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목사가 된 간첩…훈훈한 송년 모임
입력 2024.12.28 (08:37)
수정 2024.12.2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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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 한 해 동안 통일로 미래로 코너를 통해 50편 가까운 이웃들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통일을 꿈꾸는 이산가족과 실향민에서부터 미리 온 통일이라 불리는 탈북민들, 그리고 국군포로와 참전용사들도 두루두루 만났습니다.
긴 분단의 세월 속에서도 희망과 감동을 만들어간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는데요.
오늘은 한 해 동안 함께했던 특별한 만남을 되짚어보았습니다.
다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함께 보시죠.
[리포트]
희망의 선율로 깊은 울림을 줬던 예술 작품들.
사계절의 아름다움이 전해진 DMZ와 평화의 길.
2024년 ‘통일로 미래로’는 삶의 현장 곳곳에서 함께 했는데요.
탈북민들이 겪어온 험난한 여정과 이산가족의 애틋한 그리움 속에서 분단의 아픔을 이야기했고.
[안춘자/이산가족: "춘자야, 춘자야 그러지 우리 춘자 오빠하고 놀자 그러고 데리고 나가서 놀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통일의 날을 고대하며, 평화의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지난 한해 통일로미래로는 탈북민과 실향민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평화와 통일의 희망을 전하려 노력했는데요. 한겨울 같은 정세 속에서도 따뜻한 봄날을 꿈꾸는 사람들을 함께 만나러 가보시죠.
이른 오전 찾아간 광주광역시.
통일열차 탑승객으로 만났던 김찬영 목사를 다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잘 지냈습니다."]
김 목사는 방송이 나간 후, 많은 사람들과 반가운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김찬영/광주광역시 남구 : "(사진 누가 보내주신 거예요?) 친구가 그 방송을 보고 찍은 걸 나한테 보내준 거예요. 저도 좋고 보는 사람도 좋고 실향민들이 보면 너무너무 좋을 겁니다."]
지난 5월 이곳 광주에선, 300여 명의 시민들이 강원도 철원으로 긴 여행에 나섰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평화의 염원을 담아 ‘통일’을 외쳤던 사람들.
그 중 김찬영 목사는 90살 최고령 참가자였는데요.
김 목사는 사실, 1965년 중앙당의 지령을 받고 남한에 온 남파 간첩이었습니다.
[김찬영/광주광역시 남구 : "(고향에) 봄이 되면 진달래가 온 산에 만발하거든요. 봄이 그렇게 좋아요. (고향이 어디세요?) 평안북도 희천군 북면 개고동. 저는 북한에서 특수부대 훈련을 받고 대한민국으로 남파된 거죠."]
북녘이 내려다보이는 철원 평화전망대에선 회한에 잠긴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뭐 보셨어요?) 북한 땅을 바라본 거지."]
남다른 사연을 간직한 채, 남한에 정착하게 된 김찬영 목사.
[김찬영/광주광역시 남구 : "남한에 있는 사람들 포섭해서 북한으로 데리고 가서 교육시켜서 당원 만들어주는 그 역할이에요."]
수사기관에 붙잡혀 15년을 복역하고, 전향한 이후에는 새로운 가족을 일궈 목회자의 삶을 살고 있는데요.
손자가 태어난 이후에는 북에 남겨둔 딸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짙어졌습니다.
["살아있다면 큰딸이 환갑이 지났죠. 제가 대한민국에 온 지 50년이 지났으니까..."]
지난 열차 여행을 통해 사무치는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는 김 목사.
동행했던 이웃들도 큰 힘이 됐습니다.
[김영진/광주광역시 남구청 남북교류협력팀장 : "해마다 서로 안부를 묻는, 지금 목사님이랑 4년째 만나 뵙고 있습니다."]
열차 여행 기획에 참여한 김영진 팀장은, 내년에도 평화의 바람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김영진/광주광역시 남구청 남북교류협력팀장 : "탑승객이 되고 싶다는 연락도 많이 왔고요. 또 자치단체에서 전화가 와서 우리 지역에서도 이거 열차를 운행하고 싶다 그래서 내년에도 4차례 운행할 계획이고요."]
김 목사도 언젠가 딸에게 쓴 편지가 열차와 함께 철책 너머 북녘에 전해지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김찬영/광주광역시 남구 : "비록 긴 세월이 흘렀지만 헤어진 후 단 하루도 너를 생각하지 않을 때가 없었구나. 그립고 보고 싶은 내 딸 정희에게 용기를 내 눈물로 이 편지를 쓴다."]
