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폭설…심각해지는 ‘기후재난’

입력 2024.12.24 (21:54) 수정 2024.12.2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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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말을 맞아 올 한 해 우리 지역을 달궜던 주요 현장을 돌아보는 기획보도 순서입니다.

오늘은 유례없는 폭염과 폭우, 폭설이 남긴 생채기를 보듬어 봅니다.

이젠 이상기후를 넘어 '기후재난'이란 표현이 더 어울릴 만큼 평범한 일상에 큰 위협이 되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박연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난히 길고 더웠던 올해 여름.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길게는 40일 넘게 폭염특보가 이어지면서 최장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기상학적으로 여름이 한 해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확장됐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김해동/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지난 6월 : "이미 4월이 되면서 30도가 넘어가는 이런 날들이 종종 나타나고, 25도 이상인 날이 일상화가 됩니다. 그리고 이런 날들이 11월까지도 가는 겁니다."]

기후와 밀접한 농작물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배와 사과의 표면이 길게 갈라지는 '열과'가 속수무책으로 발생했고, 수확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염철형/배 재배 농민/지난 10월 : "(열과에 대해) 특약이나 어떤 부분에 있어서 연구를, 좀 대책 강구를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밤사이 시간당 100mm 넘게 쏟아진 폭우에 농경지와 마을 구분 없이 물에 잠기고, 산사태 등으로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전 도심의 유등교가 침하해, 새 다리가 놓일 때까지 불편을 피할 수 없습니다.

[김정길/택시 기사/지난 7월 : "이 손님도 지금 터미널 가야 하는데 이쪽으로 이렇게 가려니까 많이 막히죠. 원래는 이렇게 안 막혀요, 여기."]

첫눈마저 재난이 됐습니다.

하루 만에 20㎝ 넘는 습기 많은 눈이 내리면서 축사와 비닐하우스가 무너져 내렸고, 겨울 초입에 특별 재난지역이 선포됐습니다.

[박은숙/피해 농민/지난달 : "귀농 27년째인데 눈이 이 정도로 와서 하우스가 무너질 거라고는 생각 못 했어요, 정말로. '우지끈'하는데 처음에는 그게 나무가 부러지는 소리인 줄 알고…."]

더 이상 '이상' 기후가 아닌 일상화된 기후에 맞는 맞춤 대책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임재빈/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도시·환경정책전공 교수 : "극한 폭염이나 추위, 또는 폭우가 내리는 일이 잦은데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특성에 맞는 시설 개선, 기준 강화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와버린 '기후 재난' 시대.

기후 변화를 늦추려는 노력과 동시에 기후 적응을 위한 제도와 예산이 집중될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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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폭우·폭설…심각해지는 ‘기후재난’
    • 입력 2024-12-24 21:54:13
    • 수정2024-12-24 22:08:53
    뉴스9(대전)
[앵커]

연말을 맞아 올 한 해 우리 지역을 달궜던 주요 현장을 돌아보는 기획보도 순서입니다.

오늘은 유례없는 폭염과 폭우, 폭설이 남긴 생채기를 보듬어 봅니다.

이젠 이상기후를 넘어 '기후재난'이란 표현이 더 어울릴 만큼 평범한 일상에 큰 위협이 되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박연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난히 길고 더웠던 올해 여름.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길게는 40일 넘게 폭염특보가 이어지면서 최장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기상학적으로 여름이 한 해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확장됐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김해동/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지난 6월 : "이미 4월이 되면서 30도가 넘어가는 이런 날들이 종종 나타나고, 25도 이상인 날이 일상화가 됩니다. 그리고 이런 날들이 11월까지도 가는 겁니다."]

기후와 밀접한 농작물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배와 사과의 표면이 길게 갈라지는 '열과'가 속수무책으로 발생했고, 수확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염철형/배 재배 농민/지난 10월 : "(열과에 대해) 특약이나 어떤 부분에 있어서 연구를, 좀 대책 강구를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밤사이 시간당 100mm 넘게 쏟아진 폭우에 농경지와 마을 구분 없이 물에 잠기고, 산사태 등으로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전 도심의 유등교가 침하해, 새 다리가 놓일 때까지 불편을 피할 수 없습니다.

[김정길/택시 기사/지난 7월 : "이 손님도 지금 터미널 가야 하는데 이쪽으로 이렇게 가려니까 많이 막히죠. 원래는 이렇게 안 막혀요, 여기."]

첫눈마저 재난이 됐습니다.

하루 만에 20㎝ 넘는 습기 많은 눈이 내리면서 축사와 비닐하우스가 무너져 내렸고, 겨울 초입에 특별 재난지역이 선포됐습니다.

[박은숙/피해 농민/지난달 : "귀농 27년째인데 눈이 이 정도로 와서 하우스가 무너질 거라고는 생각 못 했어요, 정말로. '우지끈'하는데 처음에는 그게 나무가 부러지는 소리인 줄 알고…."]

더 이상 '이상' 기후가 아닌 일상화된 기후에 맞는 맞춤 대책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임재빈/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도시·환경정책전공 교수 : "극한 폭염이나 추위, 또는 폭우가 내리는 일이 잦은데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특성에 맞는 시설 개선, 기준 강화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와버린 '기후 재난' 시대.

기후 변화를 늦추려는 노력과 동시에 기후 적응을 위한 제도와 예산이 집중될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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