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열 머금는 라텍스, 6시간 지나자 100도까지 치솟아

입력 2024.11.03 (07:21) 수정 2024.11.03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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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랫동안 안 쓰던 전열기를 다시 꺼낼 때가 됐습니다.

사용하기 전에 제품에 손상된 곳이 없는지 꼭 확인해야 겠습니다.

전기장판을 라텍스 침구류와 함께 쓰면 매우 위험합니다.

주의할 점 실험으로 보여드립니다.

[리포트]

집 전체가 온통 검게 그을렸습니다.

가구들은 모두 불타 뼈대만 앙상한데요.

연기가 건물 전체로 퍼지면서 이웃 주민 다섯 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불은 전기장판에서 처음 시작된 걸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사흘 뒤인 7일 새벽엔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한 명이 화상을 입었습니다.

소방 당국은 침대 매트리스 위에서 라텍스 베개와 전기장판을 같이 사용하다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인데요.

최근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이처럼 난방기구로 인한 화재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장판이나 담요, 방석 등에서 난 화재는 해마다 200건 안팎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데요.

주로 가정에서 사용하다 보니 인명피해도 적지 않습니다.

한 해 평균 40명 넘게 숨지거나 다쳤고, 올해도 지난달까지 7명의 사상자가 나왔는데요.

[이영주/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 : "취약계층의 노인들이라든지, 독거노인 이런 분들의 경우 난방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 전기장판 같은 것들로 겨울을 지내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특히 농어촌 지역이라든지 전통시장같이 난방이 잘 갖춰지지 않은 판매대라든지 매장에서 사용하는 경우들도 많고요. 또 대부분 오랫동안 사용하다 보니까 길게는 몇 년, 수년 이상 된 전기장판들도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까 제품의 이상이라든지 사용할 때 부주의로 인해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전기장판으로 인한 화재 사고를 예방하려면, 안전 수칙을 지켜 사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먼저, 한동안 쓰지 않고 보관했던 전기장판을 사용할 때는 전선이 벗겨지거나 훼손된 곳은 없는지 미리 확인하고, 온도조절기가 제대로 작동되는지도 점검해 봐야 하는데요.

또, 바닥에 깔고 쓰는 만큼 무거운 물건에 눌리거나 접히진 않았는지 세심히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전기장판이 외부 자극에 얼마나 취약한지 알아본 실험 영상인데요.

전기장판 위에 무거운 물체를 올려놓고 적외선 카메라로 살펴보니 물체가 맞닿아 있는 부분이 시뻘겋게 변했습니다.

잠시 뒤 큰 소리와 함께 열선이 터지면서 전기장판이 찢어졌는데요.

[윤현돈/경기 부천소방서 화재예방과 소방위 : "전기장판을 보관할 때 전기장판 위에 무거운 걸 올려놓거나 접힌 줄 모르고 사용하다가 화재가 나는 경우가 있고, 오랫동안 접었다 폈다 사용하는 경우도 열선이 훼손되게 됩니다. 그럼, 그 훼손된 열선에 전기가 통하고 열이 축적돼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라텍스처럼 화재에 취약한 소재를 함께 쓰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열을 빨리 흡수하고,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 라텍스의 특성 때문인데요.

라텍스 매트리스와 전기장판을 함께 사용해 봤습니다.

6시간이 지나자 매트리스의 온도가 100도 넘게 올라갔는데요.

전기장판의 열선 모양 그대로 열을 흡수한 모습입니다.

[이영주/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 : "라텍스라는 소재 자체가 열을 잘 흡수하고, 잘 머금고 있기 때문에 200도 이하에서도 불이 붙을 수 있거든요. 다만 이제 전기장판에서 나오는 열로 200도까지 올라갈까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라텍스 안에 열이 계속 축적되면, 한마디로 불이 붙을 수 있는 온도까지 열이 계속 축적되면 이로 인해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전기장판을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고온에서 오랜 시간 켜두지 말고 외출 등으로 자리를 비울 때는 전기 코드를 뽑아두는 게 좋은데요.

