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보고]홍콩 WTO 각료회의

입력 2005.12.16 (11:56) 수정 2005.12.1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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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러면 여기서 홍콩 현지 취재 중인 정창준 순회특파원을 위성으로 연결해서 WTO 각료회의의 쟁점과 전망, 또 시위 상황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정 특파원! 먼저, 현재 협상 분위기 또 진척 상황은 어떻습니까?

<리포트>

예상했던대로 협상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 개발도상국 별로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좀처럼 진전이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WTO 각료회의에서는 농업부분이 핵심의제가 되고 있는데요.

농산물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관세를 감축할 것인지 보조금은 얼마나 삭감할 것인지가 쟁점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국과 브라질,호주 등 농업 수출국들은 대폭적인 관세 감축과 보조금 삭감을 요구하고 있지만 프랑스 등 농업국이 많은 EU 즉 유럽연합측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유럽연합은 우리에게 양보를 요구하려면 전제조건으로 비농산물과 서비스 분야등에서 보다 많은 개방을 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이렇게되자 브라질,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은 유럽연합이 양보는 별로 하지 않고 서비스와 비농업분야에서 너무 높은 수준의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농업 부분은 각 나라마다 농민들의 생존권과 연계된 민감한 부분이어서 쉽게 양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관세감축률 범위 등 수치를 정하는 DDA 협상의 세부원칙 마련은 사실상 어렵지 않느냐는 분위기가 협상 참가국사이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참가국들 대부분이 DDA 협상자체를 무산시킬수는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내년 말로 예정된 DDA 협상타결 목표시한을 앞두고 의미있는 진전의 틀은 마련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입니다.

<앵커 멘트>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 협상 결과가 미치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는데요.

우리 대표단의 협상 전략은 어떤겁니까?

<리포트>

우리나라 협상단은 농산물 수입국, 개발도상국 그룹과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같은 처지의 회원국들끼리 모여 연대방안을 논의하고 협상력을 키우기위한 것인데요.

궁극적으로는 미국 등이 추진하는 농산물에 대한 과도한 관세 감축과 관세 상한제 도입을 막아내고 농산물 분야에 있어 개도국 지위를 확보한다는 게 정부의 협상 전략이자 목표입니다.

하지만 수석대표 기조연설 단계에서부터 외교통상부와 농림부 등 부처간 손발이 맞지 않은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어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기조연설이 있었습니다.

당초 연설문 초안에는 협상진전을 위해 농업부분의 양보를 시사하는 문구를 포함했다가 논란이 일자 1시간 뒤 관련문장을 삭제했고... 후에 진행된 실제 기조연설에서는 오히려 농업 자유화문제는 각국의 민감성이 고려돼서 이뤄져야한다는 문장을 삽입해 연설했는데요.

이를 두고 농산물을 강조하는 농림부와 공산품을 강조하는 통상 부처의 갈등이 표출된 것 아니냐, 통상 부처의 속내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습니다.

한국 민중투쟁단은 이 문제에 대해 정부측의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앵커 멘트>

지금, 홍콩이 반세계화시위로 떠들썩하다면서요?

<리포트>

세계화를 지향하는 회의가 열릴 때마다 반세계화 시위가 이뤄져왔었는데요.

이번에도 전세계에서 5천여명의 반세계화 주장자들이 홍콩에 모였습니다.

특히 농업부분에 협상이 집중되면서 농민단체 회원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WTO가 지향하는 무역자유화가 부와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해 전세계를 좀더 잘살게한다는 명분과는 달리 우루과이 라운드이후 지난 10년간 사실상 자유무역이 양극화를 심화시켜 전세계적으로 빈곤과 불평등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새로운 무역협상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세계화 시위대가 단순히 무역자유화 반대뿐만아니라 반전, 환경문제까지 연대되면서 세계화 추진동력 못지않게 반세계화 목소리도 더욱 확산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앵커 멘트>

그런데 이번 반세계화시위를 우리나라 원정대가 주도하고 있다고 하던데 실제로 어떻습니까?

