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고 외국인 어쩌나?…“5년째 입원, 의료비 5억 미납”

[앵커]

외국인 근로자가 일터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약 5년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받고 있습니다.

밀린 진료비가 5억원을 넘는데 국내에도 자신의 나라에도 이 외국인을 돌볼 사람을 찾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관광 비자로 입국해 불법 취업했다가 직장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혼수상태인 중국 국적의 50대 근로잡니다.

병원에 입원한 지 벌써 5년째.

밀린 치료비가 5억 6천만원을 넘습니다.

중국에 있는 환자 가족이 엄청난 병원비를 감당 못해 인계를 포기했습니다.

기저귀와 같은 의료용품은 중환자실 근무자들이 사비를 들여 구매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차별받지 않고 응급의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법에 따라 환자를 데리고 있지만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이윤성/동천동강병원 원무팀장 : "환자분이 건강보험이 없는 무자격 외국인이라서, 비용이 다른 환자들의 5배 이상 금액이 발생되고 있고…."]

출입국사무소, 대사관 등 관계기관은 "가족이 동의하지 않으면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답만 보내왔는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다른 환자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병원에도 재정적 손해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김종훈/울산광역시의회 의원 : "외국인 환자들은 계속 늘어나게 돼 있고, 이 같은 경우에는 사실 제도적 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예외적인 규정이니까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고, 본국 송환이나 외교적인 해결 방법을…."]

[이동재/울산시 시민건강과장 : "지자체의 책임이자 국가의 책임이니까요. 마지막 수단으로는 중앙 부서에 한번 협조를 얻도록 하고, 그 전에 일차적으로 책임이 있는 (환자) 당사자 국가에 (지원 요청을)…."]

종종 이런 경우가 있다보니 응급 외국인 근로자의 입원 치료를 기피하는 병원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산업현장에서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는 외국인 근로자.

응급 치료로 막대한 병원비가 발생할 경우 환자 국가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 시대 변화를 반영한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