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살롱]큰 사건 많았던 미술·문화재 분야

입력 2005.12.2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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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05년의 마지막 주가 시작됐습니다. 그래서 이번주 문화살롱에서는 올 한 해, 문화계를 정리해보는 순서를 마련했습니다.

유난히 문화계에 굵직굵직한 뉴스가 많았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은데요. 오늘 첫 번째 순서로 미술과 문화재계를 결산합니다.

네, 문화팀 이진성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올해 미술계의 가장 큰 이슈였다면 무엇이었을까요?

<리포트>

네,첫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건 우리 미술계의 부끄러운 단면을 드러낸 사건인데요.

바로 우리 미술을 대표하는 이중섭, 박수근 화백의 작품에 대한 위작 논란입니다.

이 밖에 주요 이슈들을 정리했습니다. 화면 함께 보실까요?

이중섭 화백의 아들 이태성 씨가 공개한 이중섭 화백의 그림입니다.

진짜라는 유족측과 가짜라는 미술품 감정협의 시비 속에 그림 수 백 점이 더 공개되면서 논란은 확산됐고 결국 법정다툼으로 이어졌습니다.

검찰은 결국 그림 58점 모두가 가짜라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우리 미술 유통시장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위작 파문이 가라앉을 즈음 제2의 경매회사인 K 옥션이 등장했는데요.

갤러리 현대와 학고재,하나은행 등이 주주로 참여한 K옥션은 경매시장을 독점해 온 서울옥션에 도전장을 던지고 경쟁을 주도했습니다.

두 경매회사 주도 경매에서는 박수근 화백의 작품이 잇달아 국내 현대 미술품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불황이던 경매 시장에 반짝 활황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미술 시장 전반은 불황이 계속됐는데요, 정부는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미술은행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정부가 미술품을 사들여 정부 기관과 지자체 등에 대여한다는 건데요. 올 한해 정부가 사들이는 미술품은 모두 25억 원 어치로 미술계는 창작 의욕을 살릴 기회라며 반색했지만 성별,지역별,학교별 안배를 통한 선심성 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인터뷰>임정희(미술평론가) : "투명한 미술 시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고 어떻게 누가 언제 제작, 구입하는지 공개적으로 공표가 되야 한다"

조각가 구본주 씨 사건도 예술계에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2003년 9월 교통사고로 숨진 조각가 구본주 씨에 대해 법원은 예술 전문가 경력 5~9년과 정년 65살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는데요,

삼성화재는 도시일용노임에 준하고 정년도 60살로 낮춰야 한다고 항소해 예술계의 거센 반발을 샀습니다.

결과적으로 삼성화재측이 항소를 취하해 사태는 마무리됐지만 전업 예술가의 사회적,법적 지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미술 전시에서는 대형 기획전에 많은 관람객이 몰린 한 해 였습니다.

밀레와 바르비종파 거장전이나 광복 60주년 기념 한국 미술 100년전과 같은 해외 유명사조와 국내 회화를 결산하는 전시가 자주 열렸는데요,

특히 일본 팝 아티스트 요시토모 나라의 개인전은 젊은 세대의 감성에 호소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모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올해는 미술계의 거장들도 잇달아 세상을 떠 안타까움을 자아냈는데요,

전통 문인화의 대가인 월전 장우성 화백이 93살을 일기로 타계한 것을 시작으로 조각가 김영중,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지낸 이대원 화백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질문>
이 기자, 올해에는 문화재 분야에서도 많은 일들이 있었죠?

<대답>
네,가장 큰 뉴스는 시청자분들도 다들 아실 듯한데요 바로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소식입니다.

화면 보시겠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8년간의 대역사를 마치고 지난 10월28일 용산 시대를 열었는데요.

무료 관람에다 명품 위주의 전시 덕분에 개관 44일 만에 관람객이 백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인터뷰>이건무(국립중앙박물관장) : "이렇게까지 큰 호응을 불러 일으킬 줄 몰랐다 깜짝 놀랐다."

하지만 악재도 있었습니다. 지난 4월 강원도 양양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로 낙산사가 전소되면서 홍예문과 원통보전 등 목조 건물들이 불에 탔습니다.

특히 보물 제479호인 '낙산사 동종'이 완전히 녹아 소실돼 안타까움이 더했습니다.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위적으로 철거된 유산도 있었습니다.

소유주의 철거로 근대문화유산으로 예고된 옛 증권거래소 건물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독특한 외관을 갖춘 스카라 극장도 이제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문화재 정책 분야에서는 국보 제1호 교체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현재 국보 1호인 숭례문은 일제 때 조선 총독부가 조선 고적 제1호로 지정했던 것이고 해방 이후에도 국보 1호로 남아, 식민 잔재라는 이유에서였는데요,

문화재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국보 1호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하고 지정번호를 폐지하기로 하는 선에서 논란을 정리했습니다.

