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다 취소예요”…모임 없는 연말에 ‘한숨만’

입력 2024.12.17 (21:35) 수정 2024.12.1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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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탄핵 정국에 연말의 일상이 얼어붙었습니다.

국회의장과 정부까지 나서서 연말 모임을 취소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지만, 연말 분위기는 실종되고, 송년 분위기가 사라진 현장에서는 자영업자들의 한숨 소리만 들리고 있습니다.

현장을 김예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공기관들이 밀집한 대전 서구의 한 대형 식당.

140여 석 규모로 연말이면 대규모 회식이나 모임이 많은 곳입니다.

하지만 저녁 예약은 단 4건.

그나마도 서너 명 위주의 소규모 예약입니다.

[식당 사장 : "(예약이) 반 정도는 준 것 같아요. 사람들이 술도 안 먹고 회식이나 이런 것도 확실히 많이 줄고…."]

다섯 달 전 정부세종청사 앞에 문을 연 이 식당은 처음으로 연말 특수를 기대했지만 물거품이 됐습니다.

전화벨 소리만 들려도 몇 안 되는 예약을 취소하는 건 아닌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박선혜/식당 사장 : "이달부터 모든 예약이 다 취소가 됐어요. 100명 이상이 취소된 거죠."]

예약 장부에는 취소만 빼곡할 뿐 새로 들어온 예약은 하나도 없습니다.

미리 준비해 둔 고기와 생선, 채소까지 모두 버려야 했습니다.

[천금단/식당 사장 : "(예약 취소됐으면 식재료는 다 어떻게 해요?) 다 폐기 처분했어요. 깻잎이랑 어제 여기다 그냥 한 보따리씩 막 그냥 다 버리고…."]

종강을 맞아 한창 들떠 있어야 할 대학가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탄핵정국으로 모두가 조심하는 분위기에 젊은 대학생들마저 얼어붙었습니다.

[곽민선/대학생 : "예전처럼 파티 같은 분위기는 없는 것 같고, 집회에 나가는 친구들도 많고 모여도 정치 얘기를 하면서 조용히…."]

[한인협/주점 사장 : "안 그래도 근처에 임대를 내놓는 가게들이 많은데 코로나 때 이후에 다시 '궁동'이라는 상권 자체가 많이 죽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로 연말 특수가 사라진 자영업자들은 더욱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예은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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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예 다 취소예요”…모임 없는 연말에 ‘한숨만’
    • 입력 2024-12-17 21:35:28
    • 수정2024-12-17 22:04:09
    뉴스9(대전)
[앵커]

탄핵 정국에 연말의 일상이 얼어붙었습니다.

국회의장과 정부까지 나서서 연말 모임을 취소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지만, 연말 분위기는 실종되고, 송년 분위기가 사라진 현장에서는 자영업자들의 한숨 소리만 들리고 있습니다.

현장을 김예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공기관들이 밀집한 대전 서구의 한 대형 식당.

140여 석 규모로 연말이면 대규모 회식이나 모임이 많은 곳입니다.

하지만 저녁 예약은 단 4건.

그나마도 서너 명 위주의 소규모 예약입니다.

[식당 사장 : "(예약이) 반 정도는 준 것 같아요. 사람들이 술도 안 먹고 회식이나 이런 것도 확실히 많이 줄고…."]

다섯 달 전 정부세종청사 앞에 문을 연 이 식당은 처음으로 연말 특수를 기대했지만 물거품이 됐습니다.

전화벨 소리만 들려도 몇 안 되는 예약을 취소하는 건 아닌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박선혜/식당 사장 : "이달부터 모든 예약이 다 취소가 됐어요. 100명 이상이 취소된 거죠."]

예약 장부에는 취소만 빼곡할 뿐 새로 들어온 예약은 하나도 없습니다.

미리 준비해 둔 고기와 생선, 채소까지 모두 버려야 했습니다.

[천금단/식당 사장 : "(예약 취소됐으면 식재료는 다 어떻게 해요?) 다 폐기 처분했어요. 깻잎이랑 어제 여기다 그냥 한 보따리씩 막 그냥 다 버리고…."]

종강을 맞아 한창 들떠 있어야 할 대학가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탄핵정국으로 모두가 조심하는 분위기에 젊은 대학생들마저 얼어붙었습니다.

[곽민선/대학생 : "예전처럼 파티 같은 분위기는 없는 것 같고, 집회에 나가는 친구들도 많고 모여도 정치 얘기를 하면서 조용히…."]

[한인협/주점 사장 : "안 그래도 근처에 임대를 내놓는 가게들이 많은데 코로나 때 이후에 다시 '궁동'이라는 상권 자체가 많이 죽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로 연말 특수가 사라진 자영업자들은 더욱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예은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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