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감소·건설 경기 ‘바닥’…제주경제 ‘도미노 타격’ 우려

[앵커]

높은 물가와 해외여행 수요 증가가 겹치며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줄고 있는데요,

관광 산업 의존도가 높은 제주 경제 위축이 장기화할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제주공항 국내선 도착장, 짐가방을 든 관광객들이 하나둘 출구를 빠져나옵니다.

지난달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86만 5천 명,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4만 7천 명이나 줄었습니다.

최근 제주 노선 국적기 항공편 탑승률은 70%에 그칩니다.

[송성찬/제주도관광협회 통계 담당 : "해외여행이 증가하고 있고, 또 국내선 관광객이 감소한 이유는 제주 노선 항공 운항이 감소한 게 한 가지 주요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국제선 운항이 늘었지만 제주 기점 해외 노선은 줄면서, 외국인 관광객 증가도 미미했습니다.

입도객 감소 속에 지난달 제주 소비자심리지수는 88.1.

전달보다 2.5포인트 올랐으나 기준치 100에 여전히 크게 못 미쳤고, 95.2를 기록한 전국 평균과도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이 기간 설 연휴로 소비가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제주에서 내국인 관광객 신용카드 사용액은 오히려 1년 전보다 1% 감소했습니다.

주택·건설 경기도 부진합니다.

미분양 주택 해소가 더뎌지며 제주에선 지난 1월 건설수주액과 건축허가면적, 주거용 시설을 중심으로 한 건축 착공 면적이 모두 두 자릿수 급감했습니다.

이 기간 도내 자영업자 수도 10만 3천 명으로 2018년 9월 이후 최저치입니다.

관광객 수가 생산과 직결되는 도소매·음식·숙박업 비중이 높은 지역 경제 구조로 생산과 소비, 고용 등 경기 전반이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김명동/한국은행 제주본부 경제조사팀 조사역 : "최근 소비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매출과 소득 성장이 지체되고, 부채 비율이 증가하면서 최근 폐업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수학여행 철을 맞아 다음 달부터 항공편 예약률이 회복되고 있는 점은 호재지만, 지역 경제가 반등하려면 이미지 개선과 새로운 콘텐츠 발굴 등 체질 개선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그래픽:서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