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아침] 빚 때문에 자살 택한 가족

<앵커 멘트>

이번엔 우리 가정의 슬픈 단면을 한번 짚어보려고 합니다 가계 채무는 이제 단순히 빚 수준의 부담을 넘어 우리의 삶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도 빚 문제로 고민하던 일가족이 자살을 시도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최영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이죠?

<리포트>
자살을 시도한 김모 씨는 작은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요.

최근 김모 씨는 7억 원 대의 빚을 갚지 못해 괴로워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김 씨 가족들은 차 안에서 가족들과 함께 독극물을 마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사건 현장을 먼저 찾아가 봤습니다.

사흘 전 경기도 양평. 일가족 네 명이 독극물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자영업을 하던 40대 가장 김모 씨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부인과 올해 9살, 7살 난 아들 딸과 함께 독극물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씨는 자살하기 직전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약을 먹었다는 얘기를 했고, 전화를 받은 친구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인터뷰> 황경훈 순경(양평경찰서 양수 지구대): "현장에 도착하니까 아버님이 여기서 횡설수설하고 계시더라고요. 얼굴이 상기되어있고 술먹은 것처럼 횡설수설 하시더라구요. 입에서 약간 약냄새가 나서 약을 먹은 것으로 판단을 했고요. (승용차) 안을 보니까 아들이랑 딸이 울고 있더라고요.'

신고전화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을 때 김 씨 가족은 심한 구토증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황경훈 순경(양평경찰서 양수 지구대): "처음에는 아버지가 술드시고 그러시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어머니가 구토하는거 보고 깜짝 놀랬어요. 정말 약을 드셨구나... 응급상황이라고 판단을 했죠."

차 안에서는 마시다 남은 콜라병이 발견됐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콜라 속에 독극물이 섞여져 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재 김 씨 가족은 서울 시내의 한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있는데요.

병원 측에서는 응급조치를 실시하고 경과를 보고 있지만 낙관적이진 않습니다.

<인터뷰> 김영민(담당의사): "처음 응급실에 왔을때는 네 가족 모두 의식은 명료한 상태였지만 구토증세를 보였고 불안정한 상태를 보였는데요.일단은 저희가 응급조치를 먼저 하고..."

일가족의 자실 시도. 김 씨 가족이 이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사업을 하던 김 씨는 최근 7억 원 대의 빚을 갚지 못해 힘들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김모 씨(아파트 경비): "좀 어렵다는 소리는 했어요. (애들은 어땠어요?) 애들은 아무 기색 없이 잘 놀았고...너무나 아쉽죠.. 젊은 분들이 어떻게 하다가..."

작은 가구대리점을 경영하던 김 씨. 최근 들어 직원들 월급조차 제대로 주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린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로 인한 괴로움이 결국 일가족 자살기도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갚을 길이 보이지 않는 빚의 무게. 당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게 채무자들의 상황인데, 절망적인 선택말고 개인 파산을 신청하는 사례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채무자가 도저히 빚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개인파산제도를 통해 빚을 탕감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인터뷰> 권정순 (변호사): "그 재산과 수입에 비해 채무가 너무 과하다고 생각이 되면 일정한 요건하에 파산선고를 내려주고 면책결정을 내려줍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 씨. 식당운영을 위해 빚을 지기 시작한 이 씨는 결국 10억 원이라는 부채를 안고 개인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녹취> 이모 씨(개인파산자): "은행대출, 카드 빚, 사채 등을 쓰다보니 눈덩이처럼 불고 도저히 감당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최근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개인파산은 5년 새 100배로 폭증했습니다. 올 연말이면 3만3천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인파산 신청의 가장 큰 원인은 사업 실패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빚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해서 개인 파산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게 현실인데요.

그러나 극단적 선택을 해 더 큰 불행으로 이어지기에 앞서 개인파산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권정순 (변호사): "본인이 지고 있는 채무가 반드시 개인의 책임만으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만 있는게 아니라 세계적으로 파산제도라는 것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