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기생충들, 당해도 싸”…미국 보험사 CEO 살해 이유는?
입력 2024.12.12 (15:37)
수정 2024.12.1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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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보험사 대표를 살해한 혐의로 20대의 젊은 청년이 체포됐습니다.
스물여섯 살의 루이지 맨지오니는 체포 당시 미국 사회와 대기업을 향해 기생충들이라며 적대감을 표출하는 선언문을 갖고 있었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보험사 대표가 맨해튼 도시 한복 판에서 총에 맞아 숨졌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먼저 살펴볼까요?
[기자]
현지 시각 4일 새벽 미국 뉴욕 맨해튼 호텔 앞에서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 헬스그룹 보험 부문 최고경영자인 브라이언 톰슨 총격으로 사망했습니다.
경찰은 즉시 CCTV에 찍힌 용의자 루이지 맨지오니의 얼굴을 공개하고 현상 수배에 나섰는데요.
뉴욕 맨해튼의 이른 새벽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용의자가 길을 가던 톰슨 CEO의 등을 향해 총을 겨눕니다.
한 번 더 총격 자세를 취한 용의자는 길을 건너 사라집니다.
범행 약 15분 뒤 용의자가 자전거를 타고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됐는데요.
20년 넘게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에 다니며 CEO 자리에 올랐던 브라이언 톰슨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탄피에는 부인을 뜻하는 deny, 방어한다는 뜻의 defend, 물러나게 한다, 증언한다는 뜻의 depose라는 단어가 쓰여있었는데요.
미루다라는 뜻의 delay를 포함해 부인, 방어는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인데 미룬다는 delay 대신 물러나게 한다는 depose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보험금과 관련한 불만이 범행 동기였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앵커]
살해 용의자 루이지 맨지오니는 체포되는 과정에서 미국 사회와 대기업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냈다면서요?
[기자]
맨지오니는 사건이 일어난 지 닷새째 만에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맨지오니의 얼굴을 알아본 매장 직원의 신고로 체포됐습니다.
위조 신분증 등을 사용해 경찰 추적을 따돌리고 뉴욕주를 벗어나 펜실베이니아주까지 갔던 건데요.
체포 과정에서 세 쪽짜리 선언문이 발견됐는데 이 선언문에는 솔직히 말해 이 기생충들은 당해도 싸다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맨지오니는 공범은 없었고 자신의 단독 범행이었다면서 갈등과 트라우마를 일으킨 것은 사과하지만 해야만 했던 일이라고 썼다는데요.
뉴욕 경찰은 맨지오니가 '코퍼레이트 아메리카' 미국의 대기업, 미국의 자본주의 질서에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완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데다 미국 국민의 지성에 대한 모욕이다."]
[앵커]
체포된 맨지오니는 어떤 사람인가요?
왜 이런 일을 벌이게 된 거죠?
[기자]
로이터 등 외신들은 맨지오니가 볼티모어의 한 사립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명문 대학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스탠퍼드대학에서도 상담가로 일했던 기록이 확인됐는데, 범죄 전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맨지오니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인공지능과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적대적인 의견을 여러 차례 나타냈다고 합니다.
또, UC버클리대 수학 교수 출신의 폭탄테러범 테드 카진스키, 이른바 유나바머를 흠모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버드대 수학과 출신이었던 유나바머는 1980년대 여러 차례 폭탄 테러를 하며 미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는데요.
치밀한 수법과 도주에 능해 수사 당국은 십여 년간 그를 체포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은 의료 시스템 등 미국 사회의 여러 가지 무거운 과제를 안겼어요?
[기자]
이번 사건 이후 미국에서는 의료보험 시스템에 대한 분노가 함께 표출되고 있는데요.
의료 관련 업체들은 환자들의 입장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빈 굽타/아마존 최고 의료책임자 : "우리는 더 나은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영감과 동기가 많이 있고, 이미 더 나아지고 있다는 징후를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맨지오니는 범행에 일련번호가 없어 추적이 어려운 고스트건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최근 미국 범죄 현장에서 고스트건 발견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또 다른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월드이슈였습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구자람/자료조사:소진영
미국 보험사 대표를 살해한 혐의로 20대의 젊은 청년이 체포됐습니다.