오늘은 문화팀 이진성 기자와 함께 2005년미술계와 문화재계를 결산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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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12-26 08: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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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05년의 마지막 주가 시작됐습니다. 그래서 이번주 문화살롱에서는 올 한 해, 문화계를 정리해보는 순서를 마련했습니다. 유난히 문화계에 굵직굵직한 뉴스가 많았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은데요. 오늘 첫 번째 순서로 미술과 문화재계를 결산합니다. 네, 문화팀 이진성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올해 미술계의 가장 큰 이슈였다면 무엇이었을까요? <리포트> 네,첫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건 우리 미술계의 부끄러운 단면을 드러낸 사건인데요. 바로 우리 미술을 대표하는 이중섭, 박수근 화백의 작품에 대한 위작 논란입니다. 이 밖에 주요 이슈들을 정리했습니다. 화면 함께 보실까요? 이중섭 화백의 아들 이태성 씨가 공개한 이중섭 화백의 그림입니다. 진짜라는 유족측과 가짜라는 미술품 감정협의 시비 속에 그림 수 백 점이 더 공개되면서 논란은 확산됐고 결국 법정다툼으로 이어졌습니다. 검찰은 결국 그림 58점 모두가 가짜라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우리 미술 유통시장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위작 파문이 가라앉을 즈음 제2의 경매회사인 K 옥션이 등장했는데요. 갤러리 현대와 학고재,하나은행 등이 주주로 참여한 K옥션은 경매시장을 독점해 온 서울옥션에 도전장을 던지고 경쟁을 주도했습니다. 두 경매회사 주도 경매에서는 박수근 화백의 작품이 잇달아 국내 현대 미술품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불황이던 경매 시장에 반짝 활황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미술 시장 전반은 불황이 계속됐는데요, 정부는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미술은행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정부가 미술품을 사들여 정부 기관과 지자체 등에 대여한다는 건데요. 올 한해 정부가 사들이는 미술품은 모두 25억 원 어치로 미술계는 창작 의욕을 살릴 기회라며 반색했지만 성별,지역별,학교별 안배를 통한 선심성 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인터뷰>임정희(미술평론가) : "투명한 미술 시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고 어떻게 누가 언제 제작, 구입하는지 공개적으로 공표가 되야 한다" 조각가 구본주 씨 사건도 예술계에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2003년 9월 교통사고로 숨진 조각가 구본주 씨에 대해 법원은 예술 전문가 경력 5~9년과 정년 65살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는데요, 삼성화재는 도시일용노임에 준하고 정년도 60살로 낮춰야 한다고 항소해 예술계의 거센 반발을 샀습니다. 결과적으로 삼성화재측이 항소를 취하해 사태는 마무리됐지만 전업 예술가의 사회적,법적 지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미술 전시에서는 대형 기획전에 많은 관람객이 몰린 한 해 였습니다. 밀레와 바르비종파 거장전이나 광복 60주년 기념 한국 미술 100년전과 같은 해외 유명사조와 국내 회화를 결산하는 전시가 자주 열렸는데요, 특히 일본 팝 아티스트 요시토모 나라의 개인전은 젊은 세대의 감성에 호소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모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올해는 미술계의 거장들도 잇달아 세상을 떠 안타까움을 자아냈는데요, 전통 문인화의 대가인 월전 장우성 화백이 93살을 일기로 타계한 것을 시작으로 조각가 김영중,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지낸 이대원 화백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질문> 이 기자, 올해에는 문화재 분야에서도 많은 일들이 있었죠? <대답> 네,가장 큰 뉴스는 시청자분들도 다들 아실 듯한데요 바로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소식입니다. 화면 보시겠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8년간의 대역사를 마치고 지난 10월28일 용산 시대를 열었는데요. 무료 관람에다 명품 위주의 전시 덕분에 개관 44일 만에 관람객이 백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인터뷰>이건무(국립중앙박물관장) : "이렇게까지 큰 호응을 불러 일으킬 줄 몰랐다 깜짝 놀랐다." 하지만 악재도 있었습니다. 지난 4월 강원도 양양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로 낙산사가 전소되면서 홍예문과 원통보전 등 목조 건물들이 불에 탔습니다. 특히 보물 제479호인 '낙산사 동종'이 완전히 녹아 소실돼 안타까움이 더했습니다.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위적으로 철거된 유산도 있었습니다. 소유주의 철거로 근대문화유산으로 예고된 옛 증권거래소 건물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독특한 외관을 갖춘 스카라 극장도 이제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문화재 정책 분야에서는 국보 제1호 교체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현재 국보 1호인 숭례문은 일제 때 조선 총독부가 조선 고적 제1호로 지정했던 것이고 해방 이후에도 국보 1호로 남아, 식민 잔재라는 이유에서였는데요, 문화재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국보 1호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하고 지정번호를 폐지하기로 하는 선에서 논란을 정리했습니다. 오늘은 문화팀 이진성 기자와 함께 2005년미술계와 문화재계를 결산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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