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김주애 지위 격상…리설주 잠행

입력 2024.12.28 (08:29) 수정 2024.12.28 (08: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북한 체제는 철저히 한 사람, 바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김 위원장의 권력 강화를 위해선 가족들조차 이를 뒷받침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데요.

2024년에도 여동생 김여정, 딸 김주애, 그리고 부인 리설주는 각자의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권력 공고화를 위해 움직였다는 평가입니다.

이들이 보여준 행보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그리고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 체제에 힘이 됐을까요?

클로즈업 북한 에서 2024 김씨 일가 행보를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신년 공연 관람으로 2024년 첫 행보를 시작한 김정은 위원장.

김 위원장 곁에는 가족이 함께했습니다.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 존경하는 자제분과 여사와 함께 관람석에 나오시자 장내는 격정의 도가니로 화했습니다."]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단연 딸 김주애였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의 팔짱을 끼고 등장한 주애는 주석단에 올라서도 김 위원장 바로 오른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여기에 김정은 위원장이 관람 도중 주애의 왼쪽 볼에 입을 맞추는 모습까지 공개되면서 올해의 활발한 행보를 짐작케 했습니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은 연초부터 딸 주애를 대동하고 ICBM 발사대 차량 생산 공장을 방문해 핵, 미사일 전략을 과시했습니다.

[조선중앙TV/1월 6일 : "존경하는 자제분께서 동행하셨습니다."]

북한 매체는 여느 간부들의 이름보다 먼저 김주애의 동행을 보도했고, 공개된 11장의 사진 중 10장에 등장하며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경제 분야로 활동 범위를 넓히기도 했는데요.

과거 주로 김 위원장의 군사 일정에 동행했던 것과 달리, 황주군 닭 공장 시찰에 함께한 겁니다.

[조선중앙TV/1월 8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1월 7일 새로 일떠세운 광천 닭 공장을 현지 지도하셨습니다. 존경하는 자제분께서 동행하셨습니다."]

또 북한의 인민군 창설을 기념하는 건군절 76주년 기념 연회 때, 군 장성들이 김주애를 향해 크게 환호하는 장면에서는, 위상이 상당히 커졌다는 것을 짐작케 했는데요.

[조선중앙TV/2월 9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존경하는 자제분과 함께 연회장에 나오시자 전체 군장령들은 최대의 경의를 삼가 드리며 열광의 환호를 터쳐올렸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꼽은 가장 강렬한 장면은 따로 있습니다.

지난 8월에 진행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인계인수기념식.

미소를 띤 김여정 부부장이 허리를 살짝 숙이고 팔을 뻗어 안내합니다.

반면 김주애는 꼿꼿한 자세로 의전을 받습니다.

이 장면에서 주애의 격상된 지위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겁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그걸 보면 고모와 조카의 관계가 아니고 지도자와 수행비서의 역할, 그런 그림이 그려지거든요. 초기에 비해서 지금은 완전한 성인 의전, 그리고 후계자 책봉은 안 됐지만 북한에서 후계자 수업은 다른 게 있는 게 아닙니다. 최고지도자 현지 지도를 따라다니면 후계자 수업이거든요."]

다만, 김주애의 이같은 행보들이 실질적 권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올해 1월과 2월에는 주애의 이름 앞에 ‘존경하는 자제’라는 호칭을 사용했지만, 3월부터는 이를 ‘사랑하는 자제’로 갑작스럽게 변경한 점을 이유로 들 수 있습니다.

[조선중앙TV/3월 16일 : "김정은 동지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함께 준공 및 조업식장에 도착하시자..."]

김주애의 과도한 노출과 우상화에 따른 주민 반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주민들의 동향이나 반응 이런 것들을 다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내린 결론일 거고요."]

그에 따라서 어느 정도 나이대에 맞는 이미지를 형성하면서 좀 천천히 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서 후계 구도의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북한 당국이 김주애의 활동을 중단하거나 다른 인물로 대체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지난 10월 10일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9주년 기념 연회.

이날도 김정은 위원장은 딸 주애를 바로 옆자리에 세웠습니다.

김주애는 주북 러시아 대사에게 먼저 귓속말을 건네며 담소를 나눴고, 최선희 외무상과도 나란히 앉아 웃으며 대화를 나눴습니다.

