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미국 공무원들은 왜, 숟가락 들고 시위에 나섰나?
입력 2025.02.19 (15:21)
수정 2025.02.1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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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한 지 내일이면 딱 한 달이 되는데요.
전 세계에 그야말로 '트럼프 폭풍'이 몰아친 시간이었죠.
그러나 미국 안에서 특히 공무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 중심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있는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한 지 이제 겨우 한 달인데, 벌써부터 공무원들의 시위가 거센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이달 초부터 크고 작은 시위가 미국 곳곳에서 시작됐습니다.
특이한 건 시위에 숟가락을 들고 나오고 있어요.
먼저 현장부터 보시겠습니다.
[케이트/전직 US 디지털 서비스 공무원 : "그들(연방 정부 직원들)을 공포에 떨게 하기 위해 거짓말과 불법적인 행동을 하는 것밖에 없다는 건 빈약해요."]
시위대 뒤로, 커다란 은색 숟가락 보이시죠?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연방 정부 공무원과 직원들입니다.
온라인에서도 숟가락 이모티콘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항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정말, 시위 현장 곳곳에서 은색 숟가락이 눈에 띄는데요.
공무원들은 왜 숟가락을 들고 시위에 나선 건가요?
[기자]
네 숟가락이 포크와는 상반된 물건이기 때문인데요.
포크는 영어로 '포크 인 더 로드', 그러니까 포크처럼 생긴 갈림길이나 결정의 순간을 뜻하는 표현에 등장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몇 년 전 트위터를 인수한 뒤 직원들을 해고할 때 이 표현을 썼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일론 머스크가 이른바 '개혁'을 추진한다면서, 연방 정부 곳곳에 칼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방 공무원들이 이 '포크 인 더 로드'에 반대한다는 뜻에서 포크 대신 숟가락을 들게 된 겁니다.
[시위대 : "헤이 헤이 호우 호우! 일론 머스크는 퇴진하라! 헤이 헤이 호우 호우! 일론 머스크는 퇴진하라!"]
[앵커]
결국, 공무원들은 연방 정부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있는 건데, 머스크에게 그런 막강한 권한이 있긴 한 건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에게 칼자루를 쥐어줬습니다.
취임도 하기 전에, DOGE, 도지 정부효율부라는 기관의 공동 수장으로 머스크를 임명한 건데요.
연방 정부를 구조 조정하라며 대통령 직속으로 만든 조직입니다.
이 조직은 당장 연방 정부가 예산을 낭비한 사례를 찾겠다며 여러 부처를 헤집었습니다.
USAID, 미국 국제개발처가 첫 대상이 됐는데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곳입니다.
1970년대 우리가 개발도상국이었을 때 반포와 부산 등에 지어졌던 AID 아파트의 AID가 바로 여기서 따온 것이거든요.
국제개발처는 이처럼 주로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의 원조 등을 도맡아 왔습니다.
그런데 이 곳이 예산을 펑펑 썼다면서 아예 해체하고, 일부분만 국무부로 흡수하겠다는 겁니다.
직원 만 명에 대해서도 290명 만 남기고 정리 해고에 들어갔습니다.
[프랜시스코 벤코스미/전직 USAID 직원 : "그들은 USAID를 해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문을 닫았고, 현수막을 떼어냈습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을 휴직시켰습니다. 이것은 개혁이 아닙니다. 이것은 공격입니다. 그리고 USAID는 단지 시작에 불과합니다."]
[앵커]
하루아침에 일터에서 쫓겨난 공무원들로서는 불만이 클 수밖에 없을 텐데, 관련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고요?
[기자]
네 교육부, 국세청 등이 다음 목표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사실상 공무원 사회 전체가 혼란에 빠졌고요.
보다 못한 당사자들이나 법률인 등이 소송도 여러 개 제기했습니다.
정부효율부 직원들이 결제 시스템과 인사 기록 등 내부 시스템에 접근을 하고 있는데 개인 정보를 마구잡이로 조회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겁니다.
[레티티아 제임스/미 뉴욕주 법무장관 : "그 누구도 일론 머스크와 그의 측근들을 선출하지 않았고 그들(미국인)의 사회보장번호, 세금 정보, 주소 등의 정보에 접근하도록 허락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현지 시각 18일 워싱턴 DC 연방지법은 민주당 소속 14개주 법무장관들이 제기한 머스크 권한 중지 신청은 일단 기각했습니다.
