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에어컨 설치 중 사망…“1시간 가까이 방치”

입력 2024.08.19 (19:07) 수정 2024.08.20 (08: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보신 것처럼 광주와 전남에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장성의 한 학교 급식실에서는 20대 노동자가 에어컨 설치 작업을 하다 온열질환 증세를 보이며 숨졌는데요.

유족들은 1시간 가까이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장성의 한 중학교 화단.

그늘 하나 없는 뙤약볕 속에 작업복 차림의 청년이 쓰러져 있습니다.

지난 13일 학교 급식실에 에어컨 설치 작업을 하던 27살 양준혁 씨가 열사병 증세를 보이다 쓰러져 숨졌습니다.

입사한 지 이틀째 되는 날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소방당국 관계자/음성변조 : "직원이 이상하다고, 누워있은 지 10분 이상 됐는데 몸이 이상하다고 신고가 들어왔거든요."]

병원 기록에 따르면 양씨가 열사병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건 당일 오후 4시 40분쯤입니다.

주위를 빙글빙글 돌거나 구토를 하는 등의 증세를 보이던 양씨는 점차 의식이 불분명해졌습니다.

당시 장성의 낮 최고기온은 35도에 육박했고, 작업 현장에는 선풍기 두 대가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들은 곧바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양씨가 이상 증세를 보인지 50분이 지난 오후 5시 반쯤에야 소방당국에 신고했습니다.

유족은 회사 관계자들이 양씨를 1시간 가까이 방치해 사망한 것이라며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신우정/유족 : "그대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고 1시간가량 방치해 체온을 측정할 수 없는 고온으로 (숨졌습니다)."]

회사 측은 사고 경위와 대처 과정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해당 현장에 대해 부분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회사 관계자들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박영민/공인노무사 : "(CCTV를 보니) 너무 힘드니까 다시 한 번 나와서 구토한 다음 지그재그로 걸음이 뒤틀리는데 뒤따라오던 팀장과 관리자는 그걸 보고만 있습니다."]

경찰도 현장 관계자와 해당 업체 등을 대상을 업무상 과실 등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박석수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폭염 속 에어컨 설치 중 사망…“1시간 가까이 방치”
    • 입력 2024-08-19 19:07:19
    • 수정2024-08-20 08:56:01
    뉴스7(광주)
[앵커]

보신 것처럼 광주와 전남에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장성의 한 학교 급식실에서는 20대 노동자가 에어컨 설치 작업을 하다 온열질환 증세를 보이며 숨졌는데요.

유족들은 1시간 가까이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장성의 한 중학교 화단.

그늘 하나 없는 뙤약볕 속에 작업복 차림의 청년이 쓰러져 있습니다.

지난 13일 학교 급식실에 에어컨 설치 작업을 하던 27살 양준혁 씨가 열사병 증세를 보이다 쓰러져 숨졌습니다.

입사한 지 이틀째 되는 날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소방당국 관계자/음성변조 : "직원이 이상하다고, 누워있은 지 10분 이상 됐는데 몸이 이상하다고 신고가 들어왔거든요."]

병원 기록에 따르면 양씨가 열사병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건 당일 오후 4시 40분쯤입니다.

주위를 빙글빙글 돌거나 구토를 하는 등의 증세를 보이던 양씨는 점차 의식이 불분명해졌습니다.

당시 장성의 낮 최고기온은 35도에 육박했고, 작업 현장에는 선풍기 두 대가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들은 곧바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양씨가 이상 증세를 보인지 50분이 지난 오후 5시 반쯤에야 소방당국에 신고했습니다.

유족은 회사 관계자들이 양씨를 1시간 가까이 방치해 사망한 것이라며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신우정/유족 : "그대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고 1시간가량 방치해 체온을 측정할 수 없는 고온으로 (숨졌습니다)."]

회사 측은 사고 경위와 대처 과정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해당 현장에 대해 부분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회사 관계자들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박영민/공인노무사 : "(CCTV를 보니) 너무 힘드니까 다시 한 번 나와서 구토한 다음 지그재그로 걸음이 뒤틀리는데 뒤따라오던 팀장과 관리자는 그걸 보고만 있습니다."]

경찰도 현장 관계자와 해당 업체 등을 대상을 업무상 과실 등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박석수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광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