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필름 붙여 ‘건물 노후화’ 진단

[앵커]

건물의 노후화를 필름을 붙여 색깔 변화로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건물 표면이 갈라지거나 뒤틀리면 이 필름 색이 변하는데 카멜레온나 공작새 깃털이 색깔을 표현하는 자연의 원리가 적용됐습니다.

이연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화려한 색을 뽐내는 카멜레온.

피부색 자체를 바꾸는 게 아니라 피부 세포의 나노 구조가 색이 바뀌는 것처럼 보이게 합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카멜레온이나 공작새 깃털이 색을 내는 원리를 이용해 투명한 필름에 나노 크기의 패턴을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필름을 잡아당겨 늘리면 붉은색 세모가 점차 흰색으로 바뀌고, 당겼던 필름을 놓으면 세모가 다시 붉은색으로 돌아옵니다.

반면, 같은 필름에 그려진 붉은색 네모는 잡아당겼다 놓아도 색이 변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나노 패턴을 적용해 구현한 겁니다.

[녠황민/한국기계연구원 학생연구원/UST 박사과정 : "우리의 센서(필름)는 나노 패턴의 팽창에 따라 색깔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카멜레온이 몸의 색을 바꿀 때 피부 아래 조직에서 하는 일입니다."]

이 나노 패턴의 필름을 건축물이나 교량 등에 적용하면 미세한 갈라짐이나 뒤틀림 같은 변화를 맨눈으로 알아챌 수 있습니다.

건물 표면의 변화 정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데 스마트폰이나 CCTV, 드론 등을 이용해 촬영하면 색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수치화할 수도 있습니다.

[윤재성/한국기계연구원 나노리소그래피연구센터 : "패치나 필름 형태로 건축물이나 구조물의 위험 부위에 단순히 붙임으로써 그 색상의 변화를 관찰해 변형이나 위험성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럴 때는 비용과 인력의 절감이 가능하게 되는..."]

연구진은 국내와 해외에 10여 건의 특허를 출원하는 한편, 내년부터 교량과 도로 등에 필름을 붙여 노후화를 모니터링하는 실증 연구에 나설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연경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