선출되지 않은 개인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 건 맞지만, 권한을 중지할 정도는 아니란 겁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그간 행보를 보면, 쉽게 멈출 것 같지 않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오히려 목소리를 더 높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작정이나 한 듯 지난주 기자들을 만나서 왜 연방 정부를 개혁해야 하는지 자신들의 주장을 쏟아냈습니다.
[일론 머스크/정부효율부 수장 : "저는 그저 '각 지출을 살펴보고 국민들에게 실제 이익이 되나? 된다면 승인하고 안된다면 다시 생각해 보자'고 하는 거예요."]
아들까지 대동하고 나타난 머스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뜻의 MAGA 모자를 썼고요.
그런 머스크를 트럼프 대통령은, '결단의 책상'으로 불리는 자리에 앉아서 내내 지켜보며 말을 거들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자신들 정책에 잇따라 제동을 건 판사들에겐 이른바 '좌표'를 찍어서 공격에 나섰습니다.
머스크는 X에 "권력 남용하는 연방 판사를 탄핵해야 하느냐"는 투표를 공개적으로 내걸고 사실상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있는데요.
비효율을 제거한다면서 자신들이 보기에 부적절하다 생각되는 사회 질서를 힘으로 바로잡으려고 나선 두 사람, 공무원 사회와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김주은/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김현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한 지 내일이면 딱 한 달이 되는데요.
전 세계에 그야말로 '트럼프 폭풍'이 몰아친 시간이었죠.
그러나 미국 안에서 특히 공무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 중심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있는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한 지 이제 겨우 한 달인데, 벌써부터 공무원들의 시위가 거센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이달 초부터 크고 작은 시위가 미국 곳곳에서 시작됐습니다.
특이한 건 시위에 숟가락을 들고 나오고 있어요.
먼저 현장부터 보시겠습니다.
[케이트/전직 US 디지털 서비스 공무원 : "그들(연방 정부 직원들)을 공포에 떨게 하기 위해 거짓말과 불법적인 행동을 하는 것밖에 없다는 건 빈약해요."]
시위대 뒤로, 커다란 은색 숟가락 보이시죠?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연방 정부 공무원과 직원들입니다.
온라인에서도 숟가락 이모티콘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항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정말, 시위 현장 곳곳에서 은색 숟가락이 눈에 띄는데요.
공무원들은 왜 숟가락을 들고 시위에 나선 건가요?
[기자]
네 숟가락이 포크와는 상반된 물건이기 때문인데요.
포크는 영어로 '포크 인 더 로드', 그러니까 포크처럼 생긴 갈림길이나 결정의 순간을 뜻하는 표현에 등장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몇 년 전 트위터를 인수한 뒤 직원들을 해고할 때 이 표현을 썼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일론 머스크가 이른바 '개혁'을 추진한다면서, 연방 정부 곳곳에 칼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방 공무원들이 이 '포크 인 더 로드'에 반대한다는 뜻에서 포크 대신 숟가락을 들게 된 겁니다.
[시위대 : "헤이 헤이 호우 호우! 일론 머스크는 퇴진하라! 헤이 헤이 호우 호우! 일론 머스크는 퇴진하라!"]
[앵커]
결국, 공무원들은 연방 정부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있는 건데, 머스크에게 그런 막강한 권한이 있긴 한 건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에게 칼자루를 쥐어줬습니다.
취임도 하기 전에, DOGE, 도지 정부효율부라는 기관의 공동 수장으로 머스크를 임명한 건데요.
연방 정부를 구조 조정하라며 대통령 직속으로 만든 조직입니다.
이 조직은 당장 연방 정부가 예산을 낭비한 사례를 찾겠다며 여러 부처를 헤집었습니다.
USAID, 미국 국제개발처가 첫 대상이 됐는데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곳입니다.
1970년대 우리가 개발도상국이었을 때 반포와 부산 등에 지어졌던 AID 아파트의 AID가 바로 여기서 따온 것이거든요.
국제개발처는 이처럼 주로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의 원조 등을 도맡아 왔습니다.
그런데 이 곳이 예산을 펑펑 썼다면서 아예 해체하고, 일부분만 국무부로 흡수하겠다는 겁니다.
직원 만 명에 대해서도 290명 만 남기고 정리 해고에 들어갔습니다.
[프랜시스코 벤코스미/전직 USAID 직원 : "그들은 USAID를 해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문을 닫았고, 현수막을 떼어냈습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을 휴직시켰습니다. 이것은 개혁이 아닙니다. 이것은 공격입니다. 그리고 USAID는 단지 시작에 불과합니다."]
