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연세대 논술시험 효력 인정…“공정성 중대 훼손 보이지 않아”

[앵커]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 문제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논란과 관련해, 일부 수험생이 시험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이 2심에서 기각됐습니다.

1심 판단과 달리 2심에선 공정성이 중대하게 훼손되지 않았다며 논술 시험의 효력을 인정했습니다.

김범주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 10월 12일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 계열 논술시험이 치러진 한 고사장에서 감독관 착각으로 문제지가 한 시간 일찍 배부됐다가 회수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 일부가 인터넷에 유출됐다는 의심도 제기됐습니다.

사태가 확산되면서 일부 수험생들은 공정성이 훼손됐다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지난달 1심 법원의 일부 인용 결정으로 합격자 발표 등 후속 절차가 중단됐습니다.

연세대는 법원 결정에 대한 이의 신청마저 기각되자 즉시 항고했고, 이번엔 서울고법이 연세대의 항고를 받아들이는 인용 결정을 내렸습니다.

1심 결정을 뒤집고 논술시험의 효력을 인정한 겁니다.

재판부는 우선 "합격과 불합격 판정 등 사립학교의 학생 선발 방법은 교육목적 달성을 위해 인격, 자질, 학력 등을 종합 고려해 정하는 재량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이어 "논술시험 과정에서 미흡한 대처가 있었더라도, 공정성을 중대하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라면 자율성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문제 고사장의 평균 점수, 광범위한 유출 의혹에 대한 소명 부족 등을 고려하면 문제지 사전 배부와 회수 등으로 논술시험 공정성이 중대하게 훼손됐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고법 결정이 나온 뒤 연세대 측은 지난 10월 12일 치러진 시험의 1차 합격자 발표를 예정대로 이달 13일 진행하고, 이와 별도로 이번 사태 후속 조처로 8일 실시하겠다고 했던 추가 시험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촬영기자:유현우/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