10월 말에도 김 위원장은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9형 시험발사 현장에 김주애를 동행했습니다. 후계 여부를 떠나 김주애의 역할은 김정은 위원장의 강력한 세습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북한 당국은 김주애의 등장을 통해 북한 권력에 결코 공백이 없을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김정은 유고 시 딸 김주애를 통해서라도 김씨 일가의 통치가 계속되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올해도 김정은 정권의 조력자 역할에 머물렀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대외 정책을 주도적으로 조율하며 강경한 대남, 대미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력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인데요.

[조한범/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김정은의 복심으로서 자체 정치력은 없지만 김정은의 의중을 읽고 이해하고 실제로 대내외적으로 공표하는 특히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대남 대미 대외 컨트롤 타워 역할은 계속해 왔다고 볼 수 있고요. 그러나 올해의 경우에는 남북관계를 적대적 관계로 전환하고 대한민국을 무시하는 전략을 취했고..."]

김 부부장의 말 폭탄은 신년부터 무차별적으로 쏟아졌습니다.

[북 해상도발과 우리군 발표에 대한 김여정 담화/1월 7일 : "저런 눈뜬 소경들에게 안보를 맡기고 막대한 혈세를 섬겨 바치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참 불쌍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럴 바엔 차라리 청, 후각이 발달된 개에게 안보를 맡기는 것이 열 배는 더 낫다."]

[한미훈련 관련 김여정 비난 담화/4월 24일 : "물론 겁먹은 개가 잘 짖어대는 줄은 알지만 최근 들어 한국괴뢰 군부깡패 우두머리들이 도가 넘게 짖어대고 있다."]

[무인기 전단 살포에 대한 김여정 담화/10월 13일 : "나라와 국민을 온갖 객기와 나불거리는 혓바닥으로 지키는 무리들이다. 죽는 순간까지 객기를 부리다 사라질 것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색적인 비난은 김여정 부부장식 대외 전략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해석도 제기됩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노동당 부부장이란 직책은 북한에서 결코 작은 직책이 아닙니다. 북한에서 김여정의 정치적 위상은 한마디로 김정은의 조력자인 동시에 북한 권력의 실세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대남 및 대미 담화를 27번이나 발표했다는 것은 김정은의 메시지 전달에 김여정 담화가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걸 말해줍니다. 따라서 김여정이 김정은을 열심히 보좌는 했지만 특별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올해 가장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북한 로열패밀리는 리설주입니다.

주애의 어머니이기도 한 리설주는 1월 신년 경축 공연 당시 짧게 노출된 이후 모습을 감췄는데요.

과거 국제 무대에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북한 주민들에게 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 기반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던 만큼 리설주의 잠행은 관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녀는 2013년, 2016년, 그리고 2020년에도 약 1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임신과 출산설이 제기됐었는데요.

그러나 이번 잠행은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리설주의 잠행 이유로 한결같이 김주애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리설주가 동반으로 나올 때도 김주애와 김정은은 앞에 가고 리설주는 반발짝 뒤에 따라오는 모습이 많이 나왔거든요. 이 이야기는 뭐냐하면 결국 김주애의 후계자 옹립, 후계자 이미지 강화, 김주애의 과속 우상화 이런 걸 위해선 시선을 분산시키는 요소들이 사라져야 하는 거죠. 왕조 체제에선 왕과 세자가 중심이거든요. 왕비는 의미가 없거든요."]

현재로서는 김주애만큼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을 상징하는 강력한 카드가 없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리설주의 역할이 다시 필요해지는 상황이 온다면 언제든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입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김주애가 북한에서 김정은의 공식 후계자로 인정받기 전까진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그 길에 리설주가 필요하면 북한 당국은 언제건 리설주를 다시 공개석상에 소환할 것입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김주애가 후계자가 되면 김주애도 장군이란 표현이 붙을 거고 그럼 리설주도 장군이 되겠죠. 그때는 리설주에 대한 집중적인 우상화가 시작되겠죠."]

단순한 가족의 역할을 넘어 북한 정권의 안정성과 장기성을 위한 전략적 카드로 활용되고 있는 북한 로열 패밀리.

