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면회소 마저 철거…적대 노선 언제까지
입력 2025.02.22 (08:37)
수정 2025.02.2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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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다 생포된 북한군 포로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오고 싶다는 의사를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정부는 북한군도 헌법상 우리 국민인 만큼 귀순 의사가 확인되는 경우 전원 수용한다는 방침인데요.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가 파병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서 북한군이 포로 지위를 얻지 못할 경우 실제 귀순이 실현되기까지는 변수가 많아 보입니다.
2월 넷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북쪽에 있는 우리 시설들을 잇달아 철거해 온 북한이 이번에는 금강산의 이산가족 면회소마저 철거하고 있습니다.
남북 간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는데요.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 관계 단절 조치를 이어가는 북한이 향후 대남 노선을 다시 전환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피난길에 4살 아들의 손을 놓친 어머니.
일흔이 넘는 노인이 되어 나타난 아들을. 어머니는 한눈에 알아봤습니다.
[이금섬/92살/북측 아들 상봉/2018년 : "상철이야! 상철이 맞어? 상철이 맞니…."]
60여 년 만에 엄마를 만난 두 딸은 복받치는 설움을 쏟아냈지만, 노모는 한 맺힌 세월에 눈물마저 말라 버렸습니다.
[한신자/89살/북측 두 딸 상봉/2018년 : "눈물도 안 나온다, 눈물도 안 나온다."]
남북협력기금 550억 원을 들여 2008년 완공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는 2009년부터 10년 동안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활용됐습니다.
총 다섯 차례, 4천여 명의 이산가족이 눈물의 상봉을 했고, 꼭 살아서 다시 만나자는 기약 없는 약속을 했습니다.
[김경영/71세/남측 어머니 상봉/2018년 : "우리 또 만나자요, 어머니. 오래 사십시오. 아프지 마십시오."]
하지만 이산가족의 염원이 담긴 이 건물조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산가족면회소를 철거하는 동향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구병삼/통일부 대변인/2월 13일 : "철거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이산가족의 염원을 짓밟는 반인도주의적인 행위이며, 우리 국유재산에 대한 중대한 침해 행위입니다."]
실제 위성사진을 살펴보니, 건물 지붕이 뜯겨나가고 바닥의 보도블록 또한 일부 사라진 흔적이 보입니다.
열 달 전 철거된 소방서 터에는 새로운 공사 동향이 포착됐습니다.
[정성윤/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이 더 이상 남북한 관계를 민족의 관계로 보지 않기 때문에 같은 민족이 아니면 이산가족 문제를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즉, 이제는 이산가족이란 문제를 다룰 명분도, 이유도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력하게 보여주는 그런 행동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2019년 10월, 금강산을 찾은 김정은 위원장이 너절하다며 철거를 지시한 이후.
[조선중앙TV/2019년 10월 :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싹 들어내도록 하고..."]
북한은 해금강호텔과 온정각, 구룡빌리지와 소방서 등 우리 정부와 현대아산 소유의 금강산 시설들을 철거해 왔습니다.
사실상 마지막 건물인 면회소까지 해체되면, 금강산 내 남측 자산은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남성욱/숙명여대 석좌교수 : "김정은 입장에서는 이러한 철거를 통해서 인민들에게 남측과 관계 개선을 한다든가 한민족이라는 환상을 완전히 일소하겠다는 메시지를 주고자 하고 있습니다."]
남측 건물을 부순 자리에는 외국인 관광객 등을 위한 휴양 시설을 지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 관계를 단절하려는 북한의 행보는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부터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금강산 관광지구를 방문해 아버지 김정일 시대 남북 경협을 비난한 것도 그 연장선상으로 풀이됩니다.
[조선중앙TV/2019년 10월 :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 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고 심각히 비판하셨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더 이상 선대의 통일 유훈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자, 통일 노선 전환을 앞두고 취해졌던 내부 단속용 조치란 분석이 나옵니다.
과연 북한의 적대적 대남 노선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통일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국내 통일안보 전문가들의 80%가 계기가 있다면 북한이 대남노선을 전환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정성윤/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당분간 북한은 적대적 2국가론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무엇보다도 김정은 스스로가 이를 발표했고 이를 강력히 추진할 의지가 있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북한이 다시 높게 평가한다면 북한은 불가피하게 대남 전술 혹은 대남 전략을 조금 바꿀 여지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북한이 적대적 대남 노선을 전환하게 될 계기로는 김정은 유고 등 급변사태부터 남한의 정부 교체, 국제사회의 핵보유국 인정, 북미 관계 개선 등 여러 견해가 제기됐습니다.
