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탄핵 정국 관망…한국 ‘패싱’ 우려 외

입력 2024.12.21 (08:10) 수정 2024.12.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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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가운데 장성급을 포함해 최소 100명이 숨지고 천여 명이 부상했다고 국가정보원이 밝혔습니다.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전에서 전선 돌격대로 소모되고 있는 데다 드론 공격에 대한 대응 능력이 부족해 사상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는데요.

국정원은 북한의 추가 파병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2월 셋째 주 남북의창 시작합니다.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 소식을 별다른 논평 없이 이틀 만에 전했습니다.

취임을 한 달 앞두고 첫 기자회견을 연 트럼프 당선인도 김정은에 대해서는 언급했지만 탄핵 정국인 한국과 윤 대통령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측근인 그레넬 전 주독일 대사에게도 대북 특사 임무를 맡기며 북미 대화에는 시동을 걸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우원식/국회의장/12월 14일 :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김태순/경기도 성남시 : "정치인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자기 이익 챙기지 말고 국가 이익 챙기세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이틀 뒤, 북한도 관련 보도를 내놨습니다.

노동신문 등 내부 매체를 통해 주민들에게도 소식을 알렸습니다.

[조선중앙TV/12월 16일 : "탄핵안이 가결됨으로써 윤석열 괴뢰의 대통령 권한이 정지되었다. 괴뢰 국방부장관과 괴뢰 경찰청장, 괴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구속된데 이어..."]

조목조목 ‘괴뢰’라는 수식을 붙여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시키긴 했지만, 별다른 비평 없이 사실 위주로 전달했습니다.

아직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이 남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앞서 북한은 비상계엄 사태를 전하면서도 시민들이 무장한 계엄군과 대치하거나, 항의하는 사진은 싣지 않았습니다.

[김정/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계엄령이 해제되고 결국은 행정수반 혹은 최고지도자가 내린 결정을 국회가 반대를 하고 추후엔 또 시민들도 반대를 하는 것 이런 게 객관적으로 다 북한에 주민들에게 보도가 된다면 북한 당국 입장에서 보면 불리한 정보이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소화해 낼 건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보고요."]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13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습니다.

남한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등장한 것인데, 대대적인 행사 대신 차분하게 기일을 보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에선 탄핵안 가결 뉴스를 바라보는 김 위원장과 딸 주애 사진 등 풍자 게시물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찌푸린 사진과 함께 편집된 이 풍자물은, 남한의 갑작스런 계엄 사태로 인해 북한도 당혹스러워할 것이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김인한/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북한이 지금 놀라긴 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군대를 동원해서 쿠데타를 하고 계엄을 선포하고 했을 때는 사회가 정말 총부리 앞에서 조용했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똑같이 군이란 것을 동원했는데 오히려 국민들이 들고일어나서 이것을 막았다고 하는 건 자유민주주의 체제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구나, 다른 체제로구나 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체감을 한 사건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한국의 탄핵 정국에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기자회견에서 취임식에 시진핑 중국 주석이 오면 반기겠다고 말했고, 이시바 일본 총리가 원하면 취임 전이라도 만나겠다고 밝혔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종전 협상에 나서겠다고 얘기했고,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당선인/12월 16일 :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허용한 것은) 잘못된 것이고, 그것이 북한을 끼어들게 했습니다. 저는 북한 지도자와도 잘 지냅니다. 저만이 그렇게 할 수 있죠."]

그러나 한국과 관련해선 일체의 언급이 없었습니다.

정부는 한덕수 권한대행의 미국 방문과 특사단 파견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이 성사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김인한/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궁금증이 드는데요. 2021년 1월 6일 사태를 돌아봐도 민주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뚜렷한 사람은 아니란 말이에요. 특히 선거 같은 경우 분명히 선거에 의해서 트럼프가 졌음에도 불구하고 불복을 하는 듯한 자세를 보이고 사람들이 시위를 과격하게 하는 데에 대해서도 크게 제지를 하지 않으면서 의사당에 난입하는 그런 사건이 (2021년) 1월 6일에 발생했었잖아요."]

