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북, ‘계엄·탄핵’보도…외교·안보 여파 우려 외

입력 2024.12.14 (07:54) 수정 2024.12.1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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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두만강역과 러시아 하산역을 오가는 열차 운행이 다음 주 월요일 재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북러 간 밀착 여파로 이 구간 여객열차 운행이 5년 만에 재개되는 건데요.

이 열차를 통해 북한의 외화벌이 노동자가 러시아에 파견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12월 둘째 주 남북의창 시작합니다.

우리나라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북한이 약 일주일 만에 관련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비교하면 남한 정세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탄핵정국으로 우리 안보와 외교에는 큰 공백이 생겨 당분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관련 내용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11일자 북한 노동신문 6면입니다.

한 면 전체를 통틀어 한국의 계엄 발령부터 탄핵안 표결 과정까지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파쇼 독재의 총칼을 국민에게 내대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며, 한국이 아비규환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중앙TV/12월 11일 : "윤석열 괴뢰가 수십 년 전 군부 독재 정권 시기의 쿠데타를 방불케 하는 미친 짓을 벌려놓은 것은 야당을 비롯한 각 계층의 강렬한 규탄을 불러일으켰으며..."]

국회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모습 등 스무 장이 넘는 사진도 함께 공개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이튿날에도 상세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입건 소식 등 수사 상황도 자세히 전했습니다.

[조성렬/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 "이것이 일회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윤석열 정부의 퇴진이 어떤 형태든 간에 이루어질 거고 또 조만간 새로운 정부 수립 문제가 논의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주민들에게) 장기간 숨기기 어려웠을 거라고 봅니다."]

북한의 반응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약 1주일 만에 나왔습니다.

2017년 3월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결정했을 때, 약 2시간 여 만에 신속하게 보도했던 것과 대비됩니다.

[조선중앙TV/2017년 3월 : "박근혜의 탄핵을 요구하는 남조선 인민들의 대중적 투쟁이 줄기차게 벌어진 가운데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탄핵을 선고했습니다."]

보도의 내용과 성격도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때는 남한 내 투쟁을 부추기거나, 특정 대선 후보의 비난글을 연이어 게재하며 남한 정국에 개입하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조선중앙TV/2017년 1월 : "(반기문 전 총장이) 2009년에 있었던 한 나라 내전에 미온적으로 대처함으로써 그에 대해 유엔이 공식 문서로 채택할 만큼 큰 오점을 남겼다."]

[조선중앙TV/2017년 2월 : "황교안은 어리석은 대통령 꿈을 꿀 것이 아니다, 당장 사죄하고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하지만 이번엔 주로 남한 언론과 외신들의 보도를 상세히 서술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부터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운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기본적으로 두 국가론이라고 한다면 서로에 대한 주권을 인정하고 분리된 상태에서 존재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는 의미인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사실은 타국에 대해서 이렇게 논평을 하는 것은 사실 적절하지 않거든요, 사실은."]

탄핵 정국으로 국정 전반에 큰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 가장 우려되는 분야는 안보와 국방입니다.

국방부는 현재 군 통수권자가 윤석열 대통령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12월 9일 : "(지금 국군통수권은 누구한테 있나요?) 대통령께 있습니다. (내란 수괴 피의자가 국군통수권을 가져도 되나요?) 가져도 되는지에 대한 판단을 물으시는 건가요? 법적으로는 현재 통수권자에게 있습니다, 권한이."]

지금 상황에서 북한의 무력도발 같은 안보 위기가 발생하면 군 통수권 행사를 둘러싸고 큰 혼란이 불거질 수도 있습니다.

계엄 사태로 신뢰를 잃은 윤 대통령의 통수권 행사 가능성 여부도 불투명한 데다, 만약 명령을 내린다 해도 지난 계엄 사태로 거센 비판에 직면한 군이 이를 신속하게 이행할지도 의문입니다.

[조성렬/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 "일단은 한반도에서 군사 충돌이 일어나게 되면 아직까지는 전시작전 통제권이 유엔사령관, 다시 말하면 주한미군 사령관에 있기 때문에 당장 군사적으로 대처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거라고 봅니다. 다만 이런 부분들이 전면전화 할 경우 이때는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유고 상황이 굉장히 심각할 거라고 생각하고..."]

