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살롱] ‘우리 부부 행복합니다’…22% 불과

입력 2005.11.30 (08:59) 수정 2005.11.3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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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행복하자고 한 결혼이지만 뜻대로 안 되는 게 또 결혼인 것 같습니다.
최근 한 재단에서 부부 행복 지수를 조사한 바로는 충분히 행복하다는 부부가 전체의 22% 정도에 그쳤다고 합니다.

나머지는 그저 그렇거나 심지어는 불행하다는 응답도 많았는데요. 오늘날 가정의 위기를 실감케 하는 대목입니다.

선재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1>
선 기자,우리 부부는 행복하다고 응답한 분들이 얼핏 봐도 너무 적은데요, 부부 행복 지수는 어떻게 산출된 겁니까.

답변>
행복가정재단이라는 단체가 조사한 부부행복지수는 10가지 항목을 근거로 산출됐습니다.

시청자 여러 분도 준비된 표를 보면서 부부 행복지수를 직접 한번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주말은 배우자와 함께 지낼 생각에 즐겁다 -포옹 등 애정 표현을 자주 한다 -생일 기념일을 꼭 챙긴다 -칭찬을 자주 한다 -배우자가 화를 내면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양가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자주 한다 -부모님 앞에서 배우자 편을 든다 -가사 분담 -배우자가 고민이 있으면 최우선 돕는다 -부부 생활에 만족감을 느낀다.

매우 그렇다고 여기면 3점을, 그렇다 2점,그렇지 않다 1점을 각각 주게 되는데요.

여기서 24점 이상이 나와야 충분히 행복한 부부라는 얘깁니다. 조사 대상 150쌍 가운데 불과 22%입니다. 그저 그렇다는 분들이 50% 정도, 행복하지 않다,즉 불행하다고 분류된 분들도 28%로, 행복하다는 응답보다 오히려 더 많았습니다. 특히 부부의 정이 더욱 남다를 것 같은 4-50대의 경우 행복하다는 응답이 5%도 채 안 됐습니다.

<인터뷰> 이해국(가톨릭의대 교수): "40대 50대가 될수록 마음은 있지만 구체적인 행동을 잘 못한다는 거죠.하지만 아무리 마음이 있어도 표현을 안 하면 상대방이 느끼지 못합니다"

행복가정재단은 이혼율을 낮추겠다면서 지난 월요일 출범한 단첸데요. 부부 갈등을 부부만의 문제로 남겨 두는 대신에 이를 예방하고 해소하는 갖가지 프로그램과 상담, 이벤트 등을 만들어 사회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부부 문제를 주로 상담해 온 김병후 박사가 이사장을 맡았고 오세훈 변호사 부부가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됩니다.

<인터뷰> 오세훈 변호사(행복가정재단 홍보대사): "집사람 없이 애들 데리고 주말에 장을 본 게 4번 되더라구요,6주 동안.이 정도면 자격 있지요.."

행복한 부부가 되기 위한 행동수칙도 나왔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무리없이 실천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하루에 한 번 애정표현하기, 일주일에 두 번 감사와 칭찬의 말 하기, 한 달에 세 번 가족과 식사하기, 한 달에 한 번은 부부가 각자의 시간을 갖기 이렇게 4가집니다.

질문2>
결혼하고 세월이 지날수록 마음이나 생각보다는 구체적인 말로,행동으로 사랑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 같네요. 앵커2)화제를 조금 바꿔서요. 휠체어 탄 천사라 불리는 분이 계시다면서요.

답변2>
경기도 이천에서 장애인 시설을 운영하는 분인데요. 놀라운 것은 이 분 역시 휠체어 없이는 꼼짝도 못하는 중증 장애인이라는 겁니다. 사실 자기 몸도 추스릴 수 없는 처진데도 15명의 중증 장애인의 엄마가 된 드물게 아름다운 분입니다.