각자의 사정은 어려워도 서로 돕고 지지하며 새 삶을 일궈나가는 사연들도 많았었는데요.
유쾌한 웃음이 인상적이었던 탈북민 소모임 공동체의 따뜻한 연말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광주에서 기차에 몸을 싣고 찾아간 경기도 하남시.
지역 탈북민들이 유대감을 나누며, 서로의 가족이 되어 주었던 현장에 다시 찾아갔습니다.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이해 주는 사람들.
지난 추석 즈음엔 송편을 빚고 이북 음식을 나누며 한가위 잔치를 벌였었는데요.
[최경심/하남시 탈북민 소모임 공동체 회장 : "북한에서는 떡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아기를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요."]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으며 남한살이의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풀어 놓았던 공간.
전국 60여 곳에서 운영 중인 소모임 공동체는 탈북민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했었는데요.
[명학/경기도 하남시 : "모여서 재미나게 웃고 떠들고 속마음을 털어놓고 집에 가면 쌓였던 모든 피로가 다 풀리고."]
회원들은 여전히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요.
명학 씨가 방송 이후의 소식을 전합니다.
[박명학/경기도 하남시 :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모임이 있었다고 말씀하시면서 우리를 좀 많이 초청해달라고 많은 (탈북민)분들이 얘기하고 있어요."]
마침 송년회를 겸한 명학 씨의 생일잔치 준비로 떠들썩합니다.
[최경심/하남시 탈북민 소모임 공동체 회장 : "이북식 튀김인데. (제가 먹어볼게요.) 고향에서 우리가 먹던 건데 고향식으로 했어요."]
콩의 부산물로 만든 인조고기 밥과 언감자떡 등 이북 음식으로 생일상이 차려집니다.
축하 노래에 맞춰 케이크가 등장하고 주인공이 소원을 빌어보는데요.
["(생일 축하 받은 소감 말씀해 주셔야죠.) 앞으로 더 잘해야 될 걸 굳게굳게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있습니다."]
편안하게 웃고 떠들며 지난 한 해의 추억담을 풀어놓는 탈북민들.
[노미화/경기도 하남시 : "다 모여 앉으니까 고향 소리(이야기)도 하면서 예전에는 어떻게 살았던가."]
북한에서도 연말 모임이 마련되지만 다른 점은 한해 성과를 점검하는 ‘총화 시간’을 갖는 점이라고 합니다.
[박명학/경기도 하남시 : "북한말로는 망년회라고 하거든요. 거기도 모여서 맛있는 음식을 해 놓고 술도 마시고 한해 총화를 짓죠."]
2024년 서로에게 의지하며 함께했던 만큼, 2025년에는 새로운 인연을 기다려봅니다.
[최경심/하남시 탈북민 소모임 공동체 회장 : "사람들 찾아내서 더 발굴해서 하남시에 있는 누구도 소외된 사람이 없이 살아가게끔 제가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장님, 저도 소모임 공동체 참여할 수 있는거죠?) 저희 문은 열려 있습니다. 무조건 찬성입니다. 어때요?"]
분단의 아픔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평화와 통일을 향해 나아갔던 사람들과 함께 2024년의 기억을 간직해 봅니다.
올 한 해 동안 통일로 미래로 코너를 통해 50편 가까운 이웃들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통일을 꿈꾸는 이산가족과 실향민에서부터 미리 온 통일이라 불리는 탈북민들, 그리고 국군포로와 참전용사들도 두루두루 만났습니다.
긴 분단의 세월 속에서도 희망과 감동을 만들어간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는데요.
오늘은 한 해 동안 함께했던 특별한 만남을 되짚어보았습니다.
다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함께 보시죠.
[리포트]
희망의 선율로 깊은 울림을 줬던 예술 작품들.
사계절의 아름다움이 전해진 DMZ와 평화의 길.
2024년 ‘통일로 미래로’는 삶의 현장 곳곳에서 함께 했는데요.
탈북민들이 겪어온 험난한 여정과 이산가족의 애틋한 그리움 속에서 분단의 아픔을 이야기했고.
