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지금 이 순간…날 부르는 그대”…국민 속옷 ‘쌍방울’의 몰락

입력 2025.02.13 (18:14) 수정 2025.02.1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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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 80년대 청춘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배우 이덕화 씨입니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어우러진 여러 유행어를 낳기도 했습니다.

잠깐 들어볼까요?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 "여러분의 덕화~ 인사드려요."]

1991년 건강 음료 '로얄디' 속 모습.

민소매를 걸친 야성적 매력이 통했는지 그해 속옷 광고 CF 모델이 됐고 전설적인 장면을 남깁니다.

이렇게요.

["지금 이 순간, 여유로 다가와..."]

마지막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손바닥으로 엘리베이터를 치던 장면이 압권이었죠.

당시 국민 내복으로 불리던 ‘쌍방울 트라이’ 광고였습니다.

첫 월급타면 부모님께 내의를 선물하던 시절, 내복 하면 쌍방울 쌍방울 하면 내복이었습니다.

쌍방울표 메리야스 광고엔 정소녀, 최명길, 최불암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등장했습니다.

쌍방울 대표 브랜드 '트라이'는 출시 3년 만에 국내 패션내의 브랜드 중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선두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여유로 다가와."]

아빠 속옷 벗고 오빠 속옷 이미지로 탈바꿈한다며 2003년 한류스타 권상우를 기용한 리메이크 광고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쌍방울그룹의 모태는 1954년 이봉녕·이창녕 두 형제가 양말 도매상으로 출발한 ‘형제상회’입니다.

주로 속옷을 팔았습니다.

이후 무역과 패션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했고, 1990년 '쌍방울 레이더스' 라는 프로야구단까지 꾸리며 최고 전성기를 맞습니다.

[KBS 9시 뉴스/1992년 4월 : "쌍방울 레이더스는 롯데 자이언츠를 6:2로 각각 꺾고 첫 승리를 올렸습니다."]

하지만 무주리조트 인수 등 본업과 관련없는 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했고, IMF 이후 심각한 자금난을 겪으며 1998년 공중분해됩니다.

한때 사랑받았던 ‘국민 내의’ 기업의 몰락, 주인을 잘못 만난 탓도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쌍방울을 인수한 '불법 대부업계 큰 손' 김성태 전 회장.

김 전 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을 받아 북한에 800만 달러를 전달했다는 ‘대북 송금 사건’에 휘말린겁니다.

[김성태/전 쌍방울그룹 회장/2023년 1월 : "다 모든 게 제 불찰이니까 제가 검찰에 가서 충실히 조사받고 소명하겠습니다."]

김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가 제기된 뒤 2023년 7월부터 주식 거래가 중단됐고 결국 지난 11일 한국거래소는 쌍방울 상장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현재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회장이 쌍방울의 사내이사로 선임돼 경영 일선에 나설 걸로 보이는데요.

'상폐 위기' 속 그의 경영 행보에 재계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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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픽] “지금 이 순간…날 부르는 그대”…국민 속옷 ‘쌍방울’의 몰락
    • 입력 2025-02-13 18:14:25
    • 수정2025-02-13 18:29:22
    경제콘서트
1970, 80년대 청춘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배우 이덕화 씨입니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어우러진 여러 유행어를 낳기도 했습니다.

잠깐 들어볼까요?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 "여러분의 덕화~ 인사드려요."]

1991년 건강 음료 '로얄디' 속 모습.

민소매를 걸친 야성적 매력이 통했는지 그해 속옷 광고 CF 모델이 됐고 전설적인 장면을 남깁니다.

이렇게요.

["지금 이 순간, 여유로 다가와..."]

마지막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손바닥으로 엘리베이터를 치던 장면이 압권이었죠.

당시 국민 내복으로 불리던 ‘쌍방울 트라이’ 광고였습니다.

첫 월급타면 부모님께 내의를 선물하던 시절, 내복 하면 쌍방울 쌍방울 하면 내복이었습니다.

쌍방울표 메리야스 광고엔 정소녀, 최명길, 최불암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등장했습니다.

쌍방울 대표 브랜드 '트라이'는 출시 3년 만에 국내 패션내의 브랜드 중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선두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여유로 다가와."]

아빠 속옷 벗고 오빠 속옷 이미지로 탈바꿈한다며 2003년 한류스타 권상우를 기용한 리메이크 광고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쌍방울그룹의 모태는 1954년 이봉녕·이창녕 두 형제가 양말 도매상으로 출발한 ‘형제상회’입니다.

주로 속옷을 팔았습니다.

이후 무역과 패션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했고, 1990년 '쌍방울 레이더스' 라는 프로야구단까지 꾸리며 최고 전성기를 맞습니다.

[KBS 9시 뉴스/1992년 4월 : "쌍방울 레이더스는 롯데 자이언츠를 6:2로 각각 꺾고 첫 승리를 올렸습니다."]

하지만 무주리조트 인수 등 본업과 관련없는 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했고, IMF 이후 심각한 자금난을 겪으며 1998년 공중분해됩니다.

한때 사랑받았던 ‘국민 내의’ 기업의 몰락, 주인을 잘못 만난 탓도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쌍방울을 인수한 '불법 대부업계 큰 손' 김성태 전 회장.

김 전 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을 받아 북한에 800만 달러를 전달했다는 ‘대북 송금 사건’에 휘말린겁니다.

[김성태/전 쌍방울그룹 회장/2023년 1월 : "다 모든 게 제 불찰이니까 제가 검찰에 가서 충실히 조사받고 소명하겠습니다."]

김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가 제기된 뒤 2023년 7월부터 주식 거래가 중단됐고 결국 지난 11일 한국거래소는 쌍방울 상장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현재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회장이 쌍방울의 사내이사로 선임돼 경영 일선에 나설 걸로 보이는데요.

'상폐 위기' 속 그의 경영 행보에 재계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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