또, 잠들기 전에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는 타이머 기능을 활용하는 게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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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안전 인사이드] 열 머금는 라텍스, 6시간 지나자 100도까지 치솟아
    • 입력 2024-11-03 07:20:59
    • 수정2024-11-03 07:25:48
    KBS 재난방송센터
[앵커]

오랫동안 안 쓰던 전열기를 다시 꺼낼 때가 됐습니다.

사용하기 전에 제품에 손상된 곳이 없는지 꼭 확인해야 겠습니다.

전기장판을 라텍스 침구류와 함께 쓰면 매우 위험합니다.

주의할 점 실험으로 보여드립니다.

[리포트]

집 전체가 온통 검게 그을렸습니다.

가구들은 모두 불타 뼈대만 앙상한데요.

연기가 건물 전체로 퍼지면서 이웃 주민 다섯 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불은 전기장판에서 처음 시작된 걸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사흘 뒤인 7일 새벽엔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한 명이 화상을 입었습니다.

소방 당국은 침대 매트리스 위에서 라텍스 베개와 전기장판을 같이 사용하다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인데요.

최근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이처럼 난방기구로 인한 화재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장판이나 담요, 방석 등에서 난 화재는 해마다 200건 안팎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데요.

주로 가정에서 사용하다 보니 인명피해도 적지 않습니다.

한 해 평균 40명 넘게 숨지거나 다쳤고, 올해도 지난달까지 7명의 사상자가 나왔는데요.

[이영주/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 : "취약계층의 노인들이라든지, 독거노인 이런 분들의 경우 난방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 전기장판 같은 것들로 겨울을 지내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특히 농어촌 지역이라든지 전통시장같이 난방이 잘 갖춰지지 않은 판매대라든지 매장에서 사용하는 경우들도 많고요. 또 대부분 오랫동안 사용하다 보니까 길게는 몇 년, 수년 이상 된 전기장판들도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까 제품의 이상이라든지 사용할 때 부주의로 인해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전기장판으로 인한 화재 사고를 예방하려면, 안전 수칙을 지켜 사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먼저, 한동안 쓰지 않고 보관했던 전기장판을 사용할 때는 전선이 벗겨지거나 훼손된 곳은 없는지 미리 확인하고, 온도조절기가 제대로 작동되는지도 점검해 봐야 하는데요.

또, 바닥에 깔고 쓰는 만큼 무거운 물건에 눌리거나 접히진 않았는지 세심히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전기장판이 외부 자극에 얼마나 취약한지 알아본 실험 영상인데요.

전기장판 위에 무거운 물체를 올려놓고 적외선 카메라로 살펴보니 물체가 맞닿아 있는 부분이 시뻘겋게 변했습니다.

잠시 뒤 큰 소리와 함께 열선이 터지면서 전기장판이 찢어졌는데요.

[윤현돈/경기 부천소방서 화재예방과 소방위 : "전기장판을 보관할 때 전기장판 위에 무거운 걸 올려놓거나 접힌 줄 모르고 사용하다가 화재가 나는 경우가 있고, 오랫동안 접었다 폈다 사용하는 경우도 열선이 훼손되게 됩니다. 그럼, 그 훼손된 열선에 전기가 통하고 열이 축적돼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라텍스처럼 화재에 취약한 소재를 함께 쓰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열을 빨리 흡수하고,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 라텍스의 특성 때문인데요.

라텍스 매트리스와 전기장판을 함께 사용해 봤습니다.

6시간이 지나자 매트리스의 온도가 100도 넘게 올라갔는데요.

전기장판의 열선 모양 그대로 열을 흡수한 모습입니다.

[이영주/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 : "라텍스라는 소재 자체가 열을 잘 흡수하고, 잘 머금고 있기 때문에 200도 이하에서도 불이 붙을 수 있거든요. 다만 이제 전기장판에서 나오는 열로 200도까지 올라갈까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라텍스 안에 열이 계속 축적되면, 한마디로 불이 붙을 수 있는 온도까지 열이 계속 축적되면 이로 인해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전기장판을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고온에서 오랜 시간 켜두지 말고 외출 등으로 자리를 비울 때는 전기 코드를 뽑아두는 게 좋은데요.

또, 잠들기 전에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는 타이머 기능을 활용하는 게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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