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최전방 자원 입대…청년층 다잡기

입력 2025.03.29 (08:10) 수정 2025.03.2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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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월에 새 학기가 시작되는 북한은 3월이 졸업 시즌이었습니다.

그런데 3월 내내 북한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전방 자원입대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는데요.

북한에선 졸업 후 군 입대가 일반적이지만, 이를 한 달 넘게 집중 선전하는 데는 분명한 의도가 엿보입니다.

오늘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전방 자원입대를 선전에 활용하는 북한의 전략을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꽃목걸이를 걸고 밝은 미소를 띤 채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는 북한 청소년들.

이들은 우리의 고등학교 과정에 해당하는 고급중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졸업 축하 행사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졸업과 동시에 최전방 국경 초소로 자원입대를 선택한 학생들인데요.

평양시가 이들의 결정을 기리는 축하 행사를 연 것입니다.

[조선중앙TV : "학창 시절의 잊지 못할 추억이 깃든 정다운 교정을 떠나 조국 보위 초소에 설 것을 결의한 졸업반 학생들을 열렬히 축하했습니다."]

아직은 앳된 얼굴의 졸업생.

그런데 남녀를 불문하고 김정은 위원장에 향한 강한 충성심을 드러냅니다.

[최전방 초소 자원자 :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의 돌격대로 청춘을 빛내어 나가겠다는 것을 굳게 결의합니다!"]

북한 당국도 ‘공화국 영웅’칭호를 받은 인물을 앞세워 이들의 결의를 더욱 북돋았습니다.

["(졸업생 동무들, 사랑하는 우리 조국을 대를 이어 굳건히 지켜주십시오.) 네, 그러겠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최전방 자원입대가 평양시 학생들에 그치지 않고 전국적으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평안북도에서는 지난해 7월, 압록강의 범람으로 큰 수해를 당한 신의주시 학생들의 자원 소식을 알렸습니다.

[최전방 초소 자원자 : "평양 체류의 130일간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그 사랑을 정말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최전방 초소 자원자 : "뜻깊은 평양 체류의 날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을 받아안으면서 이 크나큰 사랑에 보답하자면 인민군대에 탄원하여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을 결사옹위하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북한에서는 고급 중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 군 복무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졸업반 학생들의 나이는 만 17세로 남성은 10년, 여성은 7년의 복무 기간이 정해져 있으며, 3월 말 졸업식을 마친 뒤 곧바로 징집돼 의무 복무를 시작합니다.

이처럼 비교적 자연스러운 입대 과정을 북한이 ‘최전방 자원입대’라는 이름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데는 분명한 의도가 숨어 있다는 분석인데요.

전문가들은 이달 10일부터 열흘간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 ‘자유의 방패’에 대한 북한의 대응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북한은 해마다 3월이면 졸업생들 대상으로 초모(군인 모집)를 진행하는데 만일 이 초모의 달에 한미 연합연습이 있으면 북한 당국은 학생들의 탄원을 좀 더 적극적으로 선전합니다. 한미가 북한을 침략하려 하기 때문에 군대에 입대할 수밖에 없다는 걸 강조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반미, 반한 감정을 고취시킵니다. 또 대외적으로도 한반도에 초래된 군사적 긴장이 북한 때문이 아닌 한미 때문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어 합니다. 한미 연합연습은 북한으로선 체제 결속력을 높이고 비대칭 전력을 개발할 수 있는 좋은 구실이 되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놓치지 않고 선전 선동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은 청소년들의 자원입대 배경으로 한미의 군사적 위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우리 공화국을 노린 미국과 한국괴뢰군 깡패들의 군사 연습 소동이 그 어느 때보다 발광적으로 감행되고 있는 오늘의..."]

[조선중앙TV : "사상 최대의 전쟁 도발 책동에 미쳐 날뛰는 미제와 괴뢰패당에 대한 치솟는 분노와 적개심이 활화처럼 폭발되고 있습니다."]

또 반미·반한 감정을 부추기기 위해 6·25 전쟁 참전 노병까지 등장시켜 선전에 활용했습니다.

["전쟁 노병들이 싸우던 고지에서 피로써 지킨 이 깃발, 끝까지 지켜주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북한 당국의 주장처럼, 청소년들이 최전방 복무를 진심 어린 충성심에서 자원했는지는 미심쩍은 부분이 있습니다.

여러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 청년들 사이에서는 군 입대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이미 오래전부터 감지돼 왔기 때문입니다.

