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비상’에도 보 개방 못해…취양수 시설 때문

입력 2024.10.02 (21:40) 수정 2024.10.0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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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낙동강 녹조가 심각한데 보를 개방해 물을 흘려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유를 알고 봤더니 수돗물과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설치된 시설 상당수가 낙동강 최저수위보다 높아서 물을 빼기가 어려웠던 것이었습니다.

박준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낙동강 강정고령보 인근의 죽곡 양수장.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시설로, 인근 농민들은 봄이 되면 강에서 퍼 올린 물로 농사를 짓습니다.

그런데, 올여름과 같이 대규모 녹조가 발생하거나 수질 오염이 심해져도 보 수문을 쉽게 열 수는 없습니다.

양수 시설 취수구가 하천 바닥에서 13미터에 설치돼있다 보니 보에 물이 가득한 관리 수위 14미터에서 1미터만 낮아져도 취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황종구/대구시 달성군 죽곡2리 이장 : "농수로, 공업용수, 생활용수, 먹는 물. 그 물로 다 쓰고 있습니다. (보를 열어서) 비가 안 오고 물이 없으면 그거는 어떻게 감당할 겁니까."]

낙동강에 설치된 118개의 취·양수 시설 중 절반은 이곳과 사정이 비슷합니다.

취.양수 시설들이 보에 물이 가득 찬 관리 수위에서는 별문제가 없지만 수문을 완전히 개방했을 때인 최저수위에서는 물을 취수할 수 없는 높이에 설치돼 있습니다.

이에 환경부는 최저수위에서도 물을 퍼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2021년부터 취.양수시설 개선사업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공사를 시작한 곳은 단 한 곳도 없고, 설계가 완료된 곳도 4곳에 불과합니다.

올해와 내년 예산은 아예 책정되지도 않았습니다.

[정혜경/국회의원/진보당 : "환경부 발표, 입장으로 보면 27년 이후에 취·양수 시설을 개선하겠다라고 이야기하는데, 27년부터 하겠다는 얘기는 개선 의지가 없다는 얘기죠."]

취.양수 시설 개선작업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녹조와 수질사고 등 비상 상황에도 보 수문의 탄력적인 운용은 당분간 어렵게 됐습니다.

KBS 뉴스 박준우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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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조 ‘비상’에도 보 개방 못해…취양수 시설 때문
    • 입력 2024-10-02 21:40:20
    • 수정2024-10-04 18:34:33
    뉴스9(창원)
[앵커]

낙동강 녹조가 심각한데 보를 개방해 물을 흘려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유를 알고 봤더니 수돗물과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설치된 시설 상당수가 낙동강 최저수위보다 높아서 물을 빼기가 어려웠던 것이었습니다.

박준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낙동강 강정고령보 인근의 죽곡 양수장.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시설로, 인근 농민들은 봄이 되면 강에서 퍼 올린 물로 농사를 짓습니다.

그런데, 올여름과 같이 대규모 녹조가 발생하거나 수질 오염이 심해져도 보 수문을 쉽게 열 수는 없습니다.

양수 시설 취수구가 하천 바닥에서 13미터에 설치돼있다 보니 보에 물이 가득한 관리 수위 14미터에서 1미터만 낮아져도 취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황종구/대구시 달성군 죽곡2리 이장 : "농수로, 공업용수, 생활용수, 먹는 물. 그 물로 다 쓰고 있습니다. (보를 열어서) 비가 안 오고 물이 없으면 그거는 어떻게 감당할 겁니까."]

낙동강에 설치된 118개의 취·양수 시설 중 절반은 이곳과 사정이 비슷합니다.

취.양수 시설들이 보에 물이 가득 찬 관리 수위에서는 별문제가 없지만 수문을 완전히 개방했을 때인 최저수위에서는 물을 취수할 수 없는 높이에 설치돼 있습니다.

이에 환경부는 최저수위에서도 물을 퍼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2021년부터 취.양수시설 개선사업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공사를 시작한 곳은 단 한 곳도 없고, 설계가 완료된 곳도 4곳에 불과합니다.

올해와 내년 예산은 아예 책정되지도 않았습니다.

[정혜경/국회의원/진보당 : "환경부 발표, 입장으로 보면 27년 이후에 취·양수 시설을 개선하겠다라고 이야기하는데, 27년부터 하겠다는 얘기는 개선 의지가 없다는 얘기죠."]

취.양수 시설 개선작업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녹조와 수질사고 등 비상 상황에도 보 수문의 탄력적인 운용은 당분간 어렵게 됐습니다.

KBS 뉴스 박준우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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