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일 대마도 신사, 한인 겨냥 “출입 금지” 논란…대체 무슨 일이?

입력 2025.04.01 (15:23) 수정 2025.04.0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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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벌써 두 차례나 '한국인 출입 금지'라는 팻말을 내걸었던 일본 대마도의 한 신사가 있는데요.

이번에 이 신사가 사실상 '외부인 전면 출입 금지'를 선언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대마도의 신사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외부인 출입을 아예 막겠다고 나선 거죠?

[기자]

네 "무질서한 관광객의 불경한 행위"가 출입 금지 이유인데요.

이런 결정을 내린 곳은 대마도의 와타즈미 신사입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SNS 계정에 동영상을 하나 올렸습니다.

먼저 영상부터 보시겠습니다.

[사찰 관리인 : "노 노 노 노!"]

[한국인 관광객 : "안 가! 안 가! 안 가, 이 **야!"]

불법 주차 단속에 나선 신사 직원에게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한 남성이 계속해서 고성을 지르더니 욕설까지 내뱉습니다.

신사 관계자가 지난달 22일 전후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인데요.

와타즈미 신사는 이후 산케이신문 등에, "관광객들이 일본이 소중히 여기는 장소, 사물, 사람을 파괴하는 방식은 일본 문화의 붕괴나 다름없다"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산케이 신문은 "신사는 한국인 관광객에 의한 흡연, 함부로 버리기, 돌 던지기" 등 민폐 행위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사 측은 결국 지난달 23일부터 신도와 참배객을 제외한 사람들의 경내 출입을 금지했습니다.

[앵커]

화가 날 만도 하지만 외부인 출입을 아예 금지했다는 게 너무 강경한 것 같기도 한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사실 외부인 출입을 금지했지만, 한국인을 두고 한 조치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사가 위치한 쓰시마섬은 우리가 흔히 대마도라고 부르는 곳인데요.

부산과의 거리가 약 50킬로미터로, 부산에서 제주도 가는 것보다 가깝습니다.

2001년부터 2016년까지 매해 관광객 99% 이상이 한국인이었을 정도입니다.

가까운 거리인 만큼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난 뒤 한국인 관광객이 다시 대폭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런데 이 신사, 앞서 지난해와 2019년에도, 한국인 관광객의 출입을 금지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한국인들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이 일로 양국에서 차별 논란이 일었는데요.

그래서 이번엔 한국인을 콕 집는 대신 '외부인 출입 금지'란 조치를 한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일본 유적지나 관광지에서 문제 될만한 행동을 하는 게 꼭 한국인만은 아닐 텐데요.

다른 관광지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나요?

[기자]

네, 비슷한 사례들이 있었지만 특정 집단을 출입 금지까지 한 경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대표적으로 현지 매체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던 사례가 있는데요.

17세 캐나다 소년이 일본 나라현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이름을 새겨넣은 일입니다.

[타이치 이시다/토쇼다이지 사찰 수석 관리자 : "매우 슬픈 일입니다. 앞으로도 걱정되는 일이에요."]

일본 언론에 따르면 캐나다인 청소년은 나라현 외곽에 있는 토쇼다이지 사원 기둥에 '줄리안'이라는 이름과 영어로 이니셜 J를 남겼습니다.

손톱으로 글자를 새겼다고 하는데요.

이 사원은 고대 나라의 역사 기념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돼 있습니다.

하지만 사원은 이 일이 벌어진 뒤에도 외국인 출입 자체를 막진 않았습니다.

영어로 관광객들에게 사원을 훼손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표지판만을 세웠을 뿐입니다.

중국인이 일본 유산을 훼손한 사례도 지난해에만 두 차례나 있었습니다.

한 중국인 남성이 야스쿠니 신사 입구 돌기둥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영어로 화장실이라는 단어를 쓰고요.

방뇨하는 듯한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서 중국 SNS에 올렸습니다.

의도적으로 훼손을 한 것이죠.

이어 8월에도 비슷한 일이 또 있었는데, 당시 크게 외교적 문제가 되긴 했지만 중국인 출입을 금지했다는 소식은 없었습니다.

[앵커]

듣고 나니 한국인에게만 유독 강하게 대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혹시 다른 배경이 있는 건 아닌가요?

[기자]

네, 와타즈미 신사가 사실상 3차례 한국인의 출입을 금지한 것을 두고 , 일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사실입니다.

무질서한 행동을 한 일부 한국 여행객들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한국인 관광객 때문에 일본 문화가 훼손되고 있다"며 혐한 프레임을 강화할 수 있다는 건데요.

외국에서 예의 없이 행동하는 '몇몇' 사람들의 행태를 국민 전체가 그런 것처럼 확장해 적용하는 건 분명 지나친 일입니다.

그런데 유독 한국만 이런 경우가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산케이 등 일본 우익 신문이 앞장서서 한국과 관련된 부정적인 기사를 보도하면서 반한 감정을 조장한 사례, 이미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혐한 프레임'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차분히 대응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제작:서수민/영상 출처:和多都美神社 (페이스북)·@seiryukai (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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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01 15:23:58
    • 수정2025-04-01 15:3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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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차례나 '한국인 출입 금지'라는 팻말을 내걸었던 일본 대마도의 한 신사가 있는데요.

