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백억 원 방파제…슈퍼 태풍엔 무용지물?

입력 2025.01.31 (07:54) 수정 2025.01.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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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 때마다 월파 피해가 큰 해운대구 마린시티 앞바다에 500미터 길이의 해상 방파제를 짓는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7백억 원 가까운 돈이 투입되지만, 슈퍼 태풍 등으로 인한 높은 파도가 발생했을 때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집채만 한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도로를 덮칩니다.

초고층 건물 일대는 온통 물바다가 됐습니다.

태풍 차바 당시 마린시티 앞바다의 파도 높이는 4.3미터로 추정됩니다.

이 같은 월파 피해를 막기 위해 시작된 수중 방파제 공사.

최고 4.7미터의 파도가 마린시티를 덮치는 상황을 가정해 이곳 마린시티 앞바다 150미터 지점에 길이 500미터, 높이 13미터의 방파제가 2027년까지 건립될 예정입니다.

정부 설계 기준을 토대로 50년 사이 마린시티 호안에 가장 높게 들이닥칠 예상 파도 규모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방파제 설치 시 마린시티 월파량은 10분의 1, 침수 면적도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2년 힌남노 당시 마린시티 주변 오륙도에서 관측된 최고 파도 높이는 차바 때 9.8미터보다 훨씬 높은 17.2미터.

예상치 못한 대형 파도가 덮치면 방파제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산시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를 저감시키는 효과지 그것보다 예측할 수 없는 큰 파도가 오는 것까지 예측을 해서 피해를 막는 상황은 아니다 보니까…."]

특히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져 슈퍼 태풍 등으로 인한 예측 불가능한 대형 파도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진호/부경대 해양공학과 교수 : "기후변화로 인한 해안 지역의 자연재해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최신의 관측자료에 기초해 설계파 산정 등에 관한 기술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필요…."]

부산시는 방파제 완공 후 3년간 관찰하며 보완하겠다고 밝혔지만, 방파제 방재 기준 강화 등 선제적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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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백억 원 방파제…슈퍼 태풍엔 무용지물?
    • 입력 2025-01-31 07:54:38
    • 수정2025-01-31 09:00:31
    뉴스광장(부산)
[앵커]

태풍 때마다 월파 피해가 큰 해운대구 마린시티 앞바다에 500미터 길이의 해상 방파제를 짓는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7백억 원 가까운 돈이 투입되지만, 슈퍼 태풍 등으로 인한 높은 파도가 발생했을 때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집채만 한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도로를 덮칩니다.

초고층 건물 일대는 온통 물바다가 됐습니다.

태풍 차바 당시 마린시티 앞바다의 파도 높이는 4.3미터로 추정됩니다.

이 같은 월파 피해를 막기 위해 시작된 수중 방파제 공사.

최고 4.7미터의 파도가 마린시티를 덮치는 상황을 가정해 이곳 마린시티 앞바다 150미터 지점에 길이 500미터, 높이 13미터의 방파제가 2027년까지 건립될 예정입니다.

정부 설계 기준을 토대로 50년 사이 마린시티 호안에 가장 높게 들이닥칠 예상 파도 규모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방파제 설치 시 마린시티 월파량은 10분의 1, 침수 면적도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2년 힌남노 당시 마린시티 주변 오륙도에서 관측된 최고 파도 높이는 차바 때 9.8미터보다 훨씬 높은 17.2미터.

예상치 못한 대형 파도가 덮치면 방파제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산시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를 저감시키는 효과지 그것보다 예측할 수 없는 큰 파도가 오는 것까지 예측을 해서 피해를 막는 상황은 아니다 보니까…."]

특히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져 슈퍼 태풍 등으로 인한 예측 불가능한 대형 파도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진호/부경대 해양공학과 교수 : "기후변화로 인한 해안 지역의 자연재해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최신의 관측자료에 기초해 설계파 산정 등에 관한 기술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필요…."]

부산시는 방파제 완공 후 3년간 관찰하며 보완하겠다고 밝혔지만, 방파제 방재 기준 강화 등 선제적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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