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둥지가 ‘정전’의 주범

입력 2005.12.0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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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길조로 알려져 있는 까치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한전 직원들인데요, 까치들이 여기저기 짓는 둥지 때문에 정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까치들과 사람 사이의 한판 전쟁, 박진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녹취> 한전 상담원: "까치집 말씀하시는 겁니까? 현장으로 나가서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전력 콜센터마다 까치집 때문에 정전이 됐다는 신고 전화가 잇따릅니다.

한전 직원들이 출동한 곳은 전신주들이 즐비하게 들어선 한 골목길!

정전 사고를 일으킨 까치집을 없애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조성대(한전 대구지사): "도심에 설치하고 있는 까치집에는 이런 철사들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바로 문제가 되는 겁니다. 철사들이 전력선에 접촉되면 정전을 유발하게 됩니다."

6개월동안 4만 7천여개의 까치집이 이렇게 철거됐지만, 까치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 집을 짓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까치 접근 방지용 바람개비까지 등장했습니다.

하루하루가 까치와의 전쟁인 셈입니다.

<인터뷰> 김영수(한전 대구지사): "처음에는 한 두마리가 집을 짓고 있는 걸 철거를 하다보면 주위에 있는 까치들이 같이 합세를 해서 달려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도 까치는 더 이상 반가운 손님이 아닙니다.

<인터뷰> 정현숙(대구시 달성군): "옛날에는 까치가 길조라고 그랬는데 너무 피해를 많이 주는 것 같아요"

한해 전국에서 일어나는 정전 사고 가운데 까치집이 원인이 된 것은 15% 정도.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동원된 인원만 2만여 명이고, 비용은 23억 원이나 됩니다.

그러나 까치집을 강제로 없애야 하는 직원들의 마음이 편한 것만은 아닙니다.

얼마 전부터는 까치에게 아예 집터를 내주는 방안이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길조에서 하루 아침에 애물단지로 전락한 까치떼들!!!

인간과 까치가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것이 시급합니다.

<인터뷰> 김준배(한전 대구지사): "까치야! 우리 속 좀 그만 썩이고 더 좋은 곳에 집 짓고 잘 살거라. 미안하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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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치 둥지가 ‘정전’의 주범
    • 입력 2005-12-09 20: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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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길조로 알려져 있는 까치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한전 직원들인데요, 까치들이 여기저기 짓는 둥지 때문에 정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까치들과 사람 사이의 한판 전쟁, 박진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녹취> 한전 상담원: "까치집 말씀하시는 겁니까? 현장으로 나가서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전력 콜센터마다 까치집 때문에 정전이 됐다는 신고 전화가 잇따릅니다. 한전 직원들이 출동한 곳은 전신주들이 즐비하게 들어선 한 골목길! 정전 사고를 일으킨 까치집을 없애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조성대(한전 대구지사): "도심에 설치하고 있는 까치집에는 이런 철사들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바로 문제가 되는 겁니다. 철사들이 전력선에 접촉되면 정전을 유발하게 됩니다." 6개월동안 4만 7천여개의 까치집이 이렇게 철거됐지만, 까치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 집을 짓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까치 접근 방지용 바람개비까지 등장했습니다. 하루하루가 까치와의 전쟁인 셈입니다. <인터뷰> 김영수(한전 대구지사): "처음에는 한 두마리가 집을 짓고 있는 걸 철거를 하다보면 주위에 있는 까치들이 같이 합세를 해서 달려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도 까치는 더 이상 반가운 손님이 아닙니다. <인터뷰> 정현숙(대구시 달성군): "옛날에는 까치가 길조라고 그랬는데 너무 피해를 많이 주는 것 같아요" 한해 전국에서 일어나는 정전 사고 가운데 까치집이 원인이 된 것은 15% 정도.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동원된 인원만 2만여 명이고, 비용은 23억 원이나 됩니다. 그러나 까치집을 강제로 없애야 하는 직원들의 마음이 편한 것만은 아닙니다. 얼마 전부터는 까치에게 아예 집터를 내주는 방안이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길조에서 하루 아침에 애물단지로 전락한 까치떼들!!! 인간과 까치가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것이 시급합니다. <인터뷰> 김준배(한전 대구지사): "까치야! 우리 속 좀 그만 썩이고 더 좋은 곳에 집 짓고 잘 살거라. 미안하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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