[권민철/2023년 탈북 : "저희 중대 같은 경우 두 개 중대가 신병 훈련을 받았는데 150명 정도 됐거든요. 그런데 그 150명 안에서 자기가 원해서 군대를 온 사람 단 한 명도 없어요. 의무제고 어차피 와야만 할 상황이 돼서 왔거든요. 충성심이 옛날 사람들은 있었겠지만 지금 세대는 충성심이란 없어요."]

물론 탈북민들의 주장을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청년들의 전방 자원’이라는 북한 당국의 선전은 반미·반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동시에 청소년들의 사상을 다잡기 위한 의도로도 보여집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 연구단 교수 : "청년들의 열의와 현재 우리가 얼마만큼 조국을 사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 분위기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분위기에 딸려 갈 수밖에 없고 같은 곳을 가더라도 자발적으로 배치하게 됨으로써 사회주의 제도 안에서 우리 청년들이 올바른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본보기로 삼고 있습니다."]

또 북한은 최근 갈수록 약화되는 충성심을 의식한 듯 청년 세대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20대를 앞둔 청소년들에게 최전선 자원을 강조함으로써 충성심에서 이탈하려는 흐름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지로도 풀이됩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 연구단 교수 : "최전연(최전방)이라고 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꽤 있거든요. 늘 장군님이 계신 곳이 최전연이고 ‘장군님이 계신 최전연’의 의미는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현장이 곧 최전연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지금 북한 사회 전체로 보면 제국주의와의 싸움을 하는 중이고 싸움의 방식이 군사적인 대응도 되고 경제적인 대응도 되고 제일 앞에는 장군님이 계시고. 장군님이 이렇게 애써 싸우는 마음을 청년들이 덜어주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탄원(자원)해서 가겠다고 나섰으니 이 얼마나 갸륵한 일인가 하는 방식으로 교양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죠."]

나아가 북한 당국이 ‘자원’ 형식을 반복하는 것은, ‘자발적 충성’이라는 명분 아래 군인들을 군사 자원으로 보다 유연하게 동원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군복무가 의무인데 학생들이 탄원한다면서 마치 자원입대하는 것처럼 선전하는 것은 강제로 끌려 나가는 것이 아닌 학생들 스스로가 원해서 군대에 입대한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겁니다. 자원입대 형식을 취하면 군복무 기간도 당국이 필요한 만큼 정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 군복무 기간이 때에 따라 10년에서 13년으로 늘어나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8년으로 줄었다가 다시 10년으로 늘어나는 등 계속 바뀌는 겁니다. 북한 주민들은 스스로 탄원해서 군대에 가기 때문에 복무 기간이 늘었다 줄었다 해도 의견을 낼 수가 없습니다."]

지난 몇 년간 북한에서는 살림집, 온실농장, 지방공업 공장 등 대규모 건설 사업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고, 이 현장들에 어김없이 군인들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노동 강도가 워낙 세고 근무 환경도 열악하다 보니, 현장에서 목숨을 잃거나 견디지 못해 탈영하는 군인들이 많았다는 것이 탈북민들의 증언인데요.

[김지선/2023년 탈북 : "한 개 소대 인원이 없어졌다는 거예요. 행불됐다는 게 어디 갔겠어요. 행불됐다는 자체는 없어졌다는 거죠. 그만큼 건설장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 거고 사고로 또 혹시 졸다가 높은 데서 떨어지면 죽어도 그건 책임이 없어서 행불로 처리되고. 내가 아는 분의 아들도 너무 견디기 힘드니까 코로나에 걸려서 고열이 나니까 집으로 탈영해 왔더라고요. 왔는데 얼굴이 뼈에 가죽만 남았으니까 너무 처참해서…"]

더구나 올해 10월엔 노동당 창건 80주년, 내년엔 제9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북한에겐 더 많은 군 인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당국으로서는 자유롭게 동원할 수 있는 청년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북한 당국 앞에는 많은 숙제가 놓여 있습니다. 주민들에게 보여줄 가시적 성과도 필요하고 체제결속도 필요합니다. 이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청년들을 주력군으로 동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 연구단 교수 : "아마 하반기로 가면 백일 전투 이백일 전투가 이어질 것이고요. 그 사이에서 청년들은 청년 나름대로 당에 드릴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이, 어느 때보다 더 강하게 노력 동원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를 총대로 받드는 총 폭탄의 영웅이 될 것을 부탁합니다!)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동지를 총대로 결사옹위하는 총 폭탄이 되겠습니다!"]

겉으로는 ‘자발적 충성’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계산이 깔려 있는 북한 청소년들의 ‘최전방 자원 입대’북한이 이를 충성의 상징이자 체제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삼을수록, 청년 세대의 고단함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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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최전방 자원 입대…청년층 다잡기
    • 입력 2025-03-29 08:10:41
    • 수정2025-03-29 08: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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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새 학기가 시작되는 북한은 3월이 졸업 시즌이었습니다.

