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세계 최대 ‘자율주행’ 도시 중국 우한을 가다

입력 2024.09.03 (15:30) 수정 2024.09.0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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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최대 자율주행 도시를 꿈꾸는 중국 우한에서는 무인 기술이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습니다.

무인 택배차와 무인 트럭, 심지어 무인 항구까지 등장했다는데요.

베이징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김효신 특파원, 우한 현지를 취재했다면서요.

직접 본 도시의 모습은 어땠나요?

[기자]

네, 중국 우한은 한 마디로 거대한 '무인 기술의 실험실' 같았습니다.

중국 우한은 자동차 기업들이 몰려 있어 중국의 디트로이트로 불리는데요.

최근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500여 대의 무인 택시를 도입하면서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고 있습니다.

저도 출근 시간대를 골라 운전자가 없는 4단계 자율주행 로보 택시를 직접 타봤습니다.

차 유리창 화면에 전화번호 뒷자리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출발 버튼을 누르자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가장 혼잡한 시간인데도, 차선 변경이나 도로 진·출입을 무난히 해냈습니다.

택시 요금도 일반 택시의 60% 수준에 불과해 우한 로보택시 이용 연인원이 올해 벌써 1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황안무/우한 시민 : "인류의 일상적인 필요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야간에 차를 탈 수 있고 더 나은 경험을 하게 해주니까요."]

[앵커]

굉장히 편리해 보이는데요.

이런 무인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것이 택시만은 아니라면서요?

[기자]

네, 우한에서는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자율 주행과 관련된 다양한 실험과 적용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우한시 외곽에서는 자율주행 택배 차량이 주택가를 돌며 배달에 나서고 있었습니다.

자율주행 택시와 택배 차량의 운영이 가능했던 데는 중국 당국이 최근 우한 등 20여 개 도시에 '클라우드 도로'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인데요.

차량과 도로, 교통 제어시스템을 하나로 연결해 도시 전체의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 받아 안전성을 높였습니다.

[천보/지두과학기술 스마트운전 부장 : "실제 주변 감지를 통해 더욱 안전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연결망을 통해 정보를 전송하는 방식입니다."]

제가 시승한 지두 무인주행 차량의 경우 통신 위성 3대와 정보를 주고받고 있었는데요.

이처럼 자동차 제조업체뿐 아니라 위성 통신과 AI 같은 기술 지원 업체들도 우한에 몰려들면서 자율주행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우한 경제구역에만 9개 완성차 회사와 자동차 공장 13곳, 1,200여 부품사가 몰려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우한의 소프트웨어 기업 매출은 지난해 56조 원대로, 전년보다 20% 늘었습니다.

[쉬카이/우한지무지능기술공사 정부기업 부장 : "스마트 커넥티드카를 만드는 곳이라면 사무실과 생산 시설 임대 비용을 50%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관련 산업의 집적화와 기술 지원도 비결이라는 건데, 문제는 없나요?

[기자]

네, 현지 주민들을 만나보니,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교통 안전과 일자리 문제를 꼽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우한시는 양쯔강을 품고 있어 내륙항을 여러 곳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한항에 중국 전역에서 컨테이너가 모이면, 무인 차량이 운반해 자동으로 선박에 싣습니다.

사람이 필요 없는 '무인 항구'를 구현해 낸 겁니다.

택시와 택배, 항구 등 산업현장이 무인화되면서 당장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지난 5월에는 지역 택시 회사가 우한시에 로보 택시 운행을 제한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우한 택시 기사 : "택시 기사는 서서히 굶어 죽고 있는 상태죠. 지금 이 사회는 결국 한 무리의 사람들을 도태시키고 말 겁니다."]

최근에는 우한 시내를 운행하던 무인 택시가 무단 횡단하던 보행자를 치는 사고도 발생했는데요.

