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지휘관들 잇단 양심선언…“명령 불복종” 주장 이유는?

[앵커]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 등에서 작전을 수행했던 핵심 지휘관들이 잇따라 당시 상황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시민 피해 등을 고려해 대통령이나, 상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같은 양심선언이 잇따르는 이유는 무엇인지 고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비상계엄 해제 후 특수전사령관과 수도방위사령관이 야당 의원과의 면담에서 계엄 작전 상황을 잇따라 털어놓더니, 제1공수특전여단장도 언론 인터뷰에 나섰고, 급기야 707특수임무단장도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김현태/대령/육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제707특수임무단장 : "당시에는 상황을 몰랐기 때문에 그 행동을 했지만 모르는 것 또한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부대원들을 내란죄가 될 수 있는 위험에 빠뜨린 것을 사죄드리면서..."]

지휘관들은 계엄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초반엔 작전을 수행했지만, 위법한 상황임을 깨닫고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상현/제1공수특전여단장/지난 6일 : "'이거(의원 끌어내라는 지시)는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기 때문에 이건 안 될 것 같다' 이렇게 제가 생각을 해서 접촉하고 있는 대대장한테 일단 뒤로 물러라..."]

핵심 지휘관들이 잇따라 일종의 '양심선언'을 하고 계엄에 적극 가담하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형법상 '내란죄'는 군형법에서는 '반란죄'로 다스리는데, 단순 반란 가담자도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어 중형을 피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들이 일제히 상부 명령에 불복종했다고 나서면서, 일부 상충되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일례로 707 특임단장은 특전사령관이 국회의원들을 끌어낼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했지만, 특전사령관 말은 달랐습니다.

[곽종근/특수전사령관/지난 6일 : "국회의원을 끌어내는 것은 위법 사항이고... 저한테 부여된 명령이라서 항명이 될 줄 알았지만, 그 임무를 시키지 않았습니다."]

계엄 관련 수사가 본격화하자 핵심 지휘관들이 앞다퉈 관련 진술을 쏟아내는 가운데, 이들 증언의 신빙성은 결국 수사를 통해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