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끝없는 건설경기 침체…올해 우리 경제 전망은

입력 2025.01.24 (12:36) 수정 2025.01.2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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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2.0%로 집계됐습니다.

당초 예상에 못 미쳤는데요.

소비면 소비, 수출이면 수출, 다 내리막 추세인데다, 특히 건설 침체가 큰 걸림돌이 됐습니다.

올해 전망도 안 좋은데, 경제산업부 최인영 기자 나와있습니다.

최 기자, 성장률 2%면 얼마나 안 좋은 겁니까?

[기자]

아직 최종 집계 전입니다만, 지난해 미국 경제가 2.5%~2.8% 성장할 거로 예측되거든요.

미국이 GDP 규모로 한국보다 15배 정도 큰데, 그렇게 큰 나라가 2% 후반대 성장하는데, 한국이 2% 턱걸이 했다는 걸 생각하면 '좋은 성적'이라고 보긴 어렵고요.

당초에는 2024년 GDP가 2.2% 정도는 성장할 것이라고, 지난해 11월에 한국은행이 전망했거든요.

그 전망치에도 못 미쳤으니, 상황이 안 좋은 건 분명합니다.

[앵커]

부문별로 뜯어보면, 어떤 쪽이 가장 안 좋았습니까?

[기자]

성장률 2%라는 숫자를 분해해서 보면 이렇습니다.

2% 중에 내수가 기여한 부분은 0.2% 정도 밖에 안 됐습니다.

나머지 1.8%는 수출에서 왔습니다.

'수우미양가' 중에, 지난해 수출은 '수' 나 '우' 정도, 내수는 '양'이나 '가'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사실 내수가 안 좋다는 건, 요즘 누구나 잘 느껴지는 데, 내수 중에서도 특히 어떤 부분이 안 좋았습니까?

[기자]

내수는 정부 소비냐, 민간 소비냐 이렇게 나누기도 하고, 건설투자냐 설비투자냐, 여려 기준으로 분석해볼 수 있는데, 일단 민간소비도 안 좋았습니다.

지난해 연간 민간소비는 1년 전보다 1.1% 늘었습니다.

코로나19 때인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고, 물가가 2% 정도 올랐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소비가 준 거죠.

그나마 소비는 명목 수치가 늘기는 했지만, 건설 쪽은 아예 명목 수치 자체가 마이너스였습니다.

연간으로 보면 2024년 건설투자는 2023년 건설투자보다 2.7%가 줄었습니다.

[앵커]

요즘 아파트 분양도 잘 안되고, 토목 쪽도 부진한 거 같은데 정확히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네, 건설 투자는 세부 항목 대부분 마이너스입니다.

건물건설과 토목건설 투자가 다 줄었습니다.

지난해 4분기 건설투자는 전 분기보다 3.2% 줄었는데, 3분기도, 2분기도 마이너스였습니다.

1분기만 빼고 다 역성장 했다는 얘기인데.

세 분기 연속 뒷걸음질은 2010년 이후 처음입니다.

[앵커]

건설 경기가 전체 성장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건가요?

[기자]

전체 GDP가 100이라면 건설투자는 15 정도를 차지합니다.

정확히는 2023년 기준으로 15.4%를 차지하는데요.

그 정도 비중이니까 건설 부진이 너무 심하고, 길어지면, 전체 GDP 성장률 자체를 끌어내리기에 충분합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0.1%에 그쳤는데요.

건설투자는 3.2% 줄었는데, 이게 4분기 성장률을 0.5%포인트 깎아내렸습니다.

[앵커]

건설 침체가 이 정도면 현장에서도 많이 체감하고 있을 거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PF 대출이 문제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텐데, 이 땅은 아무리 기다려봐야 여기에 아파트나 상가가 지어질리가 없을 것 같다, 이런 매물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선뜻 사가는 사람도 없는 상황입니다.

아무도 안 사가는 PF 매물이 너무 쌓여서, 어제는 전에 없던 합동 매각 설명회까지 열렸는데요.

매물이 190여 개나 나왔는데, 설명회 현장에 직접 가봤더니, 건설사나 시행사 관계자들이 많이 나오기는 했는데, 사실 거냐 물어보면 다들 머뭇거리는 기미가 역력했습니다.

[서민식/시행사 직원 : "토지 매입에 대해서는 기대는 없지만 그래도 혹시나 한번 보려고 왔고…."]

[박충순/건설사 대표이사 : "소비자들의 투자 심리가 많이 위축되었거든요."]

매물 중에 감정가만 천억 원이 넘는 대형 사업장 한 곳도 현장을 다녀와 봤는데요.

경기 시흥시에 있는 시화호 멀티테크노밸리인데, 프로젝트 파이낸싱, PF로 돈을 끌어와 대형 해양레저복합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인데, 가장 알짜 부지, 초고급 호텔이 들어온다고 소문난 부지마저도 3년 째 매수자를 못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건설 경기가 왜 이렇게 침체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한마디로 수지가 안 맞는 상황입니다.

지어봐야 돈이 안 되니 안 짓는 겁니다.

