렇죠. 그러니까 북한 정권의 붕괴 여부를 떠나서 북한의 3대 세습 독재 체제, 세계 최악의 불량 국가로서의 저 체제를 존속하는 상황에서 남북이 화해 협력을 하고 변하지 않는다면 남북 연합을 하고 그다음에 통일 국가로 갈 수 없는 거죠. 그러니까 북한 붕괴 여부를 떠나서 북한의 변화는 우리가 지향하는 보편 가치 그다음에 헌법 가치가 구현되는 통일에 있어서 북한의 변화는 전제돼야 되는 거죠. 그런데 이제 북한 당국은 지금 변화를 거부하거든요?
◎송영석: 그러니까 정권 차원의 자발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우니까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얘기가?
▼조한범: 어려우니까, 그러니까 이번에 남북 대화 협의체도 얘기했지만, 그것보다는 방점이 사실은 엄밀히 보면 북한 주민과 당국을 분리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니까 북한 당국은 통일을 포기했지만 그러나 북한 주민이 동의한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에게 메시지를 발산하는 거죠. 그러면 북한 주민들이 통일을 지향할 수 있도록 변화를 견인하고, 물론 통일 여부는 북한 주민들이 결정하는 거죠. 우리가 제시한다고 북한 주민들이 그냥 받아들일 건 아니니까. 그런 점에서 북한 주민에 대한 통일에 대한 메시지를 발산했다는 점도 이번 독트린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어요.
◎송영석: 이제 이 독트린이, 이번 독트린이 실현 가능한지 오늘 좀 따져보려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제 북한 내부 상황이 지금 어떤지 우리가 살펴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1990년대부터 북한 정권 붕괴론은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이제 북한 정권은 저렇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인데. 최근 상황은 좀 어떻게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까?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조한범: 그러니까 북한 붕괴론을 얘기할 때 항상 그러거든요? 북한 붕괴론을 계속 얘기했는데 왜 붕괴하지 않느냐, 이런 말을 하거든요? 첫 번째, 북한 붕괴라는 개념과 정권 붕괴라는 개념을 구별해야 됩니다. 시리아, 이라크 그다음에 아프가니스탄, 이런 체제들, 특히 이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같은 경우 정권이 붕괴했거든요? 그런데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이 존재하거든요.
◎송영석: 그렇죠.
▼조한범: 그러니까 정권이 붕괴한다고 국가가 사라지진 않는다, 일단. 그러니까 북한 붕괴와 김정은 정권의 몰락과는 구별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김정은...
◎송영석: 그래서 김정은 정권에 초점을 맞춰서 질문을 드렸던 건데.
▼조한범: 그렇죠. 그러니까 김정은 정권의 차원에서 본다고 그러면 사실은 버티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취약합니다. 왜냐하면, 일단 정권의, 독재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이데올로기거든요. 그런데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게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민족주의적 공산주의거든요. 그 안에 주체 사상이 있고 주체 사상의 핵심은 항일 빨치산, 일본하고 싸웠다는 거고, 그다음에 6.25 때 미국하고 싸웠다는 거고, 이게 핵심이 민족이고 통일이거든요? 북한이 6.25도 조국해방전쟁이라고 그러거든요. 그럼 이 민족과 통일 가치가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시멘트였는데 이걸 김정은 위원장이 올 1월 달에 통일 포기, 폐기, 민족 개념을 폐기했거든요? 그럼 이데올로기의 정통성이 흔들리죠, 첫 번째. 두 번째는 경제입니다. 경제는 지금 김정은 정권에 최악이라고 볼 수 있고 북한 체제 전반을 통 틀어서도 최악이라고 볼 수가 있어요. 김 위원장 본인이 북한 정권 최대 위기는 사실 우리가 94년부터 시작된, 98년까지 고난의 행군으로 보거든요, 수십만 명 이상 굶어 죽은. 그런데 본인 입으로 2020년 4차 세포 비서대회에서 더욱 강고한 고난의 행군을 결정, 더욱 강고한이니까 고난의 행군은 더 어렵거든요. 수치가 말을 해줘요. 지금 쌀값, 옥수숫값, 이게 주식이거든요? 이게 가장 높은 수준이고, 환율도 달러, 위안화가 거의 50~70% 지금 뛴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모든 물가가 올라 있고 지금 모든 문제에서, 그다음에 또 하나는 북러, 러북 관계가 좋다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반대로 지난해 2023년 북중 교역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93.8%예요. 그러니까 모든 면에서 북한 경제는 최악이다. 여기다가 이제 수해는 그냥 매년 연례 행사고, 이번에 이제 역대급 수해가 터진 거거든요. 그러면 여러 가지 면에서 선대에 비해서 정치적 조건이 취약하고 이데올로기적인 혼돈도 있고 경제적인 문제도 있고,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 그러면 사실상 북한 정권 최악의 위기다. 그다음에 내구력면에서는 최저다.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중요한 건 그런데 왜 안 망하느냐? 왜 붕괴하지 않느냐? 우리 조선 말기를 보면 압니다. 조선 말기에 거의 100여 년간 취약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존속하다가 일제에 의해서 패망을 했거든요, 조선이. 그러니까 취약하다고 해서 여러 가지 요인이 있어야 되죠.
◎송영석: 외부의 힘도 작용할 수 있고요.
▼조한범: 외부의 힘도 있을 수 있고 내부의 저항도 있을 수 있고 체계화된 조직 세력들일 수도 있고. 그러니까 취약하다고 해서 이게 바로 붕괴로 이어지진 않는다. 여러 가지 자원들이 결합이 돼야 된다, 이렇게 보면. 그러나 어느 경우든 지금 김정은 정권은 내구력은 상당히 취약하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송영석: 내부적으로 상당히 취약하다 말씀해 주셨는데, 이 정부의 통일 구상 자체가 이제 북한 정권과 주민들을 분리해서 접근한다고 아까 말씀을 해 주셨어요. 그런데 민심 이반은 어느 정도입니까, 지금?
▼조한범: 지금 이제 최근에, 아까 말씀드렸던 민족 통일 지우기, 그다음에 태양절 지우기, 선대 지우기죠. 김일성을 신격화시켰으니까. 그거는 이제 그 이전부터 얘기고. 이번 수해가 상당히 대미지가 커요. 왜 그러냐면 지금 김 위원장이 본인이 직접 7월 28일 날 신의주 의주에 가서 용납 못 할 인명 피해, 그랬거든요? 그런데 지금 노동신문이나 북한 언론에서 단 1명도 실종자, 사망자 얘기, 통계가 안 나와요.
◎송영석: 본인이 직접 용납 못 할... 밝혔는데.
▼조한범: 용납 못 할 인명 피해라고 말했어요.
◎송영석: 규모는 또 공개하지 않고 있죠.
▼조한범: 안 하고요. 그다음에 푸틴 대통령이 8월 3일 날 위로 전문을 보냈는데 거기에 비극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그랬거든요? 그럼 지금 피해 규모가 나와야 되거든요. 그런데 안 나와요. 왜 그러느냐? 지금 신의주에는 25일부터 비가 왔고, 7월. 이제 비극이 발생한 건 27일이에요. 왜냐하면, 압록강 바로 위에 태평만댐, 수풍댐이 방류를 했고, 급격하게. 이게 압록강 하류에서 밀물 시기와 겹치면서 수위가 갑자기 올라갔거든요. 그런데 단둥은 더 높아요, 신의주는 저지대고. 그러니까 갑자기 수몰된 거죠. 그러니까 27일 날 상당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는데, 27일 날 김정은 위원장이 뭘 했느냐? 평양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웃고 떠들고, 6.25, 본인들은 전승절이라고 하는 경축 행사를 했어요. 아침에 노병과의 상봉 모임을 했죠? 6.25 참전용사들. 그다음에 노병을 재현한 부대의 행진 의식을 거행을 했고요. 저녁에 불꽃놀이까지 했어요, 공연. 그런데 모든 장면에서 웃고 떠들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다 기록영화로 나왔어요, 바로. 그런데 그 시기에 신의주, 의주, 양강도, 자강도에서는 역대급 피해가 발생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민심이 이걸 봤을 때 이게 이제 대비가 되는 거잖아요. 한쪽은 웃고 떠드는 행사하고 한쪽은 비극이 발생하고. 그러니까 이게 상당한 타격을 줬고. 또 하나는 본인이 그러니까 민심을 진화하려고 28일 날 현장에 가서 헬기를 동원해서 이제 4,200명을 구조했다, 함정까지 5,000명이다. 그러니까 자기가 이 민심을 다독이려는 행사를 하다 보니까 더 너무 나간 게, 8월 2일 날 그 헬기 부대가 가가지고 거기에서 뭐가 급하다고 훈장을 수여합니다. 긴 연설을 합니다. 사진을 찍어요. 여기까지도 그런데, 저녁에 파티를 해요.
◎송영석: 그 날도 파티를 했습니까?
▼조한범: 예, 파티했습니다. 여기 노동신문에 나온 겁니다. 저녁에 시작해서 밤늦게까지. 그리고 노동신문에 정확히 나오는 게,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런 얘기가 나오거든요. 이게 자꾸 불을 붙이는 거죠.
◎송영석: 그런데 노동신문에 나왔다면 북한 주민들 다 볼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조한범: 다 봤죠. 다 봤죠. 그러니까 지금 오버를 하는 거죠. 의주에 가고 그다음에 오늘도 노동신문이나, 지금 아마 5시가 되면 또 조선중앙텔레비전에서 아침 9시, 그다음에 12시, 3시, 5시, 8시, 10시께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보이거든요? 지금도 이제 수재민들 평양으로 불러 모아서, 그 사람들 모아놓고 연설을 또 해요. 그다음에 아이들 밥 먹는 거. 이게 왜 그러냐, 지금 민심이 상당히 이반이 되니까 오히려 김 위원장이 자꾸 이제 친인민, 애민주의를 보이는데, 이게 역효과죠. 안 그래도 피곤한 사람들일 거 아니에요?
◎송영석: 그 수재민들을 평양으로 또 데려다가 또...
▼조한범: 1만 5,000명 규모를.
◎송영석: 그런 영상도 많이 나오던데요.
▼조한범: 없었죠, 그런 일이. 그런 일이 처음이고요. 또 하나는 이게 난센스인 게, 지금 취약 전 아동 그다음에 학생들 그다음에 이제 상이군인 그다음에 노약자, 노인들을 보냈는데, 그런데 어머니도 일부 왔지만 김 위원장이 그렇게 말하거든요? 어린아이들을 평양에 보내는 게 좀 걱정되겠지만 믿고 맡겨달라 그러거든요? 그런데 세상에 누가 이 수재를 당한 상황에서 어린아이들을 평양에 보내고 이산가족을 만듭니까? 그러니까 이것도 사실은 또 난센스인 거죠.
