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 명 뽑는다던 재벌…얼어붙은 취업 시장 추석 덕담주의보 [뉴스in뉴스]

입력 2024.09.13 (12:36) 수정 2024.09.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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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주면 민족의 명절 추석인데요.

좋은 데 취업하라는 덕담도 잘 봐가면서 하셔야겠습니다.

취업시장이 얼어붙었다는 말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현 정부 초에 재벌들이 앞다퉈 투자와 채용을 늘리겠다고 했었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박대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취업시장 역대급 한파라는 말도 있는데 실제로 그런가요?

[기자]

최근 한 취업정보 업체의 설문 조사 결과가 보도되면서 충격을 던졌는데요.

하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한 대기업이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대기업 세 곳 중 두 곳은 채용할 계획이 없다는 뜻입니다.

지난 10년간 최저라는게 이 업체 설명입니다.

너무 많이 줄어서 의심스러울 정도인데요.

채용 계획을 확정한 중소기업 비율도 지난해보다 10%p 줄었습니다.

[앵커]

박 기자도 의심이 된다고 했는데, 다른 통계는 어떤가요?

[기자]

청년들이 가고 싶어하는 일자리 중에 은행이 있습니다.

지난해 4대 은행이 공채로 천 8백명 대를 뽑았는데 올해는 천 3백 명대로 줄었습니다.

지점도 줄었고 사람이 하던 일을 인공지능과 전산 시스템이 대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은행은 세자리수 채용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두자리 수 이하만 뽑고 하고 있습니다.

또 공채보다는 수시 채용과 경력직 채용이 많은데요.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구직자 입장에서는 경력 쌓을 곳이 없는데 경력직만 자꾸 뽑는다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앵커]

정부 통계는 어떻습니까?

[기자]

정부의 공식 통계를 보더라도 최근 청년들의 고용 상황이 상당히 좋지 않습니다.

지난달 15살에서 29살까지의 고용률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0.3%p 줄었습니다.

특히 대학이나 고등학교를 갖 졸업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든 20대 초반의 고용률이 0.8% 감소했습니다.

청년 인구가 줄었지만 청년 고용률 자체도 줄어드는 것입니다.

일을 하지도, 일을 구하지도 않고 그냥 쉬는 20대가 1년 전에 비해서 5만 4천 명 늘어 43만 8천명이나 됩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원하는 종류의 일자리를 못 가진 청년들이 구직을 포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현 정부 초에 재벌 그룹들이 잇따라 대규모 투자와 채용 계획을 밝혔었는데요.

그걸 지키는데도 채용 한파가 나타나는 것입니까?

[기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5월 말에 주요 재벌이 일제히 대규모 채용과 투자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예를들어 삼성은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하고 8만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현재 몇 명 채용했느냐고 제가 물어보니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약속한 규모를 지키고 있다" 고 답이 왔습니다.

5년간 5만 명을 채용하겠다던 SK는 지금까지 4만 천 명을 채용했다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2만 명을 채용하겠다던 한화도 "대체적으로 이행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밖에 LG나 현대차도 숫자는 밝힐 수 없지만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다들 하고 있다고 하는데 SK 빼놓고는 구체적인 숫자는 안 밝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말 이행되고 있는데도 채용 한파가 계속되고 있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정권 초였던 당시에 잘 보이려고 감당할 수 없는 약속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는데요.

그런 지적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채용과 투자 계획이 이행되고 있는지 밝혀야겠습니다.

보다 본질적으로는 미래의 경영 상황을 알 수 없는데 정권 초에 일괄적으로 투자와 채용 계획을 약속한 일이 과연 옳은 일이었나 의문도 듭니다.

삼성과 SK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경기가 급변하면서 사업부문 중에 재편이나 축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구직자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만한 정보도 주고 가시죠.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과 구직자들이 준비하는 방향이 다른경우가 많죠?

[기자]

네, 상당수 구직자들은 취업에 가장 중요한게 소위 스펙이라는 학벌이나 토익 점수라고 생각하는데요.

정작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대기업이 직원을 새로 뽑을때 가장 중시하는 요소는 '직무 관련 일 경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지난해 말 설문 조사한 결과인데요.

그 다음으로 보는 게 직무 역량과 전공 지식입니다.

일 경험 방식은 석달 이상의 인턴십이나 기업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식이 선호됐습니다.

필기시험 위주의 공채가 줄고 있는 만큼 대학 생활 동안 공모전 활동이나 아르바이트, 인턴 경험을 쌓으라고 취업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또 정부와 기업도 다음 세대를 위해 더 많은 인턴 기회를 부여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세대를 키우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대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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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만 명 뽑는다던 재벌…얼어붙은 취업 시장 추석 덕담주의보 [뉴스in뉴스]
    • 입력 2024-09-13 12:36:05
    • 수정2024-09-13 13: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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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주면 민족의 명절 추석인데요.