<리포트>

단적으로 WTO 각료회의가 개막한 뒤에 이곳 홍콩 언론의 머릿기사는 단연 우리나라 시위대의 활동상황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각료회의 전부터 과격, 폭력시위에 대한 우려가 크게 부각이 돼 관심이 모아진 탓도 있지만 시위규모만 보더라도 전세계에서 모인 5천여명의 반세계화 시위대 가운데 우리나라 시위대가 천 5백여명으로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늘은 홍콩 도심 거리에서 우리나라 원정시위대 000명이 참가한가운데 WTO 무역자유화에 반대하는 염원을 담은 삼보일배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특히 개막일에는 WTO 각료회의장 앞바다에서 회의장 진출을 시도하며 해상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WTO 사망을 상징하는 상여를 메고 거리행진을 하는가하면 홍콩경찰과도 몸싸움에 나서는 등 우리나라 시위대는 가장 주목을 끌면서 시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쇠파이프나 각목을 이용한 과격, 폭력시위는 벌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농민들은 쌀을 비롯한 농업은 농민들의 생존권 차원에서 접근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WTO 각료회의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경우 어떻게든 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이번 주말과 휴일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멘트>

아마도 홍콩 경찰이 적잖이 당황하고 있을 것 같은데, 홍콩 경찰은 어떤 대응을 하고 있습니까?