[안춘자/이산가족: "춘자야, 춘자야 그러지 우리 춘자 오빠하고 놀자 그러고 데리고 나가서 놀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통일의 날을 고대하며, 평화의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지난 한해 통일로미래로는 탈북민과 실향민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평화와 통일의 희망을 전하려 노력했는데요. 한겨울 같은 정세 속에서도 따뜻한 봄날을 꿈꾸는 사람들을 함께 만나러 가보시죠.
이른 오전 찾아간 광주광역시.
통일열차 탑승객으로 만났던 김찬영 목사를 다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잘 지냈습니다."]
김 목사는 방송이 나간 후, 많은 사람들과 반가운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김찬영/광주광역시 남구 : "(사진 누가 보내주신 거예요?) 친구가 그 방송을 보고 찍은 걸 나한테 보내준 거예요. 저도 좋고 보는 사람도 좋고 실향민들이 보면 너무너무 좋을 겁니다."]
지난 5월 이곳 광주에선, 300여 명의 시민들이 강원도 철원으로 긴 여행에 나섰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평화의 염원을 담아 ‘통일’을 외쳤던 사람들.
그 중 김찬영 목사는 90살 최고령 참가자였는데요.
김 목사는 사실, 1965년 중앙당의 지령을 받고 남한에 온 남파 간첩이었습니다.
[김찬영/광주광역시 남구 : "(고향에) 봄이 되면 진달래가 온 산에 만발하거든요. 봄이 그렇게 좋아요. (고향이 어디세요?) 평안북도 희천군 북면 개고동. 저는 북한에서 특수부대 훈련을 받고 대한민국으로 남파된 거죠."]
북녘이 내려다보이는 철원 평화전망대에선 회한에 잠긴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뭐 보셨어요?) 북한 땅을 바라본 거지."]
남다른 사연을 간직한 채, 남한에 정착하게 된 김찬영 목사.
[김찬영/광주광역시 남구 : "남한에 있는 사람들 포섭해서 북한으로 데리고 가서 교육시켜서 당원 만들어주는 그 역할이에요."]
수사기관에 붙잡혀 15년을 복역하고, 전향한 이후에는 새로운 가족을 일궈 목회자의 삶을 살고 있는데요.
손자가 태어난 이후에는 북에 남겨둔 딸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짙어졌습니다.
["살아있다면 큰딸이 환갑이 지났죠. 제가 대한민국에 온 지 50년이 지났으니까..."]
지난 열차 여행을 통해 사무치는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는 김 목사.
동행했던 이웃들도 큰 힘이 됐습니다.
[김영진/광주광역시 남구청 남북교류협력팀장 : "해마다 서로 안부를 묻는, 지금 목사님이랑 4년째 만나 뵙고 있습니다."]
열차 여행 기획에 참여한 김영진 팀장은, 내년에도 평화의 바람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김영진/광주광역시 남구청 남북교류협력팀장 : "탑승객이 되고 싶다는 연락도 많이 왔고요. 또 자치단체에서 전화가 와서 우리 지역에서도 이거 열차를 운행하고 싶다 그래서 내년에도 4차례 운행할 계획이고요."]
김 목사도 언젠가 딸에게 쓴 편지가 열차와 함께 철책 너머 북녘에 전해지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김찬영/광주광역시 남구 : "비록 긴 세월이 흘렀지만 헤어진 후 단 하루도 너를 생각하지 않을 때가 없었구나. 그립고 보고 싶은 내 딸 정희에게 용기를 내 눈물로 이 편지를 쓴다."]
각자의 사정은 어려워도 서로 돕고 지지하며 새 삶을 일궈나가는 사연들도 많았었는데요.
유쾌한 웃음이 인상적이었던 탈북민 소모임 공동체의 따뜻한 연말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광주에서 기차에 몸을 싣고 찾아간 경기도 하남시.
지역 탈북민들이 유대감을 나누며, 서로의 가족이 되어 주었던 현장에 다시 찾아갔습니다.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이해 주는 사람들.
지난 추석 즈음엔 송편을 빚고 이북 음식을 나누며 한가위 잔치를 벌였었는데요.
[최경심/하남시 탈북민 소모임 공동체 회장 : "북한에서는 떡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아기를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요."]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으며 남한살이의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풀어 놓았던 공간.
전국 60여 곳에서 운영 중인 소모임 공동체는 탈북민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했었는데요.
[명학/경기도 하남시 : "모여서 재미나게 웃고 떠들고 속마음을 털어놓고 집에 가면 쌓였던 모든 피로가 다 풀리고."]
