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15만 원, 알뜰폰 30만 원”…‘대포 계정’ 돈거래 기승

[앵커]

카카오톡 계정을 온라인에서 사고파는 실태, 앞서 자세히 전해드렸습니다.

이렇게 유통된 계정은 마치 대포폰처럼,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는데요.

취재 결과, 카톡뿐 아니라 온갖 계정에 가격표가 달려 거래되고 있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카카오톡 계정을 산다는 온라인 홍보 글.

거래를 원하면 '공지방'에 들어오라고 적혔습니다.

안내된 주소로 접속하니 텔레그램 대화방으로 초대됩니다.

지금 '공지방'이란 곳에 들어왔는데요.

계정을 매입하겠단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겠다는 계정이 카톡만이 아닙니다.

포털, 쇼핑몰, 게임사이트까지 온갖 계정에 가격표가 달렸습니다.

특히 유심 하나로 전화번호 여러 개를 만들 수 있는 알뜰폰 계정은 기본 30만 원에 웃돈까지 제시합니다.

심지어 중고거래 사이트 계정도 거래되는데, 가입 기간이 길고 거래 평판이 좋을수록 가격이 오릅니다.

중고거래 관련 사기에 악용될 소지가 큽니다.

[중고 거래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거래 내역을 확인했더니 다 잘돼 있고, 내역도 많으니까 믿을 수밖에 없거든요. 이미 늦은 거죠. 대포 계정이란 건 잡을 수가 없다고 하니까…."]

기존의 '대포 폰'이나 '대포 차량'처럼, 온라인 공간에선 이 같은, 이른바 '대포 계정'이 범죄의 수단이 되는 겁니다.

[염흥렬/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 "일종의 신원 관리 시스템에 커다란 변화가 생긴 거고요. (인터넷 개인 계정이) 악용될 수 있는 여러 가지 허점들을 한번 살펴볼 필요성이 있을 것 같고요. 허점들을 메꿀 수 있는 신원 관리 체계 개선이 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경찰은 개인 계정을 남에게 파는 행위는 엄연히 형사 처벌 대상이며 범죄에 이용되면 방조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