<리포트>

홍콩 경찰은 지난 사흘간의 우리나라 시위대의 시위양상에 다소 긴장하면서 경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시위대와의 몸싸움에서 최루액을 분사한 것 조차 이곳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이례적인 강경한 시위진압 모습이었다는 것이 이 곳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홍콩경찰은 회의장 진입저지를 위한 바리케이트 높이를 높이고 9천여명의 병력을 WTO 각료회의장 주변에 배치하는 한편 불법,폭력시위에 대해서는 홍콩법에 따라 엄정대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홍콩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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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보고]홍콩 WTO 각료회의
    • 입력 2005-12-16 10:54:39
    • 수정2005-12-16 13:04:09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그러면 여기서 홍콩 현지 취재 중인 정창준 순회특파원을 위성으로 연결해서 WTO 각료회의의 쟁점과 전망, 또 시위 상황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정 특파원! 먼저, 현재 협상 분위기 또 진척 상황은 어떻습니까? <리포트> 예상했던대로 협상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 개발도상국 별로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좀처럼 진전이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WTO 각료회의에서는 농업부분이 핵심의제가 되고 있는데요. 농산물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관세를 감축할 것인지 보조금은 얼마나 삭감할 것인지가 쟁점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국과 브라질,호주 등 농업 수출국들은 대폭적인 관세 감축과 보조금 삭감을 요구하고 있지만 프랑스 등 농업국이 많은 EU 즉 유럽연합측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유럽연합은 우리에게 양보를 요구하려면 전제조건으로 비농산물과 서비스 분야등에서 보다 많은 개방을 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이렇게되자 브라질,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은 유럽연합이 양보는 별로 하지 않고 서비스와 비농업분야에서 너무 높은 수준의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농업 부분은 각 나라마다 농민들의 생존권과 연계된 민감한 부분이어서 쉽게 양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관세감축률 범위 등 수치를 정하는 DDA 협상의 세부원칙 마련은 사실상 어렵지 않느냐는 분위기가 협상 참가국사이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참가국들 대부분이 DDA 협상자체를 무산시킬수는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내년 말로 예정된 DDA 협상타결 목표시한을 앞두고 의미있는 진전의 틀은 마련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입니다. <앵커 멘트>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 협상 결과가 미치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는데요. 우리 대표단의 협상 전략은 어떤겁니까? <리포트> 우리나라 협상단은 농산물 수입국, 개발도상국 그룹과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같은 처지의 회원국들끼리 모여 연대방안을 논의하고 협상력을 키우기위한 것인데요. 궁극적으로는 미국 등이 추진하는 농산물에 대한 과도한 관세 감축과 관세 상한제 도입을 막아내고 농산물 분야에 있어 개도국 지위를 확보한다는 게 정부의 협상 전략이자 목표입니다. 하지만 수석대표 기조연설 단계에서부터 외교통상부와 농림부 등 부처간 손발이 맞지 않은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어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기조연설이 있었습니다. 당초 연설문 초안에는 협상진전을 위해 농업부분의 양보를 시사하는 문구를 포함했다가 논란이 일자 1시간 뒤 관련문장을 삭제했고... 후에 진행된 실제 기조연설에서는 오히려 농업 자유화문제는 각국의 민감성이 고려돼서 이뤄져야한다는 문장을 삽입해 연설했는데요. 이를 두고 농산물을 강조하는 농림부와 공산품을 강조하는 통상 부처의 갈등이 표출된 것 아니냐, 통상 부처의 속내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습니다. 한국 민중투쟁단은 이 문제에 대해 정부측의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앵커 멘트> 지금, 홍콩이 반세계화시위로 떠들썩하다면서요? <리포트> 세계화를 지향하는 회의가 열릴 때마다 반세계화 시위가 이뤄져왔었는데요. 이번에도 전세계에서 5천여명의 반세계화 주장자들이 홍콩에 모였습니다. 특히 농업부분에 협상이 집중되면서 농민단체 회원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WTO가 지향하는 무역자유화가 부와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해 전세계를 좀더 잘살게한다는 명분과는 달리 우루과이 라운드이후 지난 10년간 사실상 자유무역이 양극화를 심화시켜 전세계적으로 빈곤과 불평등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새로운 무역협상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세계화 시위대가 단순히 무역자유화 반대뿐만아니라 반전, 환경문제까지 연대되면서 세계화 추진동력 못지않게 반세계화 목소리도 더욱 확산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앵커 멘트> 그런데 이번 반세계화시위를 우리나라 원정대가 주도하고 있다고 하던데 실제로 어떻습니까? <리포트> 단적으로 WTO 각료회의가 개막한 뒤에 이곳 홍콩 언론의 머릿기사는 단연 우리나라 시위대의 활동상황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각료회의 전부터 과격, 폭력시위에 대한 우려가 크게 부각이 돼 관심이 모아진 탓도 있지만 시위규모만 보더라도 전세계에서 모인 5천여명의 반세계화 시위대 가운데 우리나라 시위대가 천 5백여명으로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늘은 홍콩 도심 거리에서 우리나라 원정시위대 000명이 참가한가운데 WTO 무역자유화에 반대하는 염원을 담은 삼보일배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특히 개막일에는 WTO 각료회의장 앞바다에서 회의장 진출을 시도하며 해상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WTO 사망을 상징하는 상여를 메고 거리행진을 하는가하면 홍콩경찰과도 몸싸움에 나서는 등 우리나라 시위대는 가장 주목을 끌면서 시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쇠파이프나 각목을 이용한 과격, 폭력시위는 벌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농민들은 쌀을 비롯한 농업은 농민들의 생존권 차원에서 접근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WTO 각료회의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경우 어떻게든 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이번 주말과 휴일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멘트> 아마도 홍콩 경찰이 적잖이 당황하고 있을 것 같은데, 홍콩 경찰은 어떤 대응을 하고 있습니까? <리포트> 홍콩 경찰은 지난 사흘간의 우리나라 시위대의 시위양상에 다소 긴장하면서 경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시위대와의 몸싸움에서 최루액을 분사한 것 조차 이곳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이례적인 강경한 시위진압 모습이었다는 것이 이 곳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홍콩경찰은 회의장 진입저지를 위한 바리케이트 높이를 높이고 9천여명의 병력을 WTO 각료회의장 주변에 배치하는 한편 불법,폭력시위에 대해서는 홍콩법에 따라 엄정대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홍콩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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