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도청”…비밀이 없었다

입력 2005.12.14 (22:17)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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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김영삼 정부때 안기부 미림팀의 도청 내용은 대통령 주례보고에도 포함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나타났습니다.
그야말로 사람과 장소를 가리지 않은 무차별적인 도청이었습니다. 첫 소식으로 김기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94년부터 3년여 동안 옛 안기부 도청조직 미림팀은 모두 천여 차례 출장 도청을 나갔습니다.

이 가운데 검찰이 압수한 테이프에 담긴 것 만도 5백 50여 차례, 호텔은 물론 한정식집, 식당, 심지어 골프장에서도 도청은 계속됐습니다.

감시 대상은 모두 5천 4백여 명, 테이프에 실제 등장하는 인물 만 해도 6백 마흔 여섯 명이나 됩니다.

정관계나 재계 인사들은 물론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아들까지... 사실상 사회 지도층 인사 대부분이 도청 대상이었습니다.

<인터뷰> 황교안(서울 중앙지검 2차장검사) : "주요인사들의 식사자리에 도청기를 설치한 뒤 2~3시간 도청하고 안가에서 녹취를 푸는 방식으로 활동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도청 내용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진영의 동향 등 정치권의 움직임이 대부분이었지만 일부 인사들의 사생활 관련 내용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안기부 간부들은 이렇게 모은 도청 정보를 김현철 당시 대통령 차남이나 이원종 청와대 정무 수석에게 서면 또는 구두로 보고했으며, 안기부장의 대통령 주례 보고서 내용에도 미림팀이 수집한 첩보가 포함된 경우가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검찰은 압수된 도청 테이프 274개를 통상적인 압수물 처리 절차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혀, 정치권에서 공개 관련 특별법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테이프는 당분간 검찰에 보관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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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차별 도청”…비밀이 없었다
    • 입력 2005-12-14 20:55:2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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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김영삼 정부때 안기부 미림팀의 도청 내용은 대통령 주례보고에도 포함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나타났습니다. 그야말로 사람과 장소를 가리지 않은 무차별적인 도청이었습니다. 첫 소식으로 김기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94년부터 3년여 동안 옛 안기부 도청조직 미림팀은 모두 천여 차례 출장 도청을 나갔습니다. 이 가운데 검찰이 압수한 테이프에 담긴 것 만도 5백 50여 차례, 호텔은 물론 한정식집, 식당, 심지어 골프장에서도 도청은 계속됐습니다. 감시 대상은 모두 5천 4백여 명, 테이프에 실제 등장하는 인물 만 해도 6백 마흔 여섯 명이나 됩니다. 정관계나 재계 인사들은 물론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아들까지... 사실상 사회 지도층 인사 대부분이 도청 대상이었습니다. <인터뷰> 황교안(서울 중앙지검 2차장검사) : "주요인사들의 식사자리에 도청기를 설치한 뒤 2~3시간 도청하고 안가에서 녹취를 푸는 방식으로 활동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도청 내용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진영의 동향 등 정치권의 움직임이 대부분이었지만 일부 인사들의 사생활 관련 내용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안기부 간부들은 이렇게 모은 도청 정보를 김현철 당시 대통령 차남이나 이원종 청와대 정무 수석에게 서면 또는 구두로 보고했으며, 안기부장의 대통령 주례 보고서 내용에도 미림팀이 수집한 첩보가 포함된 경우가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검찰은 압수된 도청 테이프 274개를 통상적인 압수물 처리 절차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혀, 정치권에서 공개 관련 특별법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테이프는 당분간 검찰에 보관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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