스물여섯 살의 루이지 맨지오니는 체포 당시 미국 사회와 대기업을 향해 기생충들이라며 적대감을 표출하는 선언문을 갖고 있었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보험사 대표가 맨해튼 도시 한복 판에서 총에 맞아 숨졌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먼저 살펴볼까요?
[기자]
현지 시각 4일 새벽 미국 뉴욕 맨해튼 호텔 앞에서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 헬스그룹 보험 부문 최고경영자인 브라이언 톰슨 총격으로 사망했습니다.
경찰은 즉시 CCTV에 찍힌 용의자 루이지 맨지오니의 얼굴을 공개하고 현상 수배에 나섰는데요.
뉴욕 맨해튼의 이른 새벽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용의자가 길을 가던 톰슨 CEO의 등을 향해 총을 겨눕니다.
한 번 더 총격 자세를 취한 용의자는 길을 건너 사라집니다.
범행 약 15분 뒤 용의자가 자전거를 타고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됐는데요.
20년 넘게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에 다니며 CEO 자리에 올랐던 브라이언 톰슨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탄피에는 부인을 뜻하는 deny, 방어한다는 뜻의 defend, 물러나게 한다, 증언한다는 뜻의 depose라는 단어가 쓰여있었는데요.
미루다라는 뜻의 delay를 포함해 부인, 방어는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인데 미룬다는 delay 대신 물러나게 한다는 depose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보험금과 관련한 불만이 범행 동기였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앵커]
살해 용의자 루이지 맨지오니는 체포되는 과정에서 미국 사회와 대기업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냈다면서요?
[기자]
맨지오니는 사건이 일어난 지 닷새째 만에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맨지오니의 얼굴을 알아본 매장 직원의 신고로 체포됐습니다.
위조 신분증 등을 사용해 경찰 추적을 따돌리고 뉴욕주를 벗어나 펜실베이니아주까지 갔던 건데요.
체포 과정에서 세 쪽짜리 선언문이 발견됐는데 이 선언문에는 솔직히 말해 이 기생충들은 당해도 싸다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맨지오니는 공범은 없었고 자신의 단독 범행이었다면서 갈등과 트라우마를 일으킨 것은 사과하지만 해야만 했던 일이라고 썼다는데요.
뉴욕 경찰은 맨지오니가 '코퍼레이트 아메리카' 미국의 대기업, 미국의 자본주의 질서에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완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데다 미국 국민의 지성에 대한 모욕이다."]
[앵커]
체포된 맨지오니는 어떤 사람인가요?
왜 이런 일을 벌이게 된 거죠?
[기자]
로이터 등 외신들은 맨지오니가 볼티모어의 한 사립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명문 대학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스탠퍼드대학에서도 상담가로 일했던 기록이 확인됐는데, 범죄 전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맨지오니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인공지능과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적대적인 의견을 여러 차례 나타냈다고 합니다.
또, UC버클리대 수학 교수 출신의 폭탄테러범 테드 카진스키, 이른바 유나바머를 흠모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버드대 수학과 출신이었던 유나바머는 1980년대 여러 차례 폭탄 테러를 하며 미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는데요.
치밀한 수법과 도주에 능해 수사 당국은 십여 년간 그를 체포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은 의료 시스템 등 미국 사회의 여러 가지 무거운 과제를 안겼어요?
[기자]
이번 사건 이후 미국에서는 의료보험 시스템에 대한 분노가 함께 표출되고 있는데요.
의료 관련 업체들은 환자들의 입장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빈 굽타/아마존 최고 의료책임자 : "우리는 더 나은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영감과 동기가 많이 있고, 이미 더 나아지고 있다는 징후를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맨지오니는 범행에 일련번호가 없어 추적이 어려운 고스트건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최근 미국 범죄 현장에서 고스트건 발견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또 다른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월드이슈였습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구자람/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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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12-12 15:37:40
- 수정2024-12-12 15:46:29
[앵커]
미국 보험사 대표를 살해한 혐의로 20대의 젊은 청년이 체포됐습니다.