이중 북미 대화 재개와 관계 개선 여부가 북한 대남 전략 전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남성욱/숙명여대 석좌교수 : "지금 북한의 관심은 남한이 아니라 미국입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과의 또 한 번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트럼프가 희망하는 노벨평화상을 공동으로 수상한다든가 또 부분 비핵화로 자신의 핵보유를 유지하면서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한미일 ‘북한 비핵화’…“실패한 꿈”
트럼프 2기 정부가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의 외교수장이 독일 뮌헨에서 만났습니다.
세 나라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는데요.
북한은 이를 규탄하며 비핵화는 이미 실패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리포트]
처음 만난 한미 양국 장관은 40분간 마주 앉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확인하고, 북한 문제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약속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건너뛰고 북한과 거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미국 측이 몇 번이나 강조했다면서 "이 정도면 믿어야 한다는 인식이 들 정도로 확고하게 얘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2월 15일 : "한미 동맹 강화, 대북 공조, 한미일 협력 확대에 대한 한미의 일치된 방향성을 재확인하였으며, 앞으로 이를 토대로 한미 양국 간 고위급 소통이 더욱 긴밀해지리라 봅니다."]
이어진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가 공동성명에 문서로 공식화됐습니다.
미일 정상회담과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대신,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잇달아 등장한 것은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배치되는 것을 북한이 문제 삼는 상황에서, 비핵화는 북한이 해야 한다는 점을 선명하게 담고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한국에 제공되고 있는 확장억제력도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고 또 추가적으로 만약 한국이 핵을 배치하거나 핵무장해도 그것은 비핵화라는 협상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 거죠. 그냥 온전히 협상 대상에는 북한 비핵화만 들어간다는 전제가 깔리는 건데요. 결과적으로 명징하게 출발점을 설정하겠다."]
또, 미국은 확장 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트럼프 2기 들어, 어렵게 구축해 온 한미 핵협의그룹이 무력화되고 캠프 데이비드 선언 또한 힘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를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성윤/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트럼프가 등장하면 바이든 치적 지우기에 나설 것이고 그 대상으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이 유력하다는 분석들이 많았는데 이번에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강력한 시그널을 국제사회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북한 측에 보였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뮌헨 안보회의 직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여전히 비핵화라는 실패한 과거의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최근 미 전략자산 배치 등을 겨냥해 비난성 논평을 내온 것과 달리, 이번엔 ‘정부 공식 입장’이란 점을 분명히 강조했습니다.
[조선중앙TV/2월 18일 : "미국의 현실도피적인 입장에 대하여 맞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이며..."]
미국의 움직임에 신속히 반응하면서도, 미 행정부 인사의 발언 내용에 따라 수위를 조절하는 모양샙니다.
[남성욱/숙명여대 석좌교수 : "한미일 협력에 대해서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강력한 무슨 대미 비난이라든가 인신공격적인 발언은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도 상당히 신중하게 이 협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외교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표라며, 북한은 결코 핵 보유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다 생포된 북한군 포로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오고 싶다는 의사를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정부는 북한군도 헌법상 우리 국민인 만큼 귀순 의사가 확인되는 경우 전원 수용한다는 방침인데요.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가 파병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서 북한군이 포로 지위를 얻지 못할 경우 실제 귀순이 실현되기까지는 변수가 많아 보입니다.
2월 넷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북쪽에 있는 우리 시설들을 잇달아 철거해 온 북한이 이번에는 금강산의 이산가족 면회소마저 철거하고 있습니다.
남북 간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는데요.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 관계 단절 조치를 이어가는 북한이 향후 대남 노선을 다시 전환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피난길에 4살 아들의 손을 놓친 어머니.
일흔이 넘는 노인이 되어 나타난 아들을. 어머니는 한눈에 알아봤습니다.
[이금섬/92살/북측 아들 상봉/2018년 : "상철이야! 상철이 맞어? 상철이 맞니…."]