일단 공사비가 워낙 올랐죠.

고환율로 원자재값이 오르고, 인건비도 높아지면서 비용 자체가 너무 올라갔습니다.

[신승철/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 : "건설 경기와 관련해서 착공이나 분양 이런 부분들이 좀 지연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게 인건비라든지 공사 원가 이런 것들이 좀 많이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좀 지연되는 그런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어렵게 지어도 미분양도 계속 쌓이고 있고.

지난해 29개 건설사가 부도 처리됐는데, 2019년 이후 5년 만에 최대치입니다.

[앵커]

건설업이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고용 창출이 큰 산업이잖아요.

고용 쪽도 악영향이 크겠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건설 경기가 안 좋다 보니까, 고용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제가 최근 남구로역 인력시장을 다녀왔는데요.

2년 전까지만 해도 일자리를 구하러 나온 사람들이 2천 명 정도 됐는데, 이제는 200~300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일자리 자체가 없다보니까 아예 일을 구하려는 시도조차 안 하는 겁니다.

경력 20년차 건설업 노동자도 이렇게 일자리 없는 건 처음 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건설업 취업자수는 전년 같은 기간과 대비해 15만 7천 명 줄었습니다.

[앵커]

지난해까지는 알겠고, 올해 전망은 어떨까요?

좀 기대해볼 만한 구석은 없을까요?

[기자]

일단 전망은 어둡습니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다 새로 취임한 트럼프 정부도 불확실성 그 자체 아니겠습니까.

경제가 가장 싫어하는 게 불확실성인데, 국내외로 불확실성이 넘치는 상황이어서 연간 성장률에 영향을 줄 거라고 한국은행도 진단했습니다.

건설 쪽도 당분간 반등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신승철/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 : "건설 쪽에서도 부진이 더 심화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그런 영향들은 올해 1/4분기에도 영향을 지금 줄 것으로 보고 있고요. 그런 영향들이 좀 반영되면 0.5% 보다는 조금 낮게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것 같고요."]

상반기가 안 좋아도 하반기에는 좀 나아질 거야, 이른바 '상저하고'론을 기대할 때도 종종 있었는데, 올해는 그것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게 정부 진단입니다.

[김범석/기획재정부 1차관/지난달 27일 : "상저하고 또는 상고하저 이렇게 말씀드리는데 현재 상황을 봤었을 때는 하반기가 조금 더 어려운 게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2021년부터 통계를 살펴보면,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나았던 건 2023년 한 해뿐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 신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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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in뉴스] 끝없는 건설경기 침체…올해 우리 경제 전망은
    • 입력 2025-01-24 12:36:15
    • 수정2025-01-24 13: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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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2.0%로 집계됐습니다.

당초 예상에 못 미쳤는데요.

소비면 소비, 수출이면 수출, 다 내리막 추세인데다, 특히 건설 침체가 큰 걸림돌이 됐습니다.

올해 전망도 안 좋은데, 경제산업부 최인영 기자 나와있습니다.

최 기자, 성장률 2%면 얼마나 안 좋은 겁니까?

[기자]

아직 최종 집계 전입니다만, 지난해 미국 경제가 2.5%~2.8% 성장할 거로 예측되거든요.

미국이 GDP 규모로 한국보다 15배 정도 큰데, 그렇게 큰 나라가 2% 후반대 성장하는데, 한국이 2% 턱걸이 했다는 걸 생각하면 '좋은 성적'이라고 보긴 어렵고요.

당초에는 2024년 GDP가 2.2% 정도는 성장할 것이라고, 지난해 11월에 한국은행이 전망했거든요.

그 전망치에도 못 미쳤으니, 상황이 안 좋은 건 분명합니다.

[앵커]

부문별로 뜯어보면, 어떤 쪽이 가장 안 좋았습니까?

[기자]

성장률 2%라는 숫자를 분해해서 보면 이렇습니다.

2% 중에 내수가 기여한 부분은 0.2% 정도 밖에 안 됐습니다.

나머지 1.8%는 수출에서 왔습니다.

'수우미양가' 중에, 지난해 수출은 '수' 나 '우' 정도, 내수는 '양'이나 '가'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사실 내수가 안 좋다는 건, 요즘 누구나 잘 느껴지는 데, 내수 중에서도 특히 어떤 부분이 안 좋았습니까?

[기자]

내수는 정부 소비냐, 민간 소비냐 이렇게 나누기도 하고, 건설투자냐 설비투자냐, 여려 기준으로 분석해볼 수 있는데, 일단 민간소비도 안 좋았습니다.

지난해 연간 민간소비는 1년 전보다 1.1% 늘었습니다.

코로나19 때인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고, 물가가 2% 정도 올랐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소비가 준 거죠.

그나마 소비는 명목 수치가 늘기는 했지만, 건설 쪽은 아예 명목 수치 자체가 마이너스였습니다.

연간으로 보면 2024년 건설투자는 2023년 건설투자보다 2.7%가 줄었습니다.