한미 동맹은 물론 한미 연합방위태세에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미국 국무부 2인자인 커트 캠벨 부장관은 윤 대통령이 심한 오판을 했다고 비판했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예정됐던 방한을 보류했습니다.

한미 핵협의그룹, NCG 회의와 도상연습도 개최 하루 전날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앞서 계엄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골드버그 미국 대사가 당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조태열 외교장관에게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은 사실도 전해졌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12월 11일 :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고 잘못된 정세 판단, 상황 판단을 해서 미국을 미스 리드(오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미 국방부는 북한의 상황 오판에 대해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사브리나 싱/미국 국방부 부대변인/12월 11일 : "어떤 행위자도 이 시기를 악용하지 않길 바랍니다.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이 과정이 진행되도록 해야 합니다."]

당장 다음달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데 외교 공백 사태도 우려됩니다.

약 8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날, 한국 대통령은 직무 정지 상태였습니다.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과 두 차례 통화했지만 직접 만나지 못했고, 그 사이 아베 총리와 시진핑 주석은 각각 미국을 찾아 회담하고 북핵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운동하는 과정에서도 이미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얘기를 했잖아요. 만약에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정말 준비하고 있다면 어떤 상황, 어떤 조건으로 북한과 거래할 것이냐 이건 사실은 한국에 직접적인 문제가 되는 것인데 이러한 준비 과정에서 한국이 지금 상당히 소외될 수 있다고 하는 거죠."]

공식 출범을 한달 여 앞둔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 상황에 대한 직접적 평가나 언급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김정은 우상화 가속도…북러 협력 자신감?

내년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앞두고 북한에선 김정은 위원장 독자 우상화 작업이 속도를 내는 모양샙니다.

통일부는 최근 김 위원장 생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등 우상화 강화를 위한 다양한 조치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심지어 김 위원장 우상화는 선대보다 훨씬 이른 나이에 진행되고 있다는 데, 어떤 이유에설까요?

[리포트]

북한 주민들은 의무적으로 최고지도자의 초상 휘장을 가슴에 달고 다닙니다.

김일성 주석의 배지는 50대 후반인 1970년대부터 보급되기 시작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배지도 만 50세인 1992년 처음 제작됐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단독 배지는 만 40세인 올해 등장했습니다.

통일부는 북한이 김 위원장에 대한 우상화를 2021년부터 강화하기 시작해, 올해 가시적인 격상을 시도 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 근거로 올해 김 위원장의 40번째 생일에 북한 주민들이 충성 선서를 처음 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실제 북한 주민들에게 배포된 선서문을 보면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에 절대 복종하며 오직 백두 혈통을 믿고 따르겠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습니다.

통일부는 이에 더해 김정은의 생일을 국가 명절로 지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놨습니다.

["주체110년 2월 17일."]

["주체110년 6월 중순."]

북한 매체에서 주체 표기가 자취를 감춘 것도 독자 우상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주체연호는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1912년을 기점으로 삼는 북한식 연도 표기법입니다.

그런데 지난 10월 중순부터 북한이 발표한 성명과 담화, 주요 매체에서 주체연호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그거는 내년의 이벤트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이 들어요. 80주년 당창건 기념사업의 해인 것이고, 마지막 수단으로서의 우상화 작업 사실은 개인숭배라고 하는 부분으로 종식되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선대보다 훨씬 이른 나이부터 독자 우상화 작업을 이어가는 데에는, 북러 협력에서 얻은 자신감이 바탕이 됐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조성렬/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 "북한 입장에서 본다면 외교적으로 일방적으로 중국에 치우쳤던 외교 관계를 좀 더 러시아라는 이런 새로운 대국 관계의 설정이 가능하게 됐고요. 또 경제적으로 본다면 브릭스 가입 이전이라 하더라도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통해서 나름대로 활로를 찾았다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독자적인 나름대로 김정은 체제의 구축이 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 않을까."]

