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재 때부터 예견된 ‘외교참사’…대일 외교기조 선회하나

입력 2024.11.25 (21:33) 수정 2024.11.2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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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사도광산 추도식이 결국 따로 진행되며 '외교 참사'란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외교부의 안일한 대처로 유족에게 큰 상처를 안겼단 비판도 나오는데, 정부의 대일 외교 기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이어서 김경진 기잡니다.

[리포트]

일본은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에 한국이 동의해 준다면 강제동원 관련 전시물을 설치하고, 매년 추도식을 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2015년 '군함도' 때처럼 등재 이후 일본이 말을 바꿀 거란 우려가 컸지만, 정부는 일본이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진정성을 보인다며 등재에 동의했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8월 13일 : "강제성을 포기했다고 비판하시는데, 저 강제성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설치한 전시물엔 '강제'란 표현이 없었고, 이번 추도사에도 '강제'란 말은 빠졌습니다.

우리 정부가 차관급 인사 참석을 요구하자 일본 정부가 보낸 인물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가 논란이 된 극우 정치인 출신인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이었습니다.

끝내 일본을 설득하지 못한 정부는 추도식 전날 불참을 결정했지만, 공식 항의나 유감 표명은 하지 않았고, 이미 일본에 건너간 유족들은 따로 추도식을 열어야 했습니다.

[이원덕/국민대 일본학과 교수 : "극우 인사가 참여한 것 자체가 합의 정신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우리 당국자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식의 추도식이 계속된다면 '외교 참사'란 비난에서 더욱더 벗어나기 어려워지는 만큼 정부는 일본과의 후속 논의에 고심하고 있지만, 책임을 한국에 미루며 적반하장으로 일관하는 일본이 태도를 바꿀지는 미지수입니다.

정부는 일본이 파행 책임을 한국에 미루며 유감을 표명한데 대해 "추도식 불참은 일본 측 추도사 내용 등 추도식 관련 사항이 당초 사도광산 등재 시 합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중요한 고려사항"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정부는 일본의 약속 불이행을 유네스코에서 문제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한일 관계 개선'이 우선이라며 양보를 이어가던 정부의 대일 기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영상편집: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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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재 때부터 예견된 ‘외교참사’…대일 외교기조 선회하나
    • 입력 2024-11-25 21:33:28
    • 수정2024-11-25 2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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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사도광산 추도식이 결국 따로 진행되며 '외교 참사'란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외교부의 안일한 대처로 유족에게 큰 상처를 안겼단 비판도 나오는데, 정부의 대일 외교 기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이어서 김경진 기잡니다.

[리포트]

일본은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에 한국이 동의해 준다면 강제동원 관련 전시물을 설치하고, 매년 추도식을 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2015년 '군함도' 때처럼 등재 이후 일본이 말을 바꿀 거란 우려가 컸지만, 정부는 일본이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진정성을 보인다며 등재에 동의했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8월 13일 : "강제성을 포기했다고 비판하시는데, 저 강제성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설치한 전시물엔 '강제'란 표현이 없었고, 이번 추도사에도 '강제'란 말은 빠졌습니다.

우리 정부가 차관급 인사 참석을 요구하자 일본 정부가 보낸 인물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가 논란이 된 극우 정치인 출신인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이었습니다.

끝내 일본을 설득하지 못한 정부는 추도식 전날 불참을 결정했지만, 공식 항의나 유감 표명은 하지 않았고, 이미 일본에 건너간 유족들은 따로 추도식을 열어야 했습니다.

[이원덕/국민대 일본학과 교수 : "극우 인사가 참여한 것 자체가 합의 정신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우리 당국자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식의 추도식이 계속된다면 '외교 참사'란 비난에서 더욱더 벗어나기 어려워지는 만큼 정부는 일본과의 후속 논의에 고심하고 있지만, 책임을 한국에 미루며 적반하장으로 일관하는 일본이 태도를 바꿀지는 미지수입니다.

정부는 일본이 파행 책임을 한국에 미루며 유감을 표명한데 대해 "추도식 불참은 일본 측 추도사 내용 등 추도식 관련 사항이 당초 사도광산 등재 시 합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중요한 고려사항"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정부는 일본의 약속 불이행을 유네스코에서 문제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한일 관계 개선'이 우선이라며 양보를 이어가던 정부의 대일 기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영상편집: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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