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이게 집이야 쓰레기장이야”…저장강박증의 비극

입력 2025.03.05 (18:12) 수정 2025.03.0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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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통, 수건, 줄자, 가방과 옷가지들.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듯한 잡동사니들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집 안에 쓰레기와 쓰지 않는 물건이 가득 찼다면 의심해 봐야 할 병이 있습니다.

저장강박증입니다.

무엇 하나 쉽게 버리지 못하는 병, 때론 끔찍한 사고로 이어집니다.

검게 그을린 벽 아래 이불더미가 한가득입니다.

이방 저방 옷가지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습니다.

이 집에 혼자 살던 50대 여성, 저장강박증을 앓고 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인근 주민 : "밖에 잘 다니지도 않아요. 음식 먹고 나면 방안에 놔두는가 보다…. 그러니까 쓰레기가 그렇게 돼 있지."]

이 집에 지난달 26일, 불이 났습니다.

원인은 담뱃불로 추정되지만 결국 집 안 가득 메운 물건들이 불쏘시개가 됐습니다.

금세 연기로 가득차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진 것입니다.

같은 날, 또 다른 오피스텔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온도 조절 램프에서 난 불이 집 안 가득 쌓인 물건들로 옮겨 붙었고, 결국 이 집에 살던 여성이 숨졌습니다.

평소 저장강박증세를 보이던 40대 여성입니다.

[박OO/저장강박증/2021년 10월 : "돈 될만한 거는 모았다가 한꺼번에 팔려고 모은 거고, 또 쓸만한 거는 내가 쓰겠다고 놔둔 거고."]

저장강박증은 강박 장애의 일종입니다.

습관 혹은 취미와 다릅니다.

주로 오래된 우표, 엽서, 진료비 청구서나 영수증, 다 쓴 건전지, 껌 포장지 등 허접한 쓰레기부터 빈 통 빈 상자까지 집 안 모든 물건을 끌어안고 사는 '병'입니다.

저장강박증이란 용어가 대중에 알려진 건 10여 년 전, 경기도 포천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건이 발단이 됐습니다.

[2014년 8월/앵커 : "남편과 직장 동료의 시신 두 구와 함께 쓰레기로 가득 찬 방에서 수년 동안 살다가 이웃 주민의 신고로 적발된 50대 여성의 빌라 내부입니다."]

이 여성, 역시 저장강박증 의심을 받았습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교정학과 교수/2014년 8월 : "집 안에 물품이 너무 많고, 쓰레기통 같은 모양새로 봤을 때 저장 강박이라고 하는 증세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물건에 그치지 않고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동물을 수집하는 경우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김OO/저장강박증/2014년 8월 : "(살기 불편하지 않으세요?) 모기가 많고 너무 심할 땐 나와서 4~5시간 밤에 자고 오는 때도 있어."]

무기력함과 외로움 불안과 공포에서 비롯된다는 저장강박증.

고립된 환경에 놓인 1인 가구나 독거 노인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또 하나의 이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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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3-05 18: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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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통, 수건, 줄자, 가방과 옷가지들.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듯한 잡동사니들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집 안에 쓰레기와 쓰지 않는 물건이 가득 찼다면 의심해 봐야 할 병이 있습니다.

저장강박증입니다.

무엇 하나 쉽게 버리지 못하는 병, 때론 끔찍한 사고로 이어집니다.

검게 그을린 벽 아래 이불더미가 한가득입니다.

이방 저방 옷가지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습니다.

이 집에 혼자 살던 50대 여성, 저장강박증을 앓고 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인근 주민 : "밖에 잘 다니지도 않아요. 음식 먹고 나면 방안에 놔두는가 보다…. 그러니까 쓰레기가 그렇게 돼 있지."]

이 집에 지난달 26일, 불이 났습니다.

원인은 담뱃불로 추정되지만 결국 집 안 가득 메운 물건들이 불쏘시개가 됐습니다.

금세 연기로 가득차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진 것입니다.

같은 날, 또 다른 오피스텔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온도 조절 램프에서 난 불이 집 안 가득 쌓인 물건들로 옮겨 붙었고, 결국 이 집에 살던 여성이 숨졌습니다.

평소 저장강박증세를 보이던 40대 여성입니다.

[박OO/저장강박증/2021년 10월 : "돈 될만한 거는 모았다가 한꺼번에 팔려고 모은 거고, 또 쓸만한 거는 내가 쓰겠다고 놔둔 거고."]

저장강박증은 강박 장애의 일종입니다.

습관 혹은 취미와 다릅니다.

주로 오래된 우표, 엽서, 진료비 청구서나 영수증, 다 쓴 건전지, 껌 포장지 등 허접한 쓰레기부터 빈 통 빈 상자까지 집 안 모든 물건을 끌어안고 사는 '병'입니다.

저장강박증이란 용어가 대중에 알려진 건 10여 년 전, 경기도 포천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건이 발단이 됐습니다.

[2014년 8월/앵커 : "남편과 직장 동료의 시신 두 구와 함께 쓰레기로 가득 찬 방에서 수년 동안 살다가 이웃 주민의 신고로 적발된 50대 여성의 빌라 내부입니다."]

이 여성, 역시 저장강박증 의심을 받았습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교정학과 교수/2014년 8월 : "집 안에 물품이 너무 많고, 쓰레기통 같은 모양새로 봤을 때 저장 강박이라고 하는 증세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물건에 그치지 않고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동물을 수집하는 경우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김OO/저장강박증/2014년 8월 : "(살기 불편하지 않으세요?) 모기가 많고 너무 심할 땐 나와서 4~5시간 밤에 자고 오는 때도 있어."]

무기력함과 외로움 불안과 공포에서 비롯된다는 저장강박증.

고립된 환경에 놓인 1인 가구나 독거 노인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또 하나의 이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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