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청 나무 77% 사라져…이식한 나무는 고사 위기

입력 2024.10.29 (19:10) 수정 2024.10.3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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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청북도가 대대적인 도청 시설 개선에 나섰는데요.

주차장 확보 등을 이유로 손댄 나무가 수백 그루에 달합니다.

다른 곳에 옮겨 심은 나무 일부는 생육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이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북도청 본관과 신관 사이.

아름드리 나무로 녹음이 푸르렀던 정원이 순식간에 주차장으로 변했습니다.

수목과 잔디, 연못이 어우러졌던 도청 본관 앞도 나무 여러 그루가 사라지고 잔디 광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주차 공간 확보와 후생복지관 건립 등을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차례로 제거되거나 도 산하기관으로 옮겨 심었습니다.

이식된 나무는 전체 526그루 가운데 77% 수준인 406그루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240그루는 이식됐고 나머지 166그루는 제거됐습니다.

옮겨진 나무 상태는 어떨까.

사시사철 푸르러야 할 솔잎이 전부 갈색빛으로 변했습니다.

사람 키만 한 향나무도 줄줄이 검붉게 변하는 등 수세가 약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나무를 옮겨 심으면 1년 정도 적응 기간이 필요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일단 곰팡이 등 세균에 일부 감염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이재헌/국제수목관리학회 공인 수목 관리 전문가 : "(본격적인) 이식 시기가 초여름이었는데요. 올여름에 더위 피해가 커지면서 중첩된 원인으로 인해서 나무들이 더 고사할 위기에 처한 것 같습니다."]

건축법 위반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청주시의 관련 조례상 연면적 2,000㎡ 이상 건축물은 대지면적 15% 이상을 조경 면적으로 둬야 하고 나무도 500그루 넘게 심어야 합니다.

하지만 충북도청은 나무를 수백 그루나 옮기거나 제거해 100여 그루만 남아 현재 조경 기준에 못 미칩니다.

이에 대해 충청북도는 청사가 1937년 건립돼 그 이후 제정된 법이나 조례 적용을 받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해명했습니다.

내년 말 후생복지관을 조성할 때 현행 기준에 맞게 수목을 확충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또, 이식한 나무 중에 고사한 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영양제 공급과 방제 등을 통해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그래픽:최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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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북도청 나무 77% 사라져…이식한 나무는 고사 위기
    • 입력 2024-10-29 19:10:29
    • 수정2024-10-30 17:42:25
    뉴스7(청주)
[앵커]

충청북도가 대대적인 도청 시설 개선에 나섰는데요.

주차장 확보 등을 이유로 손댄 나무가 수백 그루에 달합니다.

다른 곳에 옮겨 심은 나무 일부는 생육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이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북도청 본관과 신관 사이.

아름드리 나무로 녹음이 푸르렀던 정원이 순식간에 주차장으로 변했습니다.

수목과 잔디, 연못이 어우러졌던 도청 본관 앞도 나무 여러 그루가 사라지고 잔디 광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주차 공간 확보와 후생복지관 건립 등을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차례로 제거되거나 도 산하기관으로 옮겨 심었습니다.

이식된 나무는 전체 526그루 가운데 77% 수준인 406그루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240그루는 이식됐고 나머지 166그루는 제거됐습니다.

옮겨진 나무 상태는 어떨까.

사시사철 푸르러야 할 솔잎이 전부 갈색빛으로 변했습니다.

사람 키만 한 향나무도 줄줄이 검붉게 변하는 등 수세가 약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나무를 옮겨 심으면 1년 정도 적응 기간이 필요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일단 곰팡이 등 세균에 일부 감염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이재헌/국제수목관리학회 공인 수목 관리 전문가 : "(본격적인) 이식 시기가 초여름이었는데요. 올여름에 더위 피해가 커지면서 중첩된 원인으로 인해서 나무들이 더 고사할 위기에 처한 것 같습니다."]

건축법 위반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청주시의 관련 조례상 연면적 2,000㎡ 이상 건축물은 대지면적 15% 이상을 조경 면적으로 둬야 하고 나무도 500그루 넘게 심어야 합니다.

하지만 충북도청은 나무를 수백 그루나 옮기거나 제거해 100여 그루만 남아 현재 조경 기준에 못 미칩니다.

이에 대해 충청북도는 청사가 1937년 건립돼 그 이후 제정된 법이나 조례 적용을 받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해명했습니다.

내년 말 후생복지관을 조성할 때 현행 기준에 맞게 수목을 확충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또, 이식한 나무 중에 고사한 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영양제 공급과 방제 등을 통해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그래픽:최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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