스물여섯 살의 루이지 맨지오니는 체포 당시 미국 사회와 대기업을 향해 기생충들이라며 적대감을 표출하는 선언문을 갖고 있었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보험사 대표가 맨해튼 도시 한복 판에서 총에 맞아 숨졌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먼저 살펴볼까요?
[기자]
현지 시각 4일 새벽 미국 뉴욕 맨해튼 호텔 앞에서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 헬스그룹 보험 부문 최고경영자인 브라이언 톰슨 총격으로 사망했습니다.
경찰은 즉시 CCTV에 찍힌 용의자 루이지 맨지오니의 얼굴을 공개하고 현상 수배에 나섰는데요.
뉴욕 맨해튼의 이른 새벽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용의자가 길을 가던 톰슨 CEO의 등을 향해 총을 겨눕니다.
한 번 더 총격 자세를 취한 용의자는 길을 건너 사라집니다.
범행 약 15분 뒤 용의자가 자전거를 타고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됐는데요.
20년 넘게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에 다니며 CEO 자리에 올랐던 브라이언 톰슨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탄피에는 부인을 뜻하는 deny, 방어한다는 뜻의 defend, 물러나게 한다, 증언한다는 뜻의 depose라는 단어가 쓰여있었는데요.
미루다라는 뜻의 delay를 포함해 부인, 방어는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인데 미룬다는 delay 대신 물러나게 한다는 depose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보험금과 관련한 불만이 범행 동기였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앵커]
살해 용의자 루이지 맨지오니는 체포되는 과정에서 미국 사회와 대기업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냈다면서요?
[기자]
맨지오니는 사건이 일어난 지 닷새째 만에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맨지오니의 얼굴을 알아본 매장 직원의 신고로 체포됐습니다.
위조 신분증 등을 사용해 경찰 추적을 따돌리고 뉴욕주를 벗어나 펜실베이니아주까지 갔던 건데요.
체포 과정에서 세 쪽짜리 선언문이 발견됐는데 이 선언문에는 솔직히 말해 이 기생충들은 당해도 싸다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맨지오니는 공범은 없었고 자신의 단독 범행이었다면서 갈등과 트라우마를 일으킨 것은 사과하지만 해야만 했던 일이라고 썼다는데요.
뉴욕 경찰은 맨지오니가 '코퍼레이트 아메리카' 미국의 대기업, 미국의 자본주의 질서에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완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데다 미국 국민의 지성에 대한 모욕이다."]
[앵커]
체포된 맨지오니는 어떤 사람인가요?
왜 이런 일을 벌이게 된 거죠?
[기자]
로이터 등 외신들은 맨지오니가 볼티모어의 한 사립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명문 대학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스탠퍼드대학에서도 상담가로 일했던 기록이 확인됐는데, 범죄 전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맨지오니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인공지능과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적대적인 의견을 여러 차례 나타냈다고 합니다.
또, UC버클리대 수학 교수 출신의 폭탄테러범 테드 카진스키, 이른바 유나바머를 흠모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버드대 수학과 출신이었던 유나바머는 1980년대 여러 차례 폭탄 테러를 하며 미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는데요.
치밀한 수법과 도주에 능해 수사 당국은 십여 년간 그를 체포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은 의료 시스템 등 미국 사회의 여러 가지 무거운 과제를 안겼어요?
[기자]
이번 사건 이후 미국에서는 의료보험 시스템에 대한 분노가 함께 표출되고 있는데요.
의료 관련 업체들은 환자들의 입장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빈 굽타/아마존 최고 의료책임자 : "우리는 더 나은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영감과 동기가 많이 있고, 이미 더 나아지고 있다는 징후를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맨지오니는 범행에 일련번호가 없어 추적이 어려운 고스트건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최근 미국 범죄 현장에서 고스트건 발견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또 다른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월드이슈였습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구자람/자료조사:소진영
미국 보험사 대표를 살해한 혐의로 20대의 젊은 청년이 체포됐습니다.