북한은 향후 당 규약이나 헌법 개정을 통해 김 위원장의 절대적 위상을 명문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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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북, ‘계엄·탄핵’보도…외교·안보 여파 우려 외
    • 입력 2024-12-14 07:54:09
    • 수정2024-12-14 08:22:09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두만강역과 러시아 하산역을 오가는 열차 운행이 다음 주 월요일 재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북러 간 밀착 여파로 이 구간 여객열차 운행이 5년 만에 재개되는 건데요.

이 열차를 통해 북한의 외화벌이 노동자가 러시아에 파견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12월 둘째 주 남북의창 시작합니다.

우리나라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북한이 약 일주일 만에 관련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비교하면 남한 정세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탄핵정국으로 우리 안보와 외교에는 큰 공백이 생겨 당분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관련 내용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11일자 북한 노동신문 6면입니다.

한 면 전체를 통틀어 한국의 계엄 발령부터 탄핵안 표결 과정까지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파쇼 독재의 총칼을 국민에게 내대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며, 한국이 아비규환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중앙TV/12월 11일 : "윤석열 괴뢰가 수십 년 전 군부 독재 정권 시기의 쿠데타를 방불케 하는 미친 짓을 벌려놓은 것은 야당을 비롯한 각 계층의 강렬한 규탄을 불러일으켰으며..."]

국회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모습 등 스무 장이 넘는 사진도 함께 공개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이튿날에도 상세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입건 소식 등 수사 상황도 자세히 전했습니다.

[조성렬/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 "이것이 일회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윤석열 정부의 퇴진이 어떤 형태든 간에 이루어질 거고 또 조만간 새로운 정부 수립 문제가 논의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주민들에게) 장기간 숨기기 어려웠을 거라고 봅니다."]

북한의 반응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약 1주일 만에 나왔습니다.

2017년 3월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결정했을 때, 약 2시간 여 만에 신속하게 보도했던 것과 대비됩니다.

[조선중앙TV/2017년 3월 : "박근혜의 탄핵을 요구하는 남조선 인민들의 대중적 투쟁이 줄기차게 벌어진 가운데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탄핵을 선고했습니다."]

보도의 내용과 성격도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때는 남한 내 투쟁을 부추기거나, 특정 대선 후보의 비난글을 연이어 게재하며 남한 정국에 개입하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조선중앙TV/2017년 1월 : "(반기문 전 총장이) 2009년에 있었던 한 나라 내전에 미온적으로 대처함으로써 그에 대해 유엔이 공식 문서로 채택할 만큼 큰 오점을 남겼다."]

[조선중앙TV/2017년 2월 : "황교안은 어리석은 대통령 꿈을 꿀 것이 아니다, 당장 사죄하고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하지만 이번엔 주로 남한 언론과 외신들의 보도를 상세히 서술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부터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운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기본적으로 두 국가론이라고 한다면 서로에 대한 주권을 인정하고 분리된 상태에서 존재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는 의미인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사실은 타국에 대해서 이렇게 논평을 하는 것은 사실 적절하지 않거든요, 사실은."]

탄핵 정국으로 국정 전반에 큰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 가장 우려되는 분야는 안보와 국방입니다.

국방부는 현재 군 통수권자가 윤석열 대통령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12월 9일 : "(지금 국군통수권은 누구한테 있나요?) 대통령께 있습니다. (내란 수괴 피의자가 국군통수권을 가져도 되나요?) 가져도 되는지에 대한 판단을 물으시는 건가요? 법적으로는 현재 통수권자에게 있습니다, 권한이."]

지금 상황에서 북한의 무력도발 같은 안보 위기가 발생하면 군 통수권 행사를 둘러싸고 큰 혼란이 불거질 수도 있습니다.

계엄 사태로 신뢰를 잃은 윤 대통령의 통수권 행사 가능성 여부도 불투명한 데다, 만약 명령을 내린다 해도 지난 계엄 사태로 거센 비판에 직면한 군이 이를 신속하게 이행할지도 의문입니다.

[조성렬/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 "일단은 한반도에서 군사 충돌이 일어나게 되면 아직까지는 전시작전 통제권이 유엔사령관, 다시 말하면 주한미군 사령관에 있기 때문에 당장 군사적으로 대처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거라고 봅니다. 다만 이런 부분들이 전면전화 할 경우 이때는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유고 상황이 굉장히 심각할 거라고 생각하고..."]