◎송영석: 또 남한 언론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어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지금 민심 이반이 심각하니까 책임 돌리기기 위한 그런 전략이라고 봐야 될까요?
▼조한범: 왜냐하면, 지금 본인이 평양에서 27일 날 그 대형 사고를 쳤는데, 만일에 우리가 지금 그런 수백 명, 지금 2012년, 2016년 수해 때 대략 500명 이상의 사망 실종을 북한이 공개했거든요? 그런데 그때보다 규모가 더 커요. 그러니까 2016년에 북한 내부에서 들려온 얘기가, 그때 500명대 사망 실종이었는데 내부에서는 1만 명 이상이라는 얘기도 나왔거든요. 그럼 지금 최대, 지금도 나오는 얘기가, 지금 1만 명 단위의 사망 실종설이 퍼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걸 지금 덮으려고 그러는데, 지금 우리 대한민국 언론이나 당국 이런 발로 계속 피해 규모를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 대해서 이제 정면으로 반박을 하는데, 그런데 오히려 그러다 보니까 북한 주민 몰랐다는 얘기를 김정은 위원장이 하는 거죠, 지금 역설적으로.
◎송영석: 한국의 언론들이 어떤 보도를 하고 있는지를...
▼조한범: 본인이 얘기하는 거죠.
◎송영석: 의도치 않게 얘기하는 게 돼버렸군요.
▼조한범: 1,000명이다, 1,500명이다.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은 알죠, 희생이 상당히 컸다는 걸. 왜냐하면, 신의주, 의주만 보더라도 이게 물이 갑자기 차올랐고, 그냥 침수가 아니고 대부분 다 지붕까지 찼어요, 저지대고. 또 신의주 맨 밑에 있는 비단섬이, 거기는 그냥 섬 5개를 둑으로 연결한 일종의 간척지거든요. 그 둑이 무너지면 다 잠겨요. 그런데 이게 8월 1일 날까지도 제가 단둥 쪽에서 영상을 받았는데, 8월 1일까지도 비단섬은 완전히 잠겨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피해 규모는 상당히 역대급일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아까 말씀드렸지만, 평양이라는 특별 도시, 허가증이 있어야 되는 이곳에 1만 5,000명 이상을, 그것도 아이들만, 부모하고 떨어져서, 일부 부모는 왔지만. 이런 극단 조치를 취했다는 얘기는 그만큼 민심을 무마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어요.
◎송영석: 그리고 지금 북한에 있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 중에 또 눈에 띄는 것이, 김정은이 한국식, 그러니까 남한의 언어를 많이 써서 또 주민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는 보도도 있던데, 또 확인되는 내용이 있습니까?
▼조한범: 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을 할 때, 저도 직업상 조선중앙텔레... 조선중앙텔레비죤입니다.
◎송영석: 화면에 나오고 있죠.
▼조한범: 네, 지금 텔레비죤이라고 쓰거든요? 주민, 어르신, TV, 이렇게 말 안 해요. 물론 영어로는 그렇게 TV를 쓰는데 텔레비죤, 그러거든요. 지금 저게 다 북한에서 안 쓰는 말입니다. 저 얘기는 뭐냐 하면 본인은 우리 쪽을 다 모니터링한다는 얘기죠. 그럼 어떻게 할 수 있냐. 김여정만 보더라도 남쪽 언론이 뭐라 그러면 바로바로 대응을 하거든요.
◎송영석: 그렇죠.
▼조한범: 그런데 김 위원장도 이번에 사실은 1,000명, 1,500명, 이 보도는 그 해당 당일날 언론 매체 중의 한두 군데밖에 보도 안 했거든요?
◎송영석: 물론 화면에 나오는 저런 표현들 말고 다른 표현들도 있습니다만, 지금 김정은이 썼다고 나오는 그 표현들은 우리 뉴스에도 많이 나오는 표현들이긴 해요. 드라마도 보고 영화도 본다는 얘기도 있는데, 본인이 또 은연 중에 남한 문물을 많이 좀 보고 있다.
▼조한범: 우리 쪽하고 용어가 많이 다릅니다. 그러니까 저렇게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저런 얘기를 쓰면 이상하다고 바로 알아요.
◎송영석: 그럼 저 정도로 한국식 표현을 쓸 정도면 그만큼 많이 본다는 얘기 아니에요?
▼조한범: 많이 본다는 얘기죠. 어떻게 알 수 있냐면, 아까 말씀드렸지만 한두 군데에서 보도했거든요, 그때? 27일, 그러니까 27일 날 그 사망자가 1,000, 1,500일 때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에서 행사했다고 하는 보도는 그때 한두 군데밖에 보도를 안 했어요. 그런데 그걸 바로 집어서 얘기했거든요. 그러니까 모두가 보도하는 게 아니고 한두 군데 숨어 있는 것까지 본인이 봤다는 얘기죠. 그렇게 보면 생각보다 본인이 모니터링을 하든지 아니면 모니터링하는 보고가 있다는 얘기인데, 그런데 저 정도로 자연스럽게 말한다는 얘기는 본인이 봤을 개연성이 매우 높죠.
◎송영석: 그런데 주민들을 대상으로는 남한말 쓰지 말라, 남한말 쓰면 처벌하겠다고 해서 내부 통제는 강화하고 있는데, 왜 지도자는 이런 말을 쓰느냐, 이렇게 불만을 가질 수 있잖아요. 그 불만을 넘어서서 이때 지도자가 이렇게 나와서 쓴다면, 김정은까지 나와서 이런 한국식 표현을 쓴다면 그 통제가 좀 흐트러질 수 있지 않을까요?
▼조한범: 이미 남북 관계가 좋았을 때요. 김정일 시기죠. 6.15 남북 정상회담, 해빙기 때 남쪽 노래, 대한민국 노래가 일부 해금이 된 적이 있고요, 공식적으로. 그다음에 그때 이제 탈북하신 분들 얘기 들어보면 북한에서는 조금 모자라는 사람을 한 세대 뒤떨어졌다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남한 노래 한두 곡 못 부르면 한 세대 뒤떨어지네, 이 정도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로 SNS라든지 전자기기, 인터넷이 많이 발달했죠. 외부와는 안 되지만. 그러니까 연변가요 형식이라든지 많은 문물들이 들어가거든요. 그렇게 보면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저렇게 쓰면 사실은 북한 주민들 상당수, 여기 탈북하신 분들이 봤던 얘기 거의 대부분 하거든요? 그럼 바로 알죠. 김정은도, 김 위원장도 보는구나라는 걸.
◎송영석: 북한 정권이 얼마나 더 유지될 것인가, 이 부분은 결국 4대 세습까지 이어지느냐가 관건 아니겠습니까?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조한범: 3대도 제가 보기에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선대에 비해서 너무 취약해요.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 김일성을 100으로 잡으면 김정일은 한 80, 그다음에 김정은은 한 50 이하라고 볼 수 있어요. 왜냐하면, 김일성은 항일 빨치산이라는 정치적 자산이 있었고 그다음에 70년대까지만 해도 종합 국력이 우리보다 앞섰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충성을 유도할 수 있는 근거가 좀 있었어요. 그다음에 항일 빨치산 신화도 조작을 많이 했고. 김정일은는 74년부터 아버지 죽을 때 94년까지 20년을 준비했거든요. 둘 다 자연사했죠. 그런데 김정은은 20대 중반에 집권을 해서 경제는 최악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위기가 있고 그다음에 민심 이반이 심하고 그러기 때문에 지금 자체가 상당히 취약하다. 그런 상황에서 지금 4대까지 간다 그러면, 4대까지 가기도 제가 보기에 쉽지 않을뿐더러 4대로 가는 그 과정이 아마 최악의 어떤 권력 누수로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 3대, 4대는 아마 제가 보기에는 김정은 시기 그다음에 4대로 간다면, 특히 김주애도 나오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북한 내구력은 취약해지는 시기로 봐야 돼요.
◎송영석: 그러면 일단 김주애를 후계자로 볼 수 있는지 없는지도 이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 않습니까? 그 논란 자체가 좀 불필요할까요? 필요한 논란이 아닙니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한범: 지금 확실한 건요, 김주애 위에 오빠, 김주애 2013년생, 그다음에 밑에 성별 미상의 아이, 이렇게 얘기가 돼 있는데, 확인된 건 김주애 하나죠. 나머지 둘은 태어났는지, 태어나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건강이 정상인지 아닌지 아무도 모르는 거죠.
◎송영석: 알려진 게 하나도 없죠.
▼조한범: 아무것도 없죠.
◎송영석: 최근에는 김여정이 또 깍듯이 대하는 영상이 또 공개되면서 말이 많았는데.
▼조한범: 그런데 확실한 건 지금 김주애, 북한의 후계 수속이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김주애가 하는 게 후계 수속입니다. 그리고 이 후계 수속은 김정일도 김정은도 저렇게 집중적이고 포괄적인 그다음에 아주 강력한 후계사 수업, 현지 지도를,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후계자 구도는 모르죠. 그러나 확실한 건 김주애는 아주 집중적이고 강도 높은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 이거는 이제 확실하죠.
◎송영석: 일단 북한 정권보다는 주민들을 향해서 던진 메시지가 일단 핵심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제 주민들의 자유 열망을 자극해서 어떤 변화를,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구상도 이제 나온 지 좀 됐잖아요. 과연 가능할 것인가, 이 부분을 따져봐야 될 것 같은데, 과거와 좀 달라졌다고 보십니까?
▼조한범: 우리 역사를 보더라도 유감스럽지만, 민주주의는 피와 땀을 먹고 자랍니다. 어느 날 기적처럼 오질 않거든요? 우리도 4.19 때부터 수십 년간 시민 운동과 우리의 위대한 노력으로 여기까지 온 거거든요, 세계사에. 그럼 북한도 사실은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변화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지금 저 상태로라면 김정은 정권이 무너져도 또 다른 독재 체제가 오거든요. 그 가능성이 매우 높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이 북한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고 우리처럼 북한의 민주화를 견인하는 게 가장 좋은 거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한 거고, 그럴 때 이제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거고, 우리가 용기를 북돋아줄 수 있는 거고 또 같은 민족으로서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거다, 이렇게 보면 결과적으로는 독재 체제를 용납할 수는 없는 거거든요? 가장 좋은 건 북한 주민들이 북한의 미래를 변화시켜나가는 거고, 거기에 대해서 우리도 통일의 대상으로 일정한 역할을 해야 되고 할 수 있는 건 진보든 보수든 우리 정권의 의무라고 볼 수 있죠. 우리 의무라고 볼 수 있죠.