좋은 데 취업하라는 덕담도 잘 봐가면서 하셔야겠습니다.

취업시장이 얼어붙었다는 말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현 정부 초에 재벌들이 앞다퉈 투자와 채용을 늘리겠다고 했었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박대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취업시장 역대급 한파라는 말도 있는데 실제로 그런가요?

[기자]

최근 한 취업정보 업체의 설문 조사 결과가 보도되면서 충격을 던졌는데요.

하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한 대기업이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대기업 세 곳 중 두 곳은 채용할 계획이 없다는 뜻입니다.

지난 10년간 최저라는게 이 업체 설명입니다.

너무 많이 줄어서 의심스러울 정도인데요.

채용 계획을 확정한 중소기업 비율도 지난해보다 10%p 줄었습니다.

[앵커]

박 기자도 의심이 된다고 했는데, 다른 통계는 어떤가요?

[기자]

청년들이 가고 싶어하는 일자리 중에 은행이 있습니다.

지난해 4대 은행이 공채로 천 8백명 대를 뽑았는데 올해는 천 3백 명대로 줄었습니다.

지점도 줄었고 사람이 하던 일을 인공지능과 전산 시스템이 대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은행은 세자리수 채용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두자리 수 이하만 뽑고 하고 있습니다.

또 공채보다는 수시 채용과 경력직 채용이 많은데요.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구직자 입장에서는 경력 쌓을 곳이 없는데 경력직만 자꾸 뽑는다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앵커]

정부 통계는 어떻습니까?

[기자]

정부의 공식 통계를 보더라도 최근 청년들의 고용 상황이 상당히 좋지 않습니다.

지난달 15살에서 29살까지의 고용률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0.3%p 줄었습니다.

특히 대학이나 고등학교를 갖 졸업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든 20대 초반의 고용률이 0.8% 감소했습니다.

청년 인구가 줄었지만 청년 고용률 자체도 줄어드는 것입니다.

일을 하지도, 일을 구하지도 않고 그냥 쉬는 20대가 1년 전에 비해서 5만 4천 명 늘어 43만 8천명이나 됩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원하는 종류의 일자리를 못 가진 청년들이 구직을 포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현 정부 초에 재벌 그룹들이 잇따라 대규모 투자와 채용 계획을 밝혔었는데요.

그걸 지키는데도 채용 한파가 나타나는 것입니까?

[기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5월 말에 주요 재벌이 일제히 대규모 채용과 투자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예를들어 삼성은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하고 8만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현재 몇 명 채용했느냐고 제가 물어보니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약속한 규모를 지키고 있다" 고 답이 왔습니다.

5년간 5만 명을 채용하겠다던 SK는 지금까지 4만 천 명을 채용했다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2만 명을 채용하겠다던 한화도 "대체적으로 이행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밖에 LG나 현대차도 숫자는 밝힐 수 없지만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다들 하고 있다고 하는데 SK 빼놓고는 구체적인 숫자는 안 밝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말 이행되고 있는데도 채용 한파가 계속되고 있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정권 초였던 당시에 잘 보이려고 감당할 수 없는 약속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는데요.

그런 지적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채용과 투자 계획이 이행되고 있는지 밝혀야겠습니다.

보다 본질적으로는 미래의 경영 상황을 알 수 없는데 정권 초에 일괄적으로 투자와 채용 계획을 약속한 일이 과연 옳은 일이었나 의문도 듭니다.

삼성과 SK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경기가 급변하면서 사업부문 중에 재편이나 축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구직자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만한 정보도 주고 가시죠.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과 구직자들이 준비하는 방향이 다른경우가 많죠?

[기자]

네, 상당수 구직자들은 취업에 가장 중요한게 소위 스펙이라는 학벌이나 토익 점수라고 생각하는데요.

정작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대기업이 직원을 새로 뽑을때 가장 중시하는 요소는 '직무 관련 일 경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지난해 말 설문 조사한 결과인데요.

그 다음으로 보는 게 직무 역량과 전공 지식입니다.

일 경험 방식은 석달 이상의 인턴십이나 기업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식이 선호됐습니다.

필기시험 위주의 공채가 줄고 있는 만큼 대학 생활 동안 공모전 활동이나 아르바이트, 인턴 경험을 쌓으라고 취업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또 정부와 기업도 다음 세대를 위해 더 많은 인턴 기회를 부여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세대를 키우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대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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