2025년에도 이들의 움직임이 북한 체제의 내구성과 대외 메시지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클로즈업 북한] 김주애 지위 격상…리설주 잠행
    • 입력 2024-12-28 08:29:23
    • 수정2024-12-28 08:46:11
    남북의 창
[앵커]

북한 체제는 철저히 한 사람, 바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김 위원장의 권력 강화를 위해선 가족들조차 이를 뒷받침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데요.

2024년에도 여동생 김여정, 딸 김주애, 그리고 부인 리설주는 각자의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권력 공고화를 위해 움직였다는 평가입니다.

이들이 보여준 행보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그리고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 체제에 힘이 됐을까요?

클로즈업 북한 에서 2024 김씨 일가 행보를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신년 공연 관람으로 2024년 첫 행보를 시작한 김정은 위원장.

김 위원장 곁에는 가족이 함께했습니다.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 존경하는 자제분과 여사와 함께 관람석에 나오시자 장내는 격정의 도가니로 화했습니다."]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단연 딸 김주애였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의 팔짱을 끼고 등장한 주애는 주석단에 올라서도 김 위원장 바로 오른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여기에 김정은 위원장이 관람 도중 주애의 왼쪽 볼에 입을 맞추는 모습까지 공개되면서 올해의 활발한 행보를 짐작케 했습니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은 연초부터 딸 주애를 대동하고 ICBM 발사대 차량 생산 공장을 방문해 핵, 미사일 전략을 과시했습니다.

[조선중앙TV/1월 6일 : "존경하는 자제분께서 동행하셨습니다."]

북한 매체는 여느 간부들의 이름보다 먼저 김주애의 동행을 보도했고, 공개된 11장의 사진 중 10장에 등장하며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경제 분야로 활동 범위를 넓히기도 했는데요.

과거 주로 김 위원장의 군사 일정에 동행했던 것과 달리, 황주군 닭 공장 시찰에 함께한 겁니다.

[조선중앙TV/1월 8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1월 7일 새로 일떠세운 광천 닭 공장을 현지 지도하셨습니다. 존경하는 자제분께서 동행하셨습니다."]

또 북한의 인민군 창설을 기념하는 건군절 76주년 기념 연회 때, 군 장성들이 김주애를 향해 크게 환호하는 장면에서는, 위상이 상당히 커졌다는 것을 짐작케 했는데요.

[조선중앙TV/2월 9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존경하는 자제분과 함께 연회장에 나오시자 전체 군장령들은 최대의 경의를 삼가 드리며 열광의 환호를 터쳐올렸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꼽은 가장 강렬한 장면은 따로 있습니다.

지난 8월에 진행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인계인수기념식.

미소를 띤 김여정 부부장이 허리를 살짝 숙이고 팔을 뻗어 안내합니다.

반면 김주애는 꼿꼿한 자세로 의전을 받습니다.

이 장면에서 주애의 격상된 지위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겁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그걸 보면 고모와 조카의 관계가 아니고 지도자와 수행비서의 역할, 그런 그림이 그려지거든요. 초기에 비해서 지금은 완전한 성인 의전, 그리고 후계자 책봉은 안 됐지만 북한에서 후계자 수업은 다른 게 있는 게 아닙니다. 최고지도자 현지 지도를 따라다니면 후계자 수업이거든요."]

다만, 김주애의 이같은 행보들이 실질적 권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올해 1월과 2월에는 주애의 이름 앞에 ‘존경하는 자제’라는 호칭을 사용했지만, 3월부터는 이를 ‘사랑하는 자제’로 갑작스럽게 변경한 점을 이유로 들 수 있습니다.

[조선중앙TV/3월 16일 : "김정은 동지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함께 준공 및 조업식장에 도착하시자..."]

김주애의 과도한 노출과 우상화에 따른 주민 반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주민들의 동향이나 반응 이런 것들을 다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내린 결론일 거고요."]

그에 따라서 어느 정도 나이대에 맞는 이미지를 형성하면서 좀 천천히 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서 후계 구도의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북한 당국이 김주애의 활동을 중단하거나 다른 인물로 대체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지난 10월 10일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9주년 기념 연회.

이날도 김정은 위원장은 딸 주애를 바로 옆자리에 세웠습니다.

김주애는 주북 러시아 대사에게 먼저 귓속말을 건네며 담소를 나눴고, 최선희 외무상과도 나란히 앉아 웃으며 대화를 나눴습니다.

