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거래인 척…불법도박장 운영하다 덜미

[앵커]

선물거래를 가장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해 100억 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일당은 이른바 '주식 리딩방'을 운영하며 조직원들과 짜고 수익이 난 것처럼 참여자를 속여 이들을 도박장으로 유인했습니다.

보도에 전형서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식과 같은 '매수·매도' 거래 화면이 위 아래로 빠르게 움직입니다.

미국 나스닥 선물 지수 등의 '상승, 하락' 여부를 맞추려고 참여자들이 돈을 걸고 거래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이 사이트, 정식 허가를 받은 선물 거래소가 아닙니다.

선물거래소를 가장한 불법 도박장인데, 캄보디아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이를 운영한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습니다.

["본인 자본시장법 위반 및 도박공간개설 혐의 등으로 체포영장 발부됐고, (도박 개설요?) 도박공간개설. (그게 뭔데요?) 제가 설명드릴게요. 본인이 변호사 선임할 수 있고…."]

일당은 2022년 7월부터 이른바 '주식 리딩방'을 운영하며 참여자를 모집했고, 특정 종목을 추천하면서 '선물 거래'인 것처럼 꾸민 도박장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이들에게 속아 도박에 손을 댄 참여자만 6천2백여 명.

거래 금액은 1,130억 원에 달합니다.

[이경민/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 : "상승장, 하락장에 돈을 베팅을 해서 그걸 맞췄을 때는 조직에서 돈을 지급을 하고요, 맞추지 못했을 때는 그 손실금이 조직원들의 범죄 수익금이 되는 (구조였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일당은 110억 원을 챙겼습니다.

특히 총책 등은 20~30대 조직폭력배를 포섭해 범행에 쓸 대포통장 등을 모으도록 했고, 해외 사무실에 CCTV를 설치해 조직원을 감시하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일당 36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10명을 구속하고, 해외로 달아난 3명을 인터폴과 함께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전형서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화면제공:부산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