60여 년 만에 엄마를 만난 두 딸은 복받치는 설움을 쏟아냈지만, 노모는 한 맺힌 세월에 눈물마저 말라 버렸습니다.
[한신자/89살/북측 두 딸 상봉/2018년 : "눈물도 안 나온다, 눈물도 안 나온다."]
남북협력기금 550억 원을 들여 2008년 완공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는 2009년부터 10년 동안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활용됐습니다.
총 다섯 차례, 4천여 명의 이산가족이 눈물의 상봉을 했고, 꼭 살아서 다시 만나자는 기약 없는 약속을 했습니다.
[김경영/71세/남측 어머니 상봉/2018년 : "우리 또 만나자요, 어머니. 오래 사십시오. 아프지 마십시오."]
하지만 이산가족의 염원이 담긴 이 건물조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산가족면회소를 철거하는 동향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구병삼/통일부 대변인/2월 13일 : "철거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이산가족의 염원을 짓밟는 반인도주의적인 행위이며, 우리 국유재산에 대한 중대한 침해 행위입니다."]
실제 위성사진을 살펴보니, 건물 지붕이 뜯겨나가고 바닥의 보도블록 또한 일부 사라진 흔적이 보입니다.
열 달 전 철거된 소방서 터에는 새로운 공사 동향이 포착됐습니다.
[정성윤/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이 더 이상 남북한 관계를 민족의 관계로 보지 않기 때문에 같은 민족이 아니면 이산가족 문제를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즉, 이제는 이산가족이란 문제를 다룰 명분도, 이유도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력하게 보여주는 그런 행동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2019년 10월, 금강산을 찾은 김정은 위원장이 너절하다며 철거를 지시한 이후.
[조선중앙TV/2019년 10월 :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싹 들어내도록 하고..."]
북한은 해금강호텔과 온정각, 구룡빌리지와 소방서 등 우리 정부와 현대아산 소유의 금강산 시설들을 철거해 왔습니다.
사실상 마지막 건물인 면회소까지 해체되면, 금강산 내 남측 자산은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남성욱/숙명여대 석좌교수 : "김정은 입장에서는 이러한 철거를 통해서 인민들에게 남측과 관계 개선을 한다든가 한민족이라는 환상을 완전히 일소하겠다는 메시지를 주고자 하고 있습니다."]
남측 건물을 부순 자리에는 외국인 관광객 등을 위한 휴양 시설을 지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 관계를 단절하려는 북한의 행보는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부터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금강산 관광지구를 방문해 아버지 김정일 시대 남북 경협을 비난한 것도 그 연장선상으로 풀이됩니다.
[조선중앙TV/2019년 10월 :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 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고 심각히 비판하셨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더 이상 선대의 통일 유훈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자, 통일 노선 전환을 앞두고 취해졌던 내부 단속용 조치란 분석이 나옵니다.
과연 북한의 적대적 대남 노선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통일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국내 통일안보 전문가들의 80%가 계기가 있다면 북한이 대남노선을 전환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정성윤/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당분간 북한은 적대적 2국가론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무엇보다도 김정은 스스로가 이를 발표했고 이를 강력히 추진할 의지가 있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북한이 다시 높게 평가한다면 북한은 불가피하게 대남 전술 혹은 대남 전략을 조금 바꿀 여지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북한이 적대적 대남 노선을 전환하게 될 계기로는 김정은 유고 등 급변사태부터 남한의 정부 교체, 국제사회의 핵보유국 인정, 북미 관계 개선 등 여러 견해가 제기됐습니다.
이중 북미 대화 재개와 관계 개선 여부가 북한 대남 전략 전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남성욱/숙명여대 석좌교수 : "지금 북한의 관심은 남한이 아니라 미국입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과의 또 한 번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트럼프가 희망하는 노벨평화상을 공동으로 수상한다든가 또 부분 비핵화로 자신의 핵보유를 유지하면서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한미일 ‘북한 비핵화’…“실패한 꿈”
트럼프 2기 정부가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의 외교수장이 독일 뮌헨에서 만났습니다.
세 나라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는데요.