10월 말에도 김 위원장은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9형 시험발사 현장에 김주애를 동행했습니다. 후계 여부를 떠나 김주애의 역할은 김정은 위원장의 강력한 세습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북한 당국은 김주애의 등장을 통해 북한 권력에 결코 공백이 없을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김정은 유고 시 딸 김주애를 통해서라도 김씨 일가의 통치가 계속되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올해도 김정은 정권의 조력자 역할에 머물렀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대외 정책을 주도적으로 조율하며 강경한 대남, 대미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력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인데요.

[조한범/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김정은의 복심으로서 자체 정치력은 없지만 김정은의 의중을 읽고 이해하고 실제로 대내외적으로 공표하는 특히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대남 대미 대외 컨트롤 타워 역할은 계속해 왔다고 볼 수 있고요. 그러나 올해의 경우에는 남북관계를 적대적 관계로 전환하고 대한민국을 무시하는 전략을 취했고..."]

김 부부장의 말 폭탄은 신년부터 무차별적으로 쏟아졌습니다.

[북 해상도발과 우리군 발표에 대한 김여정 담화/1월 7일 : "저런 눈뜬 소경들에게 안보를 맡기고 막대한 혈세를 섬겨 바치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참 불쌍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럴 바엔 차라리 청, 후각이 발달된 개에게 안보를 맡기는 것이 열 배는 더 낫다."]

[한미훈련 관련 김여정 비난 담화/4월 24일 : "물론 겁먹은 개가 잘 짖어대는 줄은 알지만 최근 들어 한국괴뢰 군부깡패 우두머리들이 도가 넘게 짖어대고 있다."]

[무인기 전단 살포에 대한 김여정 담화/10월 13일 : "나라와 국민을 온갖 객기와 나불거리는 혓바닥으로 지키는 무리들이다. 죽는 순간까지 객기를 부리다 사라질 것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색적인 비난은 김여정 부부장식 대외 전략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해석도 제기됩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노동당 부부장이란 직책은 북한에서 결코 작은 직책이 아닙니다. 북한에서 김여정의 정치적 위상은 한마디로 김정은의 조력자인 동시에 북한 권력의 실세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대남 및 대미 담화를 27번이나 발표했다는 것은 김정은의 메시지 전달에 김여정 담화가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걸 말해줍니다. 따라서 김여정이 김정은을 열심히 보좌는 했지만 특별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올해 가장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북한 로열패밀리는 리설주입니다.

주애의 어머니이기도 한 리설주는 1월 신년 경축 공연 당시 짧게 노출된 이후 모습을 감췄는데요.

과거 국제 무대에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북한 주민들에게 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 기반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던 만큼 리설주의 잠행은 관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녀는 2013년, 2016년, 그리고 2020년에도 약 1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임신과 출산설이 제기됐었는데요.

그러나 이번 잠행은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리설주의 잠행 이유로 한결같이 김주애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리설주가 동반으로 나올 때도 김주애와 김정은은 앞에 가고 리설주는 반발짝 뒤에 따라오는 모습이 많이 나왔거든요. 이 이야기는 뭐냐하면 결국 김주애의 후계자 옹립, 후계자 이미지 강화, 김주애의 과속 우상화 이런 걸 위해선 시선을 분산시키는 요소들이 사라져야 하는 거죠. 왕조 체제에선 왕과 세자가 중심이거든요. 왕비는 의미가 없거든요."]

현재로서는 김주애만큼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을 상징하는 강력한 카드가 없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리설주의 역할이 다시 필요해지는 상황이 온다면 언제든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입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김주애가 북한에서 김정은의 공식 후계자로 인정받기 전까진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그 길에 리설주가 필요하면 북한 당국은 언제건 리설주를 다시 공개석상에 소환할 것입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김주애가 후계자가 되면 김주애도 장군이란 표현이 붙을 거고 그럼 리설주도 장군이 되겠죠. 그때는 리설주에 대한 집중적인 우상화가 시작되겠죠."]

단순한 가족의 역할을 넘어 북한 정권의 안정성과 장기성을 위한 전략적 카드로 활용되고 있는 북한 로열 패밀리.

2025년에도 이들의 움직임이 북한 체제의 내구성과 대외 메시지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