회원들은 여전히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요.
명학 씨가 방송 이후의 소식을 전합니다.
[박명학/경기도 하남시 :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모임이 있었다고 말씀하시면서 우리를 좀 많이 초청해달라고 많은 (탈북민)분들이 얘기하고 있어요."]
마침 송년회를 겸한 명학 씨의 생일잔치 준비로 떠들썩합니다.
[최경심/하남시 탈북민 소모임 공동체 회장 : "이북식 튀김인데. (제가 먹어볼게요.) 고향에서 우리가 먹던 건데 고향식으로 했어요."]
콩의 부산물로 만든 인조고기 밥과 언감자떡 등 이북 음식으로 생일상이 차려집니다.
축하 노래에 맞춰 케이크가 등장하고 주인공이 소원을 빌어보는데요.
["(생일 축하 받은 소감 말씀해 주셔야죠.) 앞으로 더 잘해야 될 걸 굳게굳게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있습니다."]
편안하게 웃고 떠들며 지난 한 해의 추억담을 풀어놓는 탈북민들.
[노미화/경기도 하남시 : "다 모여 앉으니까 고향 소리(이야기)도 하면서 예전에는 어떻게 살았던가."]
북한에서도 연말 모임이 마련되지만 다른 점은 한해 성과를 점검하는 ‘총화 시간’을 갖는 점이라고 합니다.
[박명학/경기도 하남시 : "북한말로는 망년회라고 하거든요. 거기도 모여서 맛있는 음식을 해 놓고 술도 마시고 한해 총화를 짓죠."]
2024년 서로에게 의지하며 함께했던 만큼, 2025년에는 새로운 인연을 기다려봅니다.
[최경심/하남시 탈북민 소모임 공동체 회장 : "사람들 찾아내서 더 발굴해서 하남시에 있는 누구도 소외된 사람이 없이 살아가게끔 제가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장님, 저도 소모임 공동체 참여할 수 있는거죠?) 저희 문은 열려 있습니다. 무조건 찬성입니다. 어때요?"]
분단의 아픔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평화와 통일을 향해 나아갔던 사람들과 함께 2024년의 기억을 간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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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로 미래로] 목사가 된 간첩…훈훈한 송년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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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12-28 08:37:48
- 수정2024-12-28 08:45:57
[앵커]
올 한 해 동안 통일로 미래로 코너를 통해 50편 가까운 이웃들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통일을 꿈꾸는 이산가족과 실향민에서부터 미리 온 통일이라 불리는 탈북민들, 그리고 국군포로와 참전용사들도 두루두루 만났습니다.
긴 분단의 세월 속에서도 희망과 감동을 만들어간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는데요.
오늘은 한 해 동안 함께했던 특별한 만남을 되짚어보았습니다.
다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함께 보시죠.
[리포트]
희망의 선율로 깊은 울림을 줬던 예술 작품들.
사계절의 아름다움이 전해진 DMZ와 평화의 길.
2024년 ‘통일로 미래로’는 삶의 현장 곳곳에서 함께 했는데요.
탈북민들이 겪어온 험난한 여정과 이산가족의 애틋한 그리움 속에서 분단의 아픔을 이야기했고.
[안춘자/이산가족: "춘자야, 춘자야 그러지 우리 춘자 오빠하고 놀자 그러고 데리고 나가서 놀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통일의 날을 고대하며, 평화의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지난 한해 통일로미래로는 탈북민과 실향민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평화와 통일의 희망을 전하려 노력했는데요. 한겨울 같은 정세 속에서도 따뜻한 봄날을 꿈꾸는 사람들을 함께 만나러 가보시죠.
이른 오전 찾아간 광주광역시.
통일열차 탑승객으로 만났던 김찬영 목사를 다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잘 지냈습니다."]
김 목사는 방송이 나간 후, 많은 사람들과 반가운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김찬영/광주광역시 남구 : "(사진 누가 보내주신 거예요?) 친구가 그 방송을 보고 찍은 걸 나한테 보내준 거예요. 저도 좋고 보는 사람도 좋고 실향민들이 보면 너무너무 좋을 겁니다."]
지난 5월 이곳 광주에선, 300여 명의 시민들이 강원도 철원으로 긴 여행에 나섰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평화의 염원을 담아 ‘통일’을 외쳤던 사람들.
