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노숙’도 가족이 있기에…

입력 2005.12.06 (22:1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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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날씨가 추운 요즘 좁은 1톤트럭안에서 다섯 식구가 노숙 생활을 하는 그런 가정이 있습니다. 추위와 배고픔을 이길 수 있는 것은 가족애라고 합니다.
이영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원 주차장 한 켠의 1톤 트럭.

바로 넉 달째 노숙 생활을 하고 있는 박용수 씨 가족 5명의 보금자리입니다.

비좁은 트럭은 옷과 이불 등 살림살이로 빽빽합니다.

자녀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박 씨는 신발부터 챙깁니다.

<인터뷰>박용수: "내가 치워요.비도 오고.남들 눈도 있으니까"

공부방은 고사하고 책상조차 기대하기 힘든 환경이지만 고등학교 2학년인 큰 딸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습니다.

<인터뷰>박신혜 (큰딸/고등학교 2학년) "다다음주 시험이에요."

미안한 마음에 아버지는 손수 라면을 끓이고, 마음껏 먹이지 못하는 어머니는 늘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속 깊은 아이들은 한마디 불평도 없습니다.

<인터뷰> 박두빈 (둘째/ 중학교 3학년): (하루 종일 라면만 먹는 거야?) "예" (라면 말고 다른 거 먹고 싶은 건 뭐예요?) "밥이요."

단란하던 가족의 삶은 지난 봄 박 씨가 구강암에 걸리면서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 때문에 결국 거리로 내몰렸습니다.

하지만 초라한 현실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인터뷰>박용수: "난 항상 가족이 최우선이야.서로 비비고 살고, 그런 사랑 나누며 사는 게 내가 최고 바라는 거야."

박 씨 가족은 며칠 전 한 봉사단체의 도움으로 지하 단칸방을 얻었지만 그나마 한달 후에는 비워야 합니다.

KBS뉴스 이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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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럭 노숙’도 가족이 있기에…
    • 입력 2005-12-06 21:29:58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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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날씨가 추운 요즘 좁은 1톤트럭안에서 다섯 식구가 노숙 생활을 하는 그런 가정이 있습니다. 추위와 배고픔을 이길 수 있는 것은 가족애라고 합니다. 이영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원 주차장 한 켠의 1톤 트럭. 바로 넉 달째 노숙 생활을 하고 있는 박용수 씨 가족 5명의 보금자리입니다. 비좁은 트럭은 옷과 이불 등 살림살이로 빽빽합니다. 자녀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박 씨는 신발부터 챙깁니다. <인터뷰>박용수: "내가 치워요.비도 오고.남들 눈도 있으니까" 공부방은 고사하고 책상조차 기대하기 힘든 환경이지만 고등학교 2학년인 큰 딸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습니다. <인터뷰>박신혜 (큰딸/고등학교 2학년) "다다음주 시험이에요." 미안한 마음에 아버지는 손수 라면을 끓이고, 마음껏 먹이지 못하는 어머니는 늘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속 깊은 아이들은 한마디 불평도 없습니다. <인터뷰> 박두빈 (둘째/ 중학교 3학년): (하루 종일 라면만 먹는 거야?) "예" (라면 말고 다른 거 먹고 싶은 건 뭐예요?) "밥이요." 단란하던 가족의 삶은 지난 봄 박 씨가 구강암에 걸리면서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 때문에 결국 거리로 내몰렸습니다. 하지만 초라한 현실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인터뷰>박용수: "난 항상 가족이 최우선이야.서로 비비고 살고, 그런 사랑 나누며 사는 게 내가 최고 바라는 거야." 박 씨 가족은 며칠 전 한 봉사단체의 도움으로 지하 단칸방을 얻었지만 그나마 한달 후에는 비워야 합니다. KBS뉴스 이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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