북한은 이를 규탄하며 비핵화는 이미 실패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리포트]
처음 만난 한미 양국 장관은 40분간 마주 앉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확인하고, 북한 문제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약속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건너뛰고 북한과 거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미국 측이 몇 번이나 강조했다면서 "이 정도면 믿어야 한다는 인식이 들 정도로 확고하게 얘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2월 15일 : "한미 동맹 강화, 대북 공조, 한미일 협력 확대에 대한 한미의 일치된 방향성을 재확인하였으며, 앞으로 이를 토대로 한미 양국 간 고위급 소통이 더욱 긴밀해지리라 봅니다."]
이어진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가 공동성명에 문서로 공식화됐습니다.
미일 정상회담과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대신,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잇달아 등장한 것은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배치되는 것을 북한이 문제 삼는 상황에서, 비핵화는 북한이 해야 한다는 점을 선명하게 담고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한국에 제공되고 있는 확장억제력도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고 또 추가적으로 만약 한국이 핵을 배치하거나 핵무장해도 그것은 비핵화라는 협상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 거죠. 그냥 온전히 협상 대상에는 북한 비핵화만 들어간다는 전제가 깔리는 건데요. 결과적으로 명징하게 출발점을 설정하겠다."]
또, 미국은 확장 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트럼프 2기 들어, 어렵게 구축해 온 한미 핵협의그룹이 무력화되고 캠프 데이비드 선언 또한 힘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를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성윤/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트럼프가 등장하면 바이든 치적 지우기에 나설 것이고 그 대상으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이 유력하다는 분석들이 많았는데 이번에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강력한 시그널을 국제사회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북한 측에 보였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뮌헨 안보회의 직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여전히 비핵화라는 실패한 과거의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최근 미 전략자산 배치 등을 겨냥해 비난성 논평을 내온 것과 달리, 이번엔 ‘정부 공식 입장’이란 점을 분명히 강조했습니다.
[조선중앙TV/2월 18일 : "미국의 현실도피적인 입장에 대하여 맞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이며..."]
미국의 움직임에 신속히 반응하면서도, 미 행정부 인사의 발언 내용에 따라 수위를 조절하는 모양샙니다.
[남성욱/숙명여대 석좌교수 : "한미일 협력에 대해서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강력한 무슨 대미 비난이라든가 인신공격적인 발언은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도 상당히 신중하게 이 협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외교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표라며, 북한은 결코 핵 보유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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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한반도] 면회소 마저 철거…적대 노선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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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2-22 08:37:18
- 수정2025-02-22 08: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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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다 생포된 북한군 포로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오고 싶다는 의사를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정부는 북한군도 헌법상 우리 국민인 만큼 귀순 의사가 확인되는 경우 전원 수용한다는 방침인데요.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가 파병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서 북한군이 포로 지위를 얻지 못할 경우 실제 귀순이 실현되기까지는 변수가 많아 보입니다.
2월 넷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북쪽에 있는 우리 시설들을 잇달아 철거해 온 북한이 이번에는 금강산의 이산가족 면회소마저 철거하고 있습니다.
남북 간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는데요.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 관계 단절 조치를 이어가는 북한이 향후 대남 노선을 다시 전환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피난길에 4살 아들의 손을 놓친 어머니.
일흔이 넘는 노인이 되어 나타난 아들을. 어머니는 한눈에 알아봤습니다.
[이금섬/92살/북측 아들 상봉/2018년 : "상철이야! 상철이 맞어? 상철이 맞니…."]
60여 년 만에 엄마를 만난 두 딸은 복받치는 설움을 쏟아냈지만, 노모는 한 맺힌 세월에 눈물마저 말라 버렸습니다.
[한신자/89살/북측 두 딸 상봉/2018년 : "눈물도 안 나온다, 눈물도 안 나온다."]
남북협력기금 550억 원을 들여 2008년 완공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는 2009년부터 10년 동안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활용됐습니다.
총 다섯 차례, 4천여 명의 이산가족이 눈물의 상봉을 했고, 꼭 살아서 다시 만나자는 기약 없는 약속을 했습니다.
[김경영/71세/남측 어머니 상봉/2018년 : "우리 또 만나자요, 어머니. 오래 사십시오. 아프지 마십시오."]
하지만 이산가족의 염원이 담긴 이 건물조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산가족면회소를 철거하는 동향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구병삼/통일부 대변인/2월 13일 : "철거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이산가족의 염원을 짓밟는 반인도주의적인 행위이며, 우리 국유재산에 대한 중대한 침해 행위입니다."]