그 중 김찬영 목사는 90살 최고령 참가자였는데요.
김 목사는 사실, 1965년 중앙당의 지령을 받고 남한에 온 남파 간첩이었습니다.
[김찬영/광주광역시 남구 : "(고향에) 봄이 되면 진달래가 온 산에 만발하거든요. 봄이 그렇게 좋아요. (고향이 어디세요?) 평안북도 희천군 북면 개고동. 저는 북한에서 특수부대 훈련을 받고 대한민국으로 남파된 거죠."]
북녘이 내려다보이는 철원 평화전망대에선 회한에 잠긴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뭐 보셨어요?) 북한 땅을 바라본 거지."]
남다른 사연을 간직한 채, 남한에 정착하게 된 김찬영 목사.
[김찬영/광주광역시 남구 : "남한에 있는 사람들 포섭해서 북한으로 데리고 가서 교육시켜서 당원 만들어주는 그 역할이에요."]
수사기관에 붙잡혀 15년을 복역하고, 전향한 이후에는 새로운 가족을 일궈 목회자의 삶을 살고 있는데요.
손자가 태어난 이후에는 북에 남겨둔 딸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짙어졌습니다.
["살아있다면 큰딸이 환갑이 지났죠. 제가 대한민국에 온 지 50년이 지났으니까..."]
지난 열차 여행을 통해 사무치는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는 김 목사.
동행했던 이웃들도 큰 힘이 됐습니다.
[김영진/광주광역시 남구청 남북교류협력팀장 : "해마다 서로 안부를 묻는, 지금 목사님이랑 4년째 만나 뵙고 있습니다."]
열차 여행 기획에 참여한 김영진 팀장은, 내년에도 평화의 바람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김영진/광주광역시 남구청 남북교류협력팀장 : "탑승객이 되고 싶다는 연락도 많이 왔고요. 또 자치단체에서 전화가 와서 우리 지역에서도 이거 열차를 운행하고 싶다 그래서 내년에도 4차례 운행할 계획이고요."]
김 목사도 언젠가 딸에게 쓴 편지가 열차와 함께 철책 너머 북녘에 전해지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김찬영/광주광역시 남구 : "비록 긴 세월이 흘렀지만 헤어진 후 단 하루도 너를 생각하지 않을 때가 없었구나. 그립고 보고 싶은 내 딸 정희에게 용기를 내 눈물로 이 편지를 쓴다."]
각자의 사정은 어려워도 서로 돕고 지지하며 새 삶을 일궈나가는 사연들도 많았었는데요.
유쾌한 웃음이 인상적이었던 탈북민 소모임 공동체의 따뜻한 연말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광주에서 기차에 몸을 싣고 찾아간 경기도 하남시.
지역 탈북민들이 유대감을 나누며, 서로의 가족이 되어 주었던 현장에 다시 찾아갔습니다.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이해 주는 사람들.
지난 추석 즈음엔 송편을 빚고 이북 음식을 나누며 한가위 잔치를 벌였었는데요.
[최경심/하남시 탈북민 소모임 공동체 회장 : "북한에서는 떡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아기를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요."]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으며 남한살이의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풀어 놓았던 공간.
전국 60여 곳에서 운영 중인 소모임 공동체는 탈북민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했었는데요.
[명학/경기도 하남시 : "모여서 재미나게 웃고 떠들고 속마음을 털어놓고 집에 가면 쌓였던 모든 피로가 다 풀리고."]
회원들은 여전히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요.
명학 씨가 방송 이후의 소식을 전합니다.
[박명학/경기도 하남시 :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모임이 있었다고 말씀하시면서 우리를 좀 많이 초청해달라고 많은 (탈북민)분들이 얘기하고 있어요."]
마침 송년회를 겸한 명학 씨의 생일잔치 준비로 떠들썩합니다.
[최경심/하남시 탈북민 소모임 공동체 회장 : "이북식 튀김인데. (제가 먹어볼게요.) 고향에서 우리가 먹던 건데 고향식으로 했어요."]
콩의 부산물로 만든 인조고기 밥과 언감자떡 등 이북 음식으로 생일상이 차려집니다.
축하 노래에 맞춰 케이크가 등장하고 주인공이 소원을 빌어보는데요.
["(생일 축하 받은 소감 말씀해 주셔야죠.) 앞으로 더 잘해야 될 걸 굳게굳게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있습니다."]
