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도 안했는데 3등?”…태권도대회 ‘엉터리 상장’

[앵커]

지난해 열린 '강원도민체전'에서 출전도 안한 태권도선수에게 상장이 발급됐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강원도태권도협회는 실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엉터리 상장이 얼마나 더 남아 있는지는 확인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조휴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태권도대회 상장입니다.

제58회 강원도민체육대회에서 3위를 했다고 돼 있습니다.

수여자는 강원도체육회장입니다.

수상자는 인제의 한 태권도장 관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선수는 대회에 출전도 하지 않았습니다.

[수상 대상 선수/미출전자 : "개인적인 일정 때문에 출전을 못 했어요. 저 출전하지도 않았는데, 제 이름도 올라가 있었고, 돈도 나왔다고 하고, 그랬으니까 그냥 황당했죠."]

태권도장 관장도 인제군태권도협회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미출전 수상 관련 태권도장 관장/음성변조 : "왜 우리 나가지 않은 상장이 나왔냐 하니까 '(인제군태권도협회가) 그냥 찢어버려라.' 이렇게 들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찢지는 못하고."]

더 큰 문제는 이런 상장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이 태권도 대회에서만 미출전 선수의 상장 33개가 발급됐습니다.

강원도 최고의 선수를 뽑는 대회에서 선수의 출전 여부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엉터리 상장이 발급된 겁니다.

대회를 주관한 강원도태권도협회는 상장제작업체에 미리 대진표를 넘겼고, 해당 업체는 이를 근거로 상장을 사전에 제작해 놨습니다.

여기에, 해당 시군태권도협회에서도 선수의 실제 출전 여부나 입상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상장을 가져갔습니다.

[이종범/강원도태권도협회 사무국장 : "크고 작은 상을 떠나가지고 기록물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이제 이런 문제 안 생기도록 저희가 경기 운영 방식을 좀 개선해야되지 않나 싶습니다."]

강원도태권도협회는 뒤늦게 문제를 발견해 관련된 상장을 회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상장 33개 가운데 일부는 회수했는데, 정확히 몇 장을 회수했고, 또, 몇 장이 체육계에 떠돌고 있는지는 기록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고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