[앵커]
하루아침에 일터에서 쫓겨난 공무원들로서는 불만이 클 수밖에 없을 텐데, 관련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고요?
[기자]
네 교육부, 국세청 등이 다음 목표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사실상 공무원 사회 전체가 혼란에 빠졌고요.
보다 못한 당사자들이나 법률인 등이 소송도 여러 개 제기했습니다.
정부효율부 직원들이 결제 시스템과 인사 기록 등 내부 시스템에 접근을 하고 있는데 개인 정보를 마구잡이로 조회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겁니다.
[레티티아 제임스/미 뉴욕주 법무장관 : "그 누구도 일론 머스크와 그의 측근들을 선출하지 않았고 그들(미국인)의 사회보장번호, 세금 정보, 주소 등의 정보에 접근하도록 허락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현지 시각 18일 워싱턴 DC 연방지법은 민주당 소속 14개주 법무장관들이 제기한 머스크 권한 중지 신청은 일단 기각했습니다.
선출되지 않은 개인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 건 맞지만, 권한을 중지할 정도는 아니란 겁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그간 행보를 보면, 쉽게 멈출 것 같지 않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오히려 목소리를 더 높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작정이나 한 듯 지난주 기자들을 만나서 왜 연방 정부를 개혁해야 하는지 자신들의 주장을 쏟아냈습니다.
[일론 머스크/정부효율부 수장 : "저는 그저 '각 지출을 살펴보고 국민들에게 실제 이익이 되나? 된다면 승인하고 안된다면 다시 생각해 보자'고 하는 거예요."]
아들까지 대동하고 나타난 머스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뜻의 MAGA 모자를 썼고요.
그런 머스크를 트럼프 대통령은, '결단의 책상'으로 불리는 자리에 앉아서 내내 지켜보며 말을 거들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자신들 정책에 잇따라 제동을 건 판사들에겐 이른바 '좌표'를 찍어서 공격에 나섰습니다.
머스크는 X에 "권력 남용하는 연방 판사를 탄핵해야 하느냐"는 투표를 공개적으로 내걸고 사실상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있는데요.
비효율을 제거한다면서 자신들이 보기에 부적절하다 생각되는 사회 질서를 힘으로 바로잡으려고 나선 두 사람, 공무원 사회와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김주은/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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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 이슈] 미국 공무원들은 왜, 숟가락 들고 시위에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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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2-19 15:21:41
- 수정2025-02-19 15: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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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한 지 내일이면 딱 한 달이 되는데요.
전 세계에 그야말로 '트럼프 폭풍'이 몰아친 시간이었죠.
그러나 미국 안에서 특히 공무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 중심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있는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한 지 이제 겨우 한 달인데, 벌써부터 공무원들의 시위가 거센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이달 초부터 크고 작은 시위가 미국 곳곳에서 시작됐습니다.
특이한 건 시위에 숟가락을 들고 나오고 있어요.
먼저 현장부터 보시겠습니다.
[케이트/전직 US 디지털 서비스 공무원 : "그들(연방 정부 직원들)을 공포에 떨게 하기 위해 거짓말과 불법적인 행동을 하는 것밖에 없다는 건 빈약해요."]
시위대 뒤로, 커다란 은색 숟가락 보이시죠?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연방 정부 공무원과 직원들입니다.
온라인에서도 숟가락 이모티콘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항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정말, 시위 현장 곳곳에서 은색 숟가락이 눈에 띄는데요.
공무원들은 왜 숟가락을 들고 시위에 나선 건가요?
[기자]
네 숟가락이 포크와는 상반된 물건이기 때문인데요.
포크는 영어로 '포크 인 더 로드', 그러니까 포크처럼 생긴 갈림길이나 결정의 순간을 뜻하는 표현에 등장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몇 년 전 트위터를 인수한 뒤 직원들을 해고할 때 이 표현을 썼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일론 머스크가 이른바 '개혁'을 추진한다면서, 연방 정부 곳곳에 칼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방 공무원들이 이 '포크 인 더 로드'에 반대한다는 뜻에서 포크 대신 숟가락을 들게 된 겁니다.
[시위대 : "헤이 헤이 호우 호우! 일론 머스크는 퇴진하라! 헤이 헤이 호우 호우! 일론 머스크는 퇴진하라!"]
[앵커]
결국, 공무원들은 연방 정부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있는 건데, 머스크에게 그런 막강한 권한이 있긴 한 건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에게 칼자루를 쥐어줬습니다.
취임도 하기 전에, DOGE, 도지 정부효율부라는 기관의 공동 수장으로 머스크를 임명한 건데요.