편안하게 웃고 떠들며 지난 한 해의 추억담을 풀어놓는 탈북민들.
[노미화/경기도 하남시 : "다 모여 앉으니까 고향 소리(이야기)도 하면서 예전에는 어떻게 살았던가."]
북한에서도 연말 모임이 마련되지만 다른 점은 한해 성과를 점검하는 ‘총화 시간’을 갖는 점이라고 합니다.
[박명학/경기도 하남시 : "북한말로는 망년회라고 하거든요. 거기도 모여서 맛있는 음식을 해 놓고 술도 마시고 한해 총화를 짓죠."]
2024년 서로에게 의지하며 함께했던 만큼, 2025년에는 새로운 인연을 기다려봅니다.
[최경심/하남시 탈북민 소모임 공동체 회장 : "사람들 찾아내서 더 발굴해서 하남시에 있는 누구도 소외된 사람이 없이 살아가게끔 제가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장님, 저도 소모임 공동체 참여할 수 있는거죠?) 저희 문은 열려 있습니다. 무조건 찬성입니다. 어때요?"]
분단의 아픔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평화와 통일을 향해 나아갔던 사람들과 함께 2024년의 기억을 간직해 봅니다.
올 한 해 동안 통일로 미래로 코너를 통해 50편 가까운 이웃들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통일을 꿈꾸는 이산가족과 실향민에서부터 미리 온 통일이라 불리는 탈북민들, 그리고 국군포로와 참전용사들도 두루두루 만났습니다.
긴 분단의 세월 속에서도 희망과 감동을 만들어간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는데요.
오늘은 한 해 동안 함께했던 특별한 만남을 되짚어보았습니다.
다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함께 보시죠.
[리포트]
희망의 선율로 깊은 울림을 줬던 예술 작품들.
사계절의 아름다움이 전해진 DMZ와 평화의 길.
2024년 ‘통일로 미래로’는 삶의 현장 곳곳에서 함께 했는데요.
탈북민들이 겪어온 험난한 여정과 이산가족의 애틋한 그리움 속에서 분단의 아픔을 이야기했고.
[안춘자/이산가족: "춘자야, 춘자야 그러지 우리 춘자 오빠하고 놀자 그러고 데리고 나가서 놀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통일의 날을 고대하며, 평화의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지난 한해 통일로미래로는 탈북민과 실향민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평화와 통일의 희망을 전하려 노력했는데요. 한겨울 같은 정세 속에서도 따뜻한 봄날을 꿈꾸는 사람들을 함께 만나러 가보시죠.
이른 오전 찾아간 광주광역시.
통일열차 탑승객으로 만났던 김찬영 목사를 다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잘 지냈습니다."]
김 목사는 방송이 나간 후, 많은 사람들과 반가운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김찬영/광주광역시 남구 : "(사진 누가 보내주신 거예요?) 친구가 그 방송을 보고 찍은 걸 나한테 보내준 거예요. 저도 좋고 보는 사람도 좋고 실향민들이 보면 너무너무 좋을 겁니다."]
지난 5월 이곳 광주에선, 300여 명의 시민들이 강원도 철원으로 긴 여행에 나섰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평화의 염원을 담아 ‘통일’을 외쳤던 사람들.
그 중 김찬영 목사는 90살 최고령 참가자였는데요.
김 목사는 사실, 1965년 중앙당의 지령을 받고 남한에 온 남파 간첩이었습니다.
[김찬영/광주광역시 남구 : "(고향에) 봄이 되면 진달래가 온 산에 만발하거든요. 봄이 그렇게 좋아요. (고향이 어디세요?) 평안북도 희천군 북면 개고동. 저는 북한에서 특수부대 훈련을 받고 대한민국으로 남파된 거죠."]
북녘이 내려다보이는 철원 평화전망대에선 회한에 잠긴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뭐 보셨어요?) 북한 땅을 바라본 거지."]
남다른 사연을 간직한 채, 남한에 정착하게 된 김찬영 목사.
[김찬영/광주광역시 남구 : "남한에 있는 사람들 포섭해서 북한으로 데리고 가서 교육시켜서 당원 만들어주는 그 역할이에요."]
수사기관에 붙잡혀 15년을 복역하고, 전향한 이후에는 새로운 가족을 일궈 목회자의 삶을 살고 있는데요.
손자가 태어난 이후에는 북에 남겨둔 딸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짙어졌습니다.