이번에 이 신사가 사실상 '외부인 전면 출입 금지'를 선언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대마도의 신사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외부인 출입을 아예 막겠다고 나선 거죠?

[기자]

네 "무질서한 관광객의 불경한 행위"가 출입 금지 이유인데요.

이런 결정을 내린 곳은 대마도의 와타즈미 신사입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SNS 계정에 동영상을 하나 올렸습니다.

먼저 영상부터 보시겠습니다.

[사찰 관리인 : "노 노 노 노!"]

[한국인 관광객 : "안 가! 안 가! 안 가, 이 **야!"]

불법 주차 단속에 나선 신사 직원에게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한 남성이 계속해서 고성을 지르더니 욕설까지 내뱉습니다.

신사 관계자가 지난달 22일 전후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인데요.

와타즈미 신사는 이후 산케이신문 등에, "관광객들이 일본이 소중히 여기는 장소, 사물, 사람을 파괴하는 방식은 일본 문화의 붕괴나 다름없다"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산케이 신문은 "신사는 한국인 관광객에 의한 흡연, 함부로 버리기, 돌 던지기" 등 민폐 행위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사 측은 결국 지난달 23일부터 신도와 참배객을 제외한 사람들의 경내 출입을 금지했습니다.

[앵커]

화가 날 만도 하지만 외부인 출입을 아예 금지했다는 게 너무 강경한 것 같기도 한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사실 외부인 출입을 금지했지만, 한국인을 두고 한 조치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사가 위치한 쓰시마섬은 우리가 흔히 대마도라고 부르는 곳인데요.

부산과의 거리가 약 50킬로미터로, 부산에서 제주도 가는 것보다 가깝습니다.

2001년부터 2016년까지 매해 관광객 99% 이상이 한국인이었을 정도입니다.

가까운 거리인 만큼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난 뒤 한국인 관광객이 다시 대폭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런데 이 신사, 앞서 지난해와 2019년에도, 한국인 관광객의 출입을 금지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한국인들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이 일로 양국에서 차별 논란이 일었는데요.

그래서 이번엔 한국인을 콕 집는 대신 '외부인 출입 금지'란 조치를 한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일본 유적지나 관광지에서 문제 될만한 행동을 하는 게 꼭 한국인만은 아닐 텐데요.

다른 관광지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나요?

[기자]

네, 비슷한 사례들이 있었지만 특정 집단을 출입 금지까지 한 경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대표적으로 현지 매체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던 사례가 있는데요.

17세 캐나다 소년이 일본 나라현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이름을 새겨넣은 일입니다.

[타이치 이시다/토쇼다이지 사찰 수석 관리자 : "매우 슬픈 일입니다. 앞으로도 걱정되는 일이에요."]

일본 언론에 따르면 캐나다인 청소년은 나라현 외곽에 있는 토쇼다이지 사원 기둥에 '줄리안'이라는 이름과 영어로 이니셜 J를 남겼습니다.

손톱으로 글자를 새겼다고 하는데요.

이 사원은 고대 나라의 역사 기념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돼 있습니다.

하지만 사원은 이 일이 벌어진 뒤에도 외국인 출입 자체를 막진 않았습니다.

영어로 관광객들에게 사원을 훼손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표지판만을 세웠을 뿐입니다.

중국인이 일본 유산을 훼손한 사례도 지난해에만 두 차례나 있었습니다.

한 중국인 남성이 야스쿠니 신사 입구 돌기둥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영어로 화장실이라는 단어를 쓰고요.

방뇨하는 듯한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서 중국 SNS에 올렸습니다.

의도적으로 훼손을 한 것이죠.

이어 8월에도 비슷한 일이 또 있었는데, 당시 크게 외교적 문제가 되긴 했지만 중국인 출입을 금지했다는 소식은 없었습니다.

[앵커]

듣고 나니 한국인에게만 유독 강하게 대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혹시 다른 배경이 있는 건 아닌가요?

[기자]

네, 와타즈미 신사가 사실상 3차례 한국인의 출입을 금지한 것을 두고 , 일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사실입니다.

무질서한 행동을 한 일부 한국 여행객들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한국인 관광객 때문에 일본 문화가 훼손되고 있다"며 혐한 프레임을 강화할 수 있다는 건데요.

외국에서 예의 없이 행동하는 '몇몇' 사람들의 행태를 국민 전체가 그런 것처럼 확장해 적용하는 건 분명 지나친 일입니다.

그런데 유독 한국만 이런 경우가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산케이 등 일본 우익 신문이 앞장서서 한국과 관련된 부정적인 기사를 보도하면서 반한 감정을 조장한 사례, 이미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혐한 프레임'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차분히 대응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제작:서수민/영상 출처:和多都美神社 (페이스북)·@seiryukai (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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