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쌓이는데…원전 수명은 연장?

입력 2025.03.11 (21:51) 수정 2025.03.1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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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3월 11일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14주기입니다.

이로 인한 여파로 사고 위험이 크거나 수명을 다한 원전 처리에 세계 원전 도시마다 비상입니다.

부산은 어떨까요?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 없어 사용후핵연료는 쌓여가는데, 정부의 친원전 정책 기조 속에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이 추진 중입니다.

전형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일본 최초의 상업용 원전인 도카이 1호기.

1998년 3월 가동을 멈췄고 2001년 12월 폐로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열 교환기와 같은 부품만 해체했을 뿐, 원자로와 제어봉 등 핵심 부품은 20년 넘게 해체하지 못했습니다.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는데 일본에 영구처분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둘 곳 없는 사용후핵연료 역시, 원전 부지 내에 임시로 쌓아뒀습니다.

방사능 피폭 우려로 주민들은 도시를 떠났고, 지역 경제는 쪼그라들었습니다.

이를 쏙 닮은 우리나라 첫 상업 원전, 고리 1호기.

한 차례 수명 연장 끝에 2017년 6월 영구정지됐지만 당장, 해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사성폐기물 영구처분장이 없어 노후 원전 수조 안에 사용후핵연료를 쌓아뒀습니다.

앞으로 걱정은 더 큽니다.

고리 2, 3호기의 운영허가가 끝났고 고리 4호기도 곧, 설계수명을 다합니다.

하지만 준비가 안 된 해체 대신 '계속 운전' 심사를 밟는 중입니다.

고리원전 단지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 포화율은 98%.

학계·환경단체 등은 노후 원전 위험성이 커지고 사용후핵연료가 쌓이는데 원전 문제를 경제 논리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김해창/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 "국민들의 어떤 안전이나 생명은 차치하고 오로지 가동만 하면 돈이 벌린다고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정부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친원전 정책을 내놓았고 원전 2기 추가 건설 후보지로 '부산 기장군' 등을 검토 중입니다.

[박상현/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원래 부산은 고리 1호기를 멈춰서 탈핵 도시가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다시 핵 진흥 정책의 중심지로 떠오르게 되는 문제가…."]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이 추진 중인데 원전 내 방사성폐기물은 쌓여가고, 여기에 신규 원전 추가 계획까지….

근본적인 해법 없는 정부의 친원전 정책 기조 속에, 원전 밀집 도시, 부산은 더 큰 위험을 떠안아야 할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전형서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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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용후핵연료 쌓이는데…원전 수명은 연장?
    • 입력 2025-03-11 21:50:59
    • 수정2025-03-12 14:30:42
    뉴스9(부산)
[앵커]

오늘, 3월 11일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14주기입니다.

이로 인한 여파로 사고 위험이 크거나 수명을 다한 원전 처리에 세계 원전 도시마다 비상입니다.

부산은 어떨까요?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 없어 사용후핵연료는 쌓여가는데, 정부의 친원전 정책 기조 속에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이 추진 중입니다.

전형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일본 최초의 상업용 원전인 도카이 1호기.

1998년 3월 가동을 멈췄고 2001년 12월 폐로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열 교환기와 같은 부품만 해체했을 뿐, 원자로와 제어봉 등 핵심 부품은 20년 넘게 해체하지 못했습니다.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는데 일본에 영구처분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둘 곳 없는 사용후핵연료 역시, 원전 부지 내에 임시로 쌓아뒀습니다.

방사능 피폭 우려로 주민들은 도시를 떠났고, 지역 경제는 쪼그라들었습니다.

이를 쏙 닮은 우리나라 첫 상업 원전, 고리 1호기.

한 차례 수명 연장 끝에 2017년 6월 영구정지됐지만 당장, 해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사성폐기물 영구처분장이 없어 노후 원전 수조 안에 사용후핵연료를 쌓아뒀습니다.

앞으로 걱정은 더 큽니다.

고리 2, 3호기의 운영허가가 끝났고 고리 4호기도 곧, 설계수명을 다합니다.

하지만 준비가 안 된 해체 대신 '계속 운전' 심사를 밟는 중입니다.

고리원전 단지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 포화율은 98%.

학계·환경단체 등은 노후 원전 위험성이 커지고 사용후핵연료가 쌓이는데 원전 문제를 경제 논리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김해창/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 "국민들의 어떤 안전이나 생명은 차치하고 오로지 가동만 하면 돈이 벌린다고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정부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친원전 정책을 내놓았고 원전 2기 추가 건설 후보지로 '부산 기장군' 등을 검토 중입니다.

[박상현/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원래 부산은 고리 1호기를 멈춰서 탈핵 도시가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다시 핵 진흥 정책의 중심지로 떠오르게 되는 문제가…."]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이 추진 중인데 원전 내 방사성폐기물은 쌓여가고, 여기에 신규 원전 추가 계획까지….

근본적인 해법 없는 정부의 친원전 정책 기조 속에, 원전 밀집 도시, 부산은 더 큰 위험을 떠안아야 할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전형서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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