연방 정부를 구조 조정하라며 대통령 직속으로 만든 조직입니다.
이 조직은 당장 연방 정부가 예산을 낭비한 사례를 찾겠다며 여러 부처를 헤집었습니다.
USAID, 미국 국제개발처가 첫 대상이 됐는데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곳입니다.
1970년대 우리가 개발도상국이었을 때 반포와 부산 등에 지어졌던 AID 아파트의 AID가 바로 여기서 따온 것이거든요.
국제개발처는 이처럼 주로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의 원조 등을 도맡아 왔습니다.
그런데 이 곳이 예산을 펑펑 썼다면서 아예 해체하고, 일부분만 국무부로 흡수하겠다는 겁니다.
직원 만 명에 대해서도 290명 만 남기고 정리 해고에 들어갔습니다.
[프랜시스코 벤코스미/전직 USAID 직원 : "그들은 USAID를 해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문을 닫았고, 현수막을 떼어냈습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을 휴직시켰습니다. 이것은 개혁이 아닙니다. 이것은 공격입니다. 그리고 USAID는 단지 시작에 불과합니다."]
[앵커]
하루아침에 일터에서 쫓겨난 공무원들로서는 불만이 클 수밖에 없을 텐데, 관련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고요?
[기자]
네 교육부, 국세청 등이 다음 목표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사실상 공무원 사회 전체가 혼란에 빠졌고요.
보다 못한 당사자들이나 법률인 등이 소송도 여러 개 제기했습니다.
정부효율부 직원들이 결제 시스템과 인사 기록 등 내부 시스템에 접근을 하고 있는데 개인 정보를 마구잡이로 조회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겁니다.
[레티티아 제임스/미 뉴욕주 법무장관 : "그 누구도 일론 머스크와 그의 측근들을 선출하지 않았고 그들(미국인)의 사회보장번호, 세금 정보, 주소 등의 정보에 접근하도록 허락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현지 시각 18일 워싱턴 DC 연방지법은 민주당 소속 14개주 법무장관들이 제기한 머스크 권한 중지 신청은 일단 기각했습니다.
선출되지 않은 개인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 건 맞지만, 권한을 중지할 정도는 아니란 겁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그간 행보를 보면, 쉽게 멈출 것 같지 않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오히려 목소리를 더 높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작정이나 한 듯 지난주 기자들을 만나서 왜 연방 정부를 개혁해야 하는지 자신들의 주장을 쏟아냈습니다.
[일론 머스크/정부효율부 수장 : "저는 그저 '각 지출을 살펴보고 국민들에게 실제 이익이 되나? 된다면 승인하고 안된다면 다시 생각해 보자'고 하는 거예요."]
아들까지 대동하고 나타난 머스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뜻의 MAGA 모자를 썼고요.
그런 머스크를 트럼프 대통령은, '결단의 책상'으로 불리는 자리에 앉아서 내내 지켜보며 말을 거들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자신들 정책에 잇따라 제동을 건 판사들에겐 이른바 '좌표'를 찍어서 공격에 나섰습니다.
머스크는 X에 "권력 남용하는 연방 판사를 탄핵해야 하느냐"는 투표를 공개적으로 내걸고 사실상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있는데요.
비효율을 제거한다면서 자신들이 보기에 부적절하다 생각되는 사회 질서를 힘으로 바로잡으려고 나선 두 사람, 공무원 사회와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김주은/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김현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한 지 내일이면 딱 한 달이 되는데요.
전 세계에 그야말로 '트럼프 폭풍'이 몰아친 시간이었죠.
그러나 미국 안에서 특히 공무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 중심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있는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한 지 이제 겨우 한 달인데, 벌써부터 공무원들의 시위가 거센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이달 초부터 크고 작은 시위가 미국 곳곳에서 시작됐습니다.
특이한 건 시위에 숟가락을 들고 나오고 있어요.
먼저 현장부터 보시겠습니다.
[케이트/전직 US 디지털 서비스 공무원 : "그들(연방 정부 직원들)을 공포에 떨게 하기 위해 거짓말과 불법적인 행동을 하는 것밖에 없다는 건 빈약해요."]
시위대 뒤로, 커다란 은색 숟가락 보이시죠?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연방 정부 공무원과 직원들입니다.
온라인에서도 숟가락 이모티콘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항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정말, 시위 현장 곳곳에서 은색 숟가락이 눈에 띄는데요.
공무원들은 왜 숟가락을 들고 시위에 나선 건가요?