["살아있다면 큰딸이 환갑이 지났죠. 제가 대한민국에 온 지 50년이 지났으니까..."]
지난 열차 여행을 통해 사무치는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는 김 목사.
동행했던 이웃들도 큰 힘이 됐습니다.
[김영진/광주광역시 남구청 남북교류협력팀장 : "해마다 서로 안부를 묻는, 지금 목사님이랑 4년째 만나 뵙고 있습니다."]
열차 여행 기획에 참여한 김영진 팀장은, 내년에도 평화의 바람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김영진/광주광역시 남구청 남북교류협력팀장 : "탑승객이 되고 싶다는 연락도 많이 왔고요. 또 자치단체에서 전화가 와서 우리 지역에서도 이거 열차를 운행하고 싶다 그래서 내년에도 4차례 운행할 계획이고요."]
김 목사도 언젠가 딸에게 쓴 편지가 열차와 함께 철책 너머 북녘에 전해지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김찬영/광주광역시 남구 : "비록 긴 세월이 흘렀지만 헤어진 후 단 하루도 너를 생각하지 않을 때가 없었구나. 그립고 보고 싶은 내 딸 정희에게 용기를 내 눈물로 이 편지를 쓴다."]
각자의 사정은 어려워도 서로 돕고 지지하며 새 삶을 일궈나가는 사연들도 많았었는데요.
유쾌한 웃음이 인상적이었던 탈북민 소모임 공동체의 따뜻한 연말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광주에서 기차에 몸을 싣고 찾아간 경기도 하남시.
지역 탈북민들이 유대감을 나누며, 서로의 가족이 되어 주었던 현장에 다시 찾아갔습니다.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이해 주는 사람들.
지난 추석 즈음엔 송편을 빚고 이북 음식을 나누며 한가위 잔치를 벌였었는데요.
[최경심/하남시 탈북민 소모임 공동체 회장 : "북한에서는 떡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아기를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요."]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으며 남한살이의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풀어 놓았던 공간.
전국 60여 곳에서 운영 중인 소모임 공동체는 탈북민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했었는데요.
[명학/경기도 하남시 : "모여서 재미나게 웃고 떠들고 속마음을 털어놓고 집에 가면 쌓였던 모든 피로가 다 풀리고."]
회원들은 여전히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요.
명학 씨가 방송 이후의 소식을 전합니다.
[박명학/경기도 하남시 :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모임이 있었다고 말씀하시면서 우리를 좀 많이 초청해달라고 많은 (탈북민)분들이 얘기하고 있어요."]
마침 송년회를 겸한 명학 씨의 생일잔치 준비로 떠들썩합니다.
[최경심/하남시 탈북민 소모임 공동체 회장 : "이북식 튀김인데. (제가 먹어볼게요.) 고향에서 우리가 먹던 건데 고향식으로 했어요."]
콩의 부산물로 만든 인조고기 밥과 언감자떡 등 이북 음식으로 생일상이 차려집니다.
축하 노래에 맞춰 케이크가 등장하고 주인공이 소원을 빌어보는데요.
["(생일 축하 받은 소감 말씀해 주셔야죠.) 앞으로 더 잘해야 될 걸 굳게굳게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있습니다."]
편안하게 웃고 떠들며 지난 한 해의 추억담을 풀어놓는 탈북민들.
[노미화/경기도 하남시 : "다 모여 앉으니까 고향 소리(이야기)도 하면서 예전에는 어떻게 살았던가."]
북한에서도 연말 모임이 마련되지만 다른 점은 한해 성과를 점검하는 ‘총화 시간’을 갖는 점이라고 합니다.
[박명학/경기도 하남시 : "북한말로는 망년회라고 하거든요. 거기도 모여서 맛있는 음식을 해 놓고 술도 마시고 한해 총화를 짓죠."]
2024년 서로에게 의지하며 함께했던 만큼, 2025년에는 새로운 인연을 기다려봅니다.
[최경심/하남시 탈북민 소모임 공동체 회장 : "사람들 찾아내서 더 발굴해서 하남시에 있는 누구도 소외된 사람이 없이 살아가게끔 제가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장님, 저도 소모임 공동체 참여할 수 있는거죠?) 저희 문은 열려 있습니다. 무조건 찬성입니다. 어때요?"]
분단의 아픔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평화와 통일을 향해 나아갔던 사람들과 함께 2024년의 기억을 간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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