트럼프 당선인은 대북 직접 대화 가능성도 수시로 내치비고 있습니다.

“김정은과 매우 잘 지낸다, 난 그가 제대로 상대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한 지난 12일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가 대표적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자신의 외교 책사인 리처드 그레넬 전 주 독일대사를 대북 특사로 지명했습니다.

그레넬 특사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인물입니다.

2020년엔 미국 고위 관련 인사 중 처음으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직접 언급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리처드 그레넬/당시 주독일 미국대사/7월 18일 : "트럼프 대통령 시절, 우리는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전쟁은 없었습니다. 오래된 전쟁은 끝났습니다."]

실제 북미정상회담이 조기에 성사되면,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한국이 국내 정치적 상황을 복원하려면 약 6개월 이상이 걸린다 이런 걸 생각해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그레넬 특임대사를 통해 북한과의 직거래를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한국의 목소리가 거의 전달되지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입니다."]

[앵커]

▲ 테러지원국 유지…협상 지렛대?▲

미국이 올해도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반적으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각종 무역 제재를 받는 데다 대외원조도 받을 수 없다는데요.

때문에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연계돼 사실상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정치적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테러지원국 지정’의 의미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88서울 올림픽과 제13대 대선을 코앞에 둔 1987년 11월 29일.

아부다비를 출발해 방콕으로 가던 KAL 858기가 미얀마 안다만 해역 상공에서 돌연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당시 폭파 용의자로 지목된 김현희가 바레인에서 검거돼 서울로 압송되고, 사건 발생 47일 만에 자신이 여객기를 폭파했다고 시인합니다.

[이상연/당시 안기부1차장/1988년 1월 : "남조선 측의 두 개 조선 책동과 올림픽 단독 개최 책동을 막기 위해 대한항공기 1대를 폭파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사건은 미 국무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처음 지정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른바 불량국가로 낙인찍힌 북한은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해 달라고 미국에 끈질기게 요구했지만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마침내 2008년, 북한이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하고 핵 검증에 합의하면서, 미국 조지 부시 행정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습니다.

[조지 부시/당시 미국 대통령/2008년 6월 :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45일 안에 철회하겠다는 방침을 의회에 통보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듬해인 2009년 2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2010년에는 연평도 포격을 감행했습니다.

북한을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는데, 오바마 행정부는 한반도 정세를 고려해 결정을 보류했습니다.

미국 내 기류가 뒤바뀐 결정적 계기는 2017년 2월 김정남 암살 사건이었습니다.

이른 아침, 그것도 붐비는 국제공항에서 북한이 맹독성 신경작용제를 얼굴에 발라 김정남을 살해한 사건은 국제사회를 경악시켰습니다.

[오토 웜비어/미국인 대학생/2016년 2월 : "제발 저를 구해주세요. 제발 저를 살려주세요."]

또 관광차 북한을 방문했다 억류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자는 여론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트럼프/당시 미국 대통령/2017년 6월 : "웜비어가 조금 전 숨졌습니다. 잔혹한 정권이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9년 만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그 와중에도 북핵 문제를 중재하기 위해 방북한 중국 특사가 귀국할 때까지 발표를 미뤘습니다.

쑹타오 대북 특사가 별 소득 없이 귀국한 것을 확인한 후에야, ‘테러지원국 재지정’으로 북한에 대한 최고 압박을 선언했습니다.

테러지원국 지정 문제가 북미 비핵화 협상과 연계돼 온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들인데, 트럼프 2기 행정부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김정/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실제 북한이 테러 지원을 하고 있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아마도 향후 다가올 북미 협상과 관련해서 일종의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계속 유지하지 않을까 그 연속선상에서 이해하면 될 거 같습니다."]