작은 평화의 집은 경기도 이천에 있는 시설입니다. 15살부터 41살까지 중증 장애인 15명의 보금자립니다. 이곳 안주인은 장은경씨인데요. 자신 역시 어렸을 때 사고를 당해 1급 장애인이 됐지만 15년째 엄마 노릇을 해 왔습니다.

휠체어를 탄 채 반찬을 만들고 밥 짓기 등 부엌일을 다 하고 빨래도 직접 해다 넙니다.

<인터뷰> 장은경(작은 평화의 집 원장): "아이들이 어느 순간 깜짝 놀랄 그런 모습을 보일 때가 있어요.일반 엄마들도 너무 기뻐하잖아요.저도 그런 기쁨이 있어요.아이들이 많으니까 더 자주 많이 느끼지요"

여기 머무는 장애인 식구들은 지능지수가 채 50이 안 되지만 노래도 하고 수화도 배울 정도로 삶의 의욕이 넘쳐서 장은경씨가 얼마나 사랑으로 살뜰히 보살펴 왔는지 짐작케 합니다.

장은경씨는 최근 '둥기 둥기 둥기야'라는 시집을 냈습니다. 인대가 파열될 정도로 안아서 극진히 간호했던 12살 대현이가 몇달 전 끝내 숨졌는데요. 대현이를 기리기 위해 쓴 시집입니다.