◎송영석: 일단 북한 주민들을 통일의 주체로 삼아서 국제사회와 함께 추진해나가야 된다고 해서 정부의 구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래도 가장 중요한 국가가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 아니겠어요? 그런데 최근에 이제 이번에도 위로전문을 보냈다는 소식은 없고요. 중국과 약간 이상기류가 감지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중국과의 관계.
▼조한범: 일단 이제 중국 린젠 대변인이 8월 1일 날 인터뷰, 브리핑 중에 위로를 표한다는 얘기를 하기는 했어요. 그다음에 이제 왕야쥔 대사가 신의주, 의주의 화교 마을에 가서 지원 용의를 했지만, 옛날처럼 그렇게 끈끈하진 않습니다. 지금 북중 관계는 좋았다 나빴다. 하지만 사실상 지금 최악의 상태로 흘러가고 있고요. 특히 러시아와 협력을 하면서 러시아의 군사 개입 조항이 시진핑 주석을 상당히 자극했다는 설이에요. 사실 중국만 개입할 수 있는데 러시아가 개입해야 되니까 중국의 배타적 영향력이 현저하게 줄었거든요. 이게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판단, 시진핑 주석이 판단을 하고 있고. 이 불신이 상당히 오래 갈 거라는 게 지금 안팎에서 나오는 얘기거든요? 북중 관계는 지금 상당히 안 좋은 상황입니다.
◎송영석: 북중 관계도 좋지 않고 최근에 북한 내부, 민심 이반도 심상치 않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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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사건건] ‘8·15 통일 독트린’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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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8-16 16:06:50
- 수정2024-08-16 17:45:44

■ 방송시간 : 8월 16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송영석 기자
■ 출연 :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https://youtube.com/live/Qzr9A99fDq4
◎송영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부가 광복절을 맞아 이른바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했는데요. 새로운 통상 구상이 나온 배경과 그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있는 것인지 그 내용까지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조한범: 안녕하세요?
◎송영석: 반갑습니다, 박사님.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서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내용이거든요. 대통령 발언을 좀 듣고 시작해도 될까요? 들어보죠.
<녹취> (어제)
한반도 전체에 국민이 주인인 자유 민주 통일 국가가 만들어지는 그 날 비로소 완전한 광복이 실현되는 것입니다. 남북대화는 보여주기식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 국민과 북한 주민이 평화 보장과 생활 개선 등을 논의하는 실질적인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송영석: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의 통일, 이 한마디에 기본적인 틀이 다 녹아져 있는 겁니까?
▼조한범: 일단 자유 민주 통일이라는 하는 건 헌법에 들어 있습니다. 헌법 4조에 자유 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 통일을 추진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 민주 통일이라고 하는 건 사실은 모든 역대 정부가 계승한 가치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그러나 이제 과거의 경우에는 일종의 보수, 진보 정부를 떠나서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태도를 취했다고 볼 수 있어요. 왜냐하면, 북한이라는 대상이 있고 북한은 UN에 가입한 국제법적으로는 별개 국가거든요. 그런데 국내법적인 헌법으로는 우리가 적통이고 정통인 거고, 사실 우리 주도의 통일을 해야 된다는 그런 관점을 2개가 충돌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자유 민주 통일, 이거는 우리 질서 기반이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걸 부정하지 않되 남북 관계에서는 그걸 내세우지 않는 그런 전략적 모호성의 전략을 취했다 그러면 윤 정부는 이제 전략적 명확성의 입장에서 자유 민주 통일을 강조하고 있고 그다음에 통일 엔딩 포인트도 자유 민주라고 하는 보편적 가치, 헌법 가치, 그다음에 우리 체제에 기반을 둔 통일 지향점이라는 부분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전략적 모호성에서 전략적 명확성으로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이렇게 볼 수 있죠.
◎송영석: 헌법에 써 있는 그 내용을 얘기하는데 이제 전략적 모호성에서 명확성으로 기존 정부들이 유지해온 거하고 이제 확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조한범: 그렇죠. 그런데 이번에 이제 8.15 경축사가 왜 주목이 됐냐면 지금 우리 정부가 가지고 있는 공식 통일 방안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입니다. 이건 94년 8월 15일 날, 30년 전이죠? 김영삼 정부가 그 이전에 전두환, 노태우 정부에 만들어진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부분적으로 수정을 해서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 3단계 통일 방안입니다. 첫 번째, 화해와 협력. 2단계, 남북 연합. 세 번째, 통일 국가. 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만들어왔고 모든 정부가 이걸 계승해왔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30년이나 지났고 많은 변화된 상황이 있고. 그러니까 이게 수정될 필요성이 있지 않느냐는 논의가 지금 이 정부 출범할 때부터 계속 있어왔어요. 그러니까 과연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수정하느냐, 한쪽에서는 너무 오래됐고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야 된다. 그런데 또 하나 문제는 뭐냐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은 여야가 합의했고 진보, 보수가 합의했고 모든 정권이 이어왔거든요?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새로운 통일 방안을 만들어내면 과연 이런 한국 정치 구조에서 여야가 합의할 거냐, 진보, 보수가 합의할 거냐, 이게 이제 논쟁이 돼왔거든요. 그래서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공동체 통일 방안은 그대로 두고 독트린은 정책이기 때문에 모든 정권이 정권의 성향을 반영해서 구상을 발표할 수 있는 거예요.
◎송영석: 그렇죠.
▼조한범: 따라서 통일 방안은 유지하되 윤 정부가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서 전략적 명확성에 입각한 여러 가지 요소들을 집어넣은 새로운 통일 구상을 발표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송영석: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 오랫동안 유지돼온 것인데, 야권에서는 어제 발표에 대해서 탈주한 선언이라고까지 비판을 하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모호성에서 명확성이라고 아까 말씀을 해 주셨는데, 사실 그동안 유지돼왔던 통일 방안이 통일 국가의 어떤 체제로 어떤 모습으로 갈지, 정말 어떻게 보면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 이 부분이 포함되지 않았었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불편한 진실을 이 정권에서 꺼낸 것이 아닌가, 이런 시각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조한범: 그렇게 봐야죠 . 왜냐하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에 각 단계의 목표가 불분명합니다. 화해 협력의 목표가 과연 뭐냐, 2단계, 남북 연합이 그럼 어떤 체제냐. 그다음에 통일 국가의 미래상이 어떤 정체성이냐, 이 부분은 블랭크, 그냥 괄호로 남겨놨어요.
◎송영석: 어떻게 보면 그게 제일 중요한 건데요.
▼조한범: 그런데 그게 왜 그러냐면 그 전략적 모호성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30년 동안 지속시켜왔고 진보, 보수가 모두 받아들였고 심지어 6.15 남북 공동 선언에서 북한도, 북한은 고려연방제 통일 방안이거든요? 지금은 포기했지만. 낮은 단계 연방제와 우리 연합제 통일 방안에 유사점이 있다고 당시 김정일 위원장도 합의했던 거거든요? 그러니까 지난 시기에는 이 전략적 모호성이 오히려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 이렇게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두 가지죠. 하나는 뭐냐면 이제 체제 경쟁이 끝났고 북한은 불량 국가로 전락했고, 우리는 글로벌 국가로서 보편 가치와 헌법 가치를 구현하는 글로벌 국가의 위상을 정립했거든요, 첫 번째? 두 번째는 올 1월을 정점으로 북한이 민족과 통일 개념을 폐기했거든요.
◎송영석: 그렇죠.
▼조한범: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이 한반도 통일의 유일한 적통, 평화 통일의 적통 정부고 또 한민족을 계승하는 정통 정부라는 위상이 자연적으로 생겨난 거거든요. 그럼 그런 상황에서는 결국 우리가 주도하는 통일, 북한이 통일을 거부하니까요. 또 민족 5,000년 한민족 역사성을 부정하니까. 그러니까 한민족의 정통 또 평화 통일의 적통으로서 우리 정부의 위상이 발생을 한 거죠, 자연스럽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주도하는 평화 통일 이니셔티브를 지금 제안하면서 각 단계에 불분명했던 것들을 헌법 가치와 보편 가치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정리를 해서 이제 제시를 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고. 그러나 이제 결과적으로 이게 과연 북한이 어떤 수용 태도를 보일 거냐. 그리고 결과적으로 통일에 어떤 순기능을 할 거냐, 그건 시간이 지나가야 되는 거고, 이 선언에 대한, 독트린에 대한 판단은 이제 결과와 국민들이 판단하게 되는 거죠.
◎송영석: 그래서 이제 말씀하신 대로 김정은이 최근에 통일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에 정부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대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렇게 설명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자유라는 가치가 북한 정권하고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잖아요, 그 가치부터. 그래서 이제 언론들의 대체적인 평가는 물론 정부는 아니라고 합니다만 북한 정권의 붕괴를 염두에 두고 지금 나온 발표 아니냐, 이런 얘기인데 동의하십니까?
▼조한범: 그 부분은 좀 복잡하죠. 왜냐하면, 이제 아까 불편한 진실을 말씀하셨잖아요?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그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놓은 건 뭐냐면 암묵적으로 이겁니다. 화해 협력을 하면 북한이 변할 거다. 그러니까 진보등을 보수 정권이든 북한 변화의 견인이라는 내용들이 숨어 있었어요. 그러면 북한이 변화되면 통일 지향적으로 보편 가치를 구현한 지도자 전환이 되면, 그럼 남북 연합으로 간다. 이런 전제가 숨어 있었던 거거든요? 그러면 역설적인 질문이 발생을 하죠. 과연 독재와 민주주의 체제 간의 병존은 가능하냐. 또 독재와 민주주의 체제 간의 남북 연합은 가능하냐. 그다음에 독재와 민주주의 체제가 병존하는 통일 국가가 가능하냐, 이 과제가 남거든요? 그러니까 과거의 역대 정부들도 사실은 북한 체제의 변화를 염두에 둔 거예요. 그걸 이제 전면화시키지 않았다는 거죠.
◎송영석: 말로 꺼내지 않았다.
▼조한범: 그렇죠. 그러니까 북한 정권의 붕괴 여부를 떠나서 북한의 3대 세습 독재 체제, 세계 최악의 불량 국가로서의 저 체제를 존속하는 상황에서 남북이 화해 협력을 하고 변하지 않는다면 남북 연합을 하고 그다음에 통일 국가로 갈 수 없는 거죠. 그러니까 북한 붕괴 여부를 떠나서 북한의 변화는 우리가 지향하는 보편 가치 그다음에 헌법 가치가 구현되는 통일에 있어서 북한의 변화는 전제돼야 되는 거죠. 그런데 이제 북한 당국은 지금 변화를 거부하거든요?
