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김광호 1심 무죄…“참사 예견 어려워”

[앵커]

이태원 참사에 부실 대응한 혐의로 기소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해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직무 수행에 대해 유감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업무상 과실이 엄격히 증명되지는 않았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보도에 신현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에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로 지난 1월 재판에 넘겨진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김광호/전 서울경찰청장 : "(정말 참사에 책임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

검찰은 김 전 청장에게 금고 5년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전 청장이 대규모 사고의 위험성을 충분히 예상하긴 어려웠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사회적 재난에 국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깊은 유감이라면서도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업무상 과실이나 인과관계가 엄격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또 핼러윈을 앞두고 김 전 청장이 대책 마련 등을 지시했고, 참사 보고를 받은 뒤 부대 급파 지시를 내린 점 등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치안정감이던 김 전 청장은 이태원 참사로 기소된 경찰 가운데 최고위직으로, 지난 6월 의원면직 처리됐습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류미진 전 서울청 112 상황관리관과 정대경 전 112 상황팀장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무죄 선고에 유족들은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이정민/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회장 : "'문제는 있어 보이는데 죄는 없다' 이게 대체 무슨 말입니까? 대한민국의 공권력은 국민을 위해서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에게는 금고 3년 형이, 박희영 용산구청장에게는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김 전 청장에 대한 선고로 이태원 참사 주요 관련자에 대한 1심 재판은 대부분 마무리됐습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강현경/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