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중국산 콩나물

<앵커 멘트>

중국산 콩으로 키운 콩나물을 국산 무농약 콩나물이라고 속여 팔아온 유통업자가 적발됐습니다.

4년 동안 무려 8억 원어치나 팔린 이 가짜 국산 콩나물은 학교 급식으로도 사용됐습니다.

송현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00% 국산 콩으로 재배했다는 한 콩나물 회사입니다.

포장지마다 국산 콩나물이라는 홍보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반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창고 안에서 백 가마 넘게 쌓여있는 중국산 수입콩을 발견했습니다.

<인터뷰> 회사 직원: "한 달 동안 콩이 안 들어와서... 사장님이 여기저기 빌리고 다닌 모양인데…."

이 회사는 매일 새벽 재배 농장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창고로 중국산 콩을 서너 가마씩만 몰래 운반해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왔습니다.

<인터뷰> 이장배(기동반장): "바로 옆에 있는 창고에는 국산콩을 쌓아놓고 사용하지는 않고 단속이 오면 보여주기만 하는거죠. 국산콩 사용한다고."

또, 품질인증을 받지 않았지만 마치 받은 것처럼 100% 무농약 콩나물이라고 속여왔습니다.

국산 콩으로 재배한 무농약 콩나물이 중국산보다 30% 이상 비싸기 때문입니다.

이 식품회사가 지난 2002년부터 이처럼 원산지와 품질인증을 속여 팔아온 콩나물은 무려 8억 3천만 원어치나 됩니다.

중국산 콩은 이곳에서 100% 국산 무농약 콩나물로 바뀌어 학교를 비롯해 시중에 판매됐습니다.

이 회사의 홍보 문구만 믿고 가짜 유기농 국산 콩나물을 납품받아온 학교급식 담당자는 어이가 없습니다.

<인터뷰> 경남 00학교 영양사: "국산 100%에다가 지장수로 키운다는 말에 솔깃해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자 이 콩나물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중국산이란 걸 알고는 황당하네요."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이 회사에서 유통된 가짜 국산콩나물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업체 대표 신씨를 구속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송현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