◎송영석: 그러니까 정권 차원의 자발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우니까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얘기가?
▼조한범: 어려우니까, 그러니까 이번에 남북 대화 협의체도 얘기했지만, 그것보다는 방점이 사실은 엄밀히 보면 북한 주민과 당국을 분리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니까 북한 당국은 통일을 포기했지만 그러나 북한 주민이 동의한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에게 메시지를 발산하는 거죠. 그러면 북한 주민들이 통일을 지향할 수 있도록 변화를 견인하고, 물론 통일 여부는 북한 주민들이 결정하는 거죠. 우리가 제시한다고 북한 주민들이 그냥 받아들일 건 아니니까. 그런 점에서 북한 주민에 대한 통일에 대한 메시지를 발산했다는 점도 이번 독트린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어요.
◎송영석: 이제 이 독트린이, 이번 독트린이 실현 가능한지 오늘 좀 따져보려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제 북한 내부 상황이 지금 어떤지 우리가 살펴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1990년대부터 북한 정권 붕괴론은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이제 북한 정권은 저렇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인데. 최근 상황은 좀 어떻게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까?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조한범: 그러니까 북한 붕괴론을 얘기할 때 항상 그러거든요? 북한 붕괴론을 계속 얘기했는데 왜 붕괴하지 않느냐, 이런 말을 하거든요? 첫 번째, 북한 붕괴라는 개념과 정권 붕괴라는 개념을 구별해야 됩니다. 시리아, 이라크 그다음에 아프가니스탄, 이런 체제들, 특히 이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같은 경우 정권이 붕괴했거든요? 그런데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이 존재하거든요.
◎송영석: 그렇죠.
▼조한범: 그러니까 정권이 붕괴한다고 국가가 사라지진 않는다, 일단. 그러니까 북한 붕괴와 김정은 정권의 몰락과는 구별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김정은...
◎송영석: 그래서 김정은 정권에 초점을 맞춰서 질문을 드렸던 건데.
▼조한범: 그렇죠. 그러니까 김정은 정권의 차원에서 본다고 그러면 사실은 버티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취약합니다. 왜냐하면, 일단 정권의, 독재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이데올로기거든요. 그런데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게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민족주의적 공산주의거든요. 그 안에 주체 사상이 있고 주체 사상의 핵심은 항일 빨치산, 일본하고 싸웠다는 거고, 그다음에 6.25 때 미국하고 싸웠다는 거고, 이게 핵심이 민족이고 통일이거든요? 북한이 6.25도 조국해방전쟁이라고 그러거든요. 그럼 이 민족과 통일 가치가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시멘트였는데 이걸 김정은 위원장이 올 1월 달에 통일 포기, 폐기, 민족 개념을 폐기했거든요? 그럼 이데올로기의 정통성이 흔들리죠, 첫 번째. 두 번째는 경제입니다. 경제는 지금 김정은 정권에 최악이라고 볼 수 있고 북한 체제 전반을 통 틀어서도 최악이라고 볼 수가 있어요. 김 위원장 본인이 북한 정권 최대 위기는 사실 우리가 94년부터 시작된, 98년까지 고난의 행군으로 보거든요, 수십만 명 이상 굶어 죽은. 그런데 본인 입으로 2020년 4차 세포 비서대회에서 더욱 강고한 고난의 행군을 결정, 더욱 강고한이니까 고난의 행군은 더 어렵거든요. 수치가 말을 해줘요. 지금 쌀값, 옥수숫값, 이게 주식이거든요? 이게 가장 높은 수준이고, 환율도 달러, 위안화가 거의 50~70% 지금 뛴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모든 물가가 올라 있고 지금 모든 문제에서, 그다음에 또 하나는 북러, 러북 관계가 좋다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반대로 지난해 2023년 북중 교역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93.8%예요. 그러니까 모든 면에서 북한 경제는 최악이다. 여기다가 이제 수해는 그냥 매년 연례 행사고, 이번에 이제 역대급 수해가 터진 거거든요. 그러면 여러 가지 면에서 선대에 비해서 정치적 조건이 취약하고 이데올로기적인 혼돈도 있고 경제적인 문제도 있고,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 그러면 사실상 북한 정권 최악의 위기다. 그다음에 내구력면에서는 최저다.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중요한 건 그런데 왜 안 망하느냐? 왜 붕괴하지 않느냐? 우리 조선 말기를 보면 압니다. 조선 말기에 거의 100여 년간 취약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존속하다가 일제에 의해서 패망을 했거든요, 조선이. 그러니까 취약하다고 해서 여러 가지 요인이 있어야 되죠.
◎송영석: 외부의 힘도 작용할 수 있고요.
▼조한범: 외부의 힘도 있을 수 있고 내부의 저항도 있을 수 있고 체계화된 조직 세력들일 수도 있고. 그러니까 취약하다고 해서 이게 바로 붕괴로 이어지진 않는다. 여러 가지 자원들이 결합이 돼야 된다, 이렇게 보면. 그러나 어느 경우든 지금 김정은 정권은 내구력은 상당히 취약하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송영석: 내부적으로 상당히 취약하다 말씀해 주셨는데, 이 정부의 통일 구상 자체가 이제 북한 정권과 주민들을 분리해서 접근한다고 아까 말씀을 해 주셨어요. 그런데 민심 이반은 어느 정도입니까, 지금?
▼조한범: 지금 이제 최근에, 아까 말씀드렸던 민족 통일 지우기, 그다음에 태양절 지우기, 선대 지우기죠. 김일성을 신격화시켰으니까. 그거는 이제 그 이전부터 얘기고. 이번 수해가 상당히 대미지가 커요. 왜 그러냐면 지금 김 위원장이 본인이 직접 7월 28일 날 신의주 의주에 가서 용납 못 할 인명 피해, 그랬거든요? 그런데 지금 노동신문이나 북한 언론에서 단 1명도 실종자, 사망자 얘기, 통계가 안 나와요.
◎송영석: 본인이 직접 용납 못 할... 밝혔는데.
▼조한범: 용납 못 할 인명 피해라고 말했어요.
◎송영석: 규모는 또 공개하지 않고 있죠.
▼조한범: 안 하고요. 그다음에 푸틴 대통령이 8월 3일 날 위로 전문을 보냈는데 거기에 비극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그랬거든요? 그럼 지금 피해 규모가 나와야 되거든요. 그런데 안 나와요. 왜 그러느냐? 지금 신의주에는 25일부터 비가 왔고, 7월. 이제 비극이 발생한 건 27일이에요. 왜냐하면, 압록강 바로 위에 태평만댐, 수풍댐이 방류를 했고, 급격하게. 이게 압록강 하류에서 밀물 시기와 겹치면서 수위가 갑자기 올라갔거든요. 그런데 단둥은 더 높아요, 신의주는 저지대고. 그러니까 갑자기 수몰된 거죠. 그러니까 27일 날 상당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는데, 27일 날 김정은 위원장이 뭘 했느냐? 평양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웃고 떠들고, 6.25, 본인들은 전승절이라고 하는 경축 행사를 했어요. 아침에 노병과의 상봉 모임을 했죠? 6.25 참전용사들. 그다음에 노병을 재현한 부대의 행진 의식을 거행을 했고요. 저녁에 불꽃놀이까지 했어요, 공연. 그런데 모든 장면에서 웃고 떠들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다 기록영화로 나왔어요, 바로. 그런데 그 시기에 신의주, 의주, 양강도, 자강도에서는 역대급 피해가 발생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민심이 이걸 봤을 때 이게 이제 대비가 되는 거잖아요. 한쪽은 웃고 떠드는 행사하고 한쪽은 비극이 발생하고. 그러니까 이게 상당한 타격을 줬고. 또 하나는 본인이 그러니까 민심을 진화하려고 28일 날 현장에 가서 헬기를 동원해서 이제 4,200명을 구조했다, 함정까지 5,000명이다. 그러니까 자기가 이 민심을 다독이려는 행사를 하다 보니까 더 너무 나간 게, 8월 2일 날 그 헬기 부대가 가가지고 거기에서 뭐가 급하다고 훈장을 수여합니다. 긴 연설을 합니다. 사진을 찍어요. 여기까지도 그런데, 저녁에 파티를 해요.
◎송영석: 그 날도 파티를 했습니까?
▼조한범: 예, 파티했습니다. 여기 노동신문에 나온 겁니다. 저녁에 시작해서 밤늦게까지. 그리고 노동신문에 정확히 나오는 게,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런 얘기가 나오거든요. 이게 자꾸 불을 붙이는 거죠.
◎송영석: 그런데 노동신문에 나왔다면 북한 주민들 다 볼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조한범: 다 봤죠. 다 봤죠. 그러니까 지금 오버를 하는 거죠. 의주에 가고 그다음에 오늘도 노동신문이나, 지금 아마 5시가 되면 또 조선중앙텔레비전에서 아침 9시, 그다음에 12시, 3시, 5시, 8시, 10시께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보이거든요? 지금도 이제 수재민들 평양으로 불러 모아서, 그 사람들 모아놓고 연설을 또 해요. 그다음에 아이들 밥 먹는 거. 이게 왜 그러냐, 지금 민심이 상당히 이반이 되니까 오히려 김 위원장이 자꾸 이제 친인민, 애민주의를 보이는데, 이게 역효과죠. 안 그래도 피곤한 사람들일 거 아니에요?
◎송영석: 그 수재민들을 평양으로 또 데려다가 또...
▼조한범: 1만 5,000명 규모를.
◎송영석: 그런 영상도 많이 나오던데요.
▼조한범: 없었죠, 그런 일이. 그런 일이 처음이고요. 또 하나는 이게 난센스인 게, 지금 취약 전 아동 그다음에 학생들 그다음에 이제 상이군인 그다음에 노약자, 노인들을 보냈는데, 그런데 어머니도 일부 왔지만 김 위원장이 그렇게 말하거든요? 어린아이들을 평양에 보내는 게 좀 걱정되겠지만 믿고 맡겨달라 그러거든요? 그런데 세상에 누가 이 수재를 당한 상황에서 어린아이들을 평양에 보내고 이산가족을 만듭니까? 그러니까 이것도 사실은 또 난센스인 거죠.
◎송영석: 또 남한 언론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어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지금 민심 이반이 심각하니까 책임 돌리기기 위한 그런 전략이라고 봐야 될까요?
