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달고나에 이어 공기놀이…K놀이문화의 저력

조그만 양은 국자에 설탕 한 스푼, 소다만 넣고 저어주면 이름만으로도 달달한 달고나, 완성입니다.

갖가지 모양의 틀을 꾹 찍은 다음, 핀으로 살살살 쪼개먹던 그 맛.

달고나의 묘미를 세계에 알린 건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이었습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오징어’ 우리에겐 친숙하지만 외국인들에겐 낯선 한국의 놀이문화가 이 드라마를 타고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속편 오징어게임2는 어떨까요.

이번엔 ‘공기’ 놀이입니다.

배우 강하늘이 현란한 손놀림으로 공깃돌 5개를 허공에 던져 낚아채는 동영상 조회수 1000만회를 돌파했습니다.

공기놀이. 40대 이상 중장년층에겐 익숙합니다.

'한 알 집기’부터 ‘네 알 집기’까지 하나의 돌을 던지고 땅에 떨어지기 전 다른 돌을 집어 올리고 받아내는 게임의 관건은 빠른 손놀림입니다.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손바닥에 공깃돌 다섯을 모두 얹고 공기를 한꺼번에 던진 다음 재빨리 손등에 올리는 ‘꺾기’!

오겜 2 흥행으로 글로벌 인기를 얻게 됐습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공기를 살 수 있는 곳을 알려달라' ‘아마존에서 8달러에 공기 한 세트를 샀다’ 등의 글이 게시됐습니다.

공깃돌을 구하지 못한 해외 시청자들은 초콜릿으로 공기놀이에 도전하는가 하면 3디 프린터기로 공깃돌을 제작하는 영상도 공개됐습니다.

["둥글게 둥글게~ 둥글게 둥글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춥시다."]

노래에 맞춰 ‘둥글게 둥글게’ 움직이다가 불려진 숫자대로 무리를 짓는 짝짓기, 외국의 클럽에서 한국 동요가 울려 퍼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제기차기와 딱지치기, 가위바위보-하나빼기까지 동심 깃든 추억의 놀이를 비정하고 살벌한 게임으로 변주하는 감독의 천연덕스러움이 시즌 2에서도 통했습니다.

[황동혁/오징어게임 감독 : "(사회 현실을) 되게 심각한 소셜 드라마처럼 풀어내는 게 아니라, 아주 유치하고 단순한 아이들의 놀이를 하는 그 모습을 통해서…."]

우리의 기억 저 편에 있던 한국의 놀이가 세계의 문화 현상이 되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힘, 이런 게 바로 소프트 파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