"이 땅에서의 마지막 노래가 끝나고 새로운 세상으로 갈 때엔 누가 뭐래도 너만은 날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장씨는 대현이를 간호하면서 장애안 전문 병원이 얼마나 필요한지 절감했다고 하는데요. 이 시집을 팔아 장애아 전문 병원을 만들고 싶어합니다. 지금도 통증으로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룬다면서도 이 세상 어떤 엄마보다도 더한 사랑과 희생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장씨는 사랑과 희생이 기쁨이고 자유의 길임을 깨달았으니 자신은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이혼하면 자기 자식조차 버릴 정도로 각박하고 메마른 세태지만 작은 평화의 집만은 작은 천국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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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05-11-30 15: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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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행복하자고 한 결혼이지만 뜻대로 안 되는 게 또 결혼인 것 같습니다. 최근 한 재단에서 부부 행복 지수를 조사한 바로는 충분히 행복하다는 부부가 전체의 22% 정도에 그쳤다고 합니다. 나머지는 그저 그렇거나 심지어는 불행하다는 응답도 많았는데요. 오늘날 가정의 위기를 실감케 하는 대목입니다. 선재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1> 선 기자,우리 부부는 행복하다고 응답한 분들이 얼핏 봐도 너무 적은데요, 부부 행복 지수는 어떻게 산출된 겁니까. 답변> 행복가정재단이라는 단체가 조사한 부부행복지수는 10가지 항목을 근거로 산출됐습니다. 시청자 여러 분도 준비된 표를 보면서 부부 행복지수를 직접 한번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주말은 배우자와 함께 지낼 생각에 즐겁다 -포옹 등 애정 표현을 자주 한다 -생일 기념일을 꼭 챙긴다 -칭찬을 자주 한다 -배우자가 화를 내면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양가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자주 한다 -부모님 앞에서 배우자 편을 든다 -가사 분담 -배우자가 고민이 있으면 최우선 돕는다 -부부 생활에 만족감을 느낀다. 매우 그렇다고 여기면 3점을, 그렇다 2점,그렇지 않다 1점을 각각 주게 되는데요. 여기서 24점 이상이 나와야 충분히 행복한 부부라는 얘깁니다. 조사 대상 150쌍 가운데 불과 22%입니다. 그저 그렇다는 분들이 50% 정도, 행복하지 않다,즉 불행하다고 분류된 분들도 28%로, 행복하다는 응답보다 오히려 더 많았습니다. 특히 부부의 정이 더욱 남다를 것 같은 4-50대의 경우 행복하다는 응답이 5%도 채 안 됐습니다. <인터뷰> 이해국(가톨릭의대 교수): "40대 50대가 될수록 마음은 있지만 구체적인 행동을 잘 못한다는 거죠.하지만 아무리 마음이 있어도 표현을 안 하면 상대방이 느끼지 못합니다" 행복가정재단은 이혼율을 낮추겠다면서 지난 월요일 출범한 단첸데요. 부부 갈등을 부부만의 문제로 남겨 두는 대신에 이를 예방하고 해소하는 갖가지 프로그램과 상담, 이벤트 등을 만들어 사회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부부 문제를 주로 상담해 온 김병후 박사가 이사장을 맡았고 오세훈 변호사 부부가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됩니다. <인터뷰> 오세훈 변호사(행복가정재단 홍보대사): "집사람 없이 애들 데리고 주말에 장을 본 게 4번 되더라구요,6주 동안.이 정도면 자격 있지요.." 행복한 부부가 되기 위한 행동수칙도 나왔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무리없이 실천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하루에 한 번 애정표현하기, 일주일에 두 번 감사와 칭찬의 말 하기, 한 달에 세 번 가족과 식사하기, 한 달에 한 번은 부부가 각자의 시간을 갖기 이렇게 4가집니다. 질문2> 결혼하고 세월이 지날수록 마음이나 생각보다는 구체적인 말로,행동으로 사랑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 같네요. 앵커2)화제를 조금 바꿔서요. 휠체어 탄 천사라 불리는 분이 계시다면서요. 답변2> 경기도 이천에서 장애인 시설을 운영하는 분인데요. 놀라운 것은 이 분 역시 휠체어 없이는 꼼짝도 못하는 중증 장애인이라는 겁니다. 사실 자기 몸도 추스릴 수 없는 처진데도 15명의 중증 장애인의 엄마가 된 드물게 아름다운 분입니다. 작은 평화의 집은 경기도 이천에 있는 시설입니다. 15살부터 41살까지 중증 장애인 15명의 보금자립니다. 이곳 안주인은 장은경씨인데요. 자신 역시 어렸을 때 사고를 당해 1급 장애인이 됐지만 15년째 엄마 노릇을 해 왔습니다. 휠체어를 탄 채 반찬을 만들고 밥 짓기 등 부엌일을 다 하고 빨래도 직접 해다 넙니다. <인터뷰> 장은경(작은 평화의 집 원장): "아이들이 어느 순간 깜짝 놀랄 그런 모습을 보일 때가 있어요.일반 엄마들도 너무 기뻐하잖아요.저도 그런 기쁨이 있어요.아이들이 많으니까 더 자주 많이 느끼지요" 여기 머무는 장애인 식구들은 지능지수가 채 50이 안 되지만 노래도 하고 수화도 배울 정도로 삶의 의욕이 넘쳐서 장은경씨가 얼마나 사랑으로 살뜰히 보살펴 왔는지 짐작케 합니다. 장은경씨는 최근 '둥기 둥기 둥기야'라는 시집을 냈습니다. 인대가 파열될 정도로 안아서 극진히 간호했던 12살 대현이가 몇달 전 끝내 숨졌는데요. 대현이를 기리기 위해 쓴 시집입니다. "이 땅에서의 마지막 노래가 끝나고 새로운 세상으로 갈 때엔 누가 뭐래도 너만은 날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장씨는 대현이를 간호하면서 장애안 전문 병원이 얼마나 필요한지 절감했다고 하는데요. 이 시집을 팔아 장애아 전문 병원을 만들고 싶어합니다. 지금도 통증으로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룬다면서도 이 세상 어떤 엄마보다도 더한 사랑과 희생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장씨는 사랑과 희생이 기쁨이고 자유의 길임을 깨달았으니 자신은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이혼하면 자기 자식조차 버릴 정도로 각박하고 메마른 세태지만 작은 평화의 집만은 작은 천국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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