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괴롭힘에 죽음 강요…일본 경찰, 이례적 ‘살인죄’ 체포

입력 2024.12.09 (19:33) 수정 2024.12.0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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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년 전 일본에서 한 작은 공장 직원들이 동료 직원을 집단으로 괴롭히고 죽음까지 강요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괴롭힘을 당한 직원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일본 경찰은 이례적으로 '살인죄'를 적용해 동료 직원들을 체포했습니다.

도쿄에서 황진우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일본 도쿄 주택가의 한 철도 건널목.

1년 전 어느 날 자정 무렵 50대 남성 A 씨가 달려오던 열차에 부딪혀 숨졌습니다.

스스로 건널목에 들어가 열차를 피하지 않았습니다.

극단적 선택으로 판단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해 온 일본 경찰은 A 씨가 다니던 '도장 공장'의 동료 4명을 살인죄로 체포했습니다.

조사 결과 모두 30대인 공장 사장과 직원들은 집에 있던 A 씨를 불러내 강가와 건널목을 데리고 다니면서 자살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3년 동안 A 씨에게 폭행과 욕설, 가혹행위와 강제추행 등 집단 괴롭힘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이 사용한 메신저앱에 범행 증거들이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일본 경찰은 물리적, 정신적으로 A 씨를 완전히 지배해 죽을 의사가 없었던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며 동료 직원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했습니다.

직접 살해하지 않은 사건의 살인죄 적용은 이례적입니다.

[우에하라 미키오/변호사 : "'이제 자살할 수밖에 없어'라는 정신상태로 몰아넣어 자살시켰다는 사안에서 관여된 사람은 살인죄 성립을 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차량 2대가 현장을 급하게 벗어난 점을 의심하고 범행 전모를 밝혀냈습니다.

일본 인터넷에서는 흉악 사건에 대한 분노와 피해자에 대한 동정, 경찰 수사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진우입니다.

영상편집:사명환/자료조사:권애림 김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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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단 괴롭힘에 죽음 강요…일본 경찰, 이례적 ‘살인죄’ 체포
    • 입력 2024-12-09 19:33:53
    • 수정2024-12-09 19: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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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년 전 일본에서 한 작은 공장 직원들이 동료 직원을 집단으로 괴롭히고 죽음까지 강요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괴롭힘을 당한 직원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일본 경찰은 이례적으로 '살인죄'를 적용해 동료 직원들을 체포했습니다.

도쿄에서 황진우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일본 도쿄 주택가의 한 철도 건널목.

1년 전 어느 날 자정 무렵 50대 남성 A 씨가 달려오던 열차에 부딪혀 숨졌습니다.

스스로 건널목에 들어가 열차를 피하지 않았습니다.

극단적 선택으로 판단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해 온 일본 경찰은 A 씨가 다니던 '도장 공장'의 동료 4명을 살인죄로 체포했습니다.

조사 결과 모두 30대인 공장 사장과 직원들은 집에 있던 A 씨를 불러내 강가와 건널목을 데리고 다니면서 자살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3년 동안 A 씨에게 폭행과 욕설, 가혹행위와 강제추행 등 집단 괴롭힘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이 사용한 메신저앱에 범행 증거들이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일본 경찰은 물리적, 정신적으로 A 씨를 완전히 지배해 죽을 의사가 없었던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며 동료 직원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했습니다.

직접 살해하지 않은 사건의 살인죄 적용은 이례적입니다.

[우에하라 미키오/변호사 : "'이제 자살할 수밖에 없어'라는 정신상태로 몰아넣어 자살시켰다는 사안에서 관여된 사람은 살인죄 성립을 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차량 2대가 현장을 급하게 벗어난 점을 의심하고 범행 전모를 밝혀냈습니다.

일본 인터넷에서는 흉악 사건에 대한 분노와 피해자에 대한 동정, 경찰 수사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진우입니다.

영상편집:사명환/자료조사:권애림 김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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