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서 쏟아진 ‘불똥’…불쏘시개 된 ‘단열재’

입력 2025.01.05 (07:14) 수정 2025.01.0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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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여름 인천 서구에서 난 전기차 화재 기억하십니까?

피해가 실로 엄청났습니다.

당시 지하주차장 배관을 감싸고 있는 보온재에 불이 붙어 피해가 커졌단 지적입니다.

이런 설비엔 불에 잘 타지않도록 하는 난연성 기준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은정 기자가 실험을 통해 설명하겠습니다.

[리포트]

뿌연 연기가 꽉찬 지하 주차장입니다.

불이 시작된 전기차와 떨어진 곳에서, 갑자기 불똥이 쏟아집니다.

동파 예방을 위해 배관을 감싼 보온재가 불타 녹아내린 겁니다.

이 배관이 바로 불길을 옮기는 경로가 됐습니다.

[백승주/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 : "전기차에서 발생한 화염이 그대로 오는 게 아니고 (단열재에) 옮겨붙어서 녹아내리게 되거든요. 난연 성능을 가진 게 아니라서 화재 확산에 매우 취약한 상태입니다."]

사고 당시와 같은 종류의 단열재 제품에 직접 불을 붙여 봤습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2.5cm 두께의 단열재에 구멍이 뚫리고, 불이 붙은 채 녹아내립니다.

5년 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이후 건축물 내외부에 설치하는 마감재는 쉽게 타지 않는 재질을 쓰도록 규정을 개정했습니다.

하지만 지하주차장 배관 등에 시공하는 단열재는 규정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설비용 단열재가 지하주차장 등의 화재 현장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창우/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설비용 배관 보온재에 대한 기준이 건축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난연성 기준에 따라서 규정이 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화재가 발생했을 때도 연소 확대의 속도가 늦어지고…."]

난연 기능을 갖춘 설비용 단열재는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라 국내 건설현장에서는 사용을 주저하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미국, 일본의 경우 가연성 단열재를 배관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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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장에서 쏟아진 ‘불똥’…불쏘시개 된 ‘단열재’
    • 입력 2025-01-05 07:14:27
    • 수정2025-01-05 07: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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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여름 인천 서구에서 난 전기차 화재 기억하십니까?

피해가 실로 엄청났습니다.

당시 지하주차장 배관을 감싸고 있는 보온재에 불이 붙어 피해가 커졌단 지적입니다.

이런 설비엔 불에 잘 타지않도록 하는 난연성 기준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은정 기자가 실험을 통해 설명하겠습니다.

[리포트]

뿌연 연기가 꽉찬 지하 주차장입니다.

불이 시작된 전기차와 떨어진 곳에서, 갑자기 불똥이 쏟아집니다.

동파 예방을 위해 배관을 감싼 보온재가 불타 녹아내린 겁니다.

이 배관이 바로 불길을 옮기는 경로가 됐습니다.

[백승주/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 : "전기차에서 발생한 화염이 그대로 오는 게 아니고 (단열재에) 옮겨붙어서 녹아내리게 되거든요. 난연 성능을 가진 게 아니라서 화재 확산에 매우 취약한 상태입니다."]

사고 당시와 같은 종류의 단열재 제품에 직접 불을 붙여 봤습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2.5cm 두께의 단열재에 구멍이 뚫리고, 불이 붙은 채 녹아내립니다.

5년 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이후 건축물 내외부에 설치하는 마감재는 쉽게 타지 않는 재질을 쓰도록 규정을 개정했습니다.

하지만 지하주차장 배관 등에 시공하는 단열재는 규정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설비용 단열재가 지하주차장 등의 화재 현장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창우/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설비용 배관 보온재에 대한 기준이 건축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난연성 기준에 따라서 규정이 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화재가 발생했을 때도 연소 확대의 속도가 늦어지고…."]

난연 기능을 갖춘 설비용 단열재는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라 국내 건설현장에서는 사용을 주저하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미국, 일본의 경우 가연성 단열재를 배관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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