▼조한범: 왜냐하면, 지금 본인이 평양에서 27일 날 그 대형 사고를 쳤는데, 만일에 우리가 지금 그런 수백 명, 지금 2012년, 2016년 수해 때 대략 500명 이상의 사망 실종을 북한이 공개했거든요? 그런데 그때보다 규모가 더 커요. 그러니까 2016년에 북한 내부에서 들려온 얘기가, 그때 500명대 사망 실종이었는데 내부에서는 1만 명 이상이라는 얘기도 나왔거든요. 그럼 지금 최대, 지금도 나오는 얘기가, 지금 1만 명 단위의 사망 실종설이 퍼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걸 지금 덮으려고 그러는데, 지금 우리 대한민국 언론이나 당국 이런 발로 계속 피해 규모를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 대해서 이제 정면으로 반박을 하는데, 그런데 오히려 그러다 보니까 북한 주민 몰랐다는 얘기를 김정은 위원장이 하는 거죠, 지금 역설적으로.
◎송영석: 한국의 언론들이 어떤 보도를 하고 있는지를...
▼조한범: 본인이 얘기하는 거죠.
◎송영석: 의도치 않게 얘기하는 게 돼버렸군요.
▼조한범: 1,000명이다, 1,500명이다.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은 알죠, 희생이 상당히 컸다는 걸. 왜냐하면, 신의주, 의주만 보더라도 이게 물이 갑자기 차올랐고, 그냥 침수가 아니고 대부분 다 지붕까지 찼어요, 저지대고. 또 신의주 맨 밑에 있는 비단섬이, 거기는 그냥 섬 5개를 둑으로 연결한 일종의 간척지거든요. 그 둑이 무너지면 다 잠겨요. 그런데 이게 8월 1일 날까지도 제가 단둥 쪽에서 영상을 받았는데, 8월 1일까지도 비단섬은 완전히 잠겨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피해 규모는 상당히 역대급일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아까 말씀드렸지만, 평양이라는 특별 도시, 허가증이 있어야 되는 이곳에 1만 5,000명 이상을, 그것도 아이들만, 부모하고 떨어져서, 일부 부모는 왔지만. 이런 극단 조치를 취했다는 얘기는 그만큼 민심을 무마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어요.
◎송영석: 그리고 지금 북한에 있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 중에 또 눈에 띄는 것이, 김정은이 한국식, 그러니까 남한의 언어를 많이 써서 또 주민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는 보도도 있던데, 또 확인되는 내용이 있습니까?
▼조한범: 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을 할 때, 저도 직업상 조선중앙텔레... 조선중앙텔레비죤입니다.
◎송영석: 화면에 나오고 있죠.
▼조한범: 네, 지금 텔레비죤이라고 쓰거든요? 주민, 어르신, TV, 이렇게 말 안 해요. 물론 영어로는 그렇게 TV를 쓰는데 텔레비죤, 그러거든요. 지금 저게 다 북한에서 안 쓰는 말입니다. 저 얘기는 뭐냐 하면 본인은 우리 쪽을 다 모니터링한다는 얘기죠. 그럼 어떻게 할 수 있냐. 김여정만 보더라도 남쪽 언론이 뭐라 그러면 바로바로 대응을 하거든요.
◎송영석: 그렇죠.
▼조한범: 그런데 김 위원장도 이번에 사실은 1,000명, 1,500명, 이 보도는 그 해당 당일날 언론 매체 중의 한두 군데밖에 보도 안 했거든요?
◎송영석: 물론 화면에 나오는 저런 표현들 말고 다른 표현들도 있습니다만, 지금 김정은이 썼다고 나오는 그 표현들은 우리 뉴스에도 많이 나오는 표현들이긴 해요. 드라마도 보고 영화도 본다는 얘기도 있는데, 본인이 또 은연 중에 남한 문물을 많이 좀 보고 있다.
▼조한범: 우리 쪽하고 용어가 많이 다릅니다. 그러니까 저렇게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저런 얘기를 쓰면 이상하다고 바로 알아요.
◎송영석: 그럼 저 정도로 한국식 표현을 쓸 정도면 그만큼 많이 본다는 얘기 아니에요?
▼조한범: 많이 본다는 얘기죠. 어떻게 알 수 있냐면, 아까 말씀드렸지만 한두 군데에서 보도했거든요, 그때? 27일, 그러니까 27일 날 그 사망자가 1,000, 1,500일 때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에서 행사했다고 하는 보도는 그때 한두 군데밖에 보도를 안 했어요. 그런데 그걸 바로 집어서 얘기했거든요. 그러니까 모두가 보도하는 게 아니고 한두 군데 숨어 있는 것까지 본인이 봤다는 얘기죠. 그렇게 보면 생각보다 본인이 모니터링을 하든지 아니면 모니터링하는 보고가 있다는 얘기인데, 그런데 저 정도로 자연스럽게 말한다는 얘기는 본인이 봤을 개연성이 매우 높죠.
◎송영석: 그런데 주민들을 대상으로는 남한말 쓰지 말라, 남한말 쓰면 처벌하겠다고 해서 내부 통제는 강화하고 있는데, 왜 지도자는 이런 말을 쓰느냐, 이렇게 불만을 가질 수 있잖아요. 그 불만을 넘어서서 이때 지도자가 이렇게 나와서 쓴다면, 김정은까지 나와서 이런 한국식 표현을 쓴다면 그 통제가 좀 흐트러질 수 있지 않을까요?
▼조한범: 이미 남북 관계가 좋았을 때요. 김정일 시기죠. 6.15 남북 정상회담, 해빙기 때 남쪽 노래, 대한민국 노래가 일부 해금이 된 적이 있고요, 공식적으로. 그다음에 그때 이제 탈북하신 분들 얘기 들어보면 북한에서는 조금 모자라는 사람을 한 세대 뒤떨어졌다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남한 노래 한두 곡 못 부르면 한 세대 뒤떨어지네, 이 정도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로 SNS라든지 전자기기, 인터넷이 많이 발달했죠. 외부와는 안 되지만. 그러니까 연변가요 형식이라든지 많은 문물들이 들어가거든요. 그렇게 보면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저렇게 쓰면 사실은 북한 주민들 상당수, 여기 탈북하신 분들이 봤던 얘기 거의 대부분 하거든요? 그럼 바로 알죠. 김정은도, 김 위원장도 보는구나라는 걸.
◎송영석: 북한 정권이 얼마나 더 유지될 것인가, 이 부분은 결국 4대 세습까지 이어지느냐가 관건 아니겠습니까?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조한범: 3대도 제가 보기에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선대에 비해서 너무 취약해요.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 김일성을 100으로 잡으면 김정일은 한 80, 그다음에 김정은은 한 50 이하라고 볼 수 있어요. 왜냐하면, 김일성은 항일 빨치산이라는 정치적 자산이 있었고 그다음에 70년대까지만 해도 종합 국력이 우리보다 앞섰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충성을 유도할 수 있는 근거가 좀 있었어요. 그다음에 항일 빨치산 신화도 조작을 많이 했고. 김정일은는 74년부터 아버지 죽을 때 94년까지 20년을 준비했거든요. 둘 다 자연사했죠. 그런데 김정은은 20대 중반에 집권을 해서 경제는 최악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위기가 있고 그다음에 민심 이반이 심하고 그러기 때문에 지금 자체가 상당히 취약하다. 그런 상황에서 지금 4대까지 간다 그러면, 4대까지 가기도 제가 보기에 쉽지 않을뿐더러 4대로 가는 그 과정이 아마 최악의 어떤 권력 누수로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 3대, 4대는 아마 제가 보기에는 김정은 시기 그다음에 4대로 간다면, 특히 김주애도 나오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북한 내구력은 취약해지는 시기로 봐야 돼요.
◎송영석: 그러면 일단 김주애를 후계자로 볼 수 있는지 없는지도 이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 않습니까? 그 논란 자체가 좀 불필요할까요? 필요한 논란이 아닙니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한범: 지금 확실한 건요, 김주애 위에 오빠, 김주애 2013년생, 그다음에 밑에 성별 미상의 아이, 이렇게 얘기가 돼 있는데, 확인된 건 김주애 하나죠. 나머지 둘은 태어났는지, 태어나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건강이 정상인지 아닌지 아무도 모르는 거죠.
◎송영석: 알려진 게 하나도 없죠.
▼조한범: 아무것도 없죠.
◎송영석: 최근에는 김여정이 또 깍듯이 대하는 영상이 또 공개되면서 말이 많았는데.
▼조한범: 그런데 확실한 건 지금 김주애, 북한의 후계 수속이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김주애가 하는 게 후계 수속입니다. 그리고 이 후계 수속은 김정일도 김정은도 저렇게 집중적이고 포괄적인 그다음에 아주 강력한 후계사 수업, 현지 지도를,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후계자 구도는 모르죠. 그러나 확실한 건 김주애는 아주 집중적이고 강도 높은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 이거는 이제 확실하죠.
◎송영석: 일단 북한 정권보다는 주민들을 향해서 던진 메시지가 일단 핵심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제 주민들의 자유 열망을 자극해서 어떤 변화를,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구상도 이제 나온 지 좀 됐잖아요. 과연 가능할 것인가, 이 부분을 따져봐야 될 것 같은데, 과거와 좀 달라졌다고 보십니까?
▼조한범: 우리 역사를 보더라도 유감스럽지만, 민주주의는 피와 땀을 먹고 자랍니다. 어느 날 기적처럼 오질 않거든요? 우리도 4.19 때부터 수십 년간 시민 운동과 우리의 위대한 노력으로 여기까지 온 거거든요, 세계사에. 그럼 북한도 사실은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변화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지금 저 상태로라면 김정은 정권이 무너져도 또 다른 독재 체제가 오거든요. 그 가능성이 매우 높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이 북한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고 우리처럼 북한의 민주화를 견인하는 게 가장 좋은 거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한 거고, 그럴 때 이제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거고, 우리가 용기를 북돋아줄 수 있는 거고 또 같은 민족으로서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거다, 이렇게 보면 결과적으로는 독재 체제를 용납할 수는 없는 거거든요? 가장 좋은 건 북한 주민들이 북한의 미래를 변화시켜나가는 거고, 거기에 대해서 우리도 통일의 대상으로 일정한 역할을 해야 되고 할 수 있는 건 진보든 보수든 우리 정권의 의무라고 볼 수 있죠. 우리 의무라고 볼 수 있죠.
◎송영석: 일단 북한 주민들을 통일의 주체로 삼아서 국제사회와 함께 추진해나가야 된다고 해서 정부의 구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래도 가장 중요한 국가가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 아니겠어요? 그런데 최근에 이제 이번에도 위로전문을 보냈다는 소식은 없고요. 중국과 약간 이상기류가 감지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중국과의 관계.
