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눈물의 계절이어라”…맞벌이 부부의 ‘잔인한 3월’ [이슈픽]

입력 2025.03.10 (18:25) 수정 2025.03.10 (18:4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색색의 가방을 맨 채 교문을 들어서는 아이들.

아이들에겐 새로운 시작인 이달, 그런데 부모님들에겐 어떨까요.

적지 않은 부모, 특히 많은 수의 맞벌이 부부는 이달 3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합니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 학교 서류를 준비해야 하고, 각종 면담 일정과 호출이 쏟아지기 때문이죠.

[KBS 드라마 '회사 가기 싫어' : "애들이 오늘따라 유난히 제 엄마를 찾네. 쟤들도 서러운가 보다."]

본인만 바쁘면 그럭저럭 견디겠는데, 새로운 환경에 노출된 자녀들이 부쩍 예민해지는 것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닙니다.

바쁜 엄마 아빠에게, '내가 필요할 때 항상 없다'는 아이들 푸념은 비수가 되어 돌아옵니다.

그나마 아이를 돌봐줄 할머니, 할아버지라도 있으면 다행입니다.

이제 '할마'(할머니+엄마) '할빠'(할아버지+아빠) '황혼육아'라는 말은 신조어도 아니죠.

[김현우/30대 신혼부부/지난해 11월 : "(앞으로) 육아를 보조할 장모님이나 부모님 집 근처로 가는 게 첫 번째 조건이에요. 맞벌이하는 게 너무 이제 당연하게 여겨지는데 그 와중에 이제 육아는 하기 힘드니까."]

조부모가 육아를 도와줄 여력이 안 되면 부모, 그중에서도 엄마가 물러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른바 '워킹맘' 두 명 중 한 명은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때 퇴사를 고민한다고 답했습니다.

실제 0~9세 자녀를 둔 직장 여성 10명 중 1명은 매년 퇴사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일과 육아의 병행이 쉽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정부도 대책을 내놓고는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만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가정에, 돌보미가 찾아가 자녀를 돌봐주는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봄 서비스'죠.

하지만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아이돌봄 서비스 신청자 : "6개월이나 기다렸고 그런데도 안 됐는데 사람이 없어서 그렇다고…."]

5년 전만 해도 평균 대기 기간이 8일 정도였지만, 지금은 최소 한 달, 길게는 반 년 넘게 기다리는 일도 생깁니다.

소득이 거의 최저임금 수준이라, 금방 그만두는 돌보미가 많아섭니다.

[백영숙/아이돌보미 : "아이돌보미에서는 생활비가 안 되니까 많은 선생님들이 요양이나 장활(장애활동지원사)로 옮겨 가세요."]

정부는 올해부터 서비스 지원 대상을 중위소득 200% 까지로 확대했습니다.

수요는 더 늘어날 텐데 돌보미 공급은 부족한 상황, 언제쯤이면 맘편히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을까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3월은 눈물의 계절이어라”…맞벌이 부부의 ‘잔인한 3월’ [이슈픽]
    • 입력 2025-03-10 18:25:40
    • 수정2025-03-10 18:47:35
    경제콘서트
색색의 가방을 맨 채 교문을 들어서는 아이들.

아이들에겐 새로운 시작인 이달, 그런데 부모님들에겐 어떨까요.

적지 않은 부모, 특히 많은 수의 맞벌이 부부는 이달 3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합니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 학교 서류를 준비해야 하고, 각종 면담 일정과 호출이 쏟아지기 때문이죠.

[KBS 드라마 '회사 가기 싫어' : "애들이 오늘따라 유난히 제 엄마를 찾네. 쟤들도 서러운가 보다."]

본인만 바쁘면 그럭저럭 견디겠는데, 새로운 환경에 노출된 자녀들이 부쩍 예민해지는 것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닙니다.

바쁜 엄마 아빠에게, '내가 필요할 때 항상 없다'는 아이들 푸념은 비수가 되어 돌아옵니다.

그나마 아이를 돌봐줄 할머니, 할아버지라도 있으면 다행입니다.

이제 '할마'(할머니+엄마) '할빠'(할아버지+아빠) '황혼육아'라는 말은 신조어도 아니죠.

[김현우/30대 신혼부부/지난해 11월 : "(앞으로) 육아를 보조할 장모님이나 부모님 집 근처로 가는 게 첫 번째 조건이에요. 맞벌이하는 게 너무 이제 당연하게 여겨지는데 그 와중에 이제 육아는 하기 힘드니까."]

조부모가 육아를 도와줄 여력이 안 되면 부모, 그중에서도 엄마가 물러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른바 '워킹맘' 두 명 중 한 명은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때 퇴사를 고민한다고 답했습니다.

실제 0~9세 자녀를 둔 직장 여성 10명 중 1명은 매년 퇴사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일과 육아의 병행이 쉽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정부도 대책을 내놓고는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만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가정에, 돌보미가 찾아가 자녀를 돌봐주는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봄 서비스'죠.

하지만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아이돌봄 서비스 신청자 : "6개월이나 기다렸고 그런데도 안 됐는데 사람이 없어서 그렇다고…."]

5년 전만 해도 평균 대기 기간이 8일 정도였지만, 지금은 최소 한 달, 길게는 반 년 넘게 기다리는 일도 생깁니다.

소득이 거의 최저임금 수준이라, 금방 그만두는 돌보미가 많아섭니다.

[백영숙/아이돌보미 : "아이돌보미에서는 생활비가 안 되니까 많은 선생님들이 요양이나 장활(장애활동지원사)로 옮겨 가세요."]

정부는 올해부터 서비스 지원 대상을 중위소득 200% 까지로 확대했습니다.

수요는 더 늘어날 텐데 돌보미 공급은 부족한 상황, 언제쯤이면 맘편히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을까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