그런데 3월 내내 북한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전방 자원입대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는데요.

북한에선 졸업 후 군 입대가 일반적이지만, 이를 한 달 넘게 집중 선전하는 데는 분명한 의도가 엿보입니다.

오늘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전방 자원입대를 선전에 활용하는 북한의 전략을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꽃목걸이를 걸고 밝은 미소를 띤 채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는 북한 청소년들.

이들은 우리의 고등학교 과정에 해당하는 고급중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졸업 축하 행사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졸업과 동시에 최전방 국경 초소로 자원입대를 선택한 학생들인데요.

평양시가 이들의 결정을 기리는 축하 행사를 연 것입니다.

[조선중앙TV : "학창 시절의 잊지 못할 추억이 깃든 정다운 교정을 떠나 조국 보위 초소에 설 것을 결의한 졸업반 학생들을 열렬히 축하했습니다."]

아직은 앳된 얼굴의 졸업생.

그런데 남녀를 불문하고 김정은 위원장에 향한 강한 충성심을 드러냅니다.

[최전방 초소 자원자 :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의 돌격대로 청춘을 빛내어 나가겠다는 것을 굳게 결의합니다!"]

북한 당국도 ‘공화국 영웅’칭호를 받은 인물을 앞세워 이들의 결의를 더욱 북돋았습니다.

["(졸업생 동무들, 사랑하는 우리 조국을 대를 이어 굳건히 지켜주십시오.) 네, 그러겠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최전방 자원입대가 평양시 학생들에 그치지 않고 전국적으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평안북도에서는 지난해 7월, 압록강의 범람으로 큰 수해를 당한 신의주시 학생들의 자원 소식을 알렸습니다.

[최전방 초소 자원자 : "평양 체류의 130일간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그 사랑을 정말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최전방 초소 자원자 : "뜻깊은 평양 체류의 날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을 받아안으면서 이 크나큰 사랑에 보답하자면 인민군대에 탄원하여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을 결사옹위하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북한에서는 고급 중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 군 복무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졸업반 학생들의 나이는 만 17세로 남성은 10년, 여성은 7년의 복무 기간이 정해져 있으며, 3월 말 졸업식을 마친 뒤 곧바로 징집돼 의무 복무를 시작합니다.

이처럼 비교적 자연스러운 입대 과정을 북한이 ‘최전방 자원입대’라는 이름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데는 분명한 의도가 숨어 있다는 분석인데요.

전문가들은 이달 10일부터 열흘간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 ‘자유의 방패’에 대한 북한의 대응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북한은 해마다 3월이면 졸업생들 대상으로 초모(군인 모집)를 진행하는데 만일 이 초모의 달에 한미 연합연습이 있으면 북한 당국은 학생들의 탄원을 좀 더 적극적으로 선전합니다. 한미가 북한을 침략하려 하기 때문에 군대에 입대할 수밖에 없다는 걸 강조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반미, 반한 감정을 고취시킵니다. 또 대외적으로도 한반도에 초래된 군사적 긴장이 북한 때문이 아닌 한미 때문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어 합니다. 한미 연합연습은 북한으로선 체제 결속력을 높이고 비대칭 전력을 개발할 수 있는 좋은 구실이 되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놓치지 않고 선전 선동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은 청소년들의 자원입대 배경으로 한미의 군사적 위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우리 공화국을 노린 미국과 한국괴뢰군 깡패들의 군사 연습 소동이 그 어느 때보다 발광적으로 감행되고 있는 오늘의..."]

[조선중앙TV : "사상 최대의 전쟁 도발 책동에 미쳐 날뛰는 미제와 괴뢰패당에 대한 치솟는 분노와 적개심이 활화처럼 폭발되고 있습니다."]

또 반미·반한 감정을 부추기기 위해 6·25 전쟁 참전 노병까지 등장시켜 선전에 활용했습니다.

["전쟁 노병들이 싸우던 고지에서 피로써 지킨 이 깃발, 끝까지 지켜주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북한 당국의 주장처럼, 청소년들이 최전방 복무를 진심 어린 충성심에서 자원했는지는 미심쩍은 부분이 있습니다.

여러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 청년들 사이에서는 군 입대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이미 오래전부터 감지돼 왔기 때문입니다.