▼조한범: 일단 이제 중국 린젠 대변인이 8월 1일 날 인터뷰, 브리핑 중에 위로를 표한다는 얘기를 하기는 했어요. 그다음에 이제 왕야쥔 대사가 신의주, 의주의 화교 마을에 가서 지원 용의를 했지만, 옛날처럼 그렇게 끈끈하진 않습니다. 지금 북중 관계는 좋았다 나빴다. 하지만 사실상 지금 최악의 상태로 흘러가고 있고요. 특히 러시아와 협력을 하면서 러시아의 군사 개입 조항이 시진핑 주석을 상당히 자극했다는 설이에요. 사실 중국만 개입할 수 있는데 러시아가 개입해야 되니까 중국의 배타적 영향력이 현저하게 줄었거든요. 이게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판단, 시진핑 주석이 판단을 하고 있고. 이 불신이 상당히 오래 갈 거라는 게 지금 안팎에서 나오는 얘기거든요? 북중 관계는 지금 상당히 안 좋은 상황입니다.
◎송영석: 북중 관계도 좋지 않고 최근에 북한 내부, 민심 이반도 심상치 않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진행 : 송영석 기자
■ 출연 :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https://youtube.com/live/Qzr9A99fDq4
◎송영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부가 광복절을 맞아 이른바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했는데요. 새로운 통상 구상이 나온 배경과 그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있는 것인지 그 내용까지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조한범: 안녕하세요?
◎송영석: 반갑습니다, 박사님.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서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내용이거든요. 대통령 발언을 좀 듣고 시작해도 될까요? 들어보죠.
<녹취> (어제)
한반도 전체에 국민이 주인인 자유 민주 통일 국가가 만들어지는 그 날 비로소 완전한 광복이 실현되는 것입니다. 남북대화는 보여주기식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 국민과 북한 주민이 평화 보장과 생활 개선 등을 논의하는 실질적인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송영석: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의 통일, 이 한마디에 기본적인 틀이 다 녹아져 있는 겁니까?
▼조한범: 일단 자유 민주 통일이라는 하는 건 헌법에 들어 있습니다. 헌법 4조에 자유 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 통일을 추진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 민주 통일이라고 하는 건 사실은 모든 역대 정부가 계승한 가치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그러나 이제 과거의 경우에는 일종의 보수, 진보 정부를 떠나서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태도를 취했다고 볼 수 있어요. 왜냐하면, 북한이라는 대상이 있고 북한은 UN에 가입한 국제법적으로는 별개 국가거든요. 그런데 국내법적인 헌법으로는 우리가 적통이고 정통인 거고, 사실 우리 주도의 통일을 해야 된다는 그런 관점을 2개가 충돌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자유 민주 통일, 이거는 우리 질서 기반이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걸 부정하지 않되 남북 관계에서는 그걸 내세우지 않는 그런 전략적 모호성의 전략을 취했다 그러면 윤 정부는 이제 전략적 명확성의 입장에서 자유 민주 통일을 강조하고 있고 그다음에 통일 엔딩 포인트도 자유 민주라고 하는 보편적 가치, 헌법 가치, 그다음에 우리 체제에 기반을 둔 통일 지향점이라는 부분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전략적 모호성에서 전략적 명확성으로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이렇게 볼 수 있죠.
◎송영석: 헌법에 써 있는 그 내용을 얘기하는데 이제 전략적 모호성에서 명확성으로 기존 정부들이 유지해온 거하고 이제 확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조한범: 그렇죠. 그런데 이번에 이제 8.15 경축사가 왜 주목이 됐냐면 지금 우리 정부가 가지고 있는 공식 통일 방안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입니다. 이건 94년 8월 15일 날, 30년 전이죠? 김영삼 정부가 그 이전에 전두환, 노태우 정부에 만들어진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부분적으로 수정을 해서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 3단계 통일 방안입니다. 첫 번째, 화해와 협력. 2단계, 남북 연합. 세 번째, 통일 국가. 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만들어왔고 모든 정부가 이걸 계승해왔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30년이나 지났고 많은 변화된 상황이 있고. 그러니까 이게 수정될 필요성이 있지 않느냐는 논의가 지금 이 정부 출범할 때부터 계속 있어왔어요. 그러니까 과연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수정하느냐, 한쪽에서는 너무 오래됐고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야 된다. 그런데 또 하나 문제는 뭐냐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은 여야가 합의했고 진보, 보수가 합의했고 모든 정권이 이어왔거든요?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새로운 통일 방안을 만들어내면 과연 이런 한국 정치 구조에서 여야가 합의할 거냐, 진보, 보수가 합의할 거냐, 이게 이제 논쟁이 돼왔거든요. 그래서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공동체 통일 방안은 그대로 두고 독트린은 정책이기 때문에 모든 정권이 정권의 성향을 반영해서 구상을 발표할 수 있는 거예요.
◎송영석: 그렇죠.
▼조한범: 따라서 통일 방안은 유지하되 윤 정부가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서 전략적 명확성에 입각한 여러 가지 요소들을 집어넣은 새로운 통일 구상을 발표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송영석: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 오랫동안 유지돼온 것인데, 야권에서는 어제 발표에 대해서 탈주한 선언이라고까지 비판을 하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모호성에서 명확성이라고 아까 말씀을 해 주셨는데, 사실 그동안 유지돼왔던 통일 방안이 통일 국가의 어떤 체제로 어떤 모습으로 갈지, 정말 어떻게 보면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 이 부분이 포함되지 않았었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불편한 진실을 이 정권에서 꺼낸 것이 아닌가, 이런 시각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조한범: 그렇게 봐야죠 . 왜냐하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에 각 단계의 목표가 불분명합니다. 화해 협력의 목표가 과연 뭐냐, 2단계, 남북 연합이 그럼 어떤 체제냐. 그다음에 통일 국가의 미래상이 어떤 정체성이냐, 이 부분은 블랭크, 그냥 괄호로 남겨놨어요.
◎송영석: 어떻게 보면 그게 제일 중요한 건데요.
▼조한범: 그런데 그게 왜 그러냐면 그 전략적 모호성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30년 동안 지속시켜왔고 진보, 보수가 모두 받아들였고 심지어 6.15 남북 공동 선언에서 북한도, 북한은 고려연방제 통일 방안이거든요? 지금은 포기했지만. 낮은 단계 연방제와 우리 연합제 통일 방안에 유사점이 있다고 당시 김정일 위원장도 합의했던 거거든요? 그러니까 지난 시기에는 이 전략적 모호성이 오히려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 이렇게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두 가지죠. 하나는 뭐냐면 이제 체제 경쟁이 끝났고 북한은 불량 국가로 전락했고, 우리는 글로벌 국가로서 보편 가치와 헌법 가치를 구현하는 글로벌 국가의 위상을 정립했거든요, 첫 번째? 두 번째는 올 1월을 정점으로 북한이 민족과 통일 개념을 폐기했거든요.
◎송영석: 그렇죠.
▼조한범: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이 한반도 통일의 유일한 적통, 평화 통일의 적통 정부고 또 한민족을 계승하는 정통 정부라는 위상이 자연적으로 생겨난 거거든요. 그럼 그런 상황에서는 결국 우리가 주도하는 통일, 북한이 통일을 거부하니까요. 또 민족 5,000년 한민족 역사성을 부정하니까. 그러니까 한민족의 정통 또 평화 통일의 적통으로서 우리 정부의 위상이 발생을 한 거죠, 자연스럽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주도하는 평화 통일 이니셔티브를 지금 제안하면서 각 단계에 불분명했던 것들을 헌법 가치와 보편 가치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정리를 해서 이제 제시를 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고. 그러나 이제 결과적으로 이게 과연 북한이 어떤 수용 태도를 보일 거냐. 그리고 결과적으로 통일에 어떤 순기능을 할 거냐, 그건 시간이 지나가야 되는 거고, 이 선언에 대한, 독트린에 대한 판단은 이제 결과와 국민들이 판단하게 되는 거죠.
◎송영석: 그래서 이제 말씀하신 대로 김정은이 최근에 통일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에 정부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대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렇게 설명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자유라는 가치가 북한 정권하고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잖아요, 그 가치부터. 그래서 이제 언론들의 대체적인 평가는 물론 정부는 아니라고 합니다만 북한 정권의 붕괴를 염두에 두고 지금 나온 발표 아니냐, 이런 얘기인데 동의하십니까?
▼조한범: 그 부분은 좀 복잡하죠. 왜냐하면, 이제 아까 불편한 진실을 말씀하셨잖아요?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그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놓은 건 뭐냐면 암묵적으로 이겁니다. 화해 협력을 하면 북한이 변할 거다. 그러니까 진보등을 보수 정권이든 북한 변화의 견인이라는 내용들이 숨어 있었어요. 그러면 북한이 변화되면 통일 지향적으로 보편 가치를 구현한 지도자 전환이 되면, 그럼 남북 연합으로 간다. 이런 전제가 숨어 있었던 거거든요? 그러면 역설적인 질문이 발생을 하죠. 과연 독재와 민주주의 체제 간의 병존은 가능하냐. 또 독재와 민주주의 체제 간의 남북 연합은 가능하냐. 그다음에 독재와 민주주의 체제가 병존하는 통일 국가가 가능하냐, 이 과제가 남거든요? 그러니까 과거의 역대 정부들도 사실은 북한 체제의 변화를 염두에 둔 거예요. 그걸 이제 전면화시키지 않았다는 거죠.
◎송영석: 말로 꺼내지 않았다.
▼조한범: 그렇죠. 그러니까 북한 정권의 붕괴 여부를 떠나서 북한의 3대 세습 독재 체제, 세계 최악의 불량 국가로서의 저 체제를 존속하는 상황에서 남북이 화해 협력을 하고 변하지 않는다면 남북 연합을 하고 그다음에 통일 국가로 갈 수 없는 거죠. 그러니까 북한 붕괴 여부를 떠나서 북한의 변화는 우리가 지향하는 보편 가치 그다음에 헌법 가치가 구현되는 통일에 있어서 북한의 변화는 전제돼야 되는 거죠. 그런데 이제 북한 당국은 지금 변화를 거부하거든요?
◎송영석: 그러니까 정권 차원의 자발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우니까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얘기가?
▼조한범: 어려우니까, 그러니까 이번에 남북 대화 협의체도 얘기했지만, 그것보다는 방점이 사실은 엄밀히 보면 북한 주민과 당국을 분리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니까 북한 당국은 통일을 포기했지만 그러나 북한 주민이 동의한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에게 메시지를 발산하는 거죠. 그러면 북한 주민들이 통일을 지향할 수 있도록 변화를 견인하고, 물론 통일 여부는 북한 주민들이 결정하는 거죠. 우리가 제시한다고 북한 주민들이 그냥 받아들일 건 아니니까. 그런 점에서 북한 주민에 대한 통일에 대한 메시지를 발산했다는 점도 이번 독트린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어요.