[기자]
네 숟가락이 포크와는 상반된 물건이기 때문인데요.
포크는 영어로 '포크 인 더 로드', 그러니까 포크처럼 생긴 갈림길이나 결정의 순간을 뜻하는 표현에 등장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몇 년 전 트위터를 인수한 뒤 직원들을 해고할 때 이 표현을 썼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일론 머스크가 이른바 '개혁'을 추진한다면서, 연방 정부 곳곳에 칼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방 공무원들이 이 '포크 인 더 로드'에 반대한다는 뜻에서 포크 대신 숟가락을 들게 된 겁니다.
[시위대 : "헤이 헤이 호우 호우! 일론 머스크는 퇴진하라! 헤이 헤이 호우 호우! 일론 머스크는 퇴진하라!"]
[앵커]
결국, 공무원들은 연방 정부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있는 건데, 머스크에게 그런 막강한 권한이 있긴 한 건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에게 칼자루를 쥐어줬습니다.
취임도 하기 전에, DOGE, 도지 정부효율부라는 기관의 공동 수장으로 머스크를 임명한 건데요.
연방 정부를 구조 조정하라며 대통령 직속으로 만든 조직입니다.
이 조직은 당장 연방 정부가 예산을 낭비한 사례를 찾겠다며 여러 부처를 헤집었습니다.
USAID, 미국 국제개발처가 첫 대상이 됐는데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곳입니다.
1970년대 우리가 개발도상국이었을 때 반포와 부산 등에 지어졌던 AID 아파트의 AID가 바로 여기서 따온 것이거든요.
국제개발처는 이처럼 주로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의 원조 등을 도맡아 왔습니다.
그런데 이 곳이 예산을 펑펑 썼다면서 아예 해체하고, 일부분만 국무부로 흡수하겠다는 겁니다.
직원 만 명에 대해서도 290명 만 남기고 정리 해고에 들어갔습니다.
[프랜시스코 벤코스미/전직 USAID 직원 : "그들은 USAID를 해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문을 닫았고, 현수막을 떼어냈습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을 휴직시켰습니다. 이것은 개혁이 아닙니다. 이것은 공격입니다. 그리고 USAID는 단지 시작에 불과합니다."]
[앵커]
하루아침에 일터에서 쫓겨난 공무원들로서는 불만이 클 수밖에 없을 텐데, 관련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고요?
[기자]
네 교육부, 국세청 등이 다음 목표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사실상 공무원 사회 전체가 혼란에 빠졌고요.
보다 못한 당사자들이나 법률인 등이 소송도 여러 개 제기했습니다.
정부효율부 직원들이 결제 시스템과 인사 기록 등 내부 시스템에 접근을 하고 있는데 개인 정보를 마구잡이로 조회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겁니다.
[레티티아 제임스/미 뉴욕주 법무장관 : "그 누구도 일론 머스크와 그의 측근들을 선출하지 않았고 그들(미국인)의 사회보장번호, 세금 정보, 주소 등의 정보에 접근하도록 허락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현지 시각 18일 워싱턴 DC 연방지법은 민주당 소속 14개주 법무장관들이 제기한 머스크 권한 중지 신청은 일단 기각했습니다.
선출되지 않은 개인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 건 맞지만, 권한을 중지할 정도는 아니란 겁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그간 행보를 보면, 쉽게 멈출 것 같지 않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오히려 목소리를 더 높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작정이나 한 듯 지난주 기자들을 만나서 왜 연방 정부를 개혁해야 하는지 자신들의 주장을 쏟아냈습니다.
[일론 머스크/정부효율부 수장 : "저는 그저 '각 지출을 살펴보고 국민들에게 실제 이익이 되나? 된다면 승인하고 안된다면 다시 생각해 보자'고 하는 거예요."]
아들까지 대동하고 나타난 머스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뜻의 MAGA 모자를 썼고요.
그런 머스크를 트럼프 대통령은, '결단의 책상'으로 불리는 자리에 앉아서 내내 지켜보며 말을 거들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자신들 정책에 잇따라 제동을 건 판사들에겐 이른바 '좌표'를 찍어서 공격에 나섰습니다.
머스크는 X에 "권력 남용하는 연방 판사를 탄핵해야 하느냐"는 투표를 공개적으로 내걸고 사실상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있는데요.
비효율을 제거한다면서 자신들이 보기에 부적절하다 생각되는 사회 질서를 힘으로 바로잡으려고 나선 두 사람, 공무원 사회와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김주은/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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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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