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 살해 무기수’ 김신혜 25년 만에 재심서 무죄

[앵커]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김신혜 씨가 재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25년 만에 석방된 김 씨는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습니다.

보도에 허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2000년 전남 완도군의 버스정류장에서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살인 혐의로 붙잡힌 사람은 23살이던 남성의 딸, 김신혜 씨였습니다.

아버지가 자신과 여동생을 성추행해 술에 수면제를 타서 살해했고, 보험금도 받을 계획이었다는 겁니다.

김 씨는 재판에서 허위 자백이었다, 성추행 당한 적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2015년 재심을 청구한 김씨는 사건 발생 25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습니다.

[김신혜/무죄 판결 무기수 : "잘못된 부분이 있었을 때 바로잡으면 좋았을 텐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데 저도 힘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재심을 맡은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남동생이 범인으로 의심받는 상황에서 동생을 보호하려고 허위자백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경찰이 영장 없이 증거를 수집해 증거능력이 없고, 수면제 복용과 성추행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보험설계사 자격이 있던 김 씨가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금 수령이 어렵다는 걸 몰랐을 리 없다며, 범행동기가 부족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준영/김신혜 씨 변호인 :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해 온 당사자의 진실의 힘이 무죄의 가장 강력한 증거였습니다."]

이번 재판은 김 씨에게 최초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에 대한 재심입니다.

검찰이 항소하면 다시 2심, 상고심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KBS 뉴스 허재희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