◎송영석: 이제 이 독트린이, 이번 독트린이 실현 가능한지 오늘 좀 따져보려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제 북한 내부 상황이 지금 어떤지 우리가 살펴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1990년대부터 북한 정권 붕괴론은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이제 북한 정권은 저렇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인데. 최근 상황은 좀 어떻게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까?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조한범: 그러니까 북한 붕괴론을 얘기할 때 항상 그러거든요? 북한 붕괴론을 계속 얘기했는데 왜 붕괴하지 않느냐, 이런 말을 하거든요? 첫 번째, 북한 붕괴라는 개념과 정권 붕괴라는 개념을 구별해야 됩니다. 시리아, 이라크 그다음에 아프가니스탄, 이런 체제들, 특히 이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같은 경우 정권이 붕괴했거든요? 그런데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이 존재하거든요.
◎송영석: 그렇죠.
▼조한범: 그러니까 정권이 붕괴한다고 국가가 사라지진 않는다, 일단. 그러니까 북한 붕괴와 김정은 정권의 몰락과는 구별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김정은...
◎송영석: 그래서 김정은 정권에 초점을 맞춰서 질문을 드렸던 건데.
▼조한범: 그렇죠. 그러니까 김정은 정권의 차원에서 본다고 그러면 사실은 버티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취약합니다. 왜냐하면, 일단 정권의, 독재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이데올로기거든요. 그런데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게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민족주의적 공산주의거든요. 그 안에 주체 사상이 있고 주체 사상의 핵심은 항일 빨치산, 일본하고 싸웠다는 거고, 그다음에 6.25 때 미국하고 싸웠다는 거고, 이게 핵심이 민족이고 통일이거든요? 북한이 6.25도 조국해방전쟁이라고 그러거든요. 그럼 이 민족과 통일 가치가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시멘트였는데 이걸 김정은 위원장이 올 1월 달에 통일 포기, 폐기, 민족 개념을 폐기했거든요? 그럼 이데올로기의 정통성이 흔들리죠, 첫 번째. 두 번째는 경제입니다. 경제는 지금 김정은 정권에 최악이라고 볼 수 있고 북한 체제 전반을 통 틀어서도 최악이라고 볼 수가 있어요. 김 위원장 본인이 북한 정권 최대 위기는 사실 우리가 94년부터 시작된, 98년까지 고난의 행군으로 보거든요, 수십만 명 이상 굶어 죽은. 그런데 본인 입으로 2020년 4차 세포 비서대회에서 더욱 강고한 고난의 행군을 결정, 더욱 강고한이니까 고난의 행군은 더 어렵거든요. 수치가 말을 해줘요. 지금 쌀값, 옥수숫값, 이게 주식이거든요? 이게 가장 높은 수준이고, 환율도 달러, 위안화가 거의 50~70% 지금 뛴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모든 물가가 올라 있고 지금 모든 문제에서, 그다음에 또 하나는 북러, 러북 관계가 좋다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반대로 지난해 2023년 북중 교역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93.8%예요. 그러니까 모든 면에서 북한 경제는 최악이다. 여기다가 이제 수해는 그냥 매년 연례 행사고, 이번에 이제 역대급 수해가 터진 거거든요. 그러면 여러 가지 면에서 선대에 비해서 정치적 조건이 취약하고 이데올로기적인 혼돈도 있고 경제적인 문제도 있고,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 그러면 사실상 북한 정권 최악의 위기다. 그다음에 내구력면에서는 최저다.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중요한 건 그런데 왜 안 망하느냐? 왜 붕괴하지 않느냐? 우리 조선 말기를 보면 압니다. 조선 말기에 거의 100여 년간 취약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존속하다가 일제에 의해서 패망을 했거든요, 조선이. 그러니까 취약하다고 해서 여러 가지 요인이 있어야 되죠.
◎송영석: 외부의 힘도 작용할 수 있고요.
▼조한범: 외부의 힘도 있을 수 있고 내부의 저항도 있을 수 있고 체계화된 조직 세력들일 수도 있고. 그러니까 취약하다고 해서 이게 바로 붕괴로 이어지진 않는다. 여러 가지 자원들이 결합이 돼야 된다, 이렇게 보면. 그러나 어느 경우든 지금 김정은 정권은 내구력은 상당히 취약하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송영석: 내부적으로 상당히 취약하다 말씀해 주셨는데, 이 정부의 통일 구상 자체가 이제 북한 정권과 주민들을 분리해서 접근한다고 아까 말씀을 해 주셨어요. 그런데 민심 이반은 어느 정도입니까, 지금?
▼조한범: 지금 이제 최근에, 아까 말씀드렸던 민족 통일 지우기, 그다음에 태양절 지우기, 선대 지우기죠. 김일성을 신격화시켰으니까. 그거는 이제 그 이전부터 얘기고. 이번 수해가 상당히 대미지가 커요. 왜 그러냐면 지금 김 위원장이 본인이 직접 7월 28일 날 신의주 의주에 가서 용납 못 할 인명 피해, 그랬거든요? 그런데 지금 노동신문이나 북한 언론에서 단 1명도 실종자, 사망자 얘기, 통계가 안 나와요.
◎송영석: 본인이 직접 용납 못 할... 밝혔는데.
▼조한범: 용납 못 할 인명 피해라고 말했어요.
◎송영석: 규모는 또 공개하지 않고 있죠.
▼조한범: 안 하고요. 그다음에 푸틴 대통령이 8월 3일 날 위로 전문을 보냈는데 거기에 비극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그랬거든요? 그럼 지금 피해 규모가 나와야 되거든요. 그런데 안 나와요. 왜 그러느냐? 지금 신의주에는 25일부터 비가 왔고, 7월. 이제 비극이 발생한 건 27일이에요. 왜냐하면, 압록강 바로 위에 태평만댐, 수풍댐이 방류를 했고, 급격하게. 이게 압록강 하류에서 밀물 시기와 겹치면서 수위가 갑자기 올라갔거든요. 그런데 단둥은 더 높아요, 신의주는 저지대고. 그러니까 갑자기 수몰된 거죠. 그러니까 27일 날 상당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는데, 27일 날 김정은 위원장이 뭘 했느냐? 평양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웃고 떠들고, 6.25, 본인들은 전승절이라고 하는 경축 행사를 했어요. 아침에 노병과의 상봉 모임을 했죠? 6.25 참전용사들. 그다음에 노병을 재현한 부대의 행진 의식을 거행을 했고요. 저녁에 불꽃놀이까지 했어요, 공연. 그런데 모든 장면에서 웃고 떠들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다 기록영화로 나왔어요, 바로. 그런데 그 시기에 신의주, 의주, 양강도, 자강도에서는 역대급 피해가 발생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민심이 이걸 봤을 때 이게 이제 대비가 되는 거잖아요. 한쪽은 웃고 떠드는 행사하고 한쪽은 비극이 발생하고. 그러니까 이게 상당한 타격을 줬고. 또 하나는 본인이 그러니까 민심을 진화하려고 28일 날 현장에 가서 헬기를 동원해서 이제 4,200명을 구조했다, 함정까지 5,000명이다. 그러니까 자기가 이 민심을 다독이려는 행사를 하다 보니까 더 너무 나간 게, 8월 2일 날 그 헬기 부대가 가가지고 거기에서 뭐가 급하다고 훈장을 수여합니다. 긴 연설을 합니다. 사진을 찍어요. 여기까지도 그런데, 저녁에 파티를 해요.
◎송영석: 그 날도 파티를 했습니까?
▼조한범: 예, 파티했습니다. 여기 노동신문에 나온 겁니다. 저녁에 시작해서 밤늦게까지. 그리고 노동신문에 정확히 나오는 게,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런 얘기가 나오거든요. 이게 자꾸 불을 붙이는 거죠.
◎송영석: 그런데 노동신문에 나왔다면 북한 주민들 다 볼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조한범: 다 봤죠. 다 봤죠. 그러니까 지금 오버를 하는 거죠. 의주에 가고 그다음에 오늘도 노동신문이나, 지금 아마 5시가 되면 또 조선중앙텔레비전에서 아침 9시, 그다음에 12시, 3시, 5시, 8시, 10시께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보이거든요? 지금도 이제 수재민들 평양으로 불러 모아서, 그 사람들 모아놓고 연설을 또 해요. 그다음에 아이들 밥 먹는 거. 이게 왜 그러냐, 지금 민심이 상당히 이반이 되니까 오히려 김 위원장이 자꾸 이제 친인민, 애민주의를 보이는데, 이게 역효과죠. 안 그래도 피곤한 사람들일 거 아니에요?
◎송영석: 그 수재민들을 평양으로 또 데려다가 또...
▼조한범: 1만 5,000명 규모를.
◎송영석: 그런 영상도 많이 나오던데요.
▼조한범: 없었죠, 그런 일이. 그런 일이 처음이고요. 또 하나는 이게 난센스인 게, 지금 취약 전 아동 그다음에 학생들 그다음에 이제 상이군인 그다음에 노약자, 노인들을 보냈는데, 그런데 어머니도 일부 왔지만 김 위원장이 그렇게 말하거든요? 어린아이들을 평양에 보내는 게 좀 걱정되겠지만 믿고 맡겨달라 그러거든요? 그런데 세상에 누가 이 수재를 당한 상황에서 어린아이들을 평양에 보내고 이산가족을 만듭니까? 그러니까 이것도 사실은 또 난센스인 거죠.
◎송영석: 또 남한 언론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어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지금 민심 이반이 심각하니까 책임 돌리기기 위한 그런 전략이라고 봐야 될까요?
▼조한범: 왜냐하면, 지금 본인이 평양에서 27일 날 그 대형 사고를 쳤는데, 만일에 우리가 지금 그런 수백 명, 지금 2012년, 2016년 수해 때 대략 500명 이상의 사망 실종을 북한이 공개했거든요? 그런데 그때보다 규모가 더 커요. 그러니까 2016년에 북한 내부에서 들려온 얘기가, 그때 500명대 사망 실종이었는데 내부에서는 1만 명 이상이라는 얘기도 나왔거든요. 그럼 지금 최대, 지금도 나오는 얘기가, 지금 1만 명 단위의 사망 실종설이 퍼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걸 지금 덮으려고 그러는데, 지금 우리 대한민국 언론이나 당국 이런 발로 계속 피해 규모를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 대해서 이제 정면으로 반박을 하는데, 그런데 오히려 그러다 보니까 북한 주민 몰랐다는 얘기를 김정은 위원장이 하는 거죠, 지금 역설적으로.
◎송영석: 한국의 언론들이 어떤 보도를 하고 있는지를...
▼조한범: 본인이 얘기하는 거죠.
◎송영석: 의도치 않게 얘기하는 게 돼버렸군요.