한미 동맹은 물론 한미 연합방위태세에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미국 국무부 2인자인 커트 캠벨 부장관은 윤 대통령이 심한 오판을 했다고 비판했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예정됐던 방한을 보류했습니다.

한미 핵협의그룹, NCG 회의와 도상연습도 개최 하루 전날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앞서 계엄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골드버그 미국 대사가 당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조태열 외교장관에게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은 사실도 전해졌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12월 11일 :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고 잘못된 정세 판단, 상황 판단을 해서 미국을 미스 리드(오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미 국방부는 북한의 상황 오판에 대해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사브리나 싱/미국 국방부 부대변인/12월 11일 : "어떤 행위자도 이 시기를 악용하지 않길 바랍니다.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이 과정이 진행되도록 해야 합니다."]

당장 다음달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데 외교 공백 사태도 우려됩니다.

약 8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날, 한국 대통령은 직무 정지 상태였습니다.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과 두 차례 통화했지만 직접 만나지 못했고, 그 사이 아베 총리와 시진핑 주석은 각각 미국을 찾아 회담하고 북핵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운동하는 과정에서도 이미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얘기를 했잖아요. 만약에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정말 준비하고 있다면 어떤 상황, 어떤 조건으로 북한과 거래할 것이냐 이건 사실은 한국에 직접적인 문제가 되는 것인데 이러한 준비 과정에서 한국이 지금 상당히 소외될 수 있다고 하는 거죠."]

공식 출범을 한달 여 앞둔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 상황에 대한 직접적 평가나 언급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김정은 우상화 가속도…북러 협력 자신감?

내년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앞두고 북한에선 김정은 위원장 독자 우상화 작업이 속도를 내는 모양샙니다.

통일부는 최근 김 위원장 생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등 우상화 강화를 위한 다양한 조치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심지어 김 위원장 우상화는 선대보다 훨씬 이른 나이에 진행되고 있다는 데, 어떤 이유에설까요?

[리포트]

북한 주민들은 의무적으로 최고지도자의 초상 휘장을 가슴에 달고 다닙니다.

김일성 주석의 배지는 50대 후반인 1970년대부터 보급되기 시작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배지도 만 50세인 1992년 처음 제작됐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단독 배지는 만 40세인 올해 등장했습니다.

통일부는 북한이 김 위원장에 대한 우상화를 2021년부터 강화하기 시작해, 올해 가시적인 격상을 시도 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 근거로 올해 김 위원장의 40번째 생일에 북한 주민들이 충성 선서를 처음 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실제 북한 주민들에게 배포된 선서문을 보면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에 절대 복종하며 오직 백두 혈통을 믿고 따르겠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습니다.

통일부는 이에 더해 김정은의 생일을 국가 명절로 지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놨습니다.

["주체110년 2월 17일."]

["주체110년 6월 중순."]

북한 매체에서 주체 표기가 자취를 감춘 것도 독자 우상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주체연호는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1912년을 기점으로 삼는 북한식 연도 표기법입니다.

그런데 지난 10월 중순부터 북한이 발표한 성명과 담화, 주요 매체에서 주체연호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그거는 내년의 이벤트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이 들어요. 80주년 당창건 기념사업의 해인 것이고, 마지막 수단으로서의 우상화 작업 사실은 개인숭배라고 하는 부분으로 종식되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선대보다 훨씬 이른 나이부터 독자 우상화 작업을 이어가는 데에는, 북러 협력에서 얻은 자신감이 바탕이 됐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조성렬/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 "북한 입장에서 본다면 외교적으로 일방적으로 중국에 치우쳤던 외교 관계를 좀 더 러시아라는 이런 새로운 대국 관계의 설정이 가능하게 됐고요. 또 경제적으로 본다면 브릭스 가입 이전이라 하더라도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통해서 나름대로 활로를 찾았다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독자적인 나름대로 김정은 체제의 구축이 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 않을까."]

북한은 향후 당 규약이나 헌법 개정을 통해 김 위원장의 절대적 위상을 명문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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