실제 위성사진을 살펴보니, 건물 지붕이 뜯겨나가고 바닥의 보도블록 또한 일부 사라진 흔적이 보입니다.
열 달 전 철거된 소방서 터에는 새로운 공사 동향이 포착됐습니다.
[정성윤/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이 더 이상 남북한 관계를 민족의 관계로 보지 않기 때문에 같은 민족이 아니면 이산가족 문제를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즉, 이제는 이산가족이란 문제를 다룰 명분도, 이유도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력하게 보여주는 그런 행동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2019년 10월, 금강산을 찾은 김정은 위원장이 너절하다며 철거를 지시한 이후.
[조선중앙TV/2019년 10월 :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싹 들어내도록 하고..."]
북한은 해금강호텔과 온정각, 구룡빌리지와 소방서 등 우리 정부와 현대아산 소유의 금강산 시설들을 철거해 왔습니다.
사실상 마지막 건물인 면회소까지 해체되면, 금강산 내 남측 자산은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남성욱/숙명여대 석좌교수 : "김정은 입장에서는 이러한 철거를 통해서 인민들에게 남측과 관계 개선을 한다든가 한민족이라는 환상을 완전히 일소하겠다는 메시지를 주고자 하고 있습니다."]
남측 건물을 부순 자리에는 외국인 관광객 등을 위한 휴양 시설을 지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 관계를 단절하려는 북한의 행보는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부터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금강산 관광지구를 방문해 아버지 김정일 시대 남북 경협을 비난한 것도 그 연장선상으로 풀이됩니다.
[조선중앙TV/2019년 10월 :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 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고 심각히 비판하셨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더 이상 선대의 통일 유훈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자, 통일 노선 전환을 앞두고 취해졌던 내부 단속용 조치란 분석이 나옵니다.
과연 북한의 적대적 대남 노선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통일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국내 통일안보 전문가들의 80%가 계기가 있다면 북한이 대남노선을 전환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정성윤/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당분간 북한은 적대적 2국가론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무엇보다도 김정은 스스로가 이를 발표했고 이를 강력히 추진할 의지가 있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북한이 다시 높게 평가한다면 북한은 불가피하게 대남 전술 혹은 대남 전략을 조금 바꿀 여지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북한이 적대적 대남 노선을 전환하게 될 계기로는 김정은 유고 등 급변사태부터 남한의 정부 교체, 국제사회의 핵보유국 인정, 북미 관계 개선 등 여러 견해가 제기됐습니다.
이중 북미 대화 재개와 관계 개선 여부가 북한 대남 전략 전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남성욱/숙명여대 석좌교수 : "지금 북한의 관심은 남한이 아니라 미국입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과의 또 한 번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트럼프가 희망하는 노벨평화상을 공동으로 수상한다든가 또 부분 비핵화로 자신의 핵보유를 유지하면서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한미일 ‘북한 비핵화’…“실패한 꿈”
트럼프 2기 정부가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의 외교수장이 독일 뮌헨에서 만났습니다.
세 나라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는데요.
북한은 이를 규탄하며 비핵화는 이미 실패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리포트]
처음 만난 한미 양국 장관은 40분간 마주 앉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확인하고, 북한 문제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약속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건너뛰고 북한과 거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미국 측이 몇 번이나 강조했다면서 "이 정도면 믿어야 한다는 인식이 들 정도로 확고하게 얘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2월 15일 : "한미 동맹 강화, 대북 공조, 한미일 협력 확대에 대한 한미의 일치된 방향성을 재확인하였으며, 앞으로 이를 토대로 한미 양국 간 고위급 소통이 더욱 긴밀해지리라 봅니다."]
이어진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가 공동성명에 문서로 공식화됐습니다.
미일 정상회담과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대신,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잇달아 등장한 것은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배치되는 것을 북한이 문제 삼는 상황에서, 비핵화는 북한이 해야 한다는 점을 선명하게 담고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한국에 제공되고 있는 확장억제력도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고 또 추가적으로 만약 한국이 핵을 배치하거나 핵무장해도 그것은 비핵화라는 협상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 거죠. 그냥 온전히 협상 대상에는 북한 비핵화만 들어간다는 전제가 깔리는 건데요. 결과적으로 명징하게 출발점을 설정하겠다."]