▼조한범: 1,000명이다, 1,500명이다.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은 알죠, 희생이 상당히 컸다는 걸. 왜냐하면, 신의주, 의주만 보더라도 이게 물이 갑자기 차올랐고, 그냥 침수가 아니고 대부분 다 지붕까지 찼어요, 저지대고. 또 신의주 맨 밑에 있는 비단섬이, 거기는 그냥 섬 5개를 둑으로 연결한 일종의 간척지거든요. 그 둑이 무너지면 다 잠겨요. 그런데 이게 8월 1일 날까지도 제가 단둥 쪽에서 영상을 받았는데, 8월 1일까지도 비단섬은 완전히 잠겨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피해 규모는 상당히 역대급일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아까 말씀드렸지만, 평양이라는 특별 도시, 허가증이 있어야 되는 이곳에 1만 5,000명 이상을, 그것도 아이들만, 부모하고 떨어져서, 일부 부모는 왔지만. 이런 극단 조치를 취했다는 얘기는 그만큼 민심을 무마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어요.
◎송영석: 그리고 지금 북한에 있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 중에 또 눈에 띄는 것이, 김정은이 한국식, 그러니까 남한의 언어를 많이 써서 또 주민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는 보도도 있던데, 또 확인되는 내용이 있습니까?
▼조한범: 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을 할 때, 저도 직업상 조선중앙텔레... 조선중앙텔레비죤입니다.
◎송영석: 화면에 나오고 있죠.
▼조한범: 네, 지금 텔레비죤이라고 쓰거든요? 주민, 어르신, TV, 이렇게 말 안 해요. 물론 영어로는 그렇게 TV를 쓰는데 텔레비죤, 그러거든요. 지금 저게 다 북한에서 안 쓰는 말입니다. 저 얘기는 뭐냐 하면 본인은 우리 쪽을 다 모니터링한다는 얘기죠. 그럼 어떻게 할 수 있냐. 김여정만 보더라도 남쪽 언론이 뭐라 그러면 바로바로 대응을 하거든요.
◎송영석: 그렇죠.
▼조한범: 그런데 김 위원장도 이번에 사실은 1,000명, 1,500명, 이 보도는 그 해당 당일날 언론 매체 중의 한두 군데밖에 보도 안 했거든요?
◎송영석: 물론 화면에 나오는 저런 표현들 말고 다른 표현들도 있습니다만, 지금 김정은이 썼다고 나오는 그 표현들은 우리 뉴스에도 많이 나오는 표현들이긴 해요. 드라마도 보고 영화도 본다는 얘기도 있는데, 본인이 또 은연 중에 남한 문물을 많이 좀 보고 있다.
▼조한범: 우리 쪽하고 용어가 많이 다릅니다. 그러니까 저렇게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저런 얘기를 쓰면 이상하다고 바로 알아요.
◎송영석: 그럼 저 정도로 한국식 표현을 쓸 정도면 그만큼 많이 본다는 얘기 아니에요?
▼조한범: 많이 본다는 얘기죠. 어떻게 알 수 있냐면, 아까 말씀드렸지만 한두 군데에서 보도했거든요, 그때? 27일, 그러니까 27일 날 그 사망자가 1,000, 1,500일 때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에서 행사했다고 하는 보도는 그때 한두 군데밖에 보도를 안 했어요. 그런데 그걸 바로 집어서 얘기했거든요. 그러니까 모두가 보도하는 게 아니고 한두 군데 숨어 있는 것까지 본인이 봤다는 얘기죠. 그렇게 보면 생각보다 본인이 모니터링을 하든지 아니면 모니터링하는 보고가 있다는 얘기인데, 그런데 저 정도로 자연스럽게 말한다는 얘기는 본인이 봤을 개연성이 매우 높죠.
◎송영석: 그런데 주민들을 대상으로는 남한말 쓰지 말라, 남한말 쓰면 처벌하겠다고 해서 내부 통제는 강화하고 있는데, 왜 지도자는 이런 말을 쓰느냐, 이렇게 불만을 가질 수 있잖아요. 그 불만을 넘어서서 이때 지도자가 이렇게 나와서 쓴다면, 김정은까지 나와서 이런 한국식 표현을 쓴다면 그 통제가 좀 흐트러질 수 있지 않을까요?
▼조한범: 이미 남북 관계가 좋았을 때요. 김정일 시기죠. 6.15 남북 정상회담, 해빙기 때 남쪽 노래, 대한민국 노래가 일부 해금이 된 적이 있고요, 공식적으로. 그다음에 그때 이제 탈북하신 분들 얘기 들어보면 북한에서는 조금 모자라는 사람을 한 세대 뒤떨어졌다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남한 노래 한두 곡 못 부르면 한 세대 뒤떨어지네, 이 정도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로 SNS라든지 전자기기, 인터넷이 많이 발달했죠. 외부와는 안 되지만. 그러니까 연변가요 형식이라든지 많은 문물들이 들어가거든요. 그렇게 보면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저렇게 쓰면 사실은 북한 주민들 상당수, 여기 탈북하신 분들이 봤던 얘기 거의 대부분 하거든요? 그럼 바로 알죠. 김정은도, 김 위원장도 보는구나라는 걸.
◎송영석: 북한 정권이 얼마나 더 유지될 것인가, 이 부분은 결국 4대 세습까지 이어지느냐가 관건 아니겠습니까?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조한범: 3대도 제가 보기에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선대에 비해서 너무 취약해요.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 김일성을 100으로 잡으면 김정일은 한 80, 그다음에 김정은은 한 50 이하라고 볼 수 있어요. 왜냐하면, 김일성은 항일 빨치산이라는 정치적 자산이 있었고 그다음에 70년대까지만 해도 종합 국력이 우리보다 앞섰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충성을 유도할 수 있는 근거가 좀 있었어요. 그다음에 항일 빨치산 신화도 조작을 많이 했고. 김정일은는 74년부터 아버지 죽을 때 94년까지 20년을 준비했거든요. 둘 다 자연사했죠. 그런데 김정은은 20대 중반에 집권을 해서 경제는 최악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위기가 있고 그다음에 민심 이반이 심하고 그러기 때문에 지금 자체가 상당히 취약하다. 그런 상황에서 지금 4대까지 간다 그러면, 4대까지 가기도 제가 보기에 쉽지 않을뿐더러 4대로 가는 그 과정이 아마 최악의 어떤 권력 누수로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 3대, 4대는 아마 제가 보기에는 김정은 시기 그다음에 4대로 간다면, 특히 김주애도 나오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북한 내구력은 취약해지는 시기로 봐야 돼요.
◎송영석: 그러면 일단 김주애를 후계자로 볼 수 있는지 없는지도 이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 않습니까? 그 논란 자체가 좀 불필요할까요? 필요한 논란이 아닙니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한범: 지금 확실한 건요, 김주애 위에 오빠, 김주애 2013년생, 그다음에 밑에 성별 미상의 아이, 이렇게 얘기가 돼 있는데, 확인된 건 김주애 하나죠. 나머지 둘은 태어났는지, 태어나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건강이 정상인지 아닌지 아무도 모르는 거죠.
◎송영석: 알려진 게 하나도 없죠.
▼조한범: 아무것도 없죠.
◎송영석: 최근에는 김여정이 또 깍듯이 대하는 영상이 또 공개되면서 말이 많았는데.
▼조한범: 그런데 확실한 건 지금 김주애, 북한의 후계 수속이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김주애가 하는 게 후계 수속입니다. 그리고 이 후계 수속은 김정일도 김정은도 저렇게 집중적이고 포괄적인 그다음에 아주 강력한 후계사 수업, 현지 지도를,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후계자 구도는 모르죠. 그러나 확실한 건 김주애는 아주 집중적이고 강도 높은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 이거는 이제 확실하죠.
◎송영석: 일단 북한 정권보다는 주민들을 향해서 던진 메시지가 일단 핵심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제 주민들의 자유 열망을 자극해서 어떤 변화를,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구상도 이제 나온 지 좀 됐잖아요. 과연 가능할 것인가, 이 부분을 따져봐야 될 것 같은데, 과거와 좀 달라졌다고 보십니까?
▼조한범: 우리 역사를 보더라도 유감스럽지만, 민주주의는 피와 땀을 먹고 자랍니다. 어느 날 기적처럼 오질 않거든요? 우리도 4.19 때부터 수십 년간 시민 운동과 우리의 위대한 노력으로 여기까지 온 거거든요, 세계사에. 그럼 북한도 사실은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변화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지금 저 상태로라면 김정은 정권이 무너져도 또 다른 독재 체제가 오거든요. 그 가능성이 매우 높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이 북한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고 우리처럼 북한의 민주화를 견인하는 게 가장 좋은 거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한 거고, 그럴 때 이제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거고, 우리가 용기를 북돋아줄 수 있는 거고 또 같은 민족으로서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거다, 이렇게 보면 결과적으로는 독재 체제를 용납할 수는 없는 거거든요? 가장 좋은 건 북한 주민들이 북한의 미래를 변화시켜나가는 거고, 거기에 대해서 우리도 통일의 대상으로 일정한 역할을 해야 되고 할 수 있는 건 진보든 보수든 우리 정권의 의무라고 볼 수 있죠. 우리 의무라고 볼 수 있죠.
◎송영석: 일단 북한 주민들을 통일의 주체로 삼아서 국제사회와 함께 추진해나가야 된다고 해서 정부의 구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래도 가장 중요한 국가가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 아니겠어요? 그런데 최근에 이제 이번에도 위로전문을 보냈다는 소식은 없고요. 중국과 약간 이상기류가 감지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중국과의 관계.
▼조한범: 일단 이제 중국 린젠 대변인이 8월 1일 날 인터뷰, 브리핑 중에 위로를 표한다는 얘기를 하기는 했어요. 그다음에 이제 왕야쥔 대사가 신의주, 의주의 화교 마을에 가서 지원 용의를 했지만, 옛날처럼 그렇게 끈끈하진 않습니다. 지금 북중 관계는 좋았다 나빴다. 하지만 사실상 지금 최악의 상태로 흘러가고 있고요. 특히 러시아와 협력을 하면서 러시아의 군사 개입 조항이 시진핑 주석을 상당히 자극했다는 설이에요. 사실 중국만 개입할 수 있는데 러시아가 개입해야 되니까 중국의 배타적 영향력이 현저하게 줄었거든요. 이게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판단, 시진핑 주석이 판단을 하고 있고. 이 불신이 상당히 오래 갈 거라는 게 지금 안팎에서 나오는 얘기거든요? 북중 관계는 지금 상당히 안 좋은 상황입니다.
◎송영석: 북중 관계도 좋지 않고 최근에 북한 내부, 민심 이반도 심상치 않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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