여러 우려에도 중국 당국은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며 자율주행 기술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이인영 김신형 한미희 김은주/영상출처:CCTV·하오칸·지무지능기술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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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현장] 세계 최대 ‘자율주행’ 도시 중국 우한을 가다
    • 입력 2024-09-03 15:30:57
    • 수정2024-09-03 15: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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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최대 자율주행 도시를 꿈꾸는 중국 우한에서는 무인 기술이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습니다.

무인 택배차와 무인 트럭, 심지어 무인 항구까지 등장했다는데요.

베이징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김효신 특파원, 우한 현지를 취재했다면서요.

직접 본 도시의 모습은 어땠나요?

[기자]

네, 중국 우한은 한 마디로 거대한 '무인 기술의 실험실' 같았습니다.

중국 우한은 자동차 기업들이 몰려 있어 중국의 디트로이트로 불리는데요.

최근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500여 대의 무인 택시를 도입하면서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고 있습니다.

저도 출근 시간대를 골라 운전자가 없는 4단계 자율주행 로보 택시를 직접 타봤습니다.

차 유리창 화면에 전화번호 뒷자리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출발 버튼을 누르자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가장 혼잡한 시간인데도, 차선 변경이나 도로 진·출입을 무난히 해냈습니다.

택시 요금도 일반 택시의 60% 수준에 불과해 우한 로보택시 이용 연인원이 올해 벌써 1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황안무/우한 시민 : "인류의 일상적인 필요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야간에 차를 탈 수 있고 더 나은 경험을 하게 해주니까요."]

[앵커]

굉장히 편리해 보이는데요.

이런 무인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것이 택시만은 아니라면서요?

[기자]

네, 우한에서는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자율 주행과 관련된 다양한 실험과 적용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우한시 외곽에서는 자율주행 택배 차량이 주택가를 돌며 배달에 나서고 있었습니다.

자율주행 택시와 택배 차량의 운영이 가능했던 데는 중국 당국이 최근 우한 등 20여 개 도시에 '클라우드 도로'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인데요.

차량과 도로, 교통 제어시스템을 하나로 연결해 도시 전체의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 받아 안전성을 높였습니다.

[천보/지두과학기술 스마트운전 부장 : "실제 주변 감지를 통해 더욱 안전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연결망을 통해 정보를 전송하는 방식입니다."]

제가 시승한 지두 무인주행 차량의 경우 통신 위성 3대와 정보를 주고받고 있었는데요.

이처럼 자동차 제조업체뿐 아니라 위성 통신과 AI 같은 기술 지원 업체들도 우한에 몰려들면서 자율주행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우한 경제구역에만 9개 완성차 회사와 자동차 공장 13곳, 1,200여 부품사가 몰려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우한의 소프트웨어 기업 매출은 지난해 56조 원대로, 전년보다 20% 늘었습니다.

[쉬카이/우한지무지능기술공사 정부기업 부장 : "스마트 커넥티드카를 만드는 곳이라면 사무실과 생산 시설 임대 비용을 50%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관련 산업의 집적화와 기술 지원도 비결이라는 건데, 문제는 없나요?

[기자]

네, 현지 주민들을 만나보니,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교통 안전과 일자리 문제를 꼽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우한시는 양쯔강을 품고 있어 내륙항을 여러 곳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한항에 중국 전역에서 컨테이너가 모이면, 무인 차량이 운반해 자동으로 선박에 싣습니다.

사람이 필요 없는 '무인 항구'를 구현해 낸 겁니다.

택시와 택배, 항구 등 산업현장이 무인화되면서 당장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지난 5월에는 지역 택시 회사가 우한시에 로보 택시 운행을 제한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우한 택시 기사 : "택시 기사는 서서히 굶어 죽고 있는 상태죠. 지금 이 사회는 결국 한 무리의 사람들을 도태시키고 말 겁니다."]

최근에는 우한 시내를 운행하던 무인 택시가 무단 횡단하던 보행자를 치는 사고도 발생했는데요.

여러 우려에도 중국 당국은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며 자율주행 기술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이인영 김신형 한미희 김은주/영상출처:CCTV·하오칸·지무지능기술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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