현재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는 북한과 함께 쿠바, 이란, 시리아가 올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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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탄핵 정국 관망…한국 ‘패싱’ 우려 외
    • 입력 2024-12-21 08:10:13
    • 수정2024-12-21 08: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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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가운데 장성급을 포함해 최소 100명이 숨지고 천여 명이 부상했다고 국가정보원이 밝혔습니다.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전에서 전선 돌격대로 소모되고 있는 데다 드론 공격에 대한 대응 능력이 부족해 사상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는데요.

국정원은 북한의 추가 파병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2월 셋째 주 남북의창 시작합니다.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 소식을 별다른 논평 없이 이틀 만에 전했습니다.

취임을 한 달 앞두고 첫 기자회견을 연 트럼프 당선인도 김정은에 대해서는 언급했지만 탄핵 정국인 한국과 윤 대통령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측근인 그레넬 전 주독일 대사에게도 대북 특사 임무를 맡기며 북미 대화에는 시동을 걸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우원식/국회의장/12월 14일 :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김태순/경기도 성남시 : "정치인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자기 이익 챙기지 말고 국가 이익 챙기세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이틀 뒤, 북한도 관련 보도를 내놨습니다.

노동신문 등 내부 매체를 통해 주민들에게도 소식을 알렸습니다.

[조선중앙TV/12월 16일 : "탄핵안이 가결됨으로써 윤석열 괴뢰의 대통령 권한이 정지되었다. 괴뢰 국방부장관과 괴뢰 경찰청장, 괴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구속된데 이어..."]

조목조목 ‘괴뢰’라는 수식을 붙여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시키긴 했지만, 별다른 비평 없이 사실 위주로 전달했습니다.

아직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이 남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앞서 북한은 비상계엄 사태를 전하면서도 시민들이 무장한 계엄군과 대치하거나, 항의하는 사진은 싣지 않았습니다.

[김정/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계엄령이 해제되고 결국은 행정수반 혹은 최고지도자가 내린 결정을 국회가 반대를 하고 추후엔 또 시민들도 반대를 하는 것 이런 게 객관적으로 다 북한에 주민들에게 보도가 된다면 북한 당국 입장에서 보면 불리한 정보이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소화해 낼 건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보고요."]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13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습니다.

남한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등장한 것인데, 대대적인 행사 대신 차분하게 기일을 보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에선 탄핵안 가결 뉴스를 바라보는 김 위원장과 딸 주애 사진 등 풍자 게시물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찌푸린 사진과 함께 편집된 이 풍자물은, 남한의 갑작스런 계엄 사태로 인해 북한도 당혹스러워할 것이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김인한/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북한이 지금 놀라긴 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군대를 동원해서 쿠데타를 하고 계엄을 선포하고 했을 때는 사회가 정말 총부리 앞에서 조용했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똑같이 군이란 것을 동원했는데 오히려 국민들이 들고일어나서 이것을 막았다고 하는 건 자유민주주의 체제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구나, 다른 체제로구나 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체감을 한 사건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한국의 탄핵 정국에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기자회견에서 취임식에 시진핑 중국 주석이 오면 반기겠다고 말했고, 이시바 일본 총리가 원하면 취임 전이라도 만나겠다고 밝혔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종전 협상에 나서겠다고 얘기했고,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당선인/12월 16일 :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허용한 것은) 잘못된 것이고, 그것이 북한을 끼어들게 했습니다. 저는 북한 지도자와도 잘 지냅니다. 저만이 그렇게 할 수 있죠."]

그러나 한국과 관련해선 일체의 언급이 없었습니다.

정부는 한덕수 권한대행의 미국 방문과 특사단 파견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이 성사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김인한/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궁금증이 드는데요. 2021년 1월 6일 사태를 돌아봐도 민주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뚜렷한 사람은 아니란 말이에요. 특히 선거 같은 경우 분명히 선거에 의해서 트럼프가 졌음에도 불구하고 불복을 하는 듯한 자세를 보이고 사람들이 시위를 과격하게 하는 데에 대해서도 크게 제지를 하지 않으면서 의사당에 난입하는 그런 사건이 (2021년) 1월 6일에 발생했었잖아요."]