스물여섯 살의 루이지 맨지오니는 체포 당시 미국 사회와 대기업을 향해 기생충들이라며 적대감을 표출하는 선언문을 갖고 있었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보험사 대표가 맨해튼 도시 한복 판에서 총에 맞아 숨졌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먼저 살펴볼까요?
[기자]
현지 시각 4일 새벽 미국 뉴욕 맨해튼 호텔 앞에서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 헬스그룹 보험 부문 최고경영자인 브라이언 톰슨 총격으로 사망했습니다.
경찰은 즉시 CCTV에 찍힌 용의자 루이지 맨지오니의 얼굴을 공개하고 현상 수배에 나섰는데요.
뉴욕 맨해튼의 이른 새벽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용의자가 길을 가던 톰슨 CEO의 등을 향해 총을 겨눕니다.
한 번 더 총격 자세를 취한 용의자는 길을 건너 사라집니다.
범행 약 15분 뒤 용의자가 자전거를 타고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됐는데요.
20년 넘게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에 다니며 CEO 자리에 올랐던 브라이언 톰슨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탄피에는 부인을 뜻하는 deny, 방어한다는 뜻의 defend, 물러나게 한다, 증언한다는 뜻의 depose라는 단어가 쓰여있었는데요.
미루다라는 뜻의 delay를 포함해 부인, 방어는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인데 미룬다는 delay 대신 물러나게 한다는 depose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보험금과 관련한 불만이 범행 동기였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앵커]
살해 용의자 루이지 맨지오니는 체포되는 과정에서 미국 사회와 대기업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냈다면서요?
[기자]
맨지오니는 사건이 일어난 지 닷새째 만에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맨지오니의 얼굴을 알아본 매장 직원의 신고로 체포됐습니다.
위조 신분증 등을 사용해 경찰 추적을 따돌리고 뉴욕주를 벗어나 펜실베이니아주까지 갔던 건데요.
체포 과정에서 세 쪽짜리 선언문이 발견됐는데 이 선언문에는 솔직히 말해 이 기생충들은 당해도 싸다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맨지오니는 공범은 없었고 자신의 단독 범행이었다면서 갈등과 트라우마를 일으킨 것은 사과하지만 해야만 했던 일이라고 썼다는데요.
뉴욕 경찰은 맨지오니가 '코퍼레이트 아메리카' 미국의 대기업, 미국의 자본주의 질서에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완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데다 미국 국민의 지성에 대한 모욕이다."]
[앵커]
체포된 맨지오니는 어떤 사람인가요?
왜 이런 일을 벌이게 된 거죠?
[기자]
로이터 등 외신들은 맨지오니가 볼티모어의 한 사립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명문 대학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스탠퍼드대학에서도 상담가로 일했던 기록이 확인됐는데, 범죄 전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맨지오니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인공지능과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적대적인 의견을 여러 차례 나타냈다고 합니다.
또, UC버클리대 수학 교수 출신의 폭탄테러범 테드 카진스키, 이른바 유나바머를 흠모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버드대 수학과 출신이었던 유나바머는 1980년대 여러 차례 폭탄 테러를 하며 미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는데요.
치밀한 수법과 도주에 능해 수사 당국은 십여 년간 그를 체포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은 의료 시스템 등 미국 사회의 여러 가지 무거운 과제를 안겼어요?
[기자]
이번 사건 이후 미국에서는 의료보험 시스템에 대한 분노가 함께 표출되고 있는데요.
의료 관련 업체들은 환자들의 입장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빈 굽타/아마존 최고 의료책임자 : "우리는 더 나은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영감과 동기가 많이 있고, 이미 더 나아지고 있다는 징후를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맨지오니는 범행에 일련번호가 없어 추적이 어려운 고스트건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최근 미국 범죄 현장에서 고스트건 발견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또 다른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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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 기자 h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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