[앵커]

요즘 아파트 분양도 잘 안되고, 토목 쪽도 부진한 거 같은데 정확히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네, 건설 투자는 세부 항목 대부분 마이너스입니다.

건물건설과 토목건설 투자가 다 줄었습니다.

지난해 4분기 건설투자는 전 분기보다 3.2% 줄었는데, 3분기도, 2분기도 마이너스였습니다.

1분기만 빼고 다 역성장 했다는 얘기인데.

세 분기 연속 뒷걸음질은 2010년 이후 처음입니다.

[앵커]

건설 경기가 전체 성장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건가요?

[기자]

전체 GDP가 100이라면 건설투자는 15 정도를 차지합니다.

정확히는 2023년 기준으로 15.4%를 차지하는데요.

그 정도 비중이니까 건설 부진이 너무 심하고, 길어지면, 전체 GDP 성장률 자체를 끌어내리기에 충분합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0.1%에 그쳤는데요.

건설투자는 3.2% 줄었는데, 이게 4분기 성장률을 0.5%포인트 깎아내렸습니다.

[앵커]

건설 침체가 이 정도면 현장에서도 많이 체감하고 있을 거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PF 대출이 문제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텐데, 이 땅은 아무리 기다려봐야 여기에 아파트나 상가가 지어질리가 없을 것 같다, 이런 매물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선뜻 사가는 사람도 없는 상황입니다.

아무도 안 사가는 PF 매물이 너무 쌓여서, 어제는 전에 없던 합동 매각 설명회까지 열렸는데요.

매물이 190여 개나 나왔는데, 설명회 현장에 직접 가봤더니, 건설사나 시행사 관계자들이 많이 나오기는 했는데, 사실 거냐 물어보면 다들 머뭇거리는 기미가 역력했습니다.

[서민식/시행사 직원 : "토지 매입에 대해서는 기대는 없지만 그래도 혹시나 한번 보려고 왔고…."]

[박충순/건설사 대표이사 : "소비자들의 투자 심리가 많이 위축되었거든요."]

매물 중에 감정가만 천억 원이 넘는 대형 사업장 한 곳도 현장을 다녀와 봤는데요.

경기 시흥시에 있는 시화호 멀티테크노밸리인데, 프로젝트 파이낸싱, PF로 돈을 끌어와 대형 해양레저복합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인데, 가장 알짜 부지, 초고급 호텔이 들어온다고 소문난 부지마저도 3년 째 매수자를 못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건설 경기가 왜 이렇게 침체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한마디로 수지가 안 맞는 상황입니다.

지어봐야 돈이 안 되니 안 짓는 겁니다.

일단 공사비가 워낙 올랐죠.

고환율로 원자재값이 오르고, 인건비도 높아지면서 비용 자체가 너무 올라갔습니다.

[신승철/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 : "건설 경기와 관련해서 착공이나 분양 이런 부분들이 좀 지연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게 인건비라든지 공사 원가 이런 것들이 좀 많이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좀 지연되는 그런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어렵게 지어도 미분양도 계속 쌓이고 있고.

지난해 29개 건설사가 부도 처리됐는데, 2019년 이후 5년 만에 최대치입니다.

[앵커]

건설업이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고용 창출이 큰 산업이잖아요.

고용 쪽도 악영향이 크겠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건설 경기가 안 좋다 보니까, 고용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제가 최근 남구로역 인력시장을 다녀왔는데요.

2년 전까지만 해도 일자리를 구하러 나온 사람들이 2천 명 정도 됐는데, 이제는 200~300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일자리 자체가 없다보니까 아예 일을 구하려는 시도조차 안 하는 겁니다.

경력 20년차 건설업 노동자도 이렇게 일자리 없는 건 처음 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건설업 취업자수는 전년 같은 기간과 대비해 15만 7천 명 줄었습니다.

[앵커]

지난해까지는 알겠고, 올해 전망은 어떨까요?

좀 기대해볼 만한 구석은 없을까요?

[기자]

일단 전망은 어둡습니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다 새로 취임한 트럼프 정부도 불확실성 그 자체 아니겠습니까.

경제가 가장 싫어하는 게 불확실성인데, 국내외로 불확실성이 넘치는 상황이어서 연간 성장률에 영향을 줄 거라고 한국은행도 진단했습니다.

건설 쪽도 당분간 반등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신승철/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 : "건설 쪽에서도 부진이 더 심화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그런 영향들은 올해 1/4분기에도 영향을 지금 줄 것으로 보고 있고요. 그런 영향들이 좀 반영되면 0.5% 보다는 조금 낮게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것 같고요."]

상반기가 안 좋아도 하반기에는 좀 나아질 거야, 이른바 '상저하고'론을 기대할 때도 종종 있었는데, 올해는 그것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게 정부 진단입니다.

[김범석/기획재정부 1차관/지난달 27일 : "상저하고 또는 상고하저 이렇게 말씀드리는데 현재 상황을 봤었을 때는 하반기가 조금 더 어려운 게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2021년부터 통계를 살펴보면,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나았던 건 2023년 한 해뿐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 신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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