트럼프 당선인은 대북 직접 대화 가능성도 수시로 내치비고 있습니다.

“김정은과 매우 잘 지낸다, 난 그가 제대로 상대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한 지난 12일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가 대표적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자신의 외교 책사인 리처드 그레넬 전 주 독일대사를 대북 특사로 지명했습니다.

그레넬 특사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인물입니다.

2020년엔 미국 고위 관련 인사 중 처음으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직접 언급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리처드 그레넬/당시 주독일 미국대사/7월 18일 : "트럼프 대통령 시절, 우리는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전쟁은 없었습니다. 오래된 전쟁은 끝났습니다."]

실제 북미정상회담이 조기에 성사되면,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한국이 국내 정치적 상황을 복원하려면 약 6개월 이상이 걸린다 이런 걸 생각해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그레넬 특임대사를 통해 북한과의 직거래를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한국의 목소리가 거의 전달되지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입니다."]

[앵커]

▲ 테러지원국 유지…협상 지렛대?▲

미국이 올해도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반적으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각종 무역 제재를 받는 데다 대외원조도 받을 수 없다는데요.

때문에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연계돼 사실상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정치적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테러지원국 지정’의 의미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88서울 올림픽과 제13대 대선을 코앞에 둔 1987년 11월 29일.

아부다비를 출발해 방콕으로 가던 KAL 858기가 미얀마 안다만 해역 상공에서 돌연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당시 폭파 용의자로 지목된 김현희가 바레인에서 검거돼 서울로 압송되고, 사건 발생 47일 만에 자신이 여객기를 폭파했다고 시인합니다.

[이상연/당시 안기부1차장/1988년 1월 : "남조선 측의 두 개 조선 책동과 올림픽 단독 개최 책동을 막기 위해 대한항공기 1대를 폭파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사건은 미 국무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처음 지정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른바 불량국가로 낙인찍힌 북한은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해 달라고 미국에 끈질기게 요구했지만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마침내 2008년, 북한이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하고 핵 검증에 합의하면서, 미국 조지 부시 행정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습니다.

[조지 부시/당시 미국 대통령/2008년 6월 :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45일 안에 철회하겠다는 방침을 의회에 통보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듬해인 2009년 2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2010년에는 연평도 포격을 감행했습니다.

북한을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는데, 오바마 행정부는 한반도 정세를 고려해 결정을 보류했습니다.

미국 내 기류가 뒤바뀐 결정적 계기는 2017년 2월 김정남 암살 사건이었습니다.

이른 아침, 그것도 붐비는 국제공항에서 북한이 맹독성 신경작용제를 얼굴에 발라 김정남을 살해한 사건은 국제사회를 경악시켰습니다.

[오토 웜비어/미국인 대학생/2016년 2월 : "제발 저를 구해주세요. 제발 저를 살려주세요."]

또 관광차 북한을 방문했다 억류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자는 여론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트럼프/당시 미국 대통령/2017년 6월 : "웜비어가 조금 전 숨졌습니다. 잔혹한 정권이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9년 만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그 와중에도 북핵 문제를 중재하기 위해 방북한 중국 특사가 귀국할 때까지 발표를 미뤘습니다.

쑹타오 대북 특사가 별 소득 없이 귀국한 것을 확인한 후에야, ‘테러지원국 재지정’으로 북한에 대한 최고 압박을 선언했습니다.

테러지원국 지정 문제가 북미 비핵화 협상과 연계돼 온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들인데, 트럼프 2기 행정부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김정/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실제 북한이 테러 지원을 하고 있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아마도 향후 다가올 북미 협상과 관련해서 일종의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계속 유지하지 않을까 그 연속선상에서 이해하면 될 거 같습니다."]

현재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는 북한과 함께 쿠바, 이란, 시리아가 올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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