[권민철/2023년 탈북 : "저희 중대 같은 경우 두 개 중대가 신병 훈련을 받았는데 150명 정도 됐거든요. 그런데 그 150명 안에서 자기가 원해서 군대를 온 사람 단 한 명도 없어요. 의무제고 어차피 와야만 할 상황이 돼서 왔거든요. 충성심이 옛날 사람들은 있었겠지만 지금 세대는 충성심이란 없어요."]

물론 탈북민들의 주장을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청년들의 전방 자원’이라는 북한 당국의 선전은 반미·반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동시에 청소년들의 사상을 다잡기 위한 의도로도 보여집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 연구단 교수 : "청년들의 열의와 현재 우리가 얼마만큼 조국을 사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 분위기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분위기에 딸려 갈 수밖에 없고 같은 곳을 가더라도 자발적으로 배치하게 됨으로써 사회주의 제도 안에서 우리 청년들이 올바른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본보기로 삼고 있습니다."]

또 북한은 최근 갈수록 약화되는 충성심을 의식한 듯 청년 세대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20대를 앞둔 청소년들에게 최전선 자원을 강조함으로써 충성심에서 이탈하려는 흐름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지로도 풀이됩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 연구단 교수 : "최전연(최전방)이라고 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꽤 있거든요. 늘 장군님이 계신 곳이 최전연이고 ‘장군님이 계신 최전연’의 의미는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현장이 곧 최전연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지금 북한 사회 전체로 보면 제국주의와의 싸움을 하는 중이고 싸움의 방식이 군사적인 대응도 되고 경제적인 대응도 되고 제일 앞에는 장군님이 계시고. 장군님이 이렇게 애써 싸우는 마음을 청년들이 덜어주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탄원(자원)해서 가겠다고 나섰으니 이 얼마나 갸륵한 일인가 하는 방식으로 교양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죠."]

나아가 북한 당국이 ‘자원’ 형식을 반복하는 것은, ‘자발적 충성’이라는 명분 아래 군인들을 군사 자원으로 보다 유연하게 동원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군복무가 의무인데 학생들이 탄원한다면서 마치 자원입대하는 것처럼 선전하는 것은 강제로 끌려 나가는 것이 아닌 학생들 스스로가 원해서 군대에 입대한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겁니다. 자원입대 형식을 취하면 군복무 기간도 당국이 필요한 만큼 정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 군복무 기간이 때에 따라 10년에서 13년으로 늘어나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8년으로 줄었다가 다시 10년으로 늘어나는 등 계속 바뀌는 겁니다. 북한 주민들은 스스로 탄원해서 군대에 가기 때문에 복무 기간이 늘었다 줄었다 해도 의견을 낼 수가 없습니다."]

지난 몇 년간 북한에서는 살림집, 온실농장, 지방공업 공장 등 대규모 건설 사업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고, 이 현장들에 어김없이 군인들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노동 강도가 워낙 세고 근무 환경도 열악하다 보니, 현장에서 목숨을 잃거나 견디지 못해 탈영하는 군인들이 많았다는 것이 탈북민들의 증언인데요.

[김지선/2023년 탈북 : "한 개 소대 인원이 없어졌다는 거예요. 행불됐다는 게 어디 갔겠어요. 행불됐다는 자체는 없어졌다는 거죠. 그만큼 건설장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 거고 사고로 또 혹시 졸다가 높은 데서 떨어지면 죽어도 그건 책임이 없어서 행불로 처리되고. 내가 아는 분의 아들도 너무 견디기 힘드니까 코로나에 걸려서 고열이 나니까 집으로 탈영해 왔더라고요. 왔는데 얼굴이 뼈에 가죽만 남았으니까 너무 처참해서…"]

더구나 올해 10월엔 노동당 창건 80주년, 내년엔 제9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북한에겐 더 많은 군 인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당국으로서는 자유롭게 동원할 수 있는 청년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민규/우석대 국방학과 교수 : "북한 당국 앞에는 많은 숙제가 놓여 있습니다. 주민들에게 보여줄 가시적 성과도 필요하고 체제결속도 필요합니다. 이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청년들을 주력군으로 동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 연구단 교수 : "아마 하반기로 가면 백일 전투 이백일 전투가 이어질 것이고요. 그 사이에서 청년들은 청년 나름대로 당에 드릴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이, 어느 때보다 더 강하게 노력 동원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를 총대로 받드는 총 폭탄의 영웅이 될 것을 부탁합니다!)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동지를 총대로 결사옹위하는 총 폭탄이 되겠습니다!"]

겉으로는 ‘자발적 충성’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계산이 깔려 있는 북한 청소년들의 ‘최전방 자원 입대’북한이 이를 충성의 상징이자 체제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삼을수록, 청년 세대의 고단함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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