또, 미국은 확장 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트럼프 2기 들어, 어렵게 구축해 온 한미 핵협의그룹이 무력화되고 캠프 데이비드 선언 또한 힘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를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성윤/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트럼프가 등장하면 바이든 치적 지우기에 나설 것이고 그 대상으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이 유력하다는 분석들이 많았는데 이번에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강력한 시그널을 국제사회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북한 측에 보였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뮌헨 안보회의 직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여전히 비핵화라는 실패한 과거의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최근 미 전략자산 배치 등을 겨냥해 비난성 논평을 내온 것과 달리, 이번엔 ‘정부 공식 입장’이란 점을 분명히 강조했습니다.
[조선중앙TV/2월 18일 : "미국의 현실도피적인 입장에 대하여 맞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이며..."]
미국의 움직임에 신속히 반응하면서도, 미 행정부 인사의 발언 내용에 따라 수위를 조절하는 모양샙니다.
[남성욱/숙명여대 석좌교수 : "한미일 협력에 대해서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강력한 무슨 대미 비난이라든가 인신공격적인 발언은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도 상당히 신중하게 이 협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외교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표라며, 북한은 결코 핵 보유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다 생포된 북한군 포로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오고 싶다는 의사를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정부는 북한군도 헌법상 우리 국민인 만큼 귀순 의사가 확인되는 경우 전원 수용한다는 방침인데요.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가 파병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서 북한군이 포로 지위를 얻지 못할 경우 실제 귀순이 실현되기까지는 변수가 많아 보입니다.
2월 넷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북쪽에 있는 우리 시설들을 잇달아 철거해 온 북한이 이번에는 금강산의 이산가족 면회소마저 철거하고 있습니다.
남북 간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는데요.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 관계 단절 조치를 이어가는 북한이 향후 대남 노선을 다시 전환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피난길에 4살 아들의 손을 놓친 어머니.
일흔이 넘는 노인이 되어 나타난 아들을. 어머니는 한눈에 알아봤습니다.
[이금섬/92살/북측 아들 상봉/2018년 : "상철이야! 상철이 맞어? 상철이 맞니…."]
60여 년 만에 엄마를 만난 두 딸은 복받치는 설움을 쏟아냈지만, 노모는 한 맺힌 세월에 눈물마저 말라 버렸습니다.
[한신자/89살/북측 두 딸 상봉/2018년 : "눈물도 안 나온다, 눈물도 안 나온다."]
남북협력기금 550억 원을 들여 2008년 완공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는 2009년부터 10년 동안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활용됐습니다.
총 다섯 차례, 4천여 명의 이산가족이 눈물의 상봉을 했고, 꼭 살아서 다시 만나자는 기약 없는 약속을 했습니다.
[김경영/71세/남측 어머니 상봉/2018년 : "우리 또 만나자요, 어머니. 오래 사십시오. 아프지 마십시오."]
하지만 이산가족의 염원이 담긴 이 건물조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산가족면회소를 철거하는 동향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구병삼/통일부 대변인/2월 13일 : "철거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이산가족의 염원을 짓밟는 반인도주의적인 행위이며, 우리 국유재산에 대한 중대한 침해 행위입니다."]
실제 위성사진을 살펴보니, 건물 지붕이 뜯겨나가고 바닥의 보도블록 또한 일부 사라진 흔적이 보입니다.
열 달 전 철거된 소방서 터에는 새로운 공사 동향이 포착됐습니다.
[정성윤/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이 더 이상 남북한 관계를 민족의 관계로 보지 않기 때문에 같은 민족이 아니면 이산가족 문제를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즉, 이제는 이산가족이란 문제를 다룰 명분도, 이유도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력하게 보여주는 그런 행동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2019년 10월, 금강산을 찾은 김정은 위원장이 너절하다며 철거를 지시한 이후.
[조선중앙TV/2019년 10월 :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싹 들어내도록 하고..."]
북한은 해금강호텔과 온정각, 구룡빌리지와 소방서 등 우리 정부와 현대아산 소유의 금강산 시설들을 철거해 왔습니다.
사실상 마지막 건물인 면회소까지 해체되면, 금강산 내 남측 자산은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남성욱/숙명여대 석좌교수 : "김정은 입장에서는 이러한 철거를 통해서 인민들에게 남측과 관계 개선을 한다든가 한민족이라는 환상을 완전히 일소하겠다는 메시지를 주고자 하고 있습니다."]
남측 건물을 부순 자리에는 외국인 관광객 등을 위한 휴양 시설을 지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 관계를 단절하려는 북한의 행보는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부터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금강산 관광지구를 방문해 아버지 김정일 시대 남북 경협을 비난한 것도 그 연장선상으로 풀이됩니다.
[조선중앙TV/2019년 10월 :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 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고 심각히 비판하셨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더 이상 선대의 통일 유훈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자, 통일 노선 전환을 앞두고 취해졌던 내부 단속용 조치란 분석이 나옵니다.
과연 북한의 적대적 대남 노선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통일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국내 통일안보 전문가들의 80%가 계기가 있다면 북한이 대남노선을 전환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정성윤/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당분간 북한은 적대적 2국가론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무엇보다도 김정은 스스로가 이를 발표했고 이를 강력히 추진할 의지가 있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북한이 다시 높게 평가한다면 북한은 불가피하게 대남 전술 혹은 대남 전략을 조금 바꿀 여지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북한이 적대적 대남 노선을 전환하게 될 계기로는 김정은 유고 등 급변사태부터 남한의 정부 교체, 국제사회의 핵보유국 인정, 북미 관계 개선 등 여러 견해가 제기됐습니다.
이중 북미 대화 재개와 관계 개선 여부가 북한 대남 전략 전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남성욱/숙명여대 석좌교수 : "지금 북한의 관심은 남한이 아니라 미국입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과의 또 한 번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트럼프가 희망하는 노벨평화상을 공동으로 수상한다든가 또 부분 비핵화로 자신의 핵보유를 유지하면서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한미일 ‘북한 비핵화’…“실패한 꿈”
트럼프 2기 정부가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의 외교수장이 독일 뮌헨에서 만났습니다.
세 나라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는데요.
북한은 이를 규탄하며 비핵화는 이미 실패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리포트]
처음 만난 한미 양국 장관은 40분간 마주 앉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확인하고, 북한 문제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약속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건너뛰고 북한과 거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미국 측이 몇 번이나 강조했다면서 "이 정도면 믿어야 한다는 인식이 들 정도로 확고하게 얘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2월 15일 : "한미 동맹 강화, 대북 공조, 한미일 협력 확대에 대한 한미의 일치된 방향성을 재확인하였으며, 앞으로 이를 토대로 한미 양국 간 고위급 소통이 더욱 긴밀해지리라 봅니다."]
이어진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가 공동성명에 문서로 공식화됐습니다.
미일 정상회담과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대신,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잇달아 등장한 것은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배치되는 것을 북한이 문제 삼는 상황에서, 비핵화는 북한이 해야 한다는 점을 선명하게 담고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한국에 제공되고 있는 확장억제력도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고 또 추가적으로 만약 한국이 핵을 배치하거나 핵무장해도 그것은 비핵화라는 협상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 거죠. 그냥 온전히 협상 대상에는 북한 비핵화만 들어간다는 전제가 깔리는 건데요. 결과적으로 명징하게 출발점을 설정하겠다."]
또, 미국은 확장 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트럼프 2기 들어, 어렵게 구축해 온 한미 핵협의그룹이 무력화되고 캠프 데이비드 선언 또한 힘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를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성윤/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트럼프가 등장하면 바이든 치적 지우기에 나설 것이고 그 대상으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이 유력하다는 분석들이 많았는데 이번에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강력한 시그널을 국제사회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북한 측에 보였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뮌헨 안보회의 직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여전히 비핵화라는 실패한 과거의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최근 미 전략자산 배치 등을 겨냥해 비난성 논평을 내온 것과 달리, 이번엔 ‘정부 공식 입장’이란 점을 분명히 강조했습니다.
[조선중앙TV/2월 18일 : "미국의 현실도피적인 입장에 대하여 맞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이며..."]
미국의 움직임에 신속히 반응하면서도, 미 행정부 인사의 발언 내용에 따라 수위를 조절하는 모양샙니다.
[남성욱/숙명여대 석좌교수 : "한미일 협력에 대해서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강력한 무슨 대미 비난이라든가 인신공격적인 발언은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도 상당히 신중하게 